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는 거 보니 사실인가 보네?”“에이, 화 풀어. 형제끼리 농담 좀 할 수도 있지, 안 그래?”“그래요, 최 세자. 소문이 거짓이라면 이렇게 화낼 이유도 없죠.”사내들은 서로 눈치를 교환하고는 너 한마디, 나 한마디 최소택의 입을 틀어막았다.최소택은 씩씩거리며 그들에게 말했다.“누가 거짓 소문을 술자리에서 들먹이랬어! 또 허튼 소리하면 가만 안 둬!”“최소택, 농담 한번 한 것 가지고 왜 그리 흥분했어?”“그러니까요.”“방금 성녀 얼굴 보고 도망치니까 사람들이 오해한 거지.”“소문이 거짓이라면 어디 증명이라도 해보시지?”“그래요, 어차피 성녀 전하도 아직 저기 계시잖아요?”사람들은 최소택을 부추기기 시작했다.안 그래도 온사를 보고 기분이 안 좋았던 최소택은 더 기분이 더러워졌다.그는 친구 같지도 않은 인간들을 노려보며 말했다.“다들 날 웃음거리로 생각하나 본데, 내가 그딴 걸 왜 너희들한테 증명해야 하지?”“소택아, 그렇게 말하면 섭하지.”“그래, 형제끼리 누가 널 웃음거리로 생각한다고 그래?”사내들은 싱글싱글 웃으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갑자기 성녀를 여기서 보니까 궁금증이 생겨서 그러지.”“전에는 최 세자의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던 소녀가 존귀한 성녀 전하가 되실 줄 누가 알았겠어요?”“소택아, 온사 걔 신분이 변하더니 사람도 변했더라? 매몰차게 널 버렸는데 화도 안 나? 복수하고 싶지 않아?”‘화나! 어찌 화가 안 나겠어!’그는 지금도 온사만 보면 기분이 안 좋았다.하지만 복수는 꿈도 못 꿀 일이었다.최소택은 인상을 구기며 경고했다.“나 자극하지 마. 걔 앞에 안 나타난다고 이미 아버지와 약조했어.”“역시 소문처럼 겁쟁이였네.”누군가가 비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복수라는 게 굳이 네가 나서야 되는 일도 아닌데.”“그래요, 최 세자.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예요?”“쟤 아직도 성녀를 첩실로 들이겠다는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몰라!”최소택의 황당한 선언은 이미 경성 공자들에게 소문이 쫙 퍼진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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