All Chapters of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Chapter 541 - Chapter 550

643 Chapters

제541화

강현우는 윤하경의 얼굴이 순간 새하얘진 걸 보곤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겁도 참 많아. 어디 가서 날 안다고 하지 마. 내 사람이라고 하지 말라고.”그의 손끝이 윤하경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문질렀고 간질간질한 감촉에 윤하경은 정신이 퍼뜩 들었다.“먼저 놀라게 한 건 현우 씨잖아요.” 윤하경은 입술을 삐죽이며 강현우의 가슴을 가볍게 톡 쳤다.그러자 강현우는 그저 낮게 웃었다.“사실 내가 말하려던 조건은 아주 간단해.”“뭔데요?” 하지만 그 순간, 마침 안 좋은 타이밍에 강현우 주머니 속 핸드폰이 울렸다.그가 폰을 꺼내는 걸 윤하경은 무심히 흘끗 봤고 화면에 뜬 ‘신인아’라는 이름에 시선이 멈췄다.윤하경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 없이 강현우 품에서 빠져나왔다.강현우는 전화를 받았고 윤하경은 통화 내용은 들을 수 없었지만 그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지는 걸 보자, 좋은 소식은 아니란 걸 직감했다.예상대로 강현우는 신인아에게 몇 마디 차분히 말한 후 고개를 돌려 말했다.“인아한테 일이 좀 생겼어. 잠깐 다녀올게.”그러고는 윤하경의 볼을 살짝 잡아당기며 부드럽게 말했다.“얌전히 있어. 돌아올 때까지 아무 데도 가지 말고.”그 표정에는 희미하지만 분명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윤하경은 그 눈빛을 똑똑히 봤지만 마음속엔 왠지 거리감이 느껴졌다.신인아는 과연 강현우에게 어떤 존재일까?윤하경은 강현우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하게 말했다.“네, 알겠어요. 근데... 저도 잠깐 집에 다녀오려고요. 아버지를 좀 뵈려고요.”방금 전 있었던 일들을 강현우도 모두 들었기에, 윤하경이 윤수철과 직접 이야기하러 가는 건 당연한 순서였다.강현우는 한참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용천수도 데려가.”“됐어요.” 윤하경은 반사적으로 거절했다.“혼자 다녀올게요.”윤하경은 용천수를 보면 늘 자신이 총에 맞았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르니까 함께 있긴 싫었다.그 고통은 아직도 생생하고 그 기억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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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네가 무슨 낯짝으로 돌아와? 밖에서 그냥 죽는 줄 알았다.”윤수철의 목소리는 쉰 데다, 시작부터 전혀 윤하경을 반가워하지 않았다.윤하경은 윤수철이 늘 그렇듯 냉소 가득한 말투에 익숙해진 듯,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흔히 그러잖아요, 천하에 못된 놈일수록 오래 산다고. 아버지가 그렇게 절 싫어하시는데 저라도 오래 살아야죠.”윤수철은 이를 악문 채 입을 다물었다. 말로는 윤하경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잘 알기에, 괜히 더 말 붙일 생각도 하지 않고 대신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었다.윤하경은 천천히 핸드폰을 꺼내, 조금 전 임수연과의 대화 녹음을 재생했다.녹음이 시작되자마자,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윤수철의 표정이 일순간 굳었다.“그년... 지금 어디에 있어?”윤수철이 서둘러 묻자 윤하경은 가볍게 웃으며 되물었다.“왜 이렇게 급하세요? 일단 자백부터 다 듣고 가시죠.”“자백?” 윤수철은 눈을 좁히며 되물었다. “무슨 자백?”윤하경은 대답 대신,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들려줬다. 임수연이 직접 엄마를 죽였다고 자백하는 순간에도, 윤수철의 표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다음, ‘윤수철도 함께였다’는 말이 나오자, 그는 책상을 탕 하고 내리치며 벌떡 일어나 윤하경을 향해 고함쳤다.“헛소리야! 어디서 주워들은 미친 소리로 날 모함하려는 거야? 네 아빠를 살인자로 만들고 싶어?”“모함이요?”윤하경은 코웃음을 쳤다.“오늘 제가 온 건 그래도 한때 부녀였던 정 때문에, 스스로 자수하라고 기회를 드리러 온 거예요. 