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381 - Chapitre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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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1화

이번에 란사가 코웃음을 쳤다.“내 사람을 찾는 데 백수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그녀의 말투에 비웃음이 섞인 걸 느끼고 기성이 미간을 찌푸렸다.“아닙니까? 성녀 대인의 지인 두 명이 선지에서 길을 잃었잖아요. 여기서 사람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우리 백수족의 구역이라면 모를까, 천시족과 만고족에 갔다면 아마 살아남기도 힘들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도 걱정되지 않습니까?”“두 사람은 나처럼 나약하지 않고 워낙 실력이 뛰어나서 전혀 걱정하지 않아요.”솔직히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거짓말이고, 추월과 북진연의 무공 실력을 믿고 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을 뿐이었다.하지만 이곳은 낯설고 3대 부족이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혹시나 예상하지 못한 위험에 처할까 걱정되지만, 대놓고 기성 앞에서 보여주지 않았다.지금 란사의 상황도 낙관적이지 못했다.기성이라는 백수족의 대사제가 그녀를 노리는 것 같은데 대략 무엇인지 짐작이 갔다.그녀의 피 아니면 영수일 것이다.피는 줄 수 있어도 영수는 절대 내놓으면 안 되었다.그렇다고 피도 함부로 주지 않을 것이다.너무 쉽게 내놓으면 여기 사람들이 우습게 보고 수시로 찾아와서 요구할 테니까.때문에 쉬운 존재보다 ‘선지의 성녀’라는 명분을 빌려야 했다.“그리고 오해하지 마세요. 두 사람은 내 호위무사라 저들이 먼저 나를 찾아와야 해요.”란사는 일부러 우아하고 도도한 말투로 말했다.다행히 기성이 그녀의 말을 어느 정도 믿었지만 역시 고단수라 겉으로 들어내지 않았다.“그렇군요. 성녀 대인은 호위무사에게 참 냉정하시네요. 부하들이 알아낸 소식을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제가 괜한 오지랖을 부렸네요.”그가 또 한 번 떠보자 란사가 피식 웃었다.‘정말 소식을 알아냈다면 지금까지 기다리지 않았겠지. 동굴에서 이미 나를 묶어 뒀을 거야.’충도인도 기성의 뻔한 이간질에 어처구니가 없어서 대놓고 흘겨보았다.‘두 사람의 무공 실력은 인간 병기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데, 성녀 전하가 두 사람의 안위를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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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한 명, 열 명, 백 명, 이곳에 나타난 것은 사람이 아니라 전부 시체였다.정확히 말하자면 천시족의 꼭두각시였다.망가진 집들이 들어선 폐허에서 천시족 열 명이 수십 개 꼭두각시를 조종하면서 조심스럽게 진입하고 있었다.그러다 가끔씩 천시족의 시체도 볼 수 있었다.전부 그 여인을 잡으러 왔지만 안타깝게 검에 찔려 죽었지만 말이다.그 외에 주인의 시체 옆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체 조각들이 널브러져 있는데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통제되지도 않았다.추월은 이미 죽은 꼭두각시가 갑자기 되살아 난다는 갓을 습격했을 때 문득 깨달았다.꼭두각시의 목을 자르고 심장을 찌르고 수장을 제거해도 다시 살아났기에, 사람에게 치명적인 약점은 꼭두각시에게 쓸모없다는 것을 터득한 것이었다.아무리 그들의 주인을 살해해도 천시족이 남아 있는 한, 여전히 주인을 잃은 꼭두각시를 조종했다.이런 꼭두각시를 완벽하게 제거하려면 팔다리는 물론 몸통까지 남김없이 잘라버려야 했다.이것들이 완전히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손을 써야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으니까.하지만 그녀의 입장에서 너무 체력이 많이 소진되었다.