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이를 악문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곧장 복도 끝, 아래층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난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봤고 그 시선 끝에는, 남자들과 어울리며 술을 마시는 소지연과 윤하경이 있었다.그 순간, 강현우 주변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한편, 윤하경은 계속해서 술을 권하는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그만 좀 해요, 전 괜찮다니까요.”그녀는 남자들 사이에서 빠져나오려고 일어섰지만 금세 또 다른 남자의 손에 붙잡혀 억지로 자리에 앉았다.“누나, 가지 말고 한두 잔 더 마셔요.”윤하경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비켜요.”그러고는 소지연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소지연, 너 진짜...”그 말을 끝내기도 전에, 윤하경의 시선은 어느새 정면을 향하고 있었다. 그곳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한껏 차가운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강현우가 서 있었다.그의 눈빛은 마치 당장이라도 누군가를 죽일 듯 서늘했다.‘끝났다.’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클럽 안이었지만 그녀는 점점 더 추워졌고 강현우의 그 차디찬 눈빛 앞에서 입술을 꾹 다물고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도대체 어떤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하지만 그녀보다 먼저 움직인 건, 강현우 뒤에 있던 유호천이었다.그는 성큼 다가가 소지연의 손목을 확 잡아끌며 말했다.“너 지금 뭐 하는 거야?”소지연은 유호천이 여기에 있는 것을 전혀 놀라워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냉소를 흘리며 유호천의 손을 뿌리쳤다.“너랑 무슨 상관인데?”그러고는 다시 자리에 앉으려 했지만 유호천은 재차 그녀를 붙잡고 강제로 끌고 나갔다.“놔, 놓으라고! 지금 뭐 하는 거야!”윤하경은 따라가려다,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는 강현우를 보곤 움직이지 못했다.그의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고 차가웠고 그 기운에 눌려, 그녀 옆에 있던 남자들조차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한눈에 보기에도 강현우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대였기 때문에 하나둘씩 조용히 자리를 뜨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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