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은 가장 먼저 란사의 얼굴을 살폈다.다행히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그녀의 얼굴은 상처 하나 없이 말끔했다. 하지만 화살의 충격으로 얼굴에 쓰고 있던 가면이 벗겨졌다.수림 속에 선인을 닮은 아름다운 얼굴이 모두의 앞에 드러났다.길도는 순간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이족 여인들 중에도 미인은 많았지만, 눈앞의 사람처럼 마치 한폭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미모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아니지!’길도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눈앞의 여인을 바라봤다. 뒤룩뒤룩 살찐 그의 얼굴에 흥분과 광기가 서리기 시작했다.“너 여자였구나? 아, 그런 거였어!”“대명에 이런 미인이 있었다니! 그것도 제 발로 찾아온 미인이라. 좋군, 아주 좋아!”길도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미색에 홀린 것인지, 그의 뒤를 따라온 이족인 병사들의 눈빛에도 더러운 욕망이 깃들기 시작했다.물론 그들은 길도 장군의 손에서 미인을 빼앗으려는 마음은 없었다.길도의 커다란 두 눈은 눈앞의 미녀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란사의 얼굴도 차갑게 얼어붙었다.고양 일행은 재빨리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분노한 눈빛으로 놈들을 노려보았다.추월의 손에 든 검이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살기를 담은 예리한 눈빛으로 이족인 병사들의 눈을 도려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날 붙잡고 싶다고? 너희는 아직 그럴 능력이 없어.”란사의 싸늘한 목소리가 수림에 울렸다.그녀는 굳이 바닥에 떨어진 가면을 줍지 않았다.오히려 턱을 살짝 치켜들고 냉랭한 눈길로 길도를 마주했다.“대왕자는 너희에게 날 잡아오라고 명했느냐, 아니면 날 죽이라고 했느냐?””당연히 전하께선 널 죽이라고 하셨지.”길도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어. 네가 순순히 내 말에 따르고 내 시중을 든다면 내가 대왕자께 사정하여 목숨은 살려줄 수 있지.”그의 인력들은 십여 명밖에 되지 않는 대명인들을 겹겹이 포위하고 있었다.길도는 이 십여 명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이미 승세는 자신의 쪽으로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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