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의 모든 챕터: 챕터 1361 - 챕터 1370

1434 챕터

제1361화

그리고 란사도 같은 생각이었다.바야가 아무리 날고뛰어도 절대 자신을 죽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나저나 뒤에 오는 대군이 정말 골칫거리였다.아무리 고충이 많고 북진연과 추월의 무공 실력이 대단해도, 수백 명 혹은 수천 명은 상대할 수 있어도 만 명과 맞서려면 체력상으로 봐도 불가능했다.만약 신왕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함부로 자기 군대를 희생시키지 않겠지만 바야는 아니었다.이 계집이 어제 돌을 들어 자기 발을 찧어서 큰 창피를 당한 것도 모자라 부왕의 명으로 손까지 잃었으니 반드시 모든 원한을 란사에게 갚아낼 것이다.하필 어젯밤에 북진연과 백월유의 작전으로 바낙로가 죽고 신왕이 실종되어, 결국 바야가 권력을 얻는 꼴을 만들었다.이제 바야가 군대 만 명을 손아귀에 넣었으니 언제든지 복수할 수 있게 되었다.그렇기 때문에 여기 남아서 밤낮으로 경계하는 것보다 차라리 떠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이미 계동 지역에 도착했고 필요한 물건들이 전부 란사 손에 있기에 그들과 동행해도 큰 의미가 없었다.그들이 없어도 여전히 계동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으니까.하지만 란사가 생각하는 ‘떠난다’는 의미는 바야가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달랐다.란사와 북진연, 그리고 백월유 부부는 자발적으로 갈 수 있지만, 누가 강제로 쫓아내면 안 되었다.그래서 단단히 교훈을 줄 명분이 생겼다.“바야 왕녀, 뒤에 대군이 합류하려면 적어도 일각은 걸리겠죠?”란사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다니, 바야가 미간을 찌푸리며 잔뜩 경계했다.“그건 왜 묻지?”란사가 빙그레 웃었다.“별 뜻은 없고, 나랑 내기할래요?”“내기?”바야는 대명 성녀의 의도가 궁금했다.떠나지 않으면 죽인다고 협박했는데 왜 성녀는 아직도 여유를 부리고 내기까지 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목숨을 걸겠다는 건가? 아니면 내가 자기를 죽이지 못한다고 확신하는 건가?’바야가 예리한 눈초리로 란사와 북진연을 흘겨보더니 이렇게 물었다.“어떤 내기할 건데?”란사가 빙그레 웃으면서 차분하게 말했다.“내 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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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그때 등골이 오싹하는 한기가 엄습했다.온권승이 반응하기 전에 악담라가 기척을 느끼고 그를 옆으로 끌어당겼지만 아쉽게도 한발 늦었다.푹!“으아아악!”어깨에서 극심한 고통을 느낀 온권승은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비명을 질렀다.그리고 힘겹게 시선을 돌려 왼쪽 어깨를 바라보았는데 왼쪽 팔이 통째로 잘려 나갔다.“천한 년이 감히 나를 습격해?”정말 어렵게 잘린 다리를 붙였는데 지금은 또 팔이 잘리다니, 그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정말이지 추월을 갈가리 찢어버리고 싶었다.일개 호위무사보다 더욱 원망스러운 것은 감히 친부마저 시해하려는 불효녀였다.“그만 노려보세요!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도망쳐요!”악담라는 그의 목숨만 건져주고 즉시 풀어주었다.그는 실력을 가늠할 수 없는 여인 호위무사를 힐끔 보다가 곧 바야를 공격하는 북진연을 보았다.그때 무엇을 발견했는지 악담라가 눈을 가늘게 뜨고 조심스럽게 말했다.“저기 두 사람의 실력이 처음 만났을 때보다 확실히 강해졌군요. 계속 여기에 있다가 저쪽을 해결한 후에 둘이 동시에 공격해 온다면 더 이상 당신을 지켜줄 수 없습니다.”아직도 분노에 휩싸인 온권승은 악담라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스님도 상대할 수 없습니까? 그럼 꼭두각시들은요? 그것도 저놈들을 상대하지 못합니까?”악담라가 무뚝뚝한 표정을 지었다.“잊었어요? 성녀 곁에 두 사람 외에 고충술이 뛰어난 조력자가 있습니다. 저 혼자서 세 명을 상대한다면 누가 당신을 지켜줄 수 있겠습니까?”