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Chapter 1341 - Chapter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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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1화

바야가 바닥에 떨어진 손을 물끄러미 보다가, 차오르는 분노와 원한을 감추려고 눈을 질끈 감았다.‘빌어먹을 계집! 이 원수는 내가 반드시 백 배로 갚아줄 거야!’“됐다. 왕녀를 모시고 가서 치료하거라.”신왕이 분부하자, 석소가 앞으로 다가가 바야를 부축하고 다른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손을 주우려고 허리를 굽혔다.스스슥!그때 차갑고 날카로운 칼끝이 그의 목을 스쳐 지나더니, 잘린 손을 찔러 바닥에 고정시켰다.석소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보았더니 대명 성녀의 호위무사가 무뚝뚝하게 내려보고 있었다.“너…”“뭐 하고 있느냐? 어서 왕녀를 모시고 가거라!”석소가 따지려 할 때, 신왕이 언성을 높여 바로 말을 끊어버렸다.그제야 왕녀 전하의 손을 가져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이를 꽉 악물고 어쩔 수 없이 바야를 조심스럽게 부축하며 나갔다.두 사람이 나간 뒤, 란사가 말하기 전에 백월유가 일어서서 고동에게 다가갔다.“얘야, 이리 와. 넌 이젠 성녀 전하의 사람이란다.”고동은 지금까지 어른들의 대화를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설령 알아들어도 어차피 태어나서부터 그의 운명은 자신의 손에 달려 있지 않았다.아이는 다가온 여인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서서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주인의 눈치를 살폈다.주인은 바로 백족 부락의 신왕이었다.신왕을 따라 신왕전에 간 날부터 주인이 키우는 개처럼 살아왔다.원래 개로 사는 것도 어려운데 끝까지 살아남는 개는 더더욱 힘들었다.당시 아이와 같은 ‘개’가 여러 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혼자 남았다.그들은 벌레에게 먹혔거나 음식에 중독돼서 끌려간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바로 며칠 전에 고동도 그곳에 끌려가서 곧 죽는 줄 알았다.그때는 왠지 죽어도 두렵지 않았었다.그저 며칠 전에 예쁜 누이가 자주 찾아와서 맛있는 다과를 줬는데 이제 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조금 아쉬웠을 뿐이었다.주인 신왕이 곧 자신을 처형한다는 생각에 멍하니 서서 명령을 기다렸다.그런데 신왕이 예상밖의 명을 내렸다.“오늘부터 네 주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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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2화

신왕 일행은 란사가 앞에서 큰 그릇에 피를 가득 채우는 것을 확인해서야 장막으로 돌려보냈다.떠날 때 란사는 창백한 얼굴로 왼손으로 북진연을 잡고 오른손으로 악동의 손을 다정하게 잡고 나갔다.백월유와 바도엘도 뒤를 따라갔다.장막으로 돌아오자마자 긴장이 풀렸는지 란사가 비틀거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다행히 커다란 손이 그녀를 부축하고 이내 품으로 끌어안았다.따뜻한 품에 안긴 란사는 과다출혈로 오한이 든 몸을 기대어 조금 녹일 수 있었다.정작 란사를 안은 사내의 안색은 따뜻한 몸과 다르게 얼음장처럼 차가웠다.북진연이 조심스럽게 그녀를 침상 위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오늘 저녁 작전에 참여하지 마.”그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려고 목소리를 잔뜩 깔았다.란사가 고집을 부리고 피를 흘리면서까지 아이를 구한 것에 화가 난 것이 틀림없었다.조금 쉬려고 했는데 작전에 참여하지 말라는 말에 란사가 눈을 번쩍 뜨고는 침상 옆에 서 있는 사내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내가 안 가면 혼자서 너무 위험해요. 아니면 추월을 데려가세요.”“안 돼.”북진연은 단번에 거절하더니 옆으로 물러서며 장막 입구에 도착한 백월유와 바도엘을 보여주었다.“추월은 남아서 너를 보호하고 저기 두 분이 나와 동행할 것이다.”두 분은 바로 백월유와 바도엘이었다.