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Chapter 1011 - Chapter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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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1화

이번에 북진연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부하들을 이끌고 온권승을 공격할 때, 일을 더 크게 벌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온권승이 소문을 이용했으니 북진연도 똑같이 소문을 이용한 것이다.특히 그의 무우는 본래 민심을 얻은 성녀로서 암살 사건으로 인해 경성 전체가 떠들썩해졌다.게다가 란씨 가문과 친분이 있는 관리들도 묵묵히 선동하여 일을 더 크게 벌였다.그러니 경성 백성들뿐만 아니라 명나라 전체에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졌다.온권승이 진국공으로 즉위한 이래, 관직을 이용해 몇 년이나 명나라를 쥐락펴락한 것을 참아줬던 명기헌은 결국 처음으로 황제로서 강경한 태도로 온권승을 궁으로 불러들였다.성지가 빠르게 진국공부의 대문 앞에 도착했다.란사는 두 조력자를 데리고 멀리서 흥미진진하게 구경했다.온권승이 폐하께서 파견한 금군에게 끌려간 후, 느릿느릿 걸어서 대문 앞에 도착하더니 ‘진국공부’라 쓰여진 글자를 쳐다보았다.저택 내부에 온권승이 배치한 호위무사가 적지 않지만 그들 모두 추월을 막지 못했다.심지어 추월이 란사를 데리고 들어간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그리고 상한아는 본래 추월이 키워낸 제자이고 본래 존재감이 낮아서, 호위무사들의 시선을 피해 가볍게 저택으로 진입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성이 돌아왔다.범숙취의 거처를 정확하게 알아낸 뒤, 란사는 그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곧 세 여인이 한원 문 밖에 나타났다.상한아가 들어가려던 찰나, 갑자기 안에서 누군가 문을 열었다.“누이? 갑자기 무슨 일이야?’안에서 기척을 듣고 나온 범숙취는 란사와 하인 두 명을 보고 너무 반가워서 싱글벙글 웃었다.“누이 다쳤잖아. 오늘 밤에 궁에 소식이 있으면 누이 찾으러 가려 했었는데.”범숙취는 웃으면서 안으로 들였다.란사가 문 밖에 잇는 두 하인에게 눈길을 주자, 범숙취가 웃으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 저놈들 지금 자고 있어.”란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처소에 들어간 뒤 범숙취는 란사에게 앉을 자리를 권하고 그녀가 좋아하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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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쿵!범숙취는 란사의 다리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울먹거렸다.“억울해. 누이, 나 정말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어떻게 살아날 수 있어?”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이게 대체 다 무슨 일이란 말인가?’누이를 도와 두 사람은 죽였는데 전부 되살아났다.어쩐지 누이가 찾아오자마자 화낸다 했더니, 이런 상황에서 누구라도 자신을 의심할 것이다.범숙취는 다급한 마음에 식은땀까지 흘렸다.“그 당시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어. 온옥지가 설벽에서 떨어지고 뼈가 다 으스러졌어. 온모 시체보다 더 망가져서 정말 빼도 박도 못하고 죽었다니까. 그러니까 절대 살아날 수 없어!”“누이, 날 믿어줘. 정말 거짓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어. 나 정말 누이를 속인 적이 없어. 나를 못 믿겠으면 나… 3일만 줘. 다시 가서 죽이고 올게!”한 번 죽였으니 두 번 죽이지 못할까!절대 믿을 수가 없었다.두 사람을 죽인 뒤, 가죽과 뼈를 진흙처럼 갈아버리고 똥구덩이에 처넣는다면 절대 되살아나지 못할 것이다.란사가 눈썹을 치켜들었다.“온옥지 일은 정말 몰랐어?”“정말 몰랐어.”범숙취는 무릎을 꿇고 억울한 말투로 대답했다.