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1371 - Bab 1380

1434 Bab

제1371화

시험에 성공한 란사가 미소를 머금고 백호의 앞에 다가오더니 몸을 살짝 숙여 인사했다.“고마워.”“크응.”백호는 또 그녀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돌려 대답하는 것처럼 작게 소리를 냈다.그러고 얌전히 란사의 곁으로 돌아오더니 아직도 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꼬리로 창야를 밀쳐서 날려버렸다.저항도 못하고 석벽에 세게 부딪친 창야는 입안으로 신음을 삼키고 더는 란사에게 무례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대사제는 눈빛을 반짝이더니 방금보다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성녀 대인. 백호 대인.”“난 됐어요. 백호가 자비를 베푼 것은 죽일 죄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만약 또 무례하게 군다면 내가 나서서 말려도 소용없을 거예요.”란사가 빙그레 웃으면서 경고하는 말에 대사제는 부정하지 않았다.왜냐면 그녀 곁으로 돌아간 백호가 거대한 몸집과 긴 꼬리로 주인을 감싸고, 주인이 보지 못하는 각도에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쏘아보며 경고했기 때문이었다.호랑이의 사나운 기운은 정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금이 저리게 만들었다.처음에 여인의 신분이 성녀라는 것을 믿지 않았는데, 지금 백호가 주인을 이토록 감싸는 것을 보고 더는 의심하지 않았다.‘틀림없이 성녀야. 게다가 성녀의 피는 전설 속의 선인의 피가 확실해.’그녀의 신분을 확신한 순간 대사제의 주변에 싸늘한 기운이 돌았다.그러다 뚫어지게 쳐다보는 백호의 시선을 느끼고 화들짝 놀라면서 정신을 차렸다.선인의 피가 아무리 귀해도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하지 않았다.예전처럼 백호가 없었다면 얼마든지 손을 쓸 수 있었는데, 백수족에 갑자기 백호가 나타나 성녀를 데려간 후부터 가장 좋은 기회를 잃어버렸다.게다가 백수족에게 절대 성수(圣兽)를 해치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기 때문이다.“성녀 대인, 안심하세요. 오늘 창야가 죽음을 면했지만 나중에 제가 엄중히 벌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중상을 입은 것도 모자라 또 엄벌까지 받아야 한다니, 창야는 홧김에 피가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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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란사의 질문에 대사제가 눈살을 찌푸렸다.그가 대신 말하려고 입을 벌였는데 충도인이 눈치 빠르게 막아버렸다.“우리 성녀 전하는 수연 낭자한테 물었다. 잡것들은 전부 입 닥치고 있어.”대사제는 어처구니가 없었다.‘잡것들? 이 동굴에 외부인이 세 명 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수연을 제외한 나와 창야가 잡것이란 말인가? 아니야.’하마터면 충도인의 말에 휘말릴 뻔했다.백수족의 구역에서 역지사지로 외부인 취급을 받다니, 대사제는 몰래 그를 쳐다보았다.그런데 상대방은 오히려 당당하게 고개를 쳐들고 대놓고 비꼬는 것이었다.대사제는 그 꼴을 보고 따지기도 귀찮았다.고작 하인 따위를 제거하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다.기회를 봐서 아무 짐승에게나 먹이로 던져주면 그만이니 이런 소인배에게 쓸데없이 감정을 소모할 필요가 없었다.문제는 성녀였다.조금 늦게 왔을 뿐인데 그녀에게 숨겨야 할 것을 알리고 말았다.하지만 이미 경고를 받은 상황이라 더는 수연을 말릴 수 없었다.괜히 끼어들었다가 수상한 것을 눈치챌까 봐 걱정되었다.특히 의심이 많은 성녀 앞에서 말린다면 오히려 더 많은 의심과 반감을 살 것이다.이제 막 성녀를 모셔 왔는데 그녀가 백수족을 혐오하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만약 성녀가 백수족을 싫어한다면 성수인 백호마저 그들을 배척할 것이다.그러니 절대 그런 일이 없어야 했다.이런 생각에 대사제는 결국 수연을 막지 않고, 알고 있는 부분을 말하도록 내버려두었다.“네. 성녀 대인께서 궁금한 것을 제가 다 말씀드릴게요. 사실 그 사람들은 불치병에 걸렸어요. 