그림자 호위무사인 추월은 모든 공격 수법이 치명상을 공격하는 것인데, 꼭두각시들은 그녀와 상극이라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죽이려면 더 많은 공격과 힘이 필요했다.게다가 한 마리도 아니고 수백 마리를 상대하려면 철인이라도 결국 지쳐서 쓰러질 것이다.지금 추월은 이런 상태에 처했다.검을 쥔 손이 떨리고 계속 피가 흘러내렸지만 무뚝뚝한 표정으로 또다시 몰려온 천시족과 꼭두각시들을 노려보았다.순간 가면에 가려진 두 눈이 새빨갛게 변하면서 강렬한 살의를 들어냈다.“죽어! 주인님을 찾는 데 방해하는 놈들은 전부 죽여야 해.”추월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다 순식간에 원래 자리에서 사라졌다.마치 유령처럼 재빨리 꼭두각시 사이를 가로질러 그들을 통제하는 천시족 일행의 뒤에 나타난 순간 서슬이 시퍼런 빛이 번쩍였다.푸욱!한 천시족의 머리가 위로 날아가고 사방에 피를 뿌렸다.함께 있던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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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추월은 상대방이 다시 절하기 전에 머리통을 잘라버렸다.“도망쳐!”피 튀기는 장면을 본 나머지 사람들은 자기가 다음 표적이 될까 두려워서 곧바로 도망쳤다.그래도 추월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건 쉽지 않았다.천시족은 멀리 도망치지 못하고 따라오는 서늘한 빛이 스칠 때마다 몸뚱이가 사분오열되고 사방에 피가 비 오듯이 쏟아졌다.이곳의 사람들을 전부 쓰러트린 추월은 고개를 돌려 천시족 거주지를 노려보았다.그곳에서 수많은 눈동자가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두려움, 분노, 경외, 원망, 그중에서 제일 많은 것은 공포 속에 숨겨진 탐욕이었다.“저 여인을 잡으면 전설로만 들었던 살아 있는 꼭두각시를 만들 수 있어! 당장 잡아! 당장!”천시족 대사제의 명령이 떨어지기 바쁘게 부하들이 꼭두각시를 데리고 폐허 속으로 진입했다.탐욕으로 시체 무덤과 피바다를 만들고, 천시족에는 사상자가 끊임없이 나타났다.이 상황을 알 리가 없는 란사는 기성과 계속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제가 성녀 대인을 위해 일행을 찾아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들이 호위무사라도 정말 걱정되지 않습니까?”성지에 함께 들어온 호위무사라면 절대 평범한 실력이 아니라고 믿었다.이 점을 이용해 기성은 다시 그녀를 떠보았다.“마지막으로 말할게요. 당신들의 목적을 말하지 않으면 상의할 의미가 없어요.”란사는 이미 인내심이 바닥났다.기성 대사제의 말처럼 당연히 추월과 북진연이 걱정되지만 정체불명의 백수족에게 부탁하고 싶지 않았다.그들에게 부탁하는 것보다 차라리 직접 찾는 것이 훨씬 안전했다.사실 방금 전에 동굴에서 나올 때 두 사람을 찾으려고 이미 수많은 독충을 파견했다.유성이 직접 독충들을 조종하고 백수족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란사는 기성을 믿지 않기에 제일 먼저 백수족을 배제했다.그러니 일단 추월과 북진연이 백수족 구역에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마침 기성과 얘기하는 사이에 한 무리 독충이 땅속으로 기어 나와 빠른 속도로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했다.짧은 시간에 벌써 3분의 2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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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그것도 잠시 기성이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저희 백수족은 일부만 병에 걸려 죽었습니다. 성녀 대인께서 약간의 피만 희생한다면 우리 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그는 백수족의 상황이 언급할 가치도 없는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가식적인 태도에 란사가 속으로 냉소를 터트렸다.‘약간의 피로 치료가 가능해? 언제까지 내 앞에서 연기할 거야? 쓸데없이 떠보면서 끝까지 목적을 말하지 않겠다 이거지?’그들이 이러는 것도 성녀를 통제하여 주도권을 얻기 위해서였다.