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Chapter 1241 - Chapter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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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1화

백월유는 이해할 수 없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란사가 잠시 생각하다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예전에 부인과 친왕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지만 한 가지 의심스러운 점이 있어요. 어쩌면 제가 몰라서 잘못 생각했을 수도 있으니까, 일단은 들어보고 문제가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백월유가 고개를 끄덕였다.“말씀하세요.”란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예전에 부인이 중독되었을 때, 신왕이 정말 몰랐어요?”그 말에 백월유가 흠칫 놀랐다.란사는 그녀가 어떤 반응을 해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말했다.“그동안 내가 알아본 소식에 의하면 부인의 충녀라는 신분은 흑석성에서 신왕에 버금가는 존재라 지위가 상당히 높더라고요. 심지어 친왕과 왕녀마저도 공식적인 의식에서 한 발 물러서야 하는 걸 보면, 충녀 선발 의식이 아주 중요한 게 맞지요?”그녀가 한숨 쉬고 말을 이었다.“이렇게 중요한 의식에 신왕이 참석하지 않았어요? 설령 참석하지 않더라도 신왕의 측근은요? 신왕은 아랫것들에게 지시하여 의식을 진행하지 않았어요? 이런 세부 사항들을 조사하고 뜻밖의 일을 대비하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바야와 백초유가 신왕의 코앞에서 어떻게 쉽게 독약을 부인한테 먹였을까요?”백월유는 한동안 침묵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양한 감정이 스치는 표정을 보면 그 당시의 일에 의심을 품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백초유가 주모자이고 바야가 공범인 건 확실하지만, 두 여인을 제외하면 배후에서 부추기는 사람이 정말 없었을까?“부인은 그 당시에 정말 고충술에 천부적인 재능이 타고났어요?”란사가 왜 갑자기 이렇게 묻는지 백월유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실력이 얼마나 강했어요?”란사가 따져 묻자 그녀가 씁쓸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예전에 제 고충술 실력은 백족 부락에서 수백 년 동안 보기 힘든 천재라고 불렸어요. 전 어렸을 때부터 대부분 사람이 나중에 당대에서 가장 강력한 신…”‘신왕’이란 말을 뱉기 전에 그녀의 웃음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마침내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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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2화

란사는 백월유가 놀라운 표정을 지어도 차분하게 얘기했다.“부인의 증상은 근본적인 것부터 치료해야 해요. 근본을 치료하고 일 년 반 정도 몸조리를 잘하면 거의 회복할 수 있어요.”“정말이에요?”백월유는 너무 기쁜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말까지 더듬었다.“그, 그럼 내… 내가 능력을 회복하면… 그러면… 다시 고충술을 사용할 수 있다고요?”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하지만 백월유가 기뻐서 날뛰기 전에 란사의 입에서 갑자기 “그런데…”라는 말이 튀어나왔다.백월유가 순간 긴장하며 물었다.“그런데는 뭐예요?”란사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그런데 난 그렇게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요.”지금 가장 부족한 것이 시간이고, 곧 계동의 문으로 가야 했다.이동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며칠밖에 안 되는데, 일 년 반은 절대 불가능했다.