전설에 따르면 선인의 피로만 치료할 수 있는데 성녀의 피가 바로 저희 3대 부족이 찾고 있는 선인의 피였어요.”수연이 진지하게 상황을 설명했다.“선인의 피?”란사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내 피가 이런 효능이 있는 걸 왜 몰랐지? 해독하고 문을 여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불치병도 고칠 수 있어?’그녀는 수연이 말한 ‘성녀 대인’이 무조건 자신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굳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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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란사는 진심으로 탄복하는 표정을 지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정말 대단하신 분이구나. 그런데 대사제한테 ‘선인의 피’가 없는데 어떻게 불치병 환자를 구했어? 혹시 내가 오기 전에 다른 성녀가 계셨어?”그녀는 정말 궁금한 것처럼 두 눈을 깜박거렸다.이번 질문에 수연이 고개를 돌려 대사제의 눈치를 보면서 대답할지 말지 망설였다.그러자 대사제가 담담한 말투로 직접 해명했다.“제 피를 사용했습니다.”예상하지 못한 대답에 란사가 한쪽 눈썹을 치켜 올렸다.그녀보다 충도인의 반응이 더 가관이었다.“당신 몸에도 선인의 피가 흘렀어? 당신 피로 치료할 수 있었으면서 왜 우리 성녀 전하의 피를 내놓으라고 난리를 쳤어?”“내 피는 선인의 피가 아니다.”대사제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설명을 보충했다.“저는 평범한 인간이라 선인의 피가 없습니다. 오로지 성녀에게만 선인의 피가 있고 불치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 제 피는 잠시 목숨을 연장해 줄 뿐이지요.”진정한 선인의 피가 없다면 대사제의 피를 마신 환자들도 결국 죽는다는 뜻이었다.그렇기 때문에 란사가 제사대에 강림했을 때, 백수족은 그녀가 성녀인 줄 알고 미친 듯이 달려들어 피를 요구하고 심지어 죽일 생각까지 했었다.다행히 영감과 백호 대인이 성녀를 보호하여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그렇기 때문에 지금 대사제는 더 이상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부족을 용서하지 않고, 다른 부족의 희망까지 망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특수한 피가 또 있었어.’란사는 눈앞의 대사제를 자세히 살펴보았다.어디서 본 것 같은 익숙한 얼굴인데 누구인지 콕 짚어서 말할 수 없었다.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고 기억을 되새기다가 갑자기 자기 이름을 말했다.“아, 난 란씨 성이고 이름은 무우예요. 아직 대사제의 이름을 여쭙지 못했네요.”“란씨 성이라고요?”성씨를 얘기하자 대사제가 의아해하며 물었다.란사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혹시 란씨 성에 대해 아는 것이 있어요?”대사제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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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4화

이처럼 혈육이 한 명도 생존하지 않은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대부분 멸족을 당하거나 혹은 혈육들이 죽었기에 나타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그런데 지금 성녀가 멀쩡히 살아 있으니 후자일 리는 없기에, 대사제는 과감하게 첫 번째 경우라고 생각했다.어쩌면 성녀의 가문이 멸망하여 혈육이 한 명도 남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그렇다면 대사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지 않은가?하지만 이번 점괘는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란사는 우연히 백수족의 대사제와 혈연관계라는 것을 발견하고 더 이상 성급하게 묻지 않았다.그저 대사제와 수연 관계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한 후에 그만두었다.란사의 질문이 끝나자 대사제가 청을 올렸다.