란사는 그의 눈동자를 한참이나 쳐다 보고서야,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못해 믿어주었다.“알았어. 잠시는 믿어줄게.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반드시 조사해야 해!”범숙취는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그녀가 후회할까 봐 머리를 세차게 끄덕였다.“걱정 마! 3일 내에 해결한다고 약조했으니까 반드시 해낼 거야!”란사가 미간을 찌푸리며 그의 머리를 툭 쳤다.“말 들어! 함부로 나대지 말고. 온모가 어떻게 부활했는지 모르겠지만 안씨 가문과 분명 관련 있을 거야. 온옥지 주변에 신비한 고수가 있는 거 같아. 그자는 온옥지를 부활시켰을 뿐만 아니라 하마터면 온모가 죽일 뻔했던 최소택도 데리고 있어. 게다가 온권승과 연락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있어. 경성에서 움직일 때 반드시 조심해.”그리고 범숙취가 대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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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진국공! 지금 섭정왕께서 여러 대신들과 모여 대인이 작당하여 사리사욕을 채우고, 유언비어를 만들어 백성들을 해치고, 대신들을 협박했다는 죄로 대인을 탄핵하고 있습니다.”황궁의 조정.명기헌은 싸늘한 목소리로 무릎을 끓은 온장온에게 질문했다.온권승 이 늙은 여우는 지금도 안색이 변하지 않고 공수하며 말했다.“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소신, 억울합니다. 성녀께서 암살당했다니 정말 비통하기 그지없습니다. 진작에 성녀께서 소신의 여식이 아니고 혈연을 끊었지만 어찌 되었든 아비이니 어찌 자기 자식을 해친단 말입니까?”온권승은 북진연의 뒤에 무릎을 꿇은 진제영을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날카롭게 쏘아본 후에 말을 이었다.“폐하, 이 중에 분명 소신을 모함하는 자가 있습니다. 대리사 소경의 말과 시체만 갖고 소신의 결백을 모함하다니, 정말 억울합니다.”그의 말이 끝나자 뒤에 서 있던 일당이 동시에 무릎을 꿇으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명기헌은 온권승의 패거리를 싸늘하게 쳐다보며 코웃음을 쳤다.그가 황위에 오른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황숙은 외적의 침입으로 어쩔 수 없이 출정해야 했다.당시 조정의 신하들은 대부분 온권승이 장악하고 있었는데, 지금 곁에 남은 일당은 사분의 일도 남지 않았다.그런데도 이 인간들은 온권승의 편에 서 있었다.어쩌면 온권승에게 약점을 잡혔거나, 어쩌면 과대망상으로 아직까지 조정의 형세와 자신의 처지를 간파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어차피 진국공의 패거리라 표면상으로든 몰래 숨긴 것이든 전부 하나씩 찾아내어 기록할 것이니, 그들과 맞서 따질 필요가 없었다.진국공부가 완전히 무너질 때면 이 사람들의 죄를 청산할 것이다.“폐하, 속담에 호랑이는 자식을 잡아먹지 않는다 했지만 호랑이가 자기 새끼인 것을 인정하는 상황에만 한해서이지요. 일전에 진국공은 밖에서 사생딸을 데려왔는데, 사생딸을 들여오면서 적녀를 가문에서 쫓아냈습니다. 진국공부는 이미 부인의 적출 자녀들을 마음에 두지 않다는 걸 설명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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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진국공은 죄행이 많아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진국공은 모든 사람을 속였으니 참형에 처해야 합니다.”“진국공은 성녀 전하를 암살하여 절대 용서하면 안 됩니다!”“진국공은…”북진연 패거리의 무관이든, 전에 란씨 가문과 친분이 있었던 문관이든, 이 시각 최선을 다해 간청을 올렸다.진국공은 조정에서 작당하여 사리사욕을 채우고, 군주를 위협하여 오랫동안 제멋대로 굴었으니, 젊은 황제인 명기헌이든 늙은 대신이든 진작에 인내심이 바닥났다.이제는 그것을 전부 뒤엎어야 할 때였다.바로 그때 온권승이 쿵 하고 무릎을 꿇더니 이마를 차가운 바닥에 세게 내리쳤다.“폐하!”