부부는 아직 무슨 일인지 몰라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작전이라니 그건 뭐예요? 오늘 저녁에 할 일이 있어요?”북진연이 정색하며 거절하기에 란사는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이 일에 백월유와 바도엘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알겠어요. 그럼 두 분과 얘기해 볼게요.”부부를 장막 안으로 들인 후, 란사는 몰래 유성에게 누가 접근하면 바로 알리라고 지시했다.주변을 완벽히 차단한 그녀는 북진연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앉아 계획한 작전을 얘기했다.오늘 밤의 작전은 바로 신왕을 암살하는 것이었다.본래 계획을 얘기할 때, 란사는 특별히 바도엘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관찰했다.처음에 조금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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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3화

“부인, 망설이지 마요. 이번에 안심하고 가요.”어찌 됐든 신왕은 아버지이기 때문에 본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백월유가 입술을 오므리고 복잡한 심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바도엘…”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 할 때, 바도엘이 걱정하며 신신당부했다.“항상 조심하고 다치지 마세요.”그제야 백월유는 안심하고 결심했다.독살당하고, 조종당하고, 추적당하고 이러한 원한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신왕과 바야, 심지어 바낙로까지 목숨을 걸고서라도 죽이고 싶었다.그들은 백월유뿐만 아니라 바도엘까지 적지 않게 괴롭혔다.부부가 처음 란사 일행을 만났던 날도 바낙로에게 추살당했었다.게다가 평소 아닌 척하면서 뒤에서 몰래 바도엘을 음해하고 모욕한 것을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신왕이 뒤에서 부추겼는지 모르겠지만 부왕으로서 묵인과 편애는 이미 바도엘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심지어 신왕은 바낙로와 바야가 바도엘을 죽이려 하는 것도 알고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나서서 말린 적이 없었다.‘이런 아버지와 남매를 살려둬서 무슨 소용이 있어?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백월유의 눈가에 살의가 스쳐 갔다.이 순간 바도엘의 손을 꼭 잡고 있으니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날 기다려요. 모든 게 끝나면 우리 멀리 떠나요.”그때면 바도엘과 함께 아들을 찾으러 갈 것이고, 아들이 원한다면 함께 데리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날 것이다.이제 백월유가 작전에 합류하자 북진연에게 란사를 참여하게 못할 이유가 생겼다.“오늘 출혈이 심해서 반드시 푹 쉬어야 해. 지금은 안심하고 쉬어. 한잠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게 다 끝날 거야.”커다란 손으로 강제로 눈을 덮어주자, 란사는 어쩔 수 없이 눈을 감고 다시 누웠다.다만 잠들기 전에 먼저 아이를 챙겨야 했다.“악동에게 먹일 탕약을 준비했는데 탁상 위에 올려놓았어요. 이따가…”“이따가 내가 먹일게. 그리고 밥 먹이고 재운 후에 움직일 거야. 그러니까 안심하고 내게 맡겨.”북진연의 말투에 다시 불쾌함이 드러났다.지금 란사의 얼굴이 백지장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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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4화

