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슨 낯짝으로 돌아와? 밖에서 그냥 죽는 줄 알았다.”윤수철의 목소리는 쉰 데다, 시작부터 전혀 윤하경을 반가워하지 않았다.윤하경은 윤수철이 늘 그렇듯 냉소 가득한 말투에 익숙해진 듯,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흔히 그러잖아요, 천하에 못된 놈일수록 오래 산다고. 아버지가 그렇게 절 싫어하시는데 저라도 오래 살아야죠.”윤수철은 이를 악문 채 입을 다물었다. 말로는 윤하경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잘 알기에, 괜히 더 말 붙일 생각도 하지 않고 대신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었다.윤하경은 천천히 핸드폰을 꺼내, 조금 전 임수연과의 대화 녹음을 재생했다.녹음이 시작되자마자,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윤수철의 표정이 일순간 굳었다.“그년... 지금 어디에 있어?”윤수철이 서둘러 묻자 윤하경은 가볍게 웃으며 되물었다.“왜 이렇게 급하세요? 일단 자백부터 다 듣고 가시죠.”“자백?” 윤수철은 눈을 좁히며 되물었다. “무슨 자백?”윤하경은 대답 대신,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들려줬다. 임수연이 직접 엄마를 죽였다고 자백하는 순간에도, 윤수철의 표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다음, ‘윤수철도 함께였다’는 말이 나오자, 그는 책상을 탕 하고 내리치며 벌떡 일어나 윤하경을 향해 고함쳤다.“헛소리야! 어디서 주워들은 미친 소리로 날 모함하려는 거야? 네 아빠를 살인자로 만들고 싶어?”“모함이요?”윤하경은 코웃음을 쳤다.“오늘 제가 온 건 그래도 한때 부녀였던 정 때문에, 스스로 자수하라고 기회를 드리러 온 거예요. 물론 싫으시면 마세요. 임수연은 아직 제 손에 있으니까요. 법정에서 얼굴 맞대고 얘기하시면 되겠네요.”그녀는 할 말을 다 하고 일어섰다.그 순간, 윤수철이 갑자기 책상 너머로 달려와 윤하경의 핸드폰을 빼앗으려 했다.그러나 윤하경은 재빨리 핸드폰을 가방에 집어넣었고 그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겨우 녹음 파일 하나 가지고 이렇게까지 하세요? 설마 제가 그거 하나만 들고 있을 거라 생각하신 건 아니죠?”윤수철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