물론 싫으시면 마세요. 임수연은 아직 제 손에 있으니까요. 법정에서 얼굴 맞대고 얘기하시면 되겠네요.”그녀는 할 말을 다 하고 일어섰다.그 순간, 윤수철이 갑자기 책상 너머로 달려와 윤하경의 핸드폰을 빼앗으려 했다.그러나 윤하경은 재빨리 핸드폰을 가방에 집어넣었고 그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겨우 녹음 파일 하나 가지고 이렇게까지 하세요? 설마 제가 그거 하나만 들고 있을 거라 생각하신 건 아니죠?”윤수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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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하경 씨, 괜찮으세요? 하경 씨!”윤하경은 찡그린 미간으로 힘겹게 눈을 뜨려 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눈꺼풀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초조해진 용천수가 다급히 그녀의 인중을 꾹꾹 눌렀고 한참을 그렇게 누르고 나서야, 윤하경은 흐릿하게 눈을 떴다.눈앞에 보인 얼굴이 용천수라는 걸 인식하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인상을 찌푸렸다.“왜 따라왔어요?”“강 대표님께서 지시하신 겁니다.” 정신을 가다듬은 윤하경은 목을 부여잡고 거칠게 기침하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낯선 목소리가 거칠게 들어왔다.“넌 누구야, 남의 집에서 뭐 하는 짓이야!”바닥에 쓰러져 있던 윤수철이 비틀거리며 일어났고 가슴을 움켜쥔 채 일어나긴 했지만 얼굴에는 놀람도 두려움도 없었다.“불법 침입이야! 지금 당장 나가지 않으면 경찰 부른다!”용천수는 무표정하게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 차갑고 살기 가득한 시선에 윤수철은 입을 다물고 뒷걸음질 쳤다. 아무리 억세게 굴어도, 그는 결국 본질적으로 비겁한 자일 뿐이었다.반면 용천수는 강현우와 함께 피비린내 나는 세계를 살아온 인물이기에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는 생사의 경계에서 체득한 것이었다.“그래? 그럼 얼른 불러, 경찰.”그는 조롱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윤수철은 그 말에 말문이 막혀, 한동안 꼼짝도 못 했다.지금 상황에서 자기가 신고라도 했다간, 살인 공범으로 체포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 사이 유 집사가 다급히 달려와 윤하경의 등을 두드려주며 숨을 가다듬게 도왔다.기침을 멈춘 윤하경은 고개를 들어 윤수철을 정면으로 바라봤다.“잔인한 사람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이제 우리는 끝이에요.”차분하게 하지만 이를 악문 듯한 말이었다.설령 윤수철에게 어떤 감정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직접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가슴 어딘가가 찌릿하게 저렸다.그녀와 윤수철 사이에도 한때는 부녀의 정이 있었다.그러나 이제, 그들은 확실히 적이 되었고 죽거나 죽이거나, 그뿐이었다.윤수철은 눈을 가늘게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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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강현우는 신인아와 함께 저녁을 먹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두었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고 강현우는 화면을 확인하고는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 응?”윤하경이 다쳤다는 말을 들은 강현우는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어느 병원이야?”그는 말하는 동시에 상의 재킷을 집어 들었다. 그러자 젓가락을 들고 있던 신인아의 손이 멈추더니 고개를 들어 강현우를 바라봤다.강현우가 전화를 끊자, 신인아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물었다.“오빠, 오늘은 저랑 같이 저녁 먹기로 했잖아요. 가시는 건가요?”강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일이 좀 생겼어. 집에 잘 있어. 