그러니 치료는 하겠지만 평범한 방법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일단 부인이 고충술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잠시만 회복시켜 줄게요. 그러고 나서 천천히 몸조리하세요. 하지만 두 가지 조건을 미리 말씀드릴게요. 첫째, 예전처럼 먼저 독약을 먹고 이번 일이 끝나면 해독약을 드릴게요. 둘째, 계동의 문에 가서 무슨 일이 발생하든 부인과 친왕은 반드시 우리 편에 있어야 해요.”“그럴게요!”란사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백월유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너무 시원시원한 답변에 란사는 조금 놀랐다.“조금이라도 고민하지 않으세요?”그러자 백월유가 빙그레 웃었다.“첫 번째 조건은 처음도 아니에요. 무우가 나를 위한 것을 알고 있으니 나중에 약속을 어길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요. 그동안 지내면서 지켜보았는데 무우가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들어요.”“그럼 두 번째 조건은 바도엘 친왕의 의견을 묻지 않아도 될까요?”란사는 이 부분이 궁금하여 또 질문했다.필경 이것은 부자지간의 일이라 어쩌면 나중에 서로 칼을 들고 맞설 수도 있었다.그래서 백월유에게 그녀가 아니라 바도엘 친왕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고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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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3화

갑작스럽게 몸을 회복하여 다시 고충술을 사용할 수 있다니, 지금 당장 가서 그 귀여운 놈을 가져올 것이다.‘너 딱 기다려! 지금 가고 있어!’물론 귀여운 놈 외에 더 많은 고충을 볼 것이다.성숙한 고충사에게 고충 한 마리만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란사가 계동에 가려고 백만 마리 고충을 구매한 것을 생각하면 절대 그녀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어느 정도는 준비할 것이다.막 회복하는 상태에서 백만 마리를 통제할 수 없지만 십만 마리는 갖고 노는 수준일 것이다.백월유가 나간 뒤에 란사는 처소로 돌아왔다.“추월, 나와서 망을 봐줘.”란사가 허공을 향해 한마디 지시하고 옥패 공간으로 들어갔다.그녀의 모습이 사라지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방안으로 떨어지며 주인이 사라진 기운을 대체했다.공간에 들어간 란사는 제일 먼저 최근에 길들인 고충을 살펴보았다.처음에 길들이기 시작했을 때, 하나같이 달갑지 않아서 온갖 몸부림을 쳤다.본래 란사는 고충사가 아니기에 그녀의 몸에서 고충술의 흔적이 없다고 따르지 않았던 것이었다.그러나 란사가 전부 공간에 던져 넣고 생전 처음으로 영수를 먹였더니, 영기 냄새를 맡은 고충들은 마치 취한 것처럼 얌전히 말을 들었다.뒤로는 란사가 굳이 길들이지 않아도 고충 무리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앞다투어 그녀를 주인으로 받아들였다.방금 다시 들여다보았을 때 고충들은 이미 공간에 둥지를 틀고 안착했다.란사는 하나씩 살피면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안심하고 약밭으로 향했다.백월유를 치료하려면 반드시 최고 약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것도 빠른 시간 내에 회복하고 고충술을 사용할 정도라면 약효가 강력한 것을 때려 부어야 했다.그녀는 약밭에서 500년 이상 키운 귀한 약재 두 그루를 세심하게 고른 뒤에 누각으로 들어갔다.그때부터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열심히 약재를 만지다가 외부에서 추월이 신호를 보내서야 준비한 환약을 갖고 공간에서 나왔다.“여기 독약을 먼저 드세요. 독은 오장육부에 들어가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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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4화