끼익… 끼익…“서둘러. 순찰대는 앞으로 가서 살펴봐.”“덜컹거리지 마. 신왕께서 쉬는 데 방해돼.”숲 가운데 오솔길에서 한독 습격을 당한 뒤, 본래 오백 명이 넘던 대열이 지금은 삼백여 명만 남았지만 빈 마차가 있어서 줄은 여전히 길어 보였다.게다가 밤이라 양쪽 병사들이 횃불을 들고 있어서 생각보다 빨리 움직이지 못했다.그렇게 대열은 어둠 속에서 느릿느릿 행진했다.뒤쪽에 한 마차 안 ,창청람이 바깥 풍경을 보더니 뭔가 불편한지 미간을 찌푸렸다.길을 재촉해야 해서 아침에 그의 마차에 올라탄 해란은 화본을 들고 흥미롭게 보고 있었다.그때 오라버니의 목소리가 들렸다.“오늘 저녁에 무슨 일이 생길 거 같아. 다들 조심하라고 지시해.”해란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늦은 밤에 다들 빨리 이동하느라 바쁜데 무슨 일이 있겠어요?”그러다 뭔가 알아챘는지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오라버니가 뭘 발견했어요?”창청람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없어. 그냥 느낌이 그래. 어쨌든 조심하는 게 좋아.”느낌이라는 말에 해란은 웃음이 새어 나왔지만 넷째 오라버니는 이런 일로 절대 장난치지 않았다.어쩌면 정말 무언가 발견했을지도 모른다.곧 계동에 도착하니 항상 조심해서 손해 보는 건 없으니까.그녀는 화본을 내려놓고 마차 가래개를 젖히고는 마부에게 작은 소리로 지시했다.마부는 물론 데려온 호위무사들도 마차 양측을 지키며 빠르게 명령을 전달했다.그런데 지시를 내리자마자 누군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바낙로 친왕 쪽에 수상한 움직임이 있어?”해란이 살짝 의아해하며 넷째 오라버니를 쳐다보았다.정말 그의 말이 맞았다.다만 그 움직임이 시작인지 아니면 끝인지 몰랐다.일각 전.부왕 마차에서 돌아온 바낙로는 지금 한껏 들떴다.자신이 다시 부왕의 눈에 들어서 흥분된 것이었다.방금 가는 길에 신왕이 이제 알 때가 되었다면서 그와 바야를 함께 불러 계동의 문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그제야 남매는 부왕의 손에 큰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이 세상에 전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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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화

그것이 선단이든 선술이든 전부 차지할 것이다.‘내가 선인이 된다면 천하에 나를 이길 상대는 없을 거야.’문뜩 이족에서 온 일행들이 눈에 거슬렸다.이렇게 좋은 일에 부왕은 자식들만 데리고 가면 될 것을, 왜 이족들까지 끌어들였는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리고 쓸모없는 바도엘과 천한 백월유은 그보다 먼저 알고 있었다는 생각에 또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마터면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뻔했으니 화가 날 만도 했다.오늘 바야의 계략으로 부왕의 신뢰를 얻지 않았다면 마지막까지 중요한 소식을 몰랐을 것이다.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다행히 계동에 도착하기 전에 알게 되었다.‘오늘 저녁에 만단의 준비를 해야겠어.’바낙로가 마차 가리개를 열고 바야를 불러오라고 시종에게 지시했다.지금 남매가 제일 늦게 소식을 알게 되었으니 제일 늦게 준비를 시작한 셈이었다.만약 혼자 싸운다면 부왕이 도와줘도 이미 준비한 대명인을 이길 수 없을 것이다.그러니 협력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율이 좋은 선택지였다.만약 바야가 눈치 있게 행동한다면 나중에 계동에 도착하여 어느 정도 이득을 나누겠지만, 만약 협조하지 않는다면 남매고 뭐고 방해하는 사람은 모조리 죽일 것이다.“여봐라, 본왕이…”촤아아악!그때 섬뜩한 빛이 바낙로의 이마를 짓눌렀다.날카로운 칼끝이 이마를 찔러서 그가 반응하기 전에 벌써 한 줄기 피가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너… 너희는…”당황한 바낙로가 버벅거리며 묻자 익숙한 얼굴이 시야에 나타났다.“백, 백월유?”백월유는 손에 단검을 들고 바낙로를 마차에서 내리라고 협박했다.“수작 부릴 생각하지 마. 바낙로 친왕. 내 단검은 무자비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네 머리통을 찔러버릴 거야.”그녀는 뒤로 자빠진 바낙로를 싸늘하게 내려다보며 비웃었다.“너… 너 이게 무슨 짓이야? 부왕이 앞에 있다. 감히 본왕에게 칼을 겨누다니 지금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냐?”지금 칼끝이 자기 이마를 누르고 있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니, 눈만 부릅뜨고 이를 갈았다.“아직도 모르겠어?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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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6화