이마가 터지고 피가 흘렀지만 조금도 개의치 않고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대전의 용상에 앉은 명기헌을 올려다보았다.“폐하, 섭정왕 전하는 소신에게 단죄하려고 작정하고 왔습니다. 소신은 입이 백 개라고 할 말이 없으니, 폐하께서 소신을 처단하기 전에 제가 사적으로 말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그 말에 왕 태부 일행이 눈썹을 치켜들었다.‘사적으로 만나겠다고? 폐하한테 무슨 얘기를 하려고, 설마 또 수작을 부리는 건가?’“폐하, 진국공은 본래 말을 보기 좋게 꾸미는 재주가 있습니다. 폐하께서 절대 교활한 얼굴에 속아서는 안 됩니다. 소신이 보기에 폐하께서 당장 참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이 장군은 이렇게 꾸물거리며 시간을 끄는 꼴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 바로 나서서 반박했다.명기헌이 시선을 북진연 쪽을 스칠 때, 그의 황숙도 똑같이 고개를 살짝 끄떡였다.본인도 그리 생각하니 매정하게 명을 내렸다.“진국공은 변명하지도 말고 말하지도 마십시오. 여봐라!”황제의 부름에 덕자가 앞으로 나섰다.그런데 명기헌이 처벌을 내리기 전에, 온권승이 갑자기 소리를 높여 말을 끊어버렸다.“소신의 손에 귀한 보물지도가 있습니다. ‘계동취선향’이라는 지경이 기록되어 있습니다.”온권승이 그 이름을 언급할 때 조정의 대신들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지만 왠지 어디서 들어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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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그래서 폐하께서 풀어주셨어요?”란사는 누각에 앉아 앞에 놓인 상자들을 보면서 북진연이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폐하께서 온권승한테 반년 시간을 주었다. 반년 내에 계동취향산을 찾아내지 못하면 진국공부의 작위를 박탈하여 서민으로 좌천시키고, 천자를 우롱한 죄로 사형에 처할 것이다.“하.”란사가 코웃음을 쳤다.“전하, 폐하께 전해주십시오. 제가 태후마마의 심병을 고쳐드릴 테니, 선향 유적지를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고요.”그녀는 지금 온권승이 사형을 선고받길 원했다.“알았어. 내가 전할게.”뜻밖에도 북진연은 말리지 않고 흔쾌히 승낙했다.그러더니 눈 밑에 분노가 가득하고 미쳐버릴 것 같은 란사를 보며 천천히 말했다.“폐하께 이 결정을 철회해달라고도 할 수 있어. 하지만 무우, 일단 진정하고 잘 생각해 봐. 정말 직접 복수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할 거야?”란사가 고개를 돌려 되물었다.“무슨 말이에요?”“온권승은 란씨 혈통 혹은 보물지도를 이용해 선향의 유적지로 안내한다는 명분으로 폐하께 너와 함께 동행하겠다고 간청했어.”그 말에 란사는 너무 화가 나서 웃음을 터트렸다.“나를 죽이지 못해서 안달이 났군요. 마침 잘 됐네. 나도 그럴 생각이었으니까. 전하 말씀이 맞아요. 내 손으로 복수할 좋은 기회네요.”경성에서 온권승을 직접 죽이는 건 정말 어렵지만, 일단 경성을 떠나 신선을 찾는 길에 오른다면 사람이 죽어도 이상하지가 않을 것이다.밖에 나가면 예상하지 못한 위험들이 항상 발생하지 않는가?북진연은 그녀의 마음은 이해했지만, 말마다 ‘전하’라고 부르는 것이 영 못마땅했다.마침 란사가 탁자 위에 놓은 찻잔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고 하마터면 참지 못할 뻔했다.‘손을 잡고 싶어.’가슴속에 손잡고 싶은 충동이 맴돌았지만 기다란 손가락을 오므리며 결국 이성으로 억눌렀다.“나도 갈게.”란사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네? 전하도 가신다고요?”“그래.”북진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란사는 문득 의도를 알아채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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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대인에게 계동취선향의 지도가 있습니까?”서재에 들어가고 온권승이 차를 따라 주기도 전에, 악담라는 바로 본론을 얘기했다.