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Chapter 1221 - Chapter 1230

1238 Chapters

제1221화

계동은 금지구역의 진정한 비밀 장소였다.지금까지 그 비밀이 무엇인지 알아내지 못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비밀은 문을 여는 것과 관련이 있으니 반드시 알아내야 했다.“계동에 대해서 너희한테 말해도 괜찮다. 다른 분들도 궁금하겠지만 외왕실에서 온 아이들보다 아는 게 많을 테니, 일단 여러분들이 아는 것을 말씀해 보세요. 그러고 나서 짐이 설명을 보충하겠습니다. 어떤지요?”물론 온권승도 알고 싶었다.어쩌면 여기 사람들 중에서 계동취선향이 정말 존재하는지 가장 알고 싶을 것이다.만약 계동취향선이 존재하고 거기에 정말 신선이 산다면 판을 뒤집을 기회로 삼을 것이다.소위 말하는 장생약까지 있다면 한 알만 먹어도, 예전에 얼마나 큰 죄를 지었든 란씨 가문의 멸망에 가담한 것이 들통나든 모든 것을 끝낼 수 있고, 심지어 남은 생에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살 것이다.그러니 계동취향선에 신선이 있다는 걸 확인하면 지금 상황을 뒤엎을 선약이 무조건 있을 거라 단정했다.물론 이런 생각은 상상에 불과했다.여기 오기 전에 신선과 장생약은커녕 계동취향선을 찾지 못한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점점 가까워질수록 상상이 아닌 진짜 존재하는 것이었다.‘정말 계동이 있나? 계동으로 향하는 문이 있다고? 문 뒤에 정말 선향 유적지가 있을까?’온권승은 감각이 사라진 다리를 만지작거릴수록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지금 신왕이 어떤 목적이 있든 그가 아는 것을 전부 알고 싶었다.그런 이유로 신왕의 말이 끝난 뒤에 온권승은 잘 보이려고 먼저 입을 열었다.“제가 아는 건 많지 않습니다만 계동에 관한 물건 하나가 있습니다.”그 말에 신왕과 나머지 사람들이 잇달아 쳐다보았다.온권승은 란사를 힐끗 보다가 그녀가 아무 말이 없자 계속 말했다.“사실, 저와 성녀 전하는 대명 황제의 명을 받고 그림에 그려진 보물을 찾기 위해 왔습니다.”“보물이요?”신왕과 악담라는 살짝 어리둥절했다.이것은 그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른 말이었다.“진국공이 오해했나 봅니다. 우리가 말하는 계동에 보물
Read more

제1222화

’계동취향선?’처음 듣는 백월유와 바도엘은 무의식적으로 란사와 북진연을 쳐다보았다.방금 온권승이 대명 황제의 명을 받고 지도에 그린 보물이 숨긴 장소를 찾으러 왔다고 말했다.그렇다면 란사 일행도 계동취향선을 찾으러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백월유는 시선을 거두고 입술을 살짝 오므리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란사가 그녀의 시선을 알아차렸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그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은 늙은 여우 같은 온권승이 어떤 속임수나 함정을 파지 않고 그림에 관한 비밀을 사실대로 말한 부분이었다.‘온권승답지 않은 행동이야. 설마 다른 꿍꿍이가 있나?’란사는 온권승의 말을 막지 않고 그저 실눈을 뜨고 지켜보았다.어쨌든 입이 달린 인간이니 틀어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오히려 지금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신왕 일행의 주의를 더 끌 것이다.그때문에 란사는 온권승의 말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앉아 있으면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 변화를 관찰했다.그러다 진짜 이상한 걸 발견했다.바로 가장 높은 곳에 앉아 있는 신왕이었다.“이제 보니 그림의 이름 때문에 여기까지 찾아왔군요. 참으로 신기하네요. 저희 백족 부락의 금지구역에서 그런 그림이 전해질 줄이야. 진국공, 그림을 지금 갖고 있습니까? 지금 보여줄 수 있나요?그렇다고 지금 당장 내놓을 온권승이 아니었다.이 일에 끼어들고 싶어도 지금 이 자리에서 자신의 힘이 가장 약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본래 악담라와 합류한 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신왕의 사제였던 것이었다.아직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지 모르는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덥석 보여주지 않을 것이다.왜냐면 같은 종족이 아니기에 한마음, 한뜻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니 악담라든 신왕이든 외왕실의 남매까지도 절대 믿지 않았다.외족 출신과 손을 잡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데, 특히 시시각각 자신의 딸인 란사까지 주시하고 경계해야 했다.그런 생각에 온권승은 두통이 밀려왔다.상황이 너무 불리하니, 반드시 뾰
Read more