“깨어나셨어요?”백월유가 어렴풋이 눈을 뜨고 눈가를 비비며 깨어나자 귀가 즐거운 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돌려 보니, 란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부인, 더 늦게 깨어났더라면 나 여기 고충들한테 잡아먹힐 뻔했어요.”“네? 무슨 고충이요?”백월유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의심스럽게 방안을 둘러보았다.갑자기 고충들이 방안을 꽉 채우고 가운데 즉 그녀가 있는 곳을 호시탐탐 노리는 듯 지켜보고 있었다.그 장면을 본 순간 식은땀이 저절로 흘렀다.“아니, 고충이 왜 이렇게 많아요? 설마 성녀의 고충이 통제력을 잃었어요?”란사는 어이가 없어 입꼬리를 실룩거렸다.“자세히 보세요. 저것이 내 고충인가요?”그 말에 백월유는 마침내 깨닫고 고개를 숙여 자기 손을 보았다.그녀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단번에 주먹을 꽉 쥐었다.몇 년이 지났는데도 익숙한 기운이 몸속에서 솟구치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다.백월유가 손을 들어 자신과 고충들 사이에서 끌리는 힘을 감지하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명령했다.“물러가거라.”그녀의 말이 떨어진 순간 밤새 지키던 고충 무리가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이었다.“돌아와!”이번에 주인의 부름에 고충들이 다시 나타났다.“물러가!”“돌아와!”고충 무리는 주인의 명령에 따라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물러…”“그만 괴롭히세요. 고충과 놀고 싶다면 저를 보내고 계속하세요. 네?”란사는 이를 악물고 침대에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웃어대는 여인을 쳐다보며 말했다.“부인의 고충 덕분에 제가 밤새 눈도 붙이지 못하고 지켜봤다고요.”“아… 죄송해요. 방금 능력을 회복해서 너무 흥분하는 바람에 추태를 부렸네요.”백월유는 미안한 마음에 명령을 멈추고 고충 무리를 물러가게 한 후에 서둘러 일어섰다.“일어나지 말고 누워 계세요. 이제 돌아가서 자야겠어요. 일어나면 다시 살피러 올게요.”란사는 일어나지 말라고 당부하며 처소에서 나갔다.백월유는 문밖에서 지키는 하녀에게 란사를 배웅하라 이르고는 얌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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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5화

’내… 내 몸이 완전히 회복되었어!’백월유는 몸이 떨리고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지만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내 몸이 회복되었어. 정말로 회복되었어.”이제부터 그녀는 다시 진정한 고충사가 될 것이다.수많은 고충은 그녀의 기쁨을 느낀 듯, 방안에서 바스락거리며 분주히 움직였다.그 소리를 들은 백월유는 고개를 들어 고충을 쳐다보았다.방안을 꽉 채운 고충은 대략 세어도 수만 마리가 넘어 보였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대부분 고충은 전혀 접촉하지 못한 것들이었다.어제 직접 뛰어다니면서 구매한 것 외에 나머지는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고충들이었다.심지어 그녀가 잠든 사이에 계약을 맺은 고충이라니, 정말 믿기지 않았다.‘그래. 저 고충들은 나를 주인으로 인정하고 계약을 맺었어.’그녀가 잠에서 깨어난 순간 고충술을 회복한 것도 모자라 갑자기 수만 마리의 고충이 무의식으로 계약을 맺었다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분명 본래 능력을 되찾은 것과 관련되었을 것이다.지금까지 잠을 자면서 고충과 계약한 사람은 없었는데 그녀가 해냈다.‘이거 절대 우연이 아니야. 역시 나는 타고난 천재야! 나 백월유는 원래 백족 부락에서 천년에 한번 나타난다는 천재 고충사였잖아!’한편 란사는 백월유가 기쁨에 흠뻑 취해 있는 모습을 알 리가 없었다.지금 너무 졸려서 눈꺼풀이 스르륵 내려왔다.간밤에 백월유가 깊은 잠에 빠진 뒤에 약재를 담근 물을 다섯 번이나 바꾸고 침도 다섯 번 놓았다.심지어 영수와 수백 년 된 약재를 아낌없이 사용하여 백월유의 몸에 남은 독소를 깨끗이 씻어내고 손상된 오장육부도 전부 치료했다.지금 백월유의 몸이 완전히 회복되었으니 며칠 동안 충분히 몸보신을 해주면 더 이상 문제가 없을 것이다.란사는 간단하게 씻고 침상에 누우면서 생각에 잠겼다.치료하는 과정에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긴 했었다.그녀의 의술은 막수 사부처럼 대단하지 않지만 보통 의원에 비하면 결코 뒤지지 않았다.게다가 영수와 진귀한 약재가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백월유의 고충술 능력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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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6화