바낙로가 멈추지 않고 구원을 요청했다.밖에는 그의 호위무사와 부왕의 호위무사가 있으니 자기 목소리를 들으면 반드시 구하러 달려올 거라 생각했다.곧 지원군이 도착하면 살아남을 거라 굳게 믿었는데, 이상하게 큰 소리로 외쳐도 밖에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여긴 어디야? 호위무사들은 다 어디 갔어? 설마 저 미친년이 다 죽였나?’그런데 이상한 건, 마차가 분명 전진하고 있는데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었다.순간 강렬한 공포감이 그의 머릿속을 급습했다.고개를 홱 돌려서 보았더니, 방금 마차로 쳐들어와 움직이면 죽인다고 경고했던 백월유가 손가락으로 단검을 빙빙 돌리면서 조롱하듯 쳐다보았다.바낙로가 큰소리로 사람을 불러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걸 보고 있으니, 밖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자기만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백월유가 마차에 수작을 부려서 밖에 사람들이 그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이다.그제야 반응한 바낙로는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백월유가 피식 웃었다.“내 고충들이 마차의 모든 소리를 차단했을 뿐이야.”물론 바낙로의 호위무사도 전부 그녀에게 조종당하고 있었다.“고충?”바낙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고충술을 회복했어? 그럴 리가 없다!”분명 바야가 백초유와 손을 잡고 백월유를 폐인으로 만들어서 평생 회복할 수 없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했었다.‘설마 이년이 나를 속이는 건가?’바도엘이 믿지 않자, 백월유가 한바탕 통쾌하게 웃고는 원망을 토로했다.“믿지 않는 모양이군. 내가 중독으로 폐인이 되어서 평생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겠지. 맞아?”그녀가 말하는 사이 마차 입구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까맣고 반짝이는 고충들이 우르르 기어나와 마차 전체를 포위했다.“아쉽게도 너희들 뜻대로 되지 않았지. 난 지금 실력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예전보다 더 강해졌어. 어떻게 죽고 싶은지 얘기해 봐. 내가 다 들어줄게.”그녀는 다시 단검을 바낙로에게 겨누며 해맑게 웃었다.“어떻게 죽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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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7화

바야는 항상 자신의 직감을 믿었기에 나가 보려고 일어섰다.그때 악담라가 한마디 덧붙였다.“하지만 왕녀가 사숙이라 부르는 걸 봐서 말하는 건데, 오늘 밤에 여기서 나가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바야의 안색이 순간 굳어졌다.왠지 사숙의 말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렇다고 사숙이 자신을 해코지하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공포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있고 왠지 자기를 노리는 것 같았다.‘아니야. 나만 노리는 게 아니야.’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앉더니 억지로 입꼬리를 꼴리며 웃었다.“폐가 안 된다면 하룻밤 신세를 지겠습니다.”뜻밖에 왕녀가 순순히 말을 잘 듣자, 악담라는 더는 말하지 않고 잘린 손에만 집중했다.바야는 자기 손을 계속 만지작거리는 장면을 보기가 너무 불편하여, 시선을 돌려 가끔씩 마차 가리개를 거두고는 밖에 행렬이 이동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듣고 싶었는데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아무것도 모르면서 마차에 가만히 있어야 하는 상황이 너무 불안하여 다시 악담라를 쳐다보았다.“사숙은 뭔가 알고 계세요?”악담라는 그저 눈만 감았다 뜨며 솔직하게 말했다.