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막 목적지에 도착하자, 갑자기 나타난 거미떼가 일행의 앞을 막아섰다.고양은 이 거미들이 란사의 독충임을 한눈에 알아보았다.이 녀석들이 나타났다는 것은 누군가 앞길에서 막고 있다는 의미였다.수정 거미 한 마리가 재빨리 고양의 어깨로 기어오르자, 익숙한 음성이 그의 귀에 전해졌다.“이 거미들을 따라 화원으로 돌아가게.”그쪽으로 돌아간다면 뒤에서 추격하는 추격병들과 부딪치게 될 것이다.의구심이 들었지만, 고양은 성녀의 판단을 믿기로 했다.그는 입을 틀어막은 온모와 부하들을 데리고 화원으로 이동했다.물론 란사는 그들을 이대로 충술사 일당과 맞닥뜨리게 할 생각이 없었다.그녀가 몸을 숨기고 있던 이유는 유성이 왕궁 전체에 진을 치고 모든 사람들을 감시하게 하기 위함이었다.그녀는 대왕자와 이왕자를 완전히 믿지 않았다.그들은 신뢰의 가치가 없는 자들이고 운이 좋아 그들이 배신을 택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왕궁의 다른 보는 눈이 많았다.특히나 대일왕은 대왕자, 이왕자보다 더 이 왕궁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온권승의 제안을 받아들여 왕궁을 봉쇄한 순간부터 란사는 대왕자가 미리 준비해 준 통로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그리고 그녀의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다.그녀가 보낸 독충들이 알아본 결과, 그곳에는 무수히 많은 병사들이 진을 치고 지키고 있었다.만약 그녀가 무작정 대왕자만 믿었더라면 아마 고양 일당은 진작에 병사들에게 붙잡혔을 것이다.그리하여 그녀는 새로운 출구를 찾아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 지금은 시간을 끌어야 했다.유성이 독충떼를 조종하여 진짜 출구를 찾기 전까지, 그녀는 고양 일행의 행적을 감추기로 결정했다.가장 위험한 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었다.란사는 독충무리로부터 검은 망토의 충술사 일당이 두 갈래로 흩어졌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즉시 고양 일행에게 방금 있었던 화원으로 돌아가 숨을 것을 지시했다.당분간은 그자들이 미처 그쪽을 생각하지 못할 것이고 적어도 숨을 돌릴 시간은 벌 수 있을 것이다.경성의 황궁보다는 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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