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누구 탓할 거 없지요. 제가 그때 어리석어서 당신들이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제 잘못입니다.”온사가 울며 그들에게 애원했을 때도 그들은 그녀를 우습게만 생각했다.“그러니 원래 저에게 속했던 것을 돌려받겠다는데 무슨 문제 있나요?”“안 돼.”온권승이 뭐라고 하기 전에 온옥지가 먼저 단박에 거절했다.“귀운 장원과 봉운루는 막내의 것이야. 원하는 게 있으면 다른 걸 말해봐.”온옥지는 강경하게 나오면 온사가 포기할 거라고 쉽게 생각했다.온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추월에게 말했다.“좋아요. 그럼 그건 목숨으로 돌려받겠습니다. 추월아, 시작해.”촤르륵!장검이 순식간에 온옥지를 향했다.그래도 미리 대비하고 있던 온옥지는 가까스로 치명상은 피했지만 추월의 검이 그의 팔뚝을 찔렀다.살갗이 찢기는 소리와 함께 온옥지가 비명을 질렀다.“온사, 당장 그만 안 둬?”온권승이 말렸지만 온사는 요지부동이었다.추월이 재차 검을 들고 온옥지를 공격하려 하자, 온권승은 마지못해 큰소리로 외쳤다.”줄게! 다 줄게! 귀운 장원, 봉운루 다 줄게!”온사는 기다렸다가 추월이 온옥지를 한번 더 찌른 다음에야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됐어, 추월아. 이제 그만해도 돼.”온권승은 다급히 피칠갑이 된 온옥지를 부축했다. 상처에서 피가 끊임없이 뿌ㅁ어져 나오자 그는 분노에 이성을 잃었다.“너 오라버니에게도 이렇게 잔인하게 굴면서, 소문이 새어나가면 사람들이 널 성녀의 자격이 없다고 비난할까 봐 두렵지도 않니?”온사가 이리도 잔인하게 나올 줄은 몰랐던 온권승 부자였다.만약 온권승의 대답이 조금이라도 늦었더라면 온옥지는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었다.온옥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 모습을 지켜보는 온사는 기분이 상쾌해졌다.“진국공 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당신들이 나가서 소문을 퍼뜨린다고 해도 증인이 있어야지요.”온사는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온권승 부자는 그제야 자신들의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지방이 닳을 것처럼 드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