란사는 백월유의 목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기도?”그녀는 침상에서 내려와 겉옷을 걸치고 미간을 찡그리며 문을 열어주었다.“기도라니, 무슨 상황이죠?”백월유의 표정도 그리 좋지 않았다.“신왕의 심복인 석소가 왔는데 바로 이틀 전에 두 사람을 막은 그 사람이에요. 이번에 또 명을 받고 신왕전에서 모시러 왔는데, 내가 따라온 부하한테서 알아냈어요. 신왕이 흑석성에서 대명 성녀의 신분으로 백족 부락과 계동에 가는 길이 순탄하도록 기도하라는 명을 내렸대요.”마지막 말에 란사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정말 뻔뻔한 늙은이네. 감히 성녀의 신분으로 이족을 위해 기도하라고? 난 대명의 성녀지 이족의 성녀가 아니라고!’그녀가 정말 이족을 위해 기도한다면 대명에 돌아간 뒤에 반드시 폐하와 모든 신하들의 불만을 살 것이다.왜냐면 란사는 그냥 성녀가 아니라 대명 황제가 직접 책봉한 첫 번째 성녀이기 때문이었다.그녀 자체가 대명을 대표하는데, 적대 관계인 이족을 위해 여기서 기도한다면 자신의 입장은 물론 대명에 돌아간 후 틀림없이 수많은 질의를 받을 것이다.그런 이유로 신왕의 명령에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은북은 돌아왔어요?”란사가 물었다.“아직이요.”백월유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랫것들이 말하길 고충 주인장이 누구 지시를 받았는지 바도엘과 은북을 피해다닌대요. 다행히 어제 상대방을 만났는데 지금 상의하고 있다네요.”“누구 지시를 받았는데요?”심정이 몹시 불쾌한 란사는 급하게 나가지 않고 백월유와 얘기를 나누었다.“누가 지시했을 거 같아요?백월유가 의미심장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누구겠어요. 흑석성에서 두 주인장에게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신왕 아니면 바낙로와 바야겠죠.”세 사람의 이름에 란사가 중얼거렸다.“그렇다면 바낙로와 바야 둘 중 하나겠네요.”백월유가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눈치가 빠르세요.”신왕이 아무리 뻔뻔해도 대놓고 자기 아들을 겨냥하지 않을 것이다.필경 바도엘이 누구를 위해 고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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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7화

란사는 여전히 여유롭게 말했다.“어젯밤에 밖이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어요. 방금 잠을 보충하려 했는데 갑자기 사람을 불러내서 차리고 나오느라 늦었네요.”어젯밤에 흑석성의 모든 고충이 소동을 일으킨 것을 대부분 사람들이 발견하지 않으면 소식을 들었다.란사가 그것으로 늦게 나온 핑계를 대자, 석소는 의심하지 않고 단지 불쾌한 표정만 지었다.“알겠습니다. 이왕 나왔으니 어서 출발하시죠.”석소는 앞장서지 않고 기어코 란사가 앞장서라고 말했다.그녀가 가는 길에서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대비하려는 속내가 뻔히 들여다보였다.란사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왜 오늘 갑자기 저리 경계하지?’이틀 전에 성문 앞에서 그녀와 북진연의 앞길을 막을 때만 해도 태도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혐오하는 눈길로 쳐다보고 말투도 짜증과 경계가 섞여 있었다.왜 그러는지 잠시 생각하다가 드디어 깨달았다.아마도 그녀의 신분 때문일 것이다.대명에서 이족을 싫어하는 것처럼 이족도 마찬가지로 대명을 싫어했다.이유를 알아낸 란사는 똑같이 석소에게 까칠하게 대했다.그녀는 밖으로 나가면서 머릿속에서 생각했다.이틀 전에 신왕에게 자신과 똑같이 생긴 젊은 공자가 누군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신왕이 당시 분위기를 장악하고 있어 모두 계동 선향에 집중되었다.