“성녀 대인, 이제 질문이 끝난 거 같으니 창야를 데리고 나가서 상처를 치료해 줘도 되겠습니까?”그가 피범벅이 된 창야의 손을 힐끗 보면서 공손하게 부탁했다.창야의 팔을 제때에 치료하지 않으면 잘라내야 할 것이다.란사도 난감하게 붙잡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가 보세요. 참, 만약 부족 중에 치료할 의원이 없다면 다시 오세요. 내가 의술을 다룰 줄 알아서 도움이 될 겁니다.”그러나 대사제는 그녀의 실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흘려들었다.그렇다고 대놓고 무시하지 않고 겉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알겠습니다. 제가 창야 대신 감사를 드립니다.”“수연, 창야를 부축하고 나가자꾸나.”수연이 재빨리 일어나 조심스럽게 창야를 부축하자 대사제도 옆에서 거들어 주었다.란사가 세 사람이 나가는 것을 보다가 시선을 거두려고 할 때, 창야가 고개를 돌려 죽일 듯이 노려보는 것이었다.‘이 자식이 방금 째려봤어?’왠지 이번에 제대로 도발당한 것 같았다.‘덩치는 산만해서 이름에 걸맞지 않게 속이 좁네. 백호한테 어쩌지 못하니까 나약한 나한테 보복하겠다는 거야? 웃겨 죽겠어.’만약 창야가 다시 무례하게 군다면 란사도 더는 참아주지 않을 것이다.그녀의 안색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했다.평소에도 호락호락하게 당하면서 사는 그녀가 아니기에 누가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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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5화

아직 백수족의 성수와 야수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백호는 본래 지혜가 있는 것처럼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분위기와 감정도 잘 파악하여 평범한 짐승처럼 볼 수 없었다.특히 외모도 평범하지 않았다.예전에 서적에서 본 기억은 없어도 화본에 등장하는 4대 성수 청룡, 백호, 주작, 현무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었다.본래 란사는 세상에 4대 성수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청룡만 보아도 말할 것도 없었다.세상에 용이 존재할 리가 없지 않은가?분명 사람들이 꾸며낸 신화나 전설인데 진짜일 리가 없다고 굳게 믿어왔다.그런데 오늘날 백수족에서 만난 백호는 확실히 남다른 점이 있고 특별했다.란사는 겉으로 평범한 인간이지만 환생, 공간, 영수 등등 특별한 부분이 있는 것처럼 백호에게도 특별한 무언가 있는 것 같았다.“충도인, 잠시 나가서 망을 봐줘요.”“네, 성녀 전하.”얌전히 있던 충도인이 몸을 살짝 굽혀 대답하고는 밖으로 나가 충실하게 동굴 입구를 지켰다.“크응!”주인이 타인에게 주의를 돌린 것이 서운했는지 백호가 애교를 부리듯 나지막하게 웅얼거렸다.그 소리에 란사가 다시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관두자. 네 정체가 무엇이든 상관없어. 내가 여기를 떠날 때까지 잘 보호해 준다면, 네가 원하는 것을 얼마든지 줄게.”란사가 다정하게 웃으면서 공간에서 영수 한 그릇 떠다 백호 앞에 놓았다.“방금 너무 잘해서 상을 주는 거야.”영수가 나타나자 역시나 백호의 반응이 달라졌다.백호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영수를 응시하더니 란사가 바닥에 놓자마자 그릇째로 삼켜버렸다.“어머, 그릇까지 먹으면 어떡해.”란사가 막을 겨를도 없이 그릇이 순식간에 백호의 입안에서 사라졌다.“쯧, 다음에 그릇에 주면 안 되겠어.”그녀는 백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참이나 교감한 후에야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주인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백호도 일어서서 뒤를 따랐다.마치 주인만 따르는 대형 애완동물처럼 한 발짝도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앞에서 걷던 란사가 뒤에서 따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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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6화

