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넓은 펜트하우스 안, 박소희의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 퍼졌다.“얘 좀 봐, 뭘 그렇게 소란스럽게 굴어?”방에서 막 나온 듯한 한 젊은 남자가 박소희의 난동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너도 어엿한 박 회장님 댁 딸이잖아. 그 우아하다는 품격은 어디 갔어?”박소희는 홱 고개를 돌려 오빠 박정훈을 바라봤다.“오빠, 강현우가 결혼한대. 근데... 나랑이 아니라, 딴 여자랑.”그 말에 박정훈도 표정이 굳어졌지만 박소희보다는 한결 침착했다.“강현우가 너한테 마음 없다는 건 진작 알았잖아. 안 되면 다른 사람 만나면 되지, 이럴 일로 호들갑 떨지 마.”“안 돼! 나 강현우 아니면 싫단 말이야! 오빠도 알잖아, 사모님도 나 말고는 며느리 삼을 사람 없다 그랬어. 그 여자? 완전 여우 같은 얼굴로 강현우 홀린 거야! 완전 사기라고!”박정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박씨 가문에 딸은 귀했고 그 중 박소희는 막내이자 집안의 귀염둥이였기에 남자 하나 때문에 이러는 동생이 한심하면서도, 또 마음이 쓰였다.그는 말없이 소파에 앉아 담담히 물었다.“그 정도야? 그놈이 그렇게 좋냐?”“당연하지!”박소희는 황급히 옆으로 와서 그의 팔에 매달렸다.“오빠, 도와줘. 나 강현우랑 결혼하고 싶어. 그것만 이뤄지면 평생 오빠 말 잘 들을게.”그녀의 눈동자엔 간절함이 가득했다. 박정훈은 피식 웃으며 그녀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 건드렸다.“참나, 우리 소희 언제 이렇게 대놓고 철없는 말 하는 아가씨가 됐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매일 결혼 얘기만 하냐?”박소희는 얼굴이 붉어졌지만 억지 미소를 지었다.“흠... 그렇지만 방법이 없잖아.”박정훈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일어났다.“강현우, 물론 그쪽도 제법 힘 있는 집안이긴 해. 근데 우리 박씨도 만만치 않지. 난 믿어, 제대로 움직이면 강현우가 뭐가 중요한지 판단할 거야.”“역시 오빠가 최고야!”박소희는 박정훈의 목에 팔을 감고 뺨에 뽀뽀를 하더 잠시 망설이다 다시 입을 열었다.“근데 오빠, 사람 좀 빌려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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