온권승이 어두운 표정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란사를 원망스럽게 쳐다보며 이를 갈았다.“지금 당장 떠납시다!”계속 여기 있다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란사가 절대 자신을 살려두지 않을 것 같았다.그러니 지금 당장 떠나야 했다.어찌 됐든 이미 계동에 도착했고 어제 바야가 준 란사의 피와 그림만 있다면 반드시 계동의 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악담라는 그가 겨우 진정한 것을 보고 말없이 돌아서서 떠났다.온권승이 이내 뒤를 따랐지만 워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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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악담라는 관과 온권승을 데리고 빠른 속도로 사람들 시야에서 사라졌다.그들이 떠난 동시에 한 그림자가 위에서 떨어지더니 방금 악담라가 서 있던 곳에 착지했다.쿵!“썩을 영감 빨리도 도망쳤네. 다음에 너를 잡으면 반드시 죽여버릴 것이야.”그는 바로 악담라와 배다른 형제인 충도인이었다.최선을 다해 뛰어왔는데 한 발 늦는 바람에 형을 놓치고 말았다.“아쉬워 죽겠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빨리 왔던 걸 그랬어.”충도인은 펄쩍 뛰면서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형을 죽이려고 특별히 준비했던 작전을 하나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저 늙은 승려를 놓쳤으니 이제 성녀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충도인이 조심스럽게 란사 쪽으로 쳐다보았다.멀리서 추월이 먼저 눈치를 채고 주인 대신 말을 전했다.“걱정 마세요. 이번 작전에서 전하의 표적은 스님이 아니에요.”충도인이 다급히 물었다.“그럼 전하의 표적은 누구입니까? 제 도움이 필요한가요?”추월이 덤덤하게 대답했다.“당신이 지켜봐야 할 사람이 있는데 지금 스님과 함께 도망쳤어요. 전하께서 그자의 몸에 추혼자모고충(追魂子母蛊, 혼을 추적하는 어린 고충과 어미 고충)을 심었어요. 여기 어미 고충과 수정 거미를 챙겨서 쫓아가세요. 혹시 무슨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전하께 보고하면 됩니다.”“알겠습니다.”기회를 놓쳐서 아쉬웠던 충도인은 성녀가 이런 후수를 둔 것에 감격했다.그는 단번에 입꼬리가 귀에 걸려서는 추월이 건네는 어미 고충과 수정 거미를 조심스럽게 받았다.“추월 대인, 성녀 전하와 섭정왕 전하께 전달해 주십시오. 흑기군이 이미 거양관에 서신을 보냈으니 곧 지원군이 도착할 겁니다.”이번만큼은 란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다.애초에 불만을 품었는데, 천하에 명성이 자자한 섭정왕 전하마저 ‘호위무사’ 신분으로 성녀 곁을 지킨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더는 불평하지 않았다.이런 대인물이 창피한 줄도 모르고 성녀를 위해 기꺼이 호위무사를 자청했는데, 성녀를 위해 잡다한 심부름을 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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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유언? 무슨 유언을 남기라는 거야?’바야는 바들바들 떨며 당당하게 서 있는 살신을 쳐다보았다.이 사내가 보통이 아닌 것을 예전부터 느꼈지만 이 정도로 무공 실력이 상당할 줄은 몰랐다.혼자서 백 명을 거뜬히 제거하다니, 그녀의 호위무사들은 아예 상대가 되지 않았다.‘이럴 줄 알았다면… 이럴 줄 알았다면 처음 봤을 때부터 내 손에 넣었을 걸 그랬어. 남총이 아니더라도 나를 위해 복종하게 만들어야 했어! 하지만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야.’눈앞의 사내가 너무 막강하여 이번에는 틀림없이 죽을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서 운이 좋게 살아남을 기회가 생겼다.제일 먼저 눈치챈 사람은 북진연이었다.