제1223화

“사제, 할 말이 있느냐?”“…”악담라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았다.그가 아는 것이든 모르는 것이든 사형은 진작에 알고 있는데, 입만 아프게 말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신왕이 일부러 묻는 이유는 강제로 이 일에 끌어드리려는 속셈이란 걸 모르지 않았다.악담라는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고 입을 열었다.“신왕, 방금 생각났어요. 아버지가 한 가지를 빼먹고 말씀드리지 않았네요.”그가 말하기 전에 온모가 불쑥 끼어들었다.온권승은 얼굴을 찌푸리며 본분도 지키지 못하는 딸을 힐끗 노려보았다.“장난도 정도가 있지. 신왕과 귀한 분들이 계시는 자리에서 네가 왜 끼어드느냐? 어서 물러가라!”“에이, 그러실 필요 없어요. 오늘은 짐이 여러분에게 도움을 청하는 날이라 눈치 보지 말고 편하게 말씀하십시오.”신왕은 방금 사제가 들인 제자가 이런 시기에 불쑥 튀어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다들 눈치가 빠른 사람들이라 계집의 호기심이 가득하다는 걸 진작에 알아챘다.마침 이런 사람이 있기에 정보를 숨기는 이들의 입을 열게 만들었다.신왕이 빙그레 웃으면서 수염을 내리 쓸었다.“네 아버지를 대신해 말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얘기해도 된다. 걱정 마. 무슨 말을 해도 내가 용서해 주마. 물론 유용한 정보라면 상을 내려주겠다.”온모는 그제야 안심하고, 온권승이 경고하는 눈길을 보내도 무시하고 꿋꿋하게 자기 말을 했다.“제 아버지가 갖고 계신 그림은 예전에 란씨 가문에서 가져온 거예요. 그리고 란씨 가문의 피와 그림이 있어야 어딘가 열 수 있다고 들었어요. 예전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방금 신왕의 말씀을 듣고 알게 되었어요. 아마도 란씨 가문의 피와 그림만 있다면 계동으로 향하는 문을 열 수 있을 거예요. 마침 이 자리에 란씨 가문의 핏줄이 있거든요.”온모는 온권승에게서 들은 내용을 전부 얘기하고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란사를 힐끗 쳐다보았다.란사가 매사에 태연하고 차분하게 대하는 모습이 정말 꼴 보기 싫었다.저 계집은 신분이 들통나도 귀한 대접을 받는데 자신
Read more