충도인은 열렬한 환영에 어안이 벙벙했다.“이…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방금 동굴 입구를 지키려고 나왔을 때, 갑자기 수천 명 사람들이 사방에서 나타나면서 순식간에 협곡을 꽉 채웠다.그때 충도인은 위험을 느끼고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그들이 손에 무기까지 들었다면 진작에 공격했을 것이다.위험을 감지한 그는 란사에게 보고할까 말까 고민할 때 마침 그녀가 동굴 안에서 나왔다.충도인이 보고하려고 입을 열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수천 명이 이구동성으로 인사를 올리는 것이었다.웅장한 장면과 협곡에 울려 퍼지는 소리에 충도인은 충격을 먹고 란사는 어리둥절했다.그녀는 멀리서 천천히 걸어오는 기성을 차가운 시선으로 주시했다.“대사제, 이것이 백수족이 환영하는 방식입니까? 참으로 정성이 대단하네요.”란사는 눈만 웃을 뿐, 표정은 여전히 싸늘했다.만약 추월과 상한아가 여기 있었다면 지금 주인의 마음이 얼마나 불편한지 알아차렸을 것이다.대사제는 추월과 상한아과 비교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 눈치가 빨랐다.본래 성대한 환영식으로 성녀에게 아첨하려고 했는데 싸늘한 말투에 실수했다는 것을 느꼈다.외부에서 온 성녀는 왠지 이런 장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게다가 아직 준비한 것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이 방법이 통하지 않아서 마음 한구석이 싸늘하게 식어갔다.그래도 대사제는 심호흡으로 가까스로 진정하고 이내 미소를 지었다.“죄송합니다. 본래 성녀 대인께 무례를 범했던 녀석들을 불러 사죄하려고 했는데, 큰소리로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네요. 지금 당장 물러가라 명하겠습니다.”기성은 말을 끝내자마자 돌아서서 손을 크게 흔들었다.수천 명의 백수족은 불만을 표하지 않고 신속하게 시야에서 사라졌다.“풋.”가식적인 대사제의 태도에 란사가 웃음을 터트렸다.한 부족의 대사제 답게 부족을 아끼는 마음이 지극정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녀가 깨어나서부터 백수족이 ‘성녀 대인’이라 공손하게 불렀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진심으로 공경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방금 창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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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7화

만약 백수족 대사제의 성이 증외모조와 같은 기씨가 아니었다면, 그를 의심하고 란씨 성이라고 밝히지 않았다면, 지금쯤 기성의 손에 잡혔을 것이다.게다가 기성과 혈연관계지만 육친이 아닌 이상, 대사제 입장에서 수백만 명이 넘는 부족과 먼 친척인 란사 중에 그녀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혈연관계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그녀가 무덤덤하게 쳐다보고는 미소를 지었다.“난 이런 형식적인 걸 좋아하지 않아요. 앞으로 최대한 절제해 주세요. 그리고 지금 배가 고픈데 먹을 걸 가져다줄 수 있어요?”기성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성녀가 이토록 담담할 줄이야.그녀가 자신의 속내를 알아차리고 한바탕 난리를 칠 줄 알았는데 이런 반응이라니, 갑자기 어떤 여인인지 간파할 수 없었다.‘정말 조용한 걸 좋아하나? 아니면 그냥 배짱도 없는 건가? 아니야. 정말 배짱이 없다면 창야가 팔을 잃어버리지 않았어.’방금 창야를 데리고 의원을 찾아갔었는데 이미 늦어서 치료할 수 없게 되었다.그래서 팔을 잃어버린 창야 대신 복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그럼요.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성녀 대인께서 며칠이나 혼수상태에 빠지셔서 배고픈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네요. 지금 바로 준비해 오겠습니다.”그가 고개를 돌려 곧바로 지시했다.“성녀 대인께 잔칫상을 차려오거라.”“네.”