“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바야는 그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왠지 바낙로는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아 급한 마음에 다시 질문했다.“사숙, 밖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알려주시면 반드시 이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그 뜻은 악담라에게 약간의 보수를 주겠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악담라가 피식 웃으며 시큰둥하게 쏘아보았다.“왕녀 몸에는 제 마음에 드는 물건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밖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러니 다시 묻지 마세요.”그는 귀찮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방금 호의로 일깨워 준 것이 조금 후회가 되어 바로 쌀쌀맞게 경고를 날렸다.“계속 쓸데없는 소리를 할 거면 여기서 나가세요!”밖에 위험한 일이 발생한 걸 뻔히 알면서 모험할 바야가 아니었다.그녀는 얌전히 입을 다물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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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8화

호화로운 마차 안, 신왕이 무언가 알아차렸는지 방금 우려낸 차를 찻잔 두 잔에 붓더니, 하나는 자신이 마시고 나머지는 맞은편으로 살짝 밀었다.그리고 여유 있게 한 모금 음미한 후에야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중원의 차는 과연 향이 순하고 좋구먼.”혼잣말처럼 칭찬을 하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피식 웃었다.“야밤에 귀한 손님이 오셨는데 들어와서 차 한잔하지 않겠나?”이제 보니 신왕은 마차 위에 있는 북진연에게 말을 건넨 것이었다.북진연이 칼을 잡고 아래를 뚫어지게 주시하다가 신왕이 마차로 초대하는 소리에 시큰둥하게 웃었다.펑!그가 칼을 힘껏 내리치자 호화로운 마차가 순식간에 검광에 의해 두 동강이 나고, 마차 지붕은 종잇장처럼 뒤로 날아가 버렸다.다행히 신왕은 미리 대비하여 날렵한 몸놀림으로 공격을 피하고는 산산조각이 난 마차에서 뛰쳐나와 한창 달리는 말의 등에 착지했다.신왕은 화가 났는지 얼굴이 잔뜩 굳혔다.야밤에 찾아온 사람이 무례하게 칼을 휘두를 줄은 생각도 못 했다.방금 전에 진심으로 초대했는데 상대방이 호의를 무시할 줄이야, 체면을 주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맞서 싸울 것이다.‘성정이 난폭하기 그지없는 놈이군.’그가 고개를 들어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깜짝 놀랐다.“너였구나.”상대방은 바로 성녀의 호위무사였다.호위무사 나부랭이가 감히 자신에게 덤빈 것이 믿기지 않았다.‘설마 성녀가 파견했나? 그 계집이 감히 짐을 암살해?’특별한 피를 가지지 않았다면 나약한 계집을 얼마든지 해치웠을 텐데, 오히려 겁도 없이 야밤에 호위무사를 파견할 줄은 몰랐다.“성녀가 짐을 암살하라고 너를 보낸 것이냐?”“…”신왕이 눈을 가늘게 뜨고 엄숙하게 따져 물었다.그런데 북진연은 듣는 척도 하지 않고 바로 칼을 들고 앞으로 돌진했다.신왕도 더는 참아줄 수 없었다.“좋다. 말하지 않는다면 짐이 너의 목을 따서 성녀한테 무슨 배짱으로 짐을 암살하려 했는지 따지러 갈 것이다.”란사가 쓸모가 없었다면, 신왕이 자비를 베풀어 남기지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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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9화

누구도 이곳에서 발생한 소동을 듣지 못하고 여전히 앞으로 전진했다.분명 가까운 곳에 신왕을 보호하는 호위병이 있는데 고개를 돌리지 않고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마치 신왕과 성녀의 호위무사는 물론 부서진 마차까지 보지 못하고, 어떤 기척도 못 들은 것처럼 앞만 보고 걸었다.그제야 신왕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이것은 격산고충(隔山蛊, 주변을 격리시키는 고충)인가?”격산고충은 생존하기 극히 어려운 고충이라 인공적으로 번식할 수 없기에 야외에서 운이 좋아야 찾을 수 있는 아주 희귀한 고충이었다.