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경은 핸드폰을 확인했더니 강현우에게 어젯밤 보냈던 마지막 메시지 이후, 답장은 여전히 없었다. 그때 진해리가 그녀를 불렀다.“하경 씨, 여기 와서 사진 좀 찍어요!”윤하경은 정신을 가다듬고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지금 갈게요.”결혼식은 린튼 호텔에서 열렸다. 낮 예식이었고 윤하경은 신부인 진해리와 함께 식장에 들어섰지만 도착하고 나서도 강현우는 보이지 않았다.그가 배지훈과 워낙 가까운 사이인데 들러리가 아니더라도 참석은 했야 했다. 예식이 곧 시작되려는 상황인데도 나타나지 않자, 윤하경은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하지만 곧 정신을 다잡으며 진해리 쪽으로 가려던 찰나,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등을 타고 들려왔다.“이게 누구야, 윤하경 씨 아니세요?”고개를 돌리자, 작은 체구에 화려한 원피스를 입은 박소희가 서 있었다. 그녀는 턱을 치켜들고 날카로운 미소를 머금은 얼굴이었다.“여기서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진짜 눈치도 없으시네, 남의 결혼식에 재수 없게 등장하고.”예전에 ‘포레스트’에서 이미 사이가 완전히 틀어진 터라, 박소희는 가릴 것도 없이 말을 뱉었다. 윤하경은 그런 그녀를 힐끔 쳐다봤지만 아무 말 없이 메이크업을 받으러 걸음을 옮겼다. 진해리가 자신을 배려해 준 만큼, 이런 자리에서 싸움을 만들 수는 없었다.그러나 박소희는 그 무시가 더 화가 난 듯 발끈했고 다가와 윤하경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야, 귀먹었어? 내가 말했는데 못 들은 거야?”윤하경은 얼굴에 짙은 피로가 스치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박소희는 원래부터 집안 좋은 배경에 안하무인으로 컸고 지난번 창피를 당한 뒤로는 벼르고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말 다 하셨어요?”윤하경은 별로 화도 안 난 듯, 정말 궁금해서 묻는 것처럼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러자 박소희는 콧방귀를 뀌었다.“가식은 여전하네! 강현우 없으니까 이제서야 네가 얼마나 하찮은지 알겠어? 나라면 이런 데 와서 창피당하진 않을 텐데.”그 말에 윤하경도 결국 눈썹을 살짝 찌푸렸고 손으로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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