제1224화

신왕은 질문하면서 예리한 눈초리로 외부에서 온 일행을 훑어보았다.자기 아들을 말할 것도 없고 며느리는 백씨 일족이니 혈연관계가 있는 사람일 리가 없었다.그리고 외왕실 남매도 비슷한 상황이라 당연히 제외할 것이다. 그렇다면 외족들 중에 있는데, 온씨 부녀는 말고 나머지 두 사람 중에 있을 것이다.신왕은 뜨거운 시선으로 란사를 보다가 뒤에 서 있는 사내를 보았다.‘성녀일까, 호위무사일까?’온모가 고새를 참지 못하고 정답을 알려주었다.“바로 저희 성녀 전하세요. 예전에 온사라고 불렸지만 나중에 진국공을 배신하고 어머니 성씨를 따라서 지금은 란사라고 불러요. 란 씨 성이 바로 란씨 가문의 진짜 혈통이거든요.”‘역시나 그랬구나!’정답을 얻자 다소 과장된 미소가 신왕의 얼굴에 번졌다.‘어미가 란씨 가문이라면 성녀는 그 가문의 진정한 핏줄이 아니겠느냐. 게다가 영혼이 순수한 사람이라니, 정말 하늘이 나를 도와주는구나!’“하하하하.”신왕전에 유쾌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무표정인 란사와 무뚝뚝한 북진연의 표정과 대조되었다.“복명성녀는 정말이지 짐의 복덩이입니다.”신왕은 대놓고 란사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란사에게 곧 불행이 닥친다는 생각에 온모는 속이 다 후련했다.정작 란사는 여전히 차분한 태도로 자리에 앉아 신왕의 말을 받아주었다.“신왕의 복덩이라니 저의 영광입니다.”그녀가 할 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다만 신왕전 안에 복덩이 외에 재수 없는 액운도 있습니다. 매사마다 역겹게 방해해서 신왕께서 미리 처리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나중에 제 도움이 필요하실 때 기꺼이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신왕에게 란사의 신분을 밝히면 강제로 묶어 둘 거라 생각했겠지만, 온모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단순한 건 여전했다.란사는 이미 신왕의 눈에 띄어서 여기까지 왔으니, 란씨 가문의 핏줄이라는 사실을 밝혀도 그저 이용 가치가 더할 뿐이었다.심지어 신왕은 그 가문의 핏줄이라는 이유로 쉽게 그녀를 죽이지 못할 것이다.결국 온모가 엿 먹이려고 한 행동
Read more

제1225화

앞뒤를 가리지 않고 이간질을 하거나 가식적인 모습은 자기 어미와 똑 닮았다.마침 백초유를 직접 죽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그녀의 딸을 죽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백월유는 기세등등하게 온모에게 다가갔다.화들짝 놀란 온모가 소리를 질렀다.“잠깐만요! 뭐 하는 거예요? 가까이 오지 마세요!”백월유가 성큼성큼 다가오자 온모는 당황하여 뒤로 물러나고 피하다가 신왕에게 다급하게 물었다.“신왕, 제가 방금 란씨 가문의 핏줄이 누군지 알려드렸는데 상을 내리지 않고 왜 이러는 겁니까?”그녀가 도망치자 백월유가 언성을 높였다.“바도엘! 거기 앉아서 뭐 하세요? 빨리 저 계집을 잡아요!”마침 그녀를 도우려고 사람을 부르려던 바도엘이 벌떡 일어나 돌진했다.바도엘이 다가가 잡기 전에 갑자기 칼집 하나가 그의 앞을 스치더니 탁하고 온모의 머리를 내리쳤다.“악!”머리가 깨질 듯한 고통에 온모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바도엘이 뒤를 돌아봤더니, 북진연이 여전히 란사의 뒤에서 마치 아무 짓도 안 한 것처럼 태연하게 서 있었다.만약 그의 허리춤에 칼집이 있었다면 정말 아니라고 믿었을 것이다.온모가 넘어지자 백월유는 바로 달려가 주저하지 않고 발로 걷어찼다.“계속 도망쳐 봐! 또 도망치면 네 다리를 부러트릴 거야!”절대 백초유의 딸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다.백월유는 한 손으로 단번에 온모의 머리를 잡아 뒤로 당기고는 다른 손으로 뺨을 세게 쳤다.몇 대를 맞았는지 온모는 눈앞에 별들이 빙글빙글 돌았다.“악! 그만 때려! 아버지! 살려주세요! 이 미친년이 날 때려죽이려고 해요!”“누가 미친년이야? 버릇없는 계집! 넌 진국공부에서 어른을 어찌 대하는지 교육받지 못했어? 하긴, 네 아비는 매일 이 사람 모함하고 저 사람 해칠 궁리만 하느라 언제 사생아 따위를 교육할 시간이 있겠어?!”백월유는 뺨을 치면서 온권승까지 싸잡아 조롱했다.멀리 떨어지지 않은 온권승은 그녀의 말을 들을 때마다 얼굴이 점점 시커멓게 상기되었다.그러면서 속으로 온모를 나무
Read more