그녀는 무덤덤한 시선으로 부하들이 빈 그릇과 젓가락을 치우고 따뜻한 물을 잔에 따르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때 머리 위에 조용히 있던 유성이 움직였다.란사가 다시 피식 웃더니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랄 만한 행동을 했다.갑자기 뜨거운 물이 담긴 잔을 확 잡고는 맞은편에 앉아 있는 기성에게 던져버렸다.기성은 피할 새도 없이 정통으로 이마에 맞고 뜨거운 물이 얼굴을 적시고 옷까지 흘렀다.주변에 서 있던 백수족 부하들이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대사제!”“젠장! 감히 대사제한테 물을 뿌려?”“당장 성녀를 잡아들여라!”부하들이 분노하며 란사를 잡으려고 이쪽으로 뛰어왔다.물론 란사 측에 지켜줄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그녀가 물을 뿌렸을 때, 충도인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란사의 앞을 가로막으며 백수족의 부하들을 상대했다.“성녀 전하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리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충도인이 말하는 동시에 두 팔을 벌리자 소매에서 수십 마리 고충이 나오면서 살기등등하게 공격했다.“만고족 출신이야! 저놈도 함께 잡아들여!”백수족은 고충을 보자마자 단번에 분노하며 달려들었다.“다들 멈춰라!”보다 못한 기성이 고함을 지르며 분노로 똘똘 뭉친 부하들을 말렸다.“대사제! 성녀가 정말 너무합니다. 어떻게 잔을 대사제한테 던져요? 우습게 보이지 않으려면 반드시 본때를 보여줘야 합니다!”“맞습니다. 반드시 본때를 보여줘야 합니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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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질풍 표범!”백수족 부하들이 큰소리로 소환할 때마다 야수들이 한 마리씩 앞에 나타났다.늑대, 독수리, 독사, 표범까지 하늘에서 나는 동물과 땅에서 달리는 동물들이 전부 나타나다니, 란사와 충도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쳐다보았다.“이게 어떻게…”야수들이 어디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참으로 신기했다.‘백수족이 야수를 소환할 수 있나? 아니면 개인 공간이 있는 건가?’마지막 추측에 란사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벌떡 일어섰다.갑작스러운 행동에 짐승들이 잔뜩 경계하더니 주인의 명령을 따라 모두 그녀에게 돌진했다.“멈춰라!”대사제가 다시 한번 부하와 야수를 제지했다.그러나 이미 화가 끝까지 치밀어 오른 부하들은 오늘 반드시 외부인 두 사람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결심하였기에 절대 멈추지 않았다.야수들도 아가리를 쫙 벌리고 곧바로 란사에게 돌진했다.“성녀 전하, 조심하세요!”감히 성녀 전하를 해치다니, 충도인은 속에서 분노가 차올랐다.‘빌어먹을 놈들! 며칠 전에 너희 덜 혼났구나. 오늘 반드시 백수족 놈들에게 내 진정한 실력을 보여줄 것이다.’“아가들아! 모두 나와서 무례한 놈들을 혼꾸멍을 내주자!”그의 명이 떨어지자 수천 마리 고충이 도포에서 기어 나와 사정없이 달려들었다.양쪽의 야수와 고충이 교전을 벌이려는 순간, 청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당장 멈춰!”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란사였다.충도인에게 있어 그녀의 명령은 절대적이기에 바로 고충들의 공격을 제지시켰다.오히려 상대방 백수족은 주인과 부하가 겁을 먹은 줄 알고 하나같이 비웃으며 낄낄거렸다.“소용없어! 그러게 왜 창야를 괴롭히고 대사제한테 무례하게 굴었어? 오늘 절대 이렇게 넘어가지 않아!”“맞다. 늑대, 저놈들 팔과 다리를 사정없이 물어뜯어서 복수하자!”“창야와 대사제 대신 복수하자!”백수족 부하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면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그 순간 모두가 충격에 빠지는 장면이 나타났다.야수들이 란사의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 아연실색하며 막으려는 충도인과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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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화