이것은 일정 범위 내에서 상대방에게 소리, 배경, 냄새 등 환각을 만들어 보여주기에, 일단 술법에 걸리면 목표물은 마치 세상과 단절된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격산고충이 죽지 않는 한,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누구도 알아챌 수 없다.그렇기 때문에 암살 전용 고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어쨌든 신왕은 백족 부락에서 고충술이 가장 뛰어난 대고충사로서 그를 따라올 자는 없었다.단번에 상황을 파악한 신왕은 다른 누군가가 격산고충을 사용한다는 것을 깨달았다.위험에 처했다고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눈을 번뜩이며 흥분에 휩싸였다.왜냐면 지금까지 두 번째로 보기 때문이었다.한 번은 우연이 본래 주인을 죽인 뒤에 격산고충을 손에 넣었는데 아쉽게도 사흘도 안 되어서 죽고 말았다.오늘 밤에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예전에 경험이 없어서 죽게 만들었지만 이번에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그 주인을 산채로 곁에 두면 격산고충은 주인이 바뀌는 두려움을 겪지 않기에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신왕은 조급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격산고충의 주인이 어디 있느냐? 당장 나오면 목숨은 살려주겠다!”당장 죽게 생겼는데 늙은이가 고충의 주인을 찾는다니, 북진연은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네가 죽으면 주인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그는 말을 끝내는 동시에 다시 살의를 드러냈다.방심한 사이에 기습당한 신왕은 신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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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화

‘역시 이족의 신왕은 만만치 않아.’지네가 얼마나 많은지는 움직이는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평범한 사람이 검은 파도처럼 사방에서 밀려오는 지네를 보았다면 바로 겁을 먹고 오줌을 지렸을 것이다.북진왕이 쓱 훑어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신왕 입장에서 지네 무리를 불러내면 눈앞의 대명 사내가 깜짝 놀랄 줄 알았다.그런데 녀석이 한 번 보고는 대수롭지 않은 듯 눈빛조차 변하지 않아서, 눈살을 찌푸렸다.‘저런 반응을 보일 리가 없어. 믿는 구석이라도 있나?’그 추측을 증명하는 것처럼 숲에서 익숙한 피리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사방에서 바스락거리는 기척소리가 들렸다.‘젠장!’신왕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피리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대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익숙한 그림자가 커다란 나무 위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한 여인이 감미로운 피리 소리를 내자 그 소리에 다양하고 엄청난 고충들이 봇물 터지듯 지네들을 덮쳤다.신왕이 고충 상자를 꽉 쥐고 이를 악물었다.“충녀! 네가 감히 짐을 배신하는 것이냐?”그의 호통에 피리 소리가 뚝 멈췄다.백월유가 피리를 내려놓고 가까이 다가오는 신왕을 비웃으며 내려다보았다.“배신? 나 백월유는 단 한 번도 당신한테 충성한 적이 없어. 당신 딸이 나를 독살하려 했고, 당신 아들이 나를 죽이려고 할 때, 명색이 신왕이라는 당신은 나를 조종하려고 했지. 수많은 원한이 쌓여서 우린 이미 철천지원수가 됐어. 오늘 우리 둘 중에서 한 명이 죽지 않는 한, 난 절대 복수를 멈추지 않을 거야.”그녀는 그동안 쌓아온 원한과 분노를 발산하며 한 글자씩 내뱉었다.예전에 어엿한 백족 부락의 천재 고충사로서 아랫사람들 추대를 받았고 족장과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나중에 충녀가 되지 않아도 백씨 일족의 족장이 되길 바랐다.그런데 충녀 즉위식에서 모든 것을 잃고 구렁텅이에 빠졌다.그날부터 그녀는 모든 사람의 비웃음과 경멸하는 시선을 인내해야 했다.“천재가 폐인이 되었네.”“불쌍한데 너무 웃겨!”이미 복수하기로 맹세했으니 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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