제1226화

“그만하거라. 끌고 나가서 때려야지 손님들을 앉혀놓고 이게 무슨 짓이냐?”백월유가 모두 앞에서 화풀이를 한 뒤에야 신왕이 입을 열었다.이번에 그녀는 신왕과 맞서지 않았다.어차피 끌고 가서도 실컷 괴롭힐 수 있고, 심지어 방금보다 더 강도를 높여 괴롭힐 수 있으니까.신왕께서 죽이지 말라면 반쯤 죽이는 건 문제없을 것이다.백월유는 화풀이할 생각에 더욱 흥분되어 온모의 손을 끌고 신왕전에서 나가려 했다.한바탕 얻어맞은 온모가 끌고 가서 계속 때린다는 말에 발버둥을 쳤다.손님들 앞에서도 이 정도로 때리는데 아무도 없는 곳에 끌고 간다면 이 악독한 여편네가 어떻게 나올지 뻔했다.죽이지 않더라도 죽은 것과 별반 차이는 없을 것이다.겁을 먹은 온모는 백월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최선을 다해 악담라를 향해 돌진했다.“사부님!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요! 흑흑흑…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요, 사부님!”아무리 멍청해도 어느 정도 머리는 돌아갔다.방금 신왕이 백월유에게 적당히 손을 봐주라고 한 것은 자기 사제에게 어느 정도 체면을 준다는 것을 설명했다.그러니 아버지에게 부탁해도 소용없었다.필경 아버지라는 작자도 이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보호할 힘조차 없는데, 차라리 사부에게 부탁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었다.“사부님!”온모는 악담라의 앞에 꿇고 앉아 고개를 숙여 절을 올리고는 또 신왕을 향해 절을 올렸다.안색이 어두워진 백월유가 방향을 틀어 다시 온모에게 걸어갔다.그때 악담라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사형, 그 문을 여는 열쇠가 무엇인지 이제 알아냈으니 들어가기 전에 무엇을 준비하면 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그가 입을 열어서야 신왕은 백월유에게 그만두라는 손짓을 보냈다.아직 제대로 분풀이를 못한 그녀는 신왕을 힐끗 노려보았다.‘내가 당신이 때리라면 때리고 멈추라면 멈추는 개인 줄 알아?’백월유는 무시하고 바로 손을 들어 온모의 빰을 후려쳤다.온모가 울며불며 비명을 질러서야 달갑지 않는 듯 제 자리로 돌아갔다.그런데 바
Read more

제1227화

만약 신왕이 악담라의 체면을 생각한다면 절대 온모에게 벌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세자의 체면을 봐서 적당히 손을 봐줘라’고 말한 것은, 정말 온모를 혼내주려는 것이 아니라 악담라의 입을 열게 하기 위해서였다.그래서 란사는 신왕의 ‘호의’를 가슴에 두지 않았다.사제인 악담라의 인품만 보아도 말로는 사형제라고 하지만 실은 두 사람이 각자 속셈을 챙기고 있었다.이런 상황이 그녀에게 아주 유리했다.만약 신왕이 사악한 승려와 손을 잡는다면 오히려 귀찮아질 것이다.란사가 눈을 지긋이 내리 감고 악담라가 말하는 준비에 대해 귀담아들었다.‘사부님이 생전에 종이 한 장을 주셨는데 거기에 네 마디만 적혀 있었습니다. 속세의 인간이 들어가면 죽지만, 영혼이 순수한 사람이 들어가면 신선이 될 수 있다. 또한 그 사람의 피를 물려받은 사람은 속세에 드나들 수 있으며, 영기가 담긴 액체에 몸을 씻으면 신선이 될 수 있다.”모두가 악담라가 말하는 완벽한 문장을 듣고 ‘영혼이 순수한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할 때, 신왕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다시 란사를 주시했다.처음에 란사 본인도 의심만 했었는데, 신왕이 대놓고 쳐다보자 바로 확신했다.‘내가 영혼이 순수한 사람이라고? 그런데 왜 나야? 내가 란씨 가문의 핏줄이라서? 그래서 영혼의 피는 란씨 가문의 피라는 건가? 그럼 영기가 담긴 액체에 몸을 씻는다는 말은 또 무슨 말이지?’그녀가 궁금해할 때, 마침 대신 물어보는 사람이 나타났다.“악담라 스님, 그럼 영혼이 순수한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영혼의 피란 그 사람의 피인가요? 그럼 영기가 담긴 액체는 무엇이죠?”그 질문을 한 사람은 바로 지금까지 조용히 듣기만 했던 왕녀 해란이었다.“영혼이 순수한 사람은 누군지 모르겠으나 사형은 알고 있는 듯합니다. 영혼의 피는 본래 영혼이 순수한 사람의 피를 가리킵니다. 앞구절에서 제가 이해한 바로는 평범한 사람은 계동에 들어갈 수 없지만 영혼이 순수한 사람이거나, 그 피를 마신 평범한 사람도 가능하다고 생각되네요. 나머지 구절은 아
Read more