내일 다시 올게.”신인아는 물러서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결국 그를 불러세웠다.“혹시... 오늘 오후 백화점에서 만난 그 여자분 보러 가시는 건가요?”강현우는 돌아보며 그녀를 한 번 바라보더니 부정하지 않았다.“그래.”신인아는 들고 있던 젓가락을 잠시 꼭 쥐었지만 입가에는 오히려 더 환한 미소가 번졌다.“그분... 오빠가 좋아하는 분이에요?”강현우는 잠시 멈칫하다 그녀 앞으로 다가가,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너, ‘좋아한다’는 게 뭔지 알아?”신인아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죠. 제가 오빠한테 느끼는 감정이 바로 그런 거예요.”강현우는 그 말에 살짝 표정이 굳었고 신인아는 입을 가리며 웃었다. “장난이에요.”강현우는 미간을 펴고 다시 부드럽게 말했다.“집에 잘 있어. 내일 병원에서 진료받기로 했지? 내가 예약해 뒀으니까 같이 가자.”그 말을 들은 신인아는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오빠, 제 다리... 정말 나을 수 있을까요?”방금 전까지만 해도 밝게 웃던 얼굴이, 금세 힘없이 고개를 숙인 채 다리를 내려다봤다. 그러자 강현우는 단호하게 말했다.“당연하지. 요즘 의학이 얼마나 발전했는데. 분명히 좋아질 거야.”신인아는 그제야 살짝 미소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그럼... 나중에 제가 다 낫고 예전처럼 걷게 되면 오빠 저 좋아해 주실 수 있어요?”천진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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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괜찮아?”강현우는 깊은 눈빛으로 윤하경을 바라봤고 윤하경이 대답도 하기 전, 의사에게서 날카로운 눈총이 날아왔다.의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윤하경을 바라봤고 마치 인생 선배처럼 조심스레 충고했다.“이렇게 예쁘신 분이 뭐가 아쉬워서 그런 남자를 만나요? 남자가 손을 대면요, 법으로 꼭 보호받아야 합니다.”그 말을 하면서도 의사의 시선은 자꾸 강현우 쪽으로 향했다.강현우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비웃듯 벽에 기대섰고 반쯤 웃는 표정으로 윤하경을 지그시 바라봤다.윤하경은 원래 해명하려 했지만 문득, 자신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강현우가 의사 앞에서 했던 그 뻔뻔한 말이 떠올랐다.그 순간 살짝 복수심이 올라왔다. 자신이 입은 상처가 강현우 때문이 아니라는 해명을 하지 않고 오히려 고개를 끄덕였다.“선생님 말씀이 맞아요.”의사는 그녀가 감정에 휘둘리는 타입은 아니라는 걸 눈치채고 안도했으며 강현우가 옆에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사람은 겉모습만 봐선 안 돼요. 멀쩡하게 생겨도 같이 살아보면 얼마나 다른지 몰라요. 그런 사람은 빨리 정리해야 해요. 하경 씨처럼 예쁜 분한테 줄 서 있는 남자 얼마나 많은데요. 그걸 모르는 사람은 나중에 울게 될 겁니다.”그 말은 분명히 강현우를 겨냥한 것이었다.윤하경은 강현우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걸 보곤, 이쯤에서 그만해야겠다 싶었다.“근데 선생님. 제 상태는 괜찮은 거죠?”의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큰 이상은 없어요. 멍이 좀 심한 편이라 약 잘 바르면 금방 괜찮아질 겁니다.”윤하경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진료 확인서를 건네받았다.“감사합니다.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강현우를 데리고 병원을 나섰고 약은 용천수가 대신 찾으러 가고 두 사람은 먼저 차에 올랐다.차에 오르자마자, 윤하경은 강현우의 표정이 굳은 걸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현우 씨, 그냥 의사 선생님이 저를 걱정해서 한 말인데요. 설마 그렇게 마음에 담아두시는 건 아니죠?”강현우는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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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윤하경은 마지못해 욕실 문 앞으로 갔다.“무슨 일이에요?”