게다가 온모가 그녀의 정체를 밝혔으니 신왕이 말한 공자가 그 사람일까 봐 더는 묻지 않았다.이번에 신왕이 다시 불러낸 김에 확실하게 물어볼 것이다.비록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그 사람이 정말 여기 있는지 알고 싶었다.지금 흑석성은 이미 아수라장인데 그 사람이 정말 여기 있다면 어쩔 수 없이 연루될 것이다.이런 생각에 자신이 그 사람을 은근히 걱정하는 사실을 몰랐다.그 사람은 사라진 지 거의 일년이 되어가는 둘째 오라버니였다.신왕전에 들어서자마자 란사는 눈살을 찌푸렸다.대전에 신왕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있었는데, 그리 놀랍지 않았다.“신왕을 뵙겠습니다.”대전 가운데로 다가간 란사는 두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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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8화

“바낙로 친왕, 저는 착한 사람인데요?”란사가 능청스럽게 대답했다.“착하다고? 하하.”바낙로는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그는 붕대로 감은 자신의 눈을 가리키며 란사에게 화를 냈다.“착한 성녀께서 호위무사를 시켜 내 눈을 찔렀습니까?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성녀가 착한 것이 아니라 내가 착해서 살려줬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본왕에게 감사해야 합니다.”란사도 코웃음을 치며 싸늘하게 대꾸했다.“한쪽 눈만 다쳤을 뿐이잖아요. 아직도 거기 앉아 큰소리치는 걸 내게 감사하게 여겨야 하지 않나요?”“뭐라?!”바낙로는 그녀의 입마저 이리 독할 줄은 몰랐다.전에는 몰랐는데 지금 란사는 아무 거리낌도 없고 조금도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오라버니, 진정하고 나중에 천천히 길들이면 되죠.”바야가 눈웃음을 치며 위로하는 척하더니, 란사를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질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악의와 경멸이 섞인 것도 같았는데 정작 란사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가운데 앉아 있는 신왕을 쳐다보았다.“신왕께서 이런 시답잖은 소리나 들으라고 부르신 거라면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본래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바낙로와 바야가 신경을 긁는 바람에 지금은 기분이 최악이라 신왕에게 체면도 주기 싫었다.어쨌든 정체가 들통난 마당에 죽여도 상관없었다.“쿨럭.”신왕이 가볍게 기침을 하더니 드디어 입을 열었다.“바낙로, 그만하거라. 성녀 앞에서 침착한 모습을 보여야 왕비로 들일 수 있다.”마지막 말을 들었을 때 어리둥절하던 바낙로는 신왕의 뜻을 알아차렸는지 이내 입꼬리가 귀에 걸려서 벌떡 일어섰다.그리고 뒤에 선 측근의 부축을 받으며 신왕에게 깍듯하게 공수했다.“부황 말씀을 명심해 듣겠습니다.”그는 정말 그녀를 왕비로 들인 것처럼 당당하게 말했다.부자가 무엇이라 말하든 란사의 표정은 여전히 무뚝뚝하고 차가웠다.그때 바야가 깜짝 놀라 뭐라고 말하려 할 때, 신왕이 란사를 부른 이유를 말했다.“성녀도 알고 있겠죠? 짐이 내일 출발하기 전에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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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화