제1228화

그녀의 공간에 있는 영기, 영수, 각종 희귀한 영약을 가리켰다.란사는 드디어 깨달었다.본래 그녀도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매일 공간의 영기를 마시고 공간의 영수로 씻어서 지금은 평범한 사람과 많이 달라졌다.이런 달라진 부분을 신왕이 첫눈에 알아채서 눈독을 들인 것이었다.드디어 모든 것을 깨달은 란사는 저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렇게 된 일이구나. 내 추측이 정확하다면 앞으로도 상대하기 쉽겠어.’신왕은 강제적으로 그녀의 피를 빼앗아갈 수 있지만 절대 공간의 영수, 즉 영기가 담긴 액체를 가져가지 못한다.지금 이 자리에서 그녀만 영혼이 담긴 액체, 간략하게 말해서 영액이 무엇인지 알고 어떻게 얻는지 알고 있다.그러니 이번 일의 주도권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에 들어왔다.그렇다고 멍청하게 자기에게 영액이 있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유일하게 영액을 소유하고 주도권까지 잡은 이상 조용히 지켜보는 것을 선택했다.“스님의 말로 신왕이 아신다는데, 그럼 신왕께서 모든 것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왜 신왕께서 그 문을 열려고 하세요? 그 문안에 대체 무슨 비밀이 있나요?”해란은 악담라에게서 일부 정보를 얻었고, 남은 사람들은 대부분 아는 것 같지 않으니 마지막으로 신왕에게 질문했다.지금 바도엘과 백월유를 포함하여 모두가 높은 자리에 앉은 그분을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렸다.“진국공한테 있는 그림의 이름을 참 훌륭하게 지었습니다.”신왕이 천천히 입을 열어 온권승의 그림부터 언급했다.“금지구역의 비밀은 바로 ‘계동’이고 계동의 비밀이 바로 ‘선향’입니다. 계동취선향이라는 이름으로 그 비밀을 이미 알려드렸어요.”그는 아래에 앉은 사람들을 훑어보고는 빙그레 웃었다.“맞습니다. 계동취향선이 바로 선인이 남긴 유적지입니다. 그 유적지에 선인이 남긴 선단이 있는데, 소문에 의하면 불로장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선이 된다고 했습니다.”그 말에 신왕전 분위기가 순간 조용해졌다.온권승은 물론 창청람과 해란마저도 믿지 않는 눈치였다.“그게 말이 됩니까?”
Read more