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한 그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란사 쪽으로 쳐다보았다.언제 나타났는지 란사의 뒤에 장엄하고 신비스럽게 생긴 청동문 하나가 생겼는데, 마치 거대한 짐승이 입을 쩍 벌인 것처럼 그녀를 집어삼키려 했다.“무우!”불길한 생각에 북진연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뒤를 조심해! 도망쳐!”안타깝게도 이미 늦어버렸다.문이 나타난 순간부터 란사도 수상한 낌새를 느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엄청난 힘에 사로잡혀 눈꺼풀마저 깜빡이지 못했다.그녀는 꼼짝도 못하고 청동문에 빨려 들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당황한 북진연과 추월은 아랑곳하지 않고 쏜살같이 달려갔다.대문이 닫힌 순간에도 북진연은 포기하지 않고 란사의 한쪽 발을 잡았다가 엄청난 흡수력으로 함께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쿵!커다란 청동문이 추월 앞에서 서서히 닫혔다.모두가 충격에 휩싸여 지켜보는 사이에 란사와 북진연은 저항도 못하고 청동문 안으로 사라졌다.쿵쿵쿵!주인을 잃은 추월은 눈시울이 벌게져서 주먹으로 세게 쳤지만 커다란 대문은 마치 용접으로 붙은 것처럼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청동문이 곧 사라지려 할 때, 마침 충도인이 허겁지겁 달려와 알려주었다.“추월 대인! 성녀 전하의 피가 있으면 계동의 문을 열 수 있습니다!”지금 다른 사람들은 청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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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바야, 창청람 일행은 란사의 피가 정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저마다 그녀의 피가 담긴 작은 병을 꺼내서 입에 부었다.그리고 청동문이 사라지기 전에 앞다투어 그 안으로 뛰어들어갔다.마지막으로 백족 부락 호위무사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쯤 멀리서 뱀왕을 탄 신왕이 흥분하며 달려왔다.“하하하! 하늘이 짐을 저버리지 않았구나! 역시 계동의 문이 열렸어!”그는 뱀왕과 함께 미리 란사의 피를 삼켰는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곧장 대문 안으로 달려서 들어갔다.뱀왕의 꼬리까지 들어간 뒤에야 청동문이 다시 닫히고 허공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한편 온권승의 앞에도 석문이 나타났다.“이… 이것이 계동의 문인가?’지혈하느라 어깨를 움켜쥔 온권승은 갑자기 나타난 신비스러운 문을 보고 감격에 겨워 아픔도 잊어버렸다.악담라와 온권승의 앞에도 문이 나타났는데, 방금 란사 일행이 본 청동문처럼 큰 문은 아니고 한 사람이 통행할 수 있는 작은 문이었다.만약 커다란 청동문을 보다가 다시 소박하고 작은 석문을 본다면 정말 계동의 문인지 의심했을 것이다.그래도 석문이 나타난 순간 어떤 위험도 발생하지 않았고 수상한 낌새도 느껴지지 않았으니, 계동의 문이 나타난 것만으로도 매우 기뻐서 어쩔 바를 몰랐다.대열을 떠나면 정보가 제한되어서 계동의 문을 쉽게 찾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알아서 나타나다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참 다행입니다. 승님! 이제 서둘러 들어갑시다!”방금 왼쪽 팔을 잃은 온권승은 당장 계동의 문으로 들어가고 싶었다.그 안에서 선향 유적지를 찾아 전설 속에 선인이 남긴 선단과 영약을 먹는다면 잘린 팔은 물론 가짜 다리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평생 폐인으로 살고 싶지 않으니 하루빨리 팔과 다리를 회복하여 복수하고 싶었다.그보다 악담라는 생각보다 침착한 태도를 유지했다.눈앞에 나타난 석문을 이상한 눈초리로 한참이나 살펴보았지만 어디가 수상하다고 콕 짚어서 말할 수 없었다.계동의 문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만약 사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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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피, 네 피를 줘!”