수연과 똑같은 차림새인 여인이 명을 받들고 조용히 물러가자, 기성이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성녀 대인, 이쪽으로 오십시오.”란사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자 뒤에서 백호도 따라왔다.충도인이 백호 먼저 한 발 빠르게 뒤를 따랐는데 백호가 긴 꼬리로 그의 종아리를 탁 쳤다.“악!”충도인의 비명소리에 앞에서 걷던 란사와 기성이 일제히 돌아서 보았다.“충도인, 무슨 일이에요?”란사가 의아한 시선으로 보며 묻자 충도인이 멋쩍게 웃으면서 대답했다.“아… 아니에요. 소인이 실수로 발을 밟고 말았습니다.”황당한 대답에 란사가 시선을 내려서 그의 다리를 쳐다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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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8화

”저기 봐. 그날 하늘에서 강림한 성녀야!”“어디 있어? 나도 보자.”란사는 충도인과 백호를 데리고 기성의 뒤를 따라 협곡을 가로 지났다.곧 백수족이 모인 곳에 도착했는지 곳곳에 일하거나 잡담을 나누는 사람들이 보였다.란사와 기성이 나타나자 모두의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되었다.그들은 먼저 대사제를 반갑게 맞이하고는 서먹한 눈길로 란사를 쳐다보며 수군거렸다.란사는 불편한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이 훔쳐보도록 내버려두었다.그리고 그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한 글자도 빠짐없이 그녀의 뒤에 들렸다.“저기 대사제 뒤에 있는 여인이야. 봤지?”“아, 봤어. 너무 예쁘게 생겼어. 저 여인이 성녀 대인이라면 바로 믿겠어.”“쯧쯧. 넌 얼굴만 밝히지? 아직은 성녀 대인인지 확실하지 않아!”“이유가 뭐야? 저분이 성녀가 아니야? 성녀의 피로 환자들을 살리지 못해?”“피는 쓸모가 있는데 외부에서 왔잖아. 외부에서 온 성녀지 우리 부족의 성녀가 아니야.”“그건 그렇지.”란사의 머리 위에서 유성이 날개를 움직이자 땅속에 몰래 들어가 주변을 관찰하던 독충들이 더는 소리를 전달하지 않았다.그녀는 눈을 지긋이 감고 백수족의 말속에서 단서를 찾았다.방금 전에 보았던 형식적인 인사치레보다 여기 백수족이 수근거리는 말소리가 진짜 속마음일 것이다.확실히 란사는 성녀지만 대명의 성녀이지 선지의 성녀가 아니었다.백수족도 바보가 아닌 이상 아무리 우연이라도 쉽게 그녀를 받아들이고 신앙으로 추대하지 않을 것이다.이러고 보니 대사제 기성의 피가 있어서 란사의 피도 그렇게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다.비록 대사제의 피로 잠시 목숨을 연장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이미 특별한 피인 건 확실했다.란사의 피가 사람을 살려도 그들이 말하는 선인의 피가 아닐 수도 있고, 그들이 추앙하는 성녀 대인이 아닐 수도 있으니, 확실한 신분이 증명되지 않은 이상 백수족이 의심하는 것은 당연했다.전에 지나치고 가식적인 열정과 공경에 비하면 이것이 오히려 정상적인 반응이었다.란사가 기성을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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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9화

기성이 달려들어 생고기를 빼앗으려고 하자 진작에 란사의 지시를 받은 충도인이 먼저 고기가 담긴 그릇을 발로 차버렸다.탁!쨍그랑!피가 흥건한 생고기를 담은 그릇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산산조각이 나고, 헛것을 잡은 기성은 그 장면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뒤늦게 란사가 자신의 반응을 떠봤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방금 백호가 생고기를 먹지 못하게 막은 행동으로 모든 게 들통나고 말았다.대사제가 천천히 일어서서 몸을 돌리고는 웃을 듯 말 듯하는 란사의 눈과 마주쳤다.“대사제, 갑자기 왜 그러세요? 설마 소고기에 무슨 문제가 있나요? 아니면 몸에 해로운 것이라도 들어 있나요?”란사가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하게 쳐다보았다.그녀의 말만 들어도 뭔가 알아낸 것이 틀림없었다.특히 ‘해로운 것’이라고 말할 때 기성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고기에 손을 대지 않았냐고 질의하는 것 같았다.