온권승은 일단 보물지도에 관한 소식이 퍼지면 누군가 분명 찾아올 거라 믿었는데, 신비해 보이는 악담라 승려가 보물지도의 소식을 듣고 이리 급하게 찾아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설마 보물지도가 진짜인가?’ 온권승은 저도 모르게 의심이 되었다.“하하, 대사님의 소식통이 참 빠르네요. 맞습니다. 제 손에 계동취선향의 보물지도가 있습니다.”온권승은 미소를 지으며 한 숨을 돌리더니 계속 말했다.“다만 조정에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보물지도를 폐하께 올려서 지금은 없습니다.”말이 끝나자 악담라가 아쉬운 표정을 짓다가 이내 살의를 번뜩였다.온권승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이 늙은 승려는 정말 호의를 갖고 도와주는 것이 아니었다.지금 손에 보물지도가 없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이 자리에서 살해당하고 빼앗겼을 것이다.문뜩 금란전에서 들은 말은 한 치도 거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 당시 란씨 가문은 확실히 계동취선향의 보물지도 때문에 멸문지화를 당했다.이 일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심지어 란씨네 집사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아니면 란씨네 주인이 나타났을 때 절대 집사를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악담라는 마음이 급했지만 바보는 아니었다.단지 백 년 전에 소문으로만 듣던 보물지도가 가까운 곳에서 만날 줄은 생각도 못 했을 뿐이었다.그것은 계동취선향이란 말이다!그들의 고충술과 꼭두각시를 만드는 방법은 전부 그곳에서 유래되었다고 들었다.만약 선향의 유적지를 찾을 수 있다면 더 강력한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악담라는 생각할수록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여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안타깝게도 가장 좋은 기회를 빼앗겨버려서 속으로 너무 괴로웠다.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그는 살의를 억누르고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 자비로운 표정을 지었다.“그랬군요. 정말 아쉽습니다. 저도 예전부터 보물지도의 이름을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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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하하하하.”갑자기 악담라가 큰소리를 내며 웃었다.심지어 흥분되어 한 손으로 길고 흰 수염을 쓰다듬으며 두 눈을 반짝였다.“아주 좋습니다. 이리 훌륭한 인재라면 저의 제자로 안성맞춤이네요.”‘제자?’온권승은 어리둥절해하다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내 착각인가? 이번 수를 잘못 뒀나?’그러다 악담라의 두 제자를 떠올렸는데 그중에서 특히 최소택이 가장 인상 깊었다.사악한 승려의 제자는 전부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모습인데, 솔직히 그가 생각하는 계획과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비록 여인이지만 이미 불교의 신자라고 하셨지요? 마침 잘 되었습니다. 이것이 인연이지요.”악담라는 온권승의 속내는 모르지만 어쨌든 지금 흥분한 상태에 푹 빠져 있었다.“대사님이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네요.”온권승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대사님이 제가 가는 길을 무사히 지켜주신다면 무엇을 원하든 전부 들어줄 겁니다.”그의 말이 끝나자, 악담라는 갑자기 흥분을 가라앉히고 웃을 듯 말 듯 하면서 쳐다보았다.“저더러 직접 호송하라고요? 안타깝게도 대인의 신분으로는 그럴 자격이 없네요.”온권승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이 영감탱이가 다시 조건을 제시하겠다는 건가?’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방이 조건을 내세우기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참, 일전에 제가 대사님에게 했던 약조가 생각났습니다. 