“당장 피를 내놔!”“피를 줘!”처량하고 끔찍한 목소리가 끊임없이 란사의 귓가에 울려 퍼지고, 강렬한 피 냄새를 풍기는 악귀들이 그녀의 몸을 탐하듯이 매달렸다.“크아아앙!”그때 머리가 울릴 듯한 짐승의 포효에 란사는 눈을 번쩍 뜨고 악몽에서 깨어났다.막 눈을 떴을 때 눈앞이 희미했는데 곧이어 하얀 털이 수북한 호랑이의 머리가 나타났다.“…”‘뭐야? 잠깐만? 나 방금 계동의 문에 들어온 거 아니었어? 여긴 어디지? 왜 갑자기 백호가 곁에 있어? 설마… 이것이 꿈인가?’지금 그녀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이것이 꿈이 아니길 바라면서 눈을 감았다 다시 천천히 떴다.그랬더니 백호의 머리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백호는 독기가 가득한 날카로운 눈빛으로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인간의 반응을 살폈다.란사는 저도 모르게 입가를 실룩거렸다.‘이놈이 설마 나를 잡아먹으려고 쳐다보는 건가?’그녀가 숨을 죽이고 고개를 돌렸더니 백호가 다시 머리를 들이밀었다.‘내가 도망칠까 봐 이러는 거야?’눈을 질끈 감고 어떻게 백호에게서 도망칠지 몰라 막막해할 때, 마침 가리개가 걷히며 햇빛이 안으로 들어왔다.“성녀 대인, 일어나셨어요?”“너무 잘 됐어요. 드디어 깨어나셨네요. 이제 백호 대인도 안심하겠어요.”상대방은 청색 장포를 입은 앳된 소녀였다.자세히 보니 소녀는 머리에 화환을 쓰고 손에 물을 담은 그릇을 들고 있었다.들어오자마자 돌침대에 누운 란사가 깨어난 것을 보더니, 두 눈을 반짝이며 해맑게 웃었다.소녀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손에 든 그릇을 탁자에 놓고 손을 뻗었다.란사의 몸에 손이 닿기 전에 백호는 마치 자기 영역을 침범한 것처럼 고개를 홱 돌려 소녀를 향해 포효했다.“크아아앙!”깜짝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린 소녀는 재빨리 뒤로 물러서다가 다리가 꼬여 넘어지더니, 일어서지 않고 무릎을 꿇고 앉았다.게다가 상체를 바닥에 딱 붙이고 죄인처럼 떠는 목소리로 사죄했다.“백호 대인, 노여움을 푸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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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란사는 부담스러웠는지 손을 뻗어 다시 들러붙은 백호의 머리를 밀어냈다.그제야 눈치챘다.난생처음 보는 백호는 그녀에게 적의가 없고 오히려 매우 우호적이었다.낯선 곳에서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짐승이지만 어쩐지 친절한 사람보다 더 믿음이 갔다.짐승은 아무리 무서워도 사람의 간사한 마음보다 두렵지 않았다.란사는 무릎을 꿇고 있는 수연은 쳐다보지 않고, 탁자 옆에 앉아 먼저 머리를 깔끔하게 다듬고 옷을 챙겨 입었다.모든 정리가 끝나서야 다시 돌침대에 돌아가 앉고는 수연을 내려보았다.“수연이라고 이름을 불러도 되지?”그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청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잔뜩 긴장했던 수연은 조금씩 긴장을 풀고 조심스럽게 란사를 쳐다보았다.“성녀 대인께서 편한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이름을 부른 것으로 순진하게 미소를 짓다니, 소녀가 어떤 사람인지 한눈에 간파할 수 있었다.란사는 조용히 소녀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말을 이었다.“몇 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 네가 대답해 줄 수 있어?”“얼마든지요!”수연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성녀 대인, 뭐가 궁금하세요?”수연의 입장에서 란사가 ‘여기가 어디야?’, ‘내가 왜 여기 있어?’, ‘너희는 누구야?’ 등 간단한 질문을 할 줄 알고 미리 대답할 준비까지 했다.그런데 예상했던 질문을 하나도 묻지 않았다.란사는 수연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방금 내가 깨어나서부터 계속 성녀 대인이라 불렀는데 내 신분은 어떻게 알았어?”