“수건.”강현우의 대답은 간결했다. 윤하경은 드레스룸을 한 바퀴 둘러봤고 그제야 그가 들어갈 때 수건을 안 챙겼다는 걸 알게 됐다.잠깐 고민하더니 수건 하나를 집어 욕실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살짝 틈을 만들고 손만 쑥 내밀었다.“여기요.”그 순간, 강현우는 샤워기 아래 서 있던 채로 그녀의 새하얀 팔을 보며 콧소리 섞인 웃음을 흘리더니 그 손목을 덥석 잡아 윤하경을 수건과 함께 욕실 안으로 끌어들였다.욕실은 수증기로 자욱했고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눅진하게 젖은 공기와 함께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윤하경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중심을 잃었고 그대로 강현우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아무리 둘 사이에 이미 수많은 스킨십이 오갔다 한들, 지금처럼 강현우가 알몸 상태로 눈앞에 있는 건 여전히 익숙해질 리 없었다.그의 또렷한 근육 라인이 눈에 확 들어오자, 얼굴이 절로 빨개졌다.“지금 와서 수줍은 척이야? 그동안 그렇게 많이도 같이 자놓고 이제 와서 순진한 척해?”강현우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특유의 저음이 욕실 안 울림과 어우러져 괜히 더 야릇하게 들렸다.윤하경은 헛기침을 하며 중얼거렸다.“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냥...”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강현우는 그녀 손에서 수건을 빼앗듯 받아 들고는 샤워기를 껐고 물에 젖은 머리를 툭툭 털며 그녀를 바라봤다.“그냥, 씻었다는 말 전하려고 했을 뿐인데? 괜히 의미 부여하긴.”그렇게 말하고는 아무렇지 않게 욕실을 나가버렸다.윤하경은 그제야 강현우가 놀리려고 일부러 그런 걸 깨달았고 잠시 얼굴을 붉히다 욕실 문을 올려다보며 조용히 눈을 굴리더니 다시 샤워기를 틀고 샤워를 시작했다.샤워를 마치고 침실로 나왔을 땐, 강현우는 이미 자리에 없었다.아마 또 서재로 간 모양이었다.침대 위에 조용히 몸을 누이고 막 눈을 감으려던 찰나 문이 열렸다.강현우가 이불 속으로 들어오자, 익숙한 향과 샤워 젤 향이 그녀의 코끝을 스쳤다.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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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네?”윤하경은 순간 멍해졌고 마치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아이처럼, 눈빛에 어리둥절함이 가득했다.강현우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살짝 잡았다.“시치미 떼는 거야?”“그게 아니라, 저는...”강현우의 말은 너무도 예상 밖이라 윤하경은 말을 잇지 못했다.자기한테 ‘집’을 준다니, 그게 무슨 의미지? 결혼이라도 하겠다는 건가?그런 일은 상상만 해도 현실성 없어 윤하경은 쓴웃음을 지으며 손으로 그를 밀었다.“현우 씨, 저 놀리는 거라면 재미 하나도 없어요.”하지만 강현우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 쪽으로 몸을 더 가까이 들이댔다.“못 믿어?”윤하경은 다시 그를 바라봤다. 희미한 달빛 아래 강현우의 얼굴은 어둠 속에서도 여전히 뚜렷한 윤곽을 자랑했고 잘생긴 얼굴이 더 선명해 보일 지경이었다.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현우 씨가 저 위로하려고 하시는 거면, 충분히 성공했어요. 기분 좋아졌으니까, 이제 자요.”꼭 아이를 달래듯 한 마디 툭 내뱉고는, 눈을 감아버렸다.강현우는 그런 그녀를 잠시 내려다보더니, 손끝으로 그녀의 턱을 다시 잡고 말했다.“자지 마.”윤하경은 억지로 눈을 떴다.“진짜 늦었어요...”강현우의 시선은 깊고 날카롭게 그녀를 꿰뚫었다.“내가 마음에 안 들어?”강현우의 이런 갑작스러운 화제 전환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았다.‘혹시 진짜... 삐진 건가?’“현우 씨 같은 분을 싫어할 사람이 세상에 어딨어요? 경성 시내에서 감히 현우 씨 싫다고 할 여자, 있겠어요?”하지만 강현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럼 넌 왜 그때 구지호 좋아했어?”“...”‘정말 왜 꼭 그 얘기를 꺼내는 건데.’그녀는 입술을 다물며 말했다.“그 얘기 안 꺼내주면 안 돼요? 그 사람 얘기 들으면... 기분 더러워지거든요.”강현우는 코웃음을 흘렸다.