란사는 이렇게 대놓고 까밝히고 백호까지 이용하면 백수족의 대사제로서 체면 때문이라도 더는 참지 못하고 본심을 드러낼 줄 알았다.‘이러면 발끈할까? 아니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그녀는 대사제와 백수족에서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알고 싶었다.그런데 기성은 생각했던 것보다 참을성이 강했다.란사가 삿대질하며 따지고, 생고기를 던지면서 떠보았는데도 안색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성녀 대인, 제가 제대로 대접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소고기에 조미료를 첨가한 건 맞습니다. 외부인들이 음식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려서 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어렵게 구해서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소금과 고춧가루는 백호 대인이 드시면 안 되기에 급하게 말린 겁니다.”대사제는 그럴듯한 핑계로 사실을 감추고는 란사를 향해 진심으로 사죄했다.“정말 죄송합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란사는 여전히 눈을 가늘게 뜨고 지긋이 쳐다보았다.“대사제, 방금 한 말이 확실합니까?”‘이래도 계속 모른 척한다는 거지?’다른 사람들의 눈에 란사가 생고기에 문제가 없는지 따지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기성에게 딴마음을 품지 않았는지 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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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0화

성녀에게 하찮은 수법을 많이 사용하면 무례한 행위지만 어쨌든 3대 부족 중 백수족의 대사제로서 속내가 들통나도 체면을 세워야 했다.게다가 이렇게 빨리 란사를 몰아붙이고 싶지 않아 당분간은 얌전히 있었다.돌탁자에 앉은 란사는 지극히 정상적인 맑은 쌀죽과 반찬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그런데 왼쪽에 충도인, 오른쪽에 기성, 발치에 백호가 앉아 식사하는 것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어서 갑자기 입맛이 떨어졌다.란사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렇게 보지 말고 두 분도 앉아서 드세요.”그녀가 무뚝뚝하게 말하자, 기성은 아주 자연스럽게 장포를 뒤로 젖히며 앉았다.“마침 배고팠던 참입니다. 성녀 대인께서 말씀하셨으니 사양하지 않겠습니다.”대사제가 빙그레 웃으면서 얘기하자 뒤에 있던 부하가 이내 음식을 차려 놓았다.옆에서 지켜보던 충도인이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았다.‘이런 뻔뻔한 영감탱이! 방금 성녀를 해치려다가 들통났는데 염치없이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한다고?’그가 기성에게 호통치려고 입을 벌렸을 때 란사가 살짝 고개를 돌려 째려보았다.“식사하지 않을 거면 저리 가 있어요. 밥맛 떨어지니까.”충도인이 씩씩거리면서 마지못해 자리에 앉았다.“풋.”맞은편에 앉은 기성이 비웃는 듯 코웃음을 치자 충도인은 속에서 분노가 부글부글 타올랐다.결국 참지 못하고 뻔뻔한 영감을 혼내려고 탁자 밑에서 몰래 고충을 움직였다.그것을 단번에 알아차린 란사는 어처구니가 없었다.‘여기가 남의 구역인 걸 그새 잊었어요? 상대방은 사람이 많아서 침만 뱉어도 우리는 익사할 수 있는데 여기서 대놓고 도발해요?’란사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계속 죽과 반찬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충도인의 몸이 경직되면서 아래로 내려다보더니 얌전히 고충을 거두었다.이어서 세 사람은 조용하고 태평하게 식사를 마쳤다.란사가 말이 없으니 기성도 말하지 않고 충도인은 더더욱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젓가락과 그릇이 부딪히는 청량한 소리만 들렸다.드디어 란사가 식사를 마치고 젓가락을 내려놓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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