제자의 혈식을 찾아준다고 했는데 마침 이번에 가는 길에 혈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그는 지금도 최량봉을 미치도록 원망했다.굳이 추측할 필요 없이, 자신이 경성을 떠나면 최량봉은 어디에 숨어 있든 반드시 따라올 것이다.“육친의 혈식은 최고의 혈식이 아니겠습니까? 반드시 만족할 겁니다.”악담라는 확실히 만족했다.“진국공 대인이 이리 성의를 보여준 것을 봐서 함께 동행하겠습니다.”드디어 승낙을 받아낸 온권승은 겉으로 빙그레 웃으면서, 속으로는 욕설을 퍼부었다.‘썩을 영감탱이 자기가 배에 올라타겠다고 협박했으면서 허세를 부리긴, 제발제발해서야 대답을 하네.’온권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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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누이!”범숙취는 란사가 온 줄 알고 싱긍벙글 웃으면서 거미를 손바닥에 올려놓았다.그런데 자세히 감응해 보니, 문 밖에 그가 통제한 하인 두 명 외에 아무도 없었다.그가 실망한 기색을 드러내기 전에 작은 거미가 그의 손바닥을 간지럽혔다.범숙취가 다시 보았더니, 작은 거미는 거미줄로 묶인 물건을 등에 이고 있었다.‘쪽지인가?’그는 작은 거미를 탁자에 올려놓고 손톱만한 쪽지를 열어서 보았다.[이족 승려, 보물지도, 최량봉.]이 중에서 보물지도라 적은 글자에 적다가 지워버렸는지 X 표시가 있었다.다른 사람은 알아보지 못했겠지만 범숙취는 보자마자 뭔가 깨달었다.그의 예상대로 서재에 있는 땡중은 정말 누이가 찾는 사람이었다.땡중은 보물지도를 노리는 외에 최량봉도 노리고 있었다.이것 외에 온권승이 란씨 가문의 보물지도로 목숨을 바꾼 사실을 알게 되었다.범숙취는 보물지도에 관심이 없지만 최량봉은 누이가 숨겨달라고 부탁한 사람이고, 지금 쪽지까지 보내주면서 주의를 주었다.앞뒤를 이어서 생각해 보니 땡중이 왜 진국공부에 왔는지 이해하게 되었다.이유들 중에서 하나는 틀림없이 온권승을 내세워 최량봉을 찾을 것이다.보물지도는 누이가 특별히 부탁하지 않았으니 최량봉은 반드시 잘 지켜내야 했다.만약 저들에게 빼앗기면 또 누이가 맡길 일을 망치게 된다.그때면 누이가 더욱 자신을 의심할 것이다.‘안 돼. 절대 안 돼.’본래 범숙취는 온옥지가 다시 살아난 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배후가 이 정도로 괴롭힐 줄은 몰랐다.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누이 앞에서 망신을 주었다.범숙취 입장에서 이것은 그를 괴롭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이를 악물던 그는 무엇이 떠올랐는지 이내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저 땡중의 실력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땡중은 건드리지 못해도 다른 사람은 건드릴 수 있지.”온권승이 죽으면 늙은 승려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범숙취는 답장하고 작은 거미를 보낸 뒤에,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다.한편, 란사는 새로 파견한 독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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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쾅!범숙취는 그렇게 지네 무리가 서재 문을 직접 돌파하는 것을 멀뚱히 지켜보았다.그것도 순식간에 무너져 폐허가 되었다.다만 서재가 무너지기 전에, 두 그림자가 문을 부수고 뛰쳐나왔다.악담라는 온권승을 한 켠에 내팽개치고 지팡이를 내리치며 호통쳤다.“무엄하다! 어떤 요물이 감히 내 앞에서 건방을 떠느냐?”전에 지팡이 한 번을 내리쳐서 란사의 독거미를 죽였으니, 이번에 고충을 파견하기 전에 만단의 준비를 했었다.모든 독충을 영수에 하루 동안 담그고 유성에게 실컷 먹였더니 실력이 다시 대폭 성장했다.이 순간, 유성은 어둠 속에 숨어서 상대방이 지팡이를 내리친 순간 날개를 퍼덕이며 공중에 날아오르더니 날카로운 벌레 소리를 냈다.“끼이이이익!”그러자 수많은 독충들이 부름에 응하여 함께 울부짖었다.이런 식으로 악담라의 충격을 가까스로 막아냈다.수상한 것을 감지한 악담라가 미간을 찌푸리며 유성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그곳에 아무도 없었다.