제1229화

지금 그녀의 몸은 죽었지만 영혼이 여전히 남아 있으니, 선인이 술법을 부리지 않은 이상 살아 있을 리가 없었다.분명 죽었는데 어떻게 살아나서 여기까지 왔는지 궁금했었는데, 선인에 관련된 놀라운 비밀을 들었더니 모두 선인이 계획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가 수많은 시련을 겪은 뒤, 선인의 유적지에 들어가 선단을 먹고 선인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자신이 선인 후보라는 것을 생각한 온모는 저도 모르게 뿌듯하고 흥분되어서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이 죄다 우습게 보였다.‘선인이 나를 선인 후보로 결정한 이상 너희들이 아무리 타투어도 결국 선단은 내 것이고 마지막에 내가 선인이 될 거야. 그러니 너희들은 그저 내 길잡이 노릇만 하게 될 거야. 나중에 내가 선인이 되면 내게 무례하게 굴었던 늙은 여편네와 천한 온사를 반드시 혼내줄 거야. 다른 사람은 살려둘 수 있어도 온사는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일 거야.’온모는 화려한 변신과 화려한 복수를 할 생각에 음흉한 눈빛으로 란사와 백월유를 쏘아보다가 곧 시선을 거두었다.본인은 빠르다 생각했겠지만 대놓고 노려보는 바람에 란사와 백월유가 이쪽으로 쳐다보았다.불쾌한 백월유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란사의 귀에 대고 중얼거렸다.“저년 음흉한 눈빛을 보세요. 정말 귀신과 똑같아요. 역시 백초유가 낳은 딸이라 어미와 하는 꼴이 똑같아요. 저 꼴만 보아도 눈에 거슬린다니까요.”말속에 백초유에 대한 혐오감이 극에 달했다.똑같이 온모를 보던 란사가 그녀의 말에 찬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백초유를 본 적은 없지만 온모만 봐도 모녀에게 똑같이 거부감과 혐오감이 느껴졌다.“방금 눈빛을 봐도 가만히 있을 계집이 아니에요.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게 분명해요.”백월유가 란사에게 당부했다.“항상 경계하세요. 멍청하다고 얕보면 큰일 나요. 적어도 저쪽에 대단한 스승을 뒀으니, 시체 통제술에 잘 알지 못해도 아무튼 조심하세요.”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도 있는 법, 란사는 그녀의 호의에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마디 충고했다
Read more

제1230화

누굴 죽이든 간에 백월유는 생각할수록 분노가 차올랐다.‘저 썩을 영감탱이! 역시 우리를 쉽게 놓아줄 리가 없어!’그녀는 금지구역의 비밀과 선인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일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하지만 바도엘을 해친다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가만히 당하기 싫은 백월유가 고개를 돌려 란사와 눈을 마주치며 무언의 약속을 했다.똑같이 무엇을 알아차린 바도엘이 북진연을 쳐다보았다.다만 북진연은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허리춤에 찬 칼집을 꽉 잡고 눈썹을 찌푸리고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모두가 집중하여 신왕의 얘기를 듣고 있기에 누구도 그들의 작은 동작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방금 짐이 한 말을 믿지 못하거나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애초에 짐도 선인이니 선단이니, 다 엉터리라고 믿지 않았어요.”처음에 신왕이 먼저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을 털어놓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세상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그러다 수년 전에 진짜 계동으로 향하는 문을 찾고 열어 보기까지 했어요.”“문을 열었어요?”모두가 깜짝 놀랐다.“문은 열었는데 신왕께서 왜 우리더러 열어 달라고 하셨어요?”신왕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정확히 말하자면 조금만 열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수확을 얻었지요.”마지막 말을 하는 동시에 과거를 회상하는지 신왕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듯 숨을 들이 마셨다.“영기가 느껴졌어요.”신왕은 잠시 기억을 더듬고 빙그레 웃으면서 악담라를 보았다.“사제도 사부님이 하신 말씀을 들었을 거다. 선인은 곡식은커녕 어떤 음식도 먹지 않고 선경에 오직 영액(灵液, 영기가 담긴 액체), 영기, 영무(灵雾, 영기가 담긴 안개), 영수(灵獸, 신령한 짐승)만 있지. 다른 건 몰라도 그날에 영기는 확실히 느꼈단다. 딱 한 모금만 마셨는데도 이 늙은 몸이 회춘한 것처럼 힘이 불끈 솟아오르더구나.”그 순간부터 신왕은 결심했다.반드시 안으로 들어가 선단을 얻어 속세의 몸뚱이를 버리고 신선이 되겠다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