”맞아. 저 여인은 외부인이잖아?”“우리 선지 출신이 아닌데 어떻게 야수들을 조종해? 심지어 곁에 있는 늙은이도 외부인인데 어떻게 만고족의 고충술을 사용하지?”전에 충도인의 고충을 봤을 때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심지어 외부인이 아니라 만고족의 고충사인 줄 알았는데, 란사의 명령에 야수들이 순순히 따르는 것을 보고 갑자기 어리둥절했다.“아우!”늑대 한 마리가 란사의 발치에 엎드리더니 간드러진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그 장면을 본 늑대의 주인이 충격에 휩싸였다.‘늑대가 지금 애교부리는 거야?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평소 위풍당당하고 무자비하던 늑대가 외부인 성녀에게 애교를 부렸다.문제는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늑대뿐만 아니라 살기등등한 기운을 뿜어내던 흑곰과 사람 허벅지만큼 굵은 독사, 그리고 성인의 키와 맞먹는 독수리 등 모든 야수가 늑대처럼 자발적으로 란사에게 굴복했다.야수들이 란사의 다리와 발에 머리를 비비지 않으면 더 잘 보이려고 다른 야수를 밀어냈다.마치 총애를 받으려고 경쟁하는 것 같았다.유일하게 움직이지 않은 것은 백호에게 한 대 맞고 제압당한 질풍 표범이었다.지금 질풍 표범은 란사에게 잘 보이려고 애교를 부리는 형제들이 너무나 부럽고 샘이 나서 눈물까지 흘렸다.“늑대! 빨리 돌아와! 내가 네 주인이야! 그 여인한테 속지 마!”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늑대의 주인이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아끼던 야수를 소환했다.그래도 늑대는 주인을 쳐다보지도 않고 엉덩이로 황금 독수리를 밀쳐내고는 억울한 듯 낑낑거리며 란사의 관심을 받으려고 노력했다.난생처음으로 야수들의 환심을 산 란사는 너무 신기해서 꿈을 꾸는 것 같았다.그와 동시에 백수족의 야수들은 자신의 영기를 아주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방금 전에 야수들이 나타난 순간, 그녀의 옥패 공간에서 영기가 파동을 일으키더니 짧은 순간에 어떻게 야수를 길들이는지 가르쳐주었다.란사는 가르쳐 준 대로 야수들이 공격하기 전에 먼저 공간의 영기를 발사했더니 적대적이던 야수들이 바로 얌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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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란사의 몸에서 발산한 영기에서 적어도 절반 이상은 소용돌이처럼 백호의 입으로 들어갔다.물론 이런 신기한 장면은 타인이 볼 수 없었다.현장에서 란사 외에 누구도 영기를 보지 못하니 따라서 백호 몸에서 발생하는 현상도 볼 수 없었다.그래도 백수족 입장에서 여인 혼자서 수많은 야수를 굴복시키는 장면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백수족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그때 한 그림자가 부하들과 란사의 가운데에 나타나더니 쿵 하고 무릎을 꿇었다.“성녀 대인을 뵙습니다.”그는 바로 대사제 기성이었다.그 바람에 부하들은 더욱더 경악을 금치 못했다.멀뚱히 서서 기성과 란사를 번갈아 보았지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기성이 고개를 돌려 그들에게 호통쳤다.“언제까지 구경만 할 것이냐? 어서 성녀 대인께 예의를 갖추고 사죄하라!”대사제의 엄숙한 말투와 매서운 눈빛에 백수족 부하들이 무언가 깨달았다.자신들의 야수가 란사에게 살갑게 붙어 있는 장면을 멍 하니 바라보다가 놀라운 표정을 짓더니, 공손한 태도로 기성을 따라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성녀 대인을 뵙겠습니다.”“저희가 눈이 멀어서 성녀 대인께 무례를 범했습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십시오!”란사는 한 손으로 백호의 머리를 쓰다듬고 다른 손으로 구렁이의 꼬리를 휘감으며 노느라 보는 척도 하지 않았다.순간 정적이 흘렀다.그녀가 무심하게 행동할 때마다 백수족의 호흡소리는 점점 더 무거워졌다.모두가 ‘진정한 성녀’라는 것을 알아차린 이상 더는 선두주자 대신 나서지 않았다.