다정하게 묻던 란사의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워졌다.순간 수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또다시 긴장한 탓에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횡설수설했다.“그것이… 성녀… 성녀 대인과 함께 떨어졌던… 그… 그 사내가 성녀, 성녀 전하라고 불렀어요. 마침 저희 백… 백수족(白兽族) 제사대에 떨어져서… 저희는 우리 부족을 지키라고… 하… 하늘에서 보내신 성녀라고 생각했어요. 그… 그래서 성녀 대인이라 부른 겁니다.”“…”전에 란사 일행은 분명 계동의 문으로 들어갔는데 하늘에서 떨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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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자신보다 한창나이가 많은 충도인이 눈물 콧물에 범벅이 될 정도로 울다니, 정말 자신을 걱정하고 깨어난 것을 기뻐하는 것이 진심으로 느껴졌다.충도인이 여기 있는 이상 지금 무슨 상황인지 제일 먼저 그에게 물어볼 것이다.“내가 얼마나 누워 있었어요?”“성녀 전하, 칠일 만에 깨어나셨습니다.”“칠일이나 누워 있었어요?”란사는 정말 놀랐다.계동에 들어와 깊은 잠에 빠진 순간부터 깨어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고, 심지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 같았는데 칠일이나 혼수상태에 빠졌던 것이다.충도인이 눈물을 닦으면서 하소연하기 시작했다.“네, 성녀 전하가 이들의 음모에 휘말린 줄 알고 이놈들과 함께 죽을 생각까지 했다니까요.”그가 이를 악물며 말할 때, 란사는 바로 수연의 까무잡잡한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버린 것을 발견했다.보아하니 그녀가 혼수상태에 빠진 사이에 충도인과 수연, 어쩌면 수연을 포함한 백수족과 충돌이 있었던 것 같았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해요.”남의 구역에서 어떤 상황인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면 나중에 귀찮아질 것이다.다행히 충도인이 칠일 동안 일어난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털어놓았다.이제 보니 그날 계동의 문에 들어간 후, 곧바로 백수족에게 전송된 것이었다.란사 일행이 백수족의 제사대에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에 ‘도착’이 아니라 ‘전송’이라는 표현을 썼다.그리고 란사와 충도인 외에 북진연과 추월이 없는 것으로 보아, 충도인은 계동의 문으로 들어가면 무작위로 다른 곳으로 전송된다고 추측했다.란사가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충도인은 수연을 포함한 백수족과 충돌이 있었지만 이쪽 상황을 계속 살펴보았다.그 결과 이곳에는 백수족 외에 천시족(千尸族)과 만고족(万蛊族) 3대 부족이 산다는 것을 알아냈다.만약 다른 일행이 들어왔다면 란사와 충도인처럼 백수족에 있거나 다른 두 부족에 전송될 가능성이 높았다.조용히 얘기를 듣던 란사가 수연에게 시선을 돌렸다.수연은 란사가 무슨 질문을 할지 짐작한 것처럼 눈이 마주치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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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충도인도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는 수연을 무시하고 계속 보고했다.“그때 소인이 추월 대인과 함께 들어왔어요. 본래 계동의 문이 사라지려고 했는데 성녀 대인이 준 물건으로 우리가 들어왔던 겁니다. 그런데 은북 대인과 추월 대인과 흩어질 줄은 몰랐어요.”그의 말투에 아쉬움이 가득했다.솔직히 말해서 정말 두 사람과 헤어지기 싫었다.지금 성녀에게 자기편은 충도인만 있고 나머지는 전부 백수족이었다.그런데 백수족이 그녀를 노리고 있기에 일부러 강조해서 말한 것이었다.충도인은 엄숙한 표정으로 수연을 힐끗 노려보다가 말을 이었다.“첫날에 성녀 전하가 떨어질 때 제사대의 기둥에 팔이 부딪치면서 피를 흘렸어요.