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우는 윤하경의 말을 들은 순간, 마치 자기 등에 기대어 괜히 기세부려보는 여우를 보는 것처럼 피식 웃었다. 그리고 슬쩍 그녀의 허리에 손을 얹더니 말랑한 살을 가볍게 꼬집었다.윤하경은 몸이 순간 얼어붙었더니 고개를 홱 돌려 그를 노려보며 쏘아붙였다.그러자 강현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이 남자,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여긴 어쨌든 강현우의 구역이었고 윤하경은 조용히 눈빛으로 그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제발... 제발 지금은 진짜 아무 짓도 하지 마.’그녀의 눈빛을 읽은 듯, 강현우는 피식 웃으며 손을 거뒀고 윤하경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일어나 임수연 앞으로 다가섰다.“그럼, 그날의 일. 전부 말씀해 주세요.”윤하경은 핸드폰을 꺼내 녹음기를 켜더니 조용히 바닥에 내려놓았다.“거짓말은 하지 마세요. 제가 묻는다는 건, 이미 손에 증거와 증인이 있다는 뜻이니까요.”그리고 싹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거짓말하면... 그땐 진짜 피곤해지실 거예요.”그녀의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미소는 차갑고 서늘했고 임수연의 목소리는 공포에 질린 듯 심하게 떨렸다.한참이나 입을 떼지 못하던 그녀는, 마침내 말하기 시작했다.“그래. 맞아. 네 엄마한테 손댄 건 나야. 하지만 그 여자는... 원래 죽어야 했어!”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어 윤하경을 노려보며 외쳤다.“그 여자가 아니었으면... 윤수철이 날 그렇게 버렸겠냐고?”짝!작은 방 안을 쩌렁쩌렁 울린 건, 단단한 뺨을 때리는 소리였다. 윤하경은 너무 세게 손을 내리친 나머지, 손끝까지 얼얼했다.“말, 똑바로 하세요.”윤하경의 목소리는 냉정했고 밝고 단정한 얼굴은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그 자체로도 상대의 숨통을 조이기에 충분했다.뺨을 맞고도 당황한 듯 멍하니 있던 임수연은, 피가 맺힌 입술을 닫고 잠시 침묵했다.“그때... 윤수철한테 버림받고 나서... 진짜 끔찍했어. 생활은 엉망이고 나... 임신까지 했었거든.”“결국 하는 일도 없는 건달이랑 결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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