“기분 더럽다고? 예전엔 구지호 좋아한다고 온 동네 다 알게 만들었잖아. 그땐 왜 안 더러웠는데?”“...”‘전 남자 친구 얘기는 정말 전과처럼 평생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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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어제 그 작은 일 때문에 아직도 화가 난 걸까? 하지만 잘못한 말은 없었던 것 같은데...’하인들이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요.”윤하경은 가볍게 눈썹을 올리며 조용히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최근에 한빛 그룹은 꽤 바빴고 아침을 먹고 나면 회사에 가야 했다.아침을 마친 직후, 용천수가 들어와서 말했다. “임수연을 이미 경찰서에 보냈어요.”윤하경은 잠시 멈춰 서서 용천수를 바라보았다. 비록 용천수에 대해 좋은 인상은 없었지만 어제 그가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자신은 아마 윤수철에게 죽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녀는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네, 고마워요.”“별말씀을요, 모두 강 대표님의 지시였습니다.”용천수는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 “다른 부탁은 없으신가요?”윤하경은 입술을 살짝 다물고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어제 일도 고마워요. 만약 천수 씨가 제때 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저는 지금쯤 죽어 있었을 거예요.”어제 강현우가 용천수에게 자신을 따라가라고 했을 때, 그녀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었지만 결국은 용천수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줬다.세상일은 정말 예측할 수 없다.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이 결국은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된 것이다.용천수는 고개를 숙이며 겸손하게 말했다.“별말씀을요.”윤하경은 아침을 마친 후, 가방을 들고 회사로 향했다. 회사에 도착했을 때, 자신이 들어간 사무실의 분위기가 차갑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의아해할 때, 우슬기가 다가와 말했다.“대표님, 회장님이 대표님 사무실에 계세요.”이 말을 들은 윤하경은 약간 짜증이 나며 눈살을 찌푸렸다. 어제처럼 윤수철이 미쳐 날뛸까 봐, 그녀는 우슬기에게 두 명의 보안을 불러서 사무실 문 앞에 세워놓으라고 했다.그 후, 그녀는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갔고 사무실 안에 들어가자, 소파에 앉아 있는 윤수철을 보았다. 그는 여전히 기운이 없어 보였고 언제 마지막으로 면도했는지 모르겠다.얼굴은 눈에 띄게 더 늙어 보였지만 윤하경은 어떤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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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하경아, 그렇게 경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 어머니의 일은 고의가 아니었어. 누가 알았겠어, 임수연이 그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쓸 줄은?”“나가세요!”윤하경은 갑자기 화가 나서 손에 쥐고 있던 펜을 던졌다. “당신은 내 어머니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어요. 지금 당장 제 사무실에서 나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바로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윤하경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자세히 들으면 미세한 떨림도 있었으며 그녀의 눈빛은 마치 사람을 잡아먹을 듯했다.그 카리스마에 윤수철마저 약간 움찔했다. 지금 윤하경은 결정적인 증거를 쥐고 있었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저 어두운 눈빛으로 윤하경을 노려보며 말했다.