‘도망쳤어.’그는 재빨리 독충왕이 행방을 포착하여 곧 진국공부에서 탈출하는 것을 발견했다.곧이어 싸늘한 눈길로 주변을 둘러보았더니 지네 무리들을 벌써 도망치고 없었다.악담라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쿵 하고 지팡이를 땅에 꽂아 넣었다.“대인은 여기서 기다리세요. 지팡이 주변을 벗어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아니면 독충들이 공격할 테니, 그때 제가 보호하지 않았다고 탓하지 마세요.”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악담라가 두 발을 번쩍 들고 지붕위로 올라가더니, 독충왕이 도망간 방향으로 쫓아갔다.하지만 그는 지팡이가 독충은 막아도 사람은 못 막는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그 점을 눈치챈 온권승은 따돌리기 작전에 빠질까 두려워, 악담라가 떠난 뒤에 바로 저택의 모든 호위무사를 불러들였다.호위무사 수십 명이 전부 이곳을 포위하여 주변을 경계했다.아쉽게도 이 많은 호위무사들이 지켜도, 범숙취에게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온권승은 주변을 경계하며 둘러보았다.오늘 너무 많은 일이 발생하여 머릿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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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나무아미타불”어두컴컴한 거리에는 밤이 깊어 조용하고, 더군다나 외진 곳이라 지나가는 사람 한 명도 없었다.악담라는 거리 한 쪽 끝에 서서 지팡이가 없기에 두 손을 모아 불호를 외쳤다.“시주가 혹시 성녀 전하이십니까? 아니면 성녀 전하 곁에 있는 고충사입니까?”그는 란사를 본 적이 없고, 지금 그녀는 법복이 아닌 소박한 옷차림을 하고 있어 신분을 알아보지 못했다.하지만 최근 발생한 일들을 돌이켜보면 이 시기에 온권승을 공격하러 올 사람은 성녀 전하가 아니면 그녀가 파견한 부하밖에 없다고 추측했다.악담라가 주변을 둘러보았더니 이곳에 란사 외에 다른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아니, 한 명이 더 있었다.“스님께서는 타인의 신분을 물어보기 전에 자신의 명호부터 말해야 한다는 걸 모르십니까?”란사는 원래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뒤에 길고 건장한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봉황 눈을 살짝 가늘게 뜨고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묻고 있었다.악담라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이 사내의 몸에서 강한 기운이 느껴져!’“보아하니 명나라 섭정왕 전하인 것 같습니다. 오래전부터 전하는 백전백승이고 불패의 전왕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은 생각도 못 했네요. 안타깝게도 좋은 시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악담라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북진연은 무뚝뚝하게 입을 열었다.“다시 한번 말하겠습니다. 본인의 명호를 말하세요.”악담라는 대답하지 않았다.북진연 앞에서 자신의 진짜 신분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그저 시선을 옮겨 란사를 쳐다보았다.방금 눈앞의 소녀의 신분을 확신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섭정왕 전하를 직접 나서게 하시다니, 성녀 전하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섭정왕 전하께 드릴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성녀 전하가 저의 명호를 알고 싶다면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필경 저와 성녀 전하는 인연이 있거든요.”“그럼 지금 말씀해 보세요.”란사가 덤덤하게 말했다.“지금은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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