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이놈들이 피에 홀린 것처럼 미친 듯이 빼앗으려고 달려들었어요. 심지어 일부 사람들은 피를 빼앗지 못했다고 성녀를 납치하려고 했지요. 그래서 조급한 나머지 소인이 사정을 봐주지 않고 우두머리 세 명을 죽여버리니까 이것들이 조용해지더라고요.”여기까지 들은 란사는 충도인과 백수족 사이가 무슨 일로 사이가 나빠졌는지 알게 되었다.그보다 자신의 피는 계동의 문을 여는 것 외에 내부로 들어와서 이런 작용도 한다는 것에 조금 놀라웠다.뜻밖의 상황에 란사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경계했다.만약 그녀의 피가 정말 백수족에게 무슨 쓸모가 있다면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몰래 주시했을 것이다.그런 생각에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충도인의 처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다행히 충도인이 결단력이 있게 처사했기에 폭동을 막아냈네요.”본보기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란사는 이미 죽었거나 다른 곳에 납치해 갔을 것이다.특히 두 사람은 외부인이기에 이런 상황일수록 확실하게 실력을 보여줘야 백수족이 경계하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칭찬을 들은 충도인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너털웃음을 지었다.“하하하, 성녀 전하를 지키는 것은 소인이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아첨하는 소리에 란사는 아무 대꾸도 안 하고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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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란사가 눈을 가늘게 뜨고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바닥에 누워있던 백호가 주인이 화난 것을 눈치챘는지 벌떡 일어서서 수연을 향해 분노를 표했다.“크아아앙!”“아아아악!”이번에 수연은 제대로 겁을 먹었다. 백호가 커다란 입을 벌려 단번에 자신의 머리를 통째로 삼킬 것만 같아, 계속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서 기어갔다.밖에서 대기하던 사람들이 더는 못 참겠다는 듯 가리개를 확 젖히고 뛰어 들어왔다.“수연!”“수연아! 괜찮아?”제일 먼저 들어온 사람은 키가 훤칠하고 피부가 까만 청년이었다.청년이 들어오자마자 바닥을 기어가는 수연을 보더니 주먹을 불끈 쥐고 란사에게 다가갔다.“감히 수연을 괴롭혀? 죽여버릴 거야!”“네놈이 감히!”“창야, 진정해!”번개같이 란사의 앞에 나타난 충도인이 고충을 조종하여 무례한 백수족 청년을 혼내려고 할 때, 뒤를 따라온 중년 사내가 나서서 말렸다.하지만 충도인과 중년 사내가 아무리 빨라도 백호만큼 빠르지 못했다.창야가 달려들어 주먹으로 치기 직전에 백호의 그림자가 눈앞에 스치면서 청년을 덮쳐버렸다.“크아아앙!”거대한 짐승의 포효에 창야는 겁을 먹고 까만 피부가 하얘질 정도로 안색이 창백해졌다.“창야!”창야가 백호에게 잡아먹힐 때, 중년 사내가 재빨리 뒤로 당겼기에 짐승의 아가리에서 살아남았다.하지만 이미 화난 백호는 주인을 공격한 인간을 쉽게 놓아줄 리가 없었다.“크아아아앙!”백호가 창야의 팔을 덥석 물어버렸다.“아아악! 내 팔! 내 팔!”“창야!”“제발 용서해 주세요!”수연은 창야가 죽을까 봐 무서워서 울음을 터트리고, 중년 사내는 분위기가 살벌한 것을 감지하고 황급히 란사 앞에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성녀 전하!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성녀 전하! 제발 창야를 용서해 주십시오!”“대사제! 일어나세요!”중년 사내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자 창야가 고통을 참으며 큰소리로 말렸다.그제야 란사는 창야가 대사제라고 부르는 중년 사내에게 시선을 돌렸다.키는 창야보다 크지 않아도 작은 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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