“네가 지금 화가 난 건 알겠어. 하지만 이 일에 대해 나는 이미 충분히 생각했어. 하경아, 네 어머니가 남긴 것들과 한빛 그룹을 원하는 거 아니야? 그것들 다 줄 수 있어. 이제 회사 일은 내가 손대지 않겠어. 너는 한빛 그룹의 실질적인 지배자가 될 거야. 네가 나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난 것도 이젠 알겠어.”윤하경은 고개를 들고 차가운 눈빛으로 윤수철을 바라보았다. 그가 얼마나 이기적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몇 년이 지나도 윤수철의 눈에는 한 번도 뉘우침이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이 모든 것들을 이용해 자유를 얻으려 했다.윤하경은 입꼬리를 비꼬며 웃었다.“계산 참 잘하시네요. 돈으로 목숨을 바꾸려는 거예요?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윤하경의 눈동자 속에는 차가운 빛이 가득했다.“이것들은 어머니의 목숨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은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해요!”마지막 그 말은 윤하경이 이를 악물고 내뱉은 것이었다. 만약 법이 허락하지 않았다면 아니면 더럽다는 이유로 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정말로 윤수철을 처리했을 것이다.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추잡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자기 아버지라니.윤수철은 윤하경의 눈빛을 보고 또 말하려 했지만 윤하경은 이미 문밖으로 나갔다.“경비!”윤하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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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윤하경은 순간 멍해졌다.‘이 정도까지 과하게 노는 거야?’입술을 꾹 다문 그녀가 아직 아무 말도 못 한 사이, 소지연이 신비한 표정으로 다가와 귓속말을 건넸다.“너 굳이 강현우 무서워할 필요 없어. 걔도 밖에 나갈 땐 여자들이랑 어울리잖아.”말끝에 은근한 뉘앙스를 담더니 소지연은 힐끔 위층을 쳐다봤지만 윤하경은 그 시선을 보지 못했다.왜냐하면 바로 그때, 남자 몇 명이 우르르 몰려와 그녀 옆자리에 앉았기 때문이었다.“누나, 여기 처음이세요? 전에 못 본 것 같은데요?”“성함이 어떻게 되세요?”“한잔하실래요?”시끄러운 말들이 쏟아져 나와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윤하경은 정중히 거절하고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들은 눈치 없이 옆에 앉아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였다.한편, 소지연은 능숙하게 연하의 잘생긴 남자와 술을 주고받으며 금세 분위기에 녹아들었다.같은 시간, 같은 클럽 2층.‘888호’ 프라이빗 룸 안엔 사람들이 여럿 모여 있었다.가운데에 앉은 강현우는 날카롭게 잘생긴 얼굴을 굳힌 채 담배만 피우고 있었고 옆에는 잔뜩 긴장한 표정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그 여자가 조심스럽게 술을 따르며 말했다.“강 대표님, 한잔하실래요?”하지만 강현우는 대답 없이 담배만 피웠다. 하얀 연기가 그의 입술 사이로 뿜어져 나오고 냉담한 눈빛은 공허하게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그걸 지켜보던 배지훈이 혀를 찼다.“야, 너 지금 딱 봐도 실연당한 사람 같거든? 네가 까다로운 거 알지. 그래서 일부러 새로 들어온 제일 예쁜 애만 골라 부른 거잖아. 근데 이렇게까지 싸늘하게 굴 거야?”강현우는 그 말에 눈을 가늘게 뜨고 배지훈을 향해 옆눈질을 했다.그 시선엔 얼음처럼 차가운 기운이 서려 있었다.배지훈은 목을 움츠리고 옆에 앉은 여자에게 눈짓을 보냈고 여자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 버렸다.그리고 배지훈은 강현우 옆으로 바짝 붙어 앉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설마 너, 윤하경 때문에 금욕 중인 거야?”강현우는 다시 눈을 좁히며 말했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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