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섭정왕 전하를 오시라고 한 건 부탁할 일이 하나 있어서입니다.”식사를 마친 후, 추월은 조용히 주방으로 들어가서 설거지를 하고 온사와 북진연은 정자에 마주앉았다.온사는 오늘 있었던 일을 북진연에게 설명하며 부탁을 청했다.“진국공 가문 사람들이 온자신에게 약을 먹인 것 같다는 말이지?”온사가 말했다.“의심이 아니라 확신입니다.”갑자기 돌변한 온자신은 마치 최근의 기억을 모두 잃은 것 같았다. 머리를 부딪힌 게 아니라면 약에 당했을 가능성이 컸다.그리고 그의 몸상태를 봤을 때, 후자일 가능성이 컸다.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온옥지뿐이었다.“그래. 내가 뭘 하면 되겠어? 내 다시 진국공부로 찾아갈까?”온사는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말했다.“아니요, 제 연극에 동참해 주시면 됩니다.”북진연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지만 그녀가 이미 생각해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더 캐묻지 않았다.“그래, 언제가 좋을까? 어디로 가면 되지? 내가 뭘 해주면 되겠어?”“내일, 황궁으로 갑니다.”온사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제가 성녀로 책봉된 이후 아직 태후마마께 인사를 드리지 않은 게 마음에 걸려서요. 그러니 섭정왕 전하께서는 내일 저와 함께 태후궁에 다녀왔으면 합니다.”“뭐든 네 뜻대로 하지.”다음 날, 진국공부.“아버지, 아버지!”마침 쉬는 날이었던 온권승은 아침 일찍부터 아들의 다급한 목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온자월이 씩씩거리며 서재로 들어오고 있었다.온권승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그에게 물었다.“무슨 일인데 이리 호들갑이니?”온자월은 숨을 헐떡이며 답했다.“아버지, 온사가… 섭정왕과 함께 입궁했습니다.”온권승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걔가 궁으로 갔어? 그런데 섭정왕은 왜?”온자월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건 저도 몰라요. 아침 일찍 수월관으로 갔다가 마침 온사가 섭정왕의 마차에 오르는 것을 봤어요. 황궁 방향으로 가더군요.”온권승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온자월이 물었다.“아버지, 온사가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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