특히 야수를 빼앗긴 주인들은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점점 몰려오는 두려움에 식은땀까지 뚝뚝 흘렸다.한참이 지났는데도 란사는 여전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성녀는 대체 무엇을 기다리는 걸까?’기성의 얼굴에 뿌려진 뜨거운 물은 이미 식었고 젖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알 수 없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던 그는 무언가 알아차렸는지 눈을 번쩍 떴다.‘맞다. 방금 성녀가 마지막 기회라고 했어. 그러니까 진정한 목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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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외부인은 선지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고요?”란사는 그 예언을 되뇌었다.기성은 다시 자리에 앉은 란사를 바라보며 여전히 망설였다.‘다 말할까? 하지만 성녀 대인은 외부인이야. 그러다 혹시나… 예언처럼 선지를 파괴하면 우리가 다 위험해져.’‘아니야. 잠깐만. 어쩌면 내가 틀렸을지도 몰라. 지금 선지는 이미 위험에 처했어. 성녀 대인의 말처럼 모든 것이 위태로워서 어차피 성녀가 없어도 다 죽게 생겼어. 그렇다면 희망을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이런 생각에 기성은 곧바로 결단을 내리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공손한 태도로 머리를 숙였다.“성녀 대인,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온갖 무례를 범했던 것에 대해선 기꺼이 벌을 받겠습니다. 성녀 대인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얼마든지 화풀이하셔도 됩니다.”말을 마치던 기성이 갑자기 옷소매에서 작은 비수를 꺼내자, 충도인이 무의식적으로 경계하며 란사의 앞을 가로막았다.뜻밖에 기성은 비수를 란사에게 겨누지 않고 자기 한쪽 팔을 찔렀다.“윽!”“대사제!”“대사제!”깜짝 놀란 백수족 부하들이 걱정되어 우르르 다가가려고 하자 기성이 큰소리로 제지했다.“오지 마! 다들 무릎을 꿇고 성녀 대인께 사죄하거라!”부하들은 어쩔 수 없이 동작을 멈추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무릎을 꿇었다.그래도 걱정되는지 대사제 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그들과 반대로 란사는 기성이 스스로 벌을 내려도 눈 하나 깜박거리지 않고 싸늘하게 쳐다보았다.‘내가 온갖 수작을 부렸는데 한 번 찔렀다고 용서해 줄 리가 없지.’그녀의 표정을 살피던 기성은 과감하게 비수를 뽑고 다시 자기 몸을 서너 번 찔렀다.그것도 급소를 피해서 찔렀기 때문에 피가 무섭게 흘러도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성녀도 정말 죽기를 원하지 않기에 서슴없이 자신을 찌른 것이었다.기성이 어느 정도 성의를 보이자, 란사가 드디어 눈꺼풀을 천천히 뜨며 입을 열었다.“이제 말해 보세요.”기성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는 창백한 얼굴로 무릎을 꿇고 앉아 그동안 숨겼던 목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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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군사력이 없는 작은 부족은 불과 1년 만에 전부 소멸되고 남은 3대 부족은 부패독을 같은 부족에게 옮기거나 야수, 꼭두각시, 고충에게 이전시키면서 지금까지 버텼습니다. 하지만 부패독을 온전히 없앨 수는 없었습니다. 남은 독은 우리 몸에 깊게 스며들어 살과 뼈를 부식시켰어요.”“천시족과 만고적은 오래전부터 사상자가 나타났습니다. 시체는 몰골이 흉해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었죠. 게다가 사상자가 나올 때마다 부패시체로 진화했습니다. 우리 백수족은 제 피가 특수하기에 증상이 심각한 사람이 마시면 한동안 버틸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해결하지 못했어요.”여기까지 말하던 기성이 쓴웃음을 지었다.