신왕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백족 성녀, 이 신분이 마음에 드십니까?”그 말에 란사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음침한 눈길로 노려보았다.“대체 뭘 하시려는 겁니까?”“뭘 하자는 건 아니고, 방금 짐의 뜻을 분명 전달했습니다만.”신왕은 여전히 웃으면서 말했다.“성녀 전하, 돌아가서 잘 준비하세요. 짐이 사람을 파견하여 제사대를 마련할 테니, 내일 아침에 가마를 보낼 겁니다. 기도 의식을 잘 부탁드립니다. 물론 잘 협조해 주신다면 당연히 귀한 손님으로 모시겠습니다.”이런 작은 부탁도 들어주지 않는다면 약간의 경고로 고통을 줄 것이다.란사가 미간을 찌푸렸다.역시나 신왕은 그녀가 예상한 대로 아주 작은 기도 의식도 무조건 시키려고 강경하게 나왔다.불쾌함보다 의구심이 들었다.‘신왕이 대놓고 협박하는 것이 무슨 의도가 있지? 설마 다른 이유가 있나?’왕부로 돌아와 백월유에게 말했더니 이런 해답을 내놓았다.“백족 부락에 온지 한동안 되었으니, 오는 길에 제대와 비슷한 곳을 많이 봤겠죠?”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꽤 많더라고요.”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족 경계에 들어섰을 때 처음으로 보았던 인간돼지 제대였다.체신족이 인간돼지를 신으로 삼아 산 사람을 칼로 죽여 제물로 바치는 잔혹한 장면은 지금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그 뒤로 봤던 이족의 제대는 그처럼 잔인하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기억했던 것이다.“우리 백족엔 부락마다 각자 신을 모시고 큰일을 진행하기 전에 반드시 기도 의식을 진행해요. 본래 신왕이 말이 없어서 이번에 생략하는 줄 알았는데, 무우를 내세울 생각을 할 줄은 몰랐어요.”앞뒤를 따져보던 백월유는 신왕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대충 알아차렸다.어쩌면 그 늙은이는 란사의 몸에 계동의 문을 여는 피가 흐르고 성녀의 신분까지 있으니, 기도 의식을 맡긴다면 기도 효과가 더 좋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있었다.백월유는 여기까지 생각했지만 란사는 더 깊은 것까지 생각했다.그녀가 영혼이 순수한 사람이기에 기도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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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0화

”백만을 돌파한다고요?”란사가 깜짝 놀랐다.“두 주인장의 손에 총 이십만밖에 없다고 하셨잖아요.”바도엘이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본래 그것밖에 없었는데 두 주인장이 속임수를 쓴 것을 본왕이 발견했거든요. 그러니 사죄하는 마음으로 더 받아내야 하지 않겠어요?”그래서 바도엘은 강제로 두 주인장에게 무슨 방법을 대서라도 이십만 마리를 모으라고 강요했다.명색이 친왕인 데다 북진연의 매서운 주먹에 호되게 맞았으니 두 주인장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명에 따라야 했다.총 오십만 정도 되는 고충에 이틀 전에 구매한 것까지 합치면 충분히 백만을 돌파할 수 있었다.“두 주인장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지금 출발해야 합니다. 늦게 가면 고충들을 통제하기 어려워요.”지금 그곳에서 충도인이 통제하고 있지만 기껏해야 한두 시진 정도 버틸 것이다.“너무 잘하셨어요.”란사는 그제야 웃음이 나왔다.“정말 수고하셨어요. 마침 잘 오셨어요. 이미 오십만을 모았으니 부인을 데리고 갈게요.”바도엘은 조금 어리둥절했다.“부인은 왜 데려갑니까? 성녀가 고충을 길들이지 않아요?”그 말에 란사가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나는 필요 없지만 부인은 필요하거든요.”그녀의 의술을 잘 아는 북진연은 단번에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고, 백월유를 쳐다보다가 아직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 바도엘에게 설명했다.“부인이 회복했습니다.”“회복이요? 무엇을 회복…”바도엘은 갑자기 불가사의한 추측에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왕비를 돌아보았다.백월유가 해맑게 웃으면서 바도엘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무우 덕분에 내 몸이 회복되었어요. 이제 안심하고 고충술을 사용할 수 있어요.”부인의 확신에 찬 대답에 바도엘은 너무 기쁘고 가슴이 뭉클해져서 어쩔 바를 몰랐다.“정말이에요? 부인, 정말 완전히 회복되었어요”바도엘은 마치 방금 들은 말이 거짓일까 봐, 바로 백월유의 앞으로 달려가 두 손을 꼭 잡고 조심스럽게 되물었다.백월유도 그의 손을 마주 잡고 재차 확신하며 대답했다.“정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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