이어서 팔을 뻗어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부패독에 심각하게 감염된 팔을 드러냈다.“저도 부패독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부패독에 감염된 순간부터 제 피도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지요. 이제 성녀 대인만 저희 백수족을 살릴 수 있습니다.”쿵! 쿵! 쿵!“성녀 대인, 저희 백수족과 선지를 도와주십시오!”그는 다시 바닥에 이마를 박으며 도움을 청했다.“전에는 제가 잘못했습니다.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으셨다면 기꺼이 벌을 받겠습니다. 저희 부족과 선지만 살려주신다면 제 목숨을 희생해도 상관없습니다.”기성은 진심으로 부족을 살리고 싶은 마음에 울먹거리며 마지막 말을 전했다.한 부족의 대사제로서 이 많은 사람들이 죽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그의 얼굴은 어느새 눈물범벅이었다.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퍼렇게 멍든 이마를 계속 땅에 박으며 절을 올렸다.“대사제!”“흑흑… 성녀 대인, 제발 제발 저희를 구해주세요!”“다 저희 탓입니다. 대사제를 나무라지 마십시오. 대사제도 저희를 구하려고 그런 것입니다.”“저희가 주제도 모르고 성녀 대인의 피를 빼앗으려고 했습니다. 저희를 죽여주십시오!”“저희를 벌하여 주십시오.”“기꺼이 벌을 받겠습니다.”사방에서 백수족들이 모여들어 일제히 성녀를 향해 진심을 담아 사죄했다.그들도 눈물을 머금고 기성처럼 란사에게 절을 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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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그 순간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그녀의 공간에 나타나서 조금 당황했다.그것도 자신의 정체를 보여주지 않으려고 흰 안개에 둘러싸여 있었다.공간은 그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라 그것의 정체를 알고 싶고, 어떻게 공간에 나타났는지 궁금했다.안타깝게도 지금 상황에 공간에 들어갈 수 없었다.란사는 아직도 조용히 무릎을 꿇고 앉아 자신의 말을 기다리는 백수족을 쳐다보며 턱을 만지작거렸다.“내 능력이 되는 한 부패독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겠지만 장담할 수 없어요. 그리고 내 피는 당신들한테 주지 않을 테니까 아예 기대하지 마세요.”전에는 혼수상태에 빠진 틈을 타 피를 빼앗겼지만, 이제 깨어났으니 다시 피를 빼앗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기성과 백수족을 도와주겠다고 말한 것도 온전히 선심 때문은 아니었다.기성의 말을 통해 수년 전에 신계의 문을 연 외부인이 떠올랐다.‘그 외부인이 신왕이겠지.’그것도 신왕이 자기 입으로 문을 열었지만 들어오지 못했다고 말했었다.마침 시간도 그쯤이고 여러 가지 일들을 연결하면 그가 확실했다.만약 그 뒤에 다른 사람이 계동의 문, 즉 선계의 문을 열지 않았다면 여지없이 신왕이 선지를 위험에 빠트린 장본인이었다.“그 외부인 외에 다른 사람은 선계의 문을 열지 않았어요?”갑작스러운 질문에 기성은 어리둥절했다.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솔직하게 대답했다.“없습니다.”“확실해요? 오 년 전, 아니 십 년 안에 문을 연 사람이 한 사람밖에 없었어요?”란사가 다시 확인했다.그녀가 진지하게 묻자, 기성은 기억을 꼼꼼히 되새겨보다가 정중하게 고개를 저었다.“확실합니다. 그 외부인 문을 열기 전까지 백 년 동안 한 번도 열린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문이 닫히고 성녀 대인이 나타나기 전까지도 다시 열리지 않았습니다.”기성이 단호하게 말한 걸 보아 신왕이 틀림없었다.“성녀 대인, 왜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시는 겁니까?”기성은 벌써 한 가지 가능성을 짐작했는지 란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그의 눈빛이 이글거리자 란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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