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471 - Bab 480

505 Bab

제471화

“아무리 폐하께서 이 자리에 오신다고 하여도 어른을 공경해야 하거늘, 그애가 제게 손찌검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경스럽다고 비난하겠어요!”쾅!듣다못한 충용 후작은 책상을 쾅 내리쳤다.“웃어른 행세하면서 사람을 깎아내리지 마. 온사가 직접 하지 않더라도 그애의 주변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섭정왕 전하는 제쳐두고서라도 수월관 막수 사태는 형님의 따귀까지 때린 사람이야. 그런 사람이 부인이 자기 제자를 괴롭히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온아려는 순간 당황했지만 여전히 불복한 듯, 중얼거렸다.“그래봐야 비구니죠. 오라버니께서 가만히 맞고만 계신 건 여인에게 손찌검을 하기 싫어서일 거예요. 그게 아니었으면 진작에 오라버니 손에 혼쭐이 났겠죠!”충용 후작은 바둑판을 밀쳐두고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그렇게 생각할 거면 내 말을 들을 필요도 없겠지. 그 대단한 오라버니에게로 돌아가.”온아려는 진심으로 화난 부군의 얼굴을 보고 그제야 고개를 숙였다.“예, 그냥 제가 입 다물고 있을게요. 부군의 말만 따르면 될 것 아닙니까.”충용 후작은 차갑게 코웃음 치고는 지시를 내렸다.“지난번에도 다시 안 그러겠다고 하더니, 3일 금족하고 집에서 가만히 반성하도록 해.”온아려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제가 말을 잘 듣겠다고 했지 않습니까? 왜 또 저를 벌하시는 겁니까?”충용 후작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내 말이면 다 듣는다고 하면서 왜 또 거부하는 거지?”온아려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너도 똑같아. 한달 방 문을 나가지 말고 안에서 반성하도록 해.”최소택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아버지! 어머니께는 3일 금족령이면서 왜 저는 한달인가요!”게다가 방밖을 나가지 말라니! 답답해 죽으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너도 내 말을 안 들을 거면 당장 내 집에서 나가!”충용 후작은 아들에게 이미 인내심이 바닥난 상태였다.최소택은 하는 수없이 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전에 꼭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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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오라버니, 약재와 모종도 도착했고 일꾼과 텃밭도 준비되었으니 더 기다릴 게 있나요? 지금 시작하죠?”온옥지의 정원. 온모는 짜증스럽게 장부를 펼쳐보며 온옥지를 다그쳤다.“온… 아니 언니는 이미 저희들보다 앞서가고 있어요. 한달 전에 이미 파종을 마쳤는데 더 기다리다가는 언제 따라잡아요?”“막내야, 급할 것 없어.”온옥지는 누군가의 약초 재배 기록일지를 들고 있었다.온사가 여기 있었다면 그 일지를 바로 알아보았을 것이다.“아버지께서 주신 이 일지에 아주 상세한 기록이 쓰여 있어. 위에 쓰인 대로 약초를 재배한다면 분명 따라잡을 수 있을 거야.”그 말을 들은 온모도 호기심 어린 얼굴로 일지를 살펴보았다.“그래요? 그렇게 대단한가요? 누가 쓴 일지인가요? 차라리 아버지께 말씀드려서 이 일지를 쓴 사람을 데려다가 일꾼으로 쓰면 더 빠르지 않나요?”온옥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건 안 될 거야. 보아하니 꽤 오래된 일지 같아. 아마 이 일지의 주인은 진작에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거야.”그 말을 들은 온모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왜 그리 일찍 죽어 가지고 내가 이런 일을 하게 만드는 거야!’그녀는 진국공부에 온 뒤로 호사스러운 귀족 아씨의 삶을 누리며 살아왔다. 하지만 온사가 집을 나간 이후로 온갖 비난과 물매를 맞아야 했다. 존귀한 진국공부의 아씨가 텃밭이나 일구며 살아야 한다니 내킬 리가 없었다.친히 모종을 심는 게 아니더라도 온모는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 없었다.세상에 밭일을 하는 귀족 아씨가 어디 있단 말인가!처음에 아버지께 제안을 들었을 때도 그리 내키지 않았지만 요즘은 대문을 나가면 다른 귀족 아씨들의 비웃음을 들으니 배알이 꼬일 대로 꼬인 그녀였다.“오라버니, 이 일은 오라버니가 하시는 게 좋겠어요. 저는 손재주가 없어서 아버지께서 시키신 일을 망칠까 걱정이네요. 오라버니는 똑똑하시니까 저보다 훨씬 잘하실 수 있을 거예요.”그녀는 그런 말을 하며 파종과 심부름 일을 모두 온옥지에게 맡겼다.자신은 나중에 관건적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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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잠시 후, 최소택이 안으로 들어왔다.“온모야, 너 왜 옥지 형님 처소에 있어?”최소택을 본 온옥지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그는 온사와의 혼약을 파기하고 막내를 데려가겠다고 난리를 피우다가 또 온사까지 첩으로 들이겠다며 건방을 떨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얼마나 진국공부를 무시했으면 그런 황당한 소리를 할까 싶었다.온옥지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막내는 제 동생입니다. 동생이 오라버니의 처소에 놀러온 게 뭐 문제라도 되나요?”“다… 당연히 없지.”그는 그냥 인사치레로 한 말이었는데 온옥지가 이렇게 격하게 반응할 줄은 몰랐다.비록 반성은 조금 했다지만 최소택은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있었다.자신이 온사에게 심한 말을 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건 다른 사람이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그래서 온옥지 앞에서 최소택은 자신이 뭔가를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을 냉랭하게 대하는 온옥지의 태도가 황당했다.물론, 오늘은 온옥지에게 볼일이 있어 온 것이 아니기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소택 오라버니, 오늘은 어쩐 일로 오셨나요? 넷째 오라버니를 찾아오신 건가요?”온모의 질문에 최소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 옥지를 찾아온 것은 아니야.”그는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으며 온모에게 말했다.“온모 너에게 줄 게 있어서 이렇게 왔어.”그 말을 들은 소녀의 얼굴에는 수줍은 미소가 피어났다.“소택 오라버니께서는 이미 저에게 과분한 선물을 주셨습니다. 그러니 제가 어찌 또 오라버니께 선물을 받을 수 있겠어요.”“별거 아니야. 너만 원한다면 뭐든 가져다줄 수 있어!”온옥지는 싸늘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막내는 우리 진국공 가문의 딸입니다. 이 아이가 원하는 모든 건 오라버니인 저희들이 만족시켜 줄 수 있지요. 외부인인 세자께 부탁드릴 이유가 없다는 말씀입니다.”최소택은 손사래를 치며 반박했다.“옥지 동생, 그런 말하면 섭섭하지. 내가 온모에게 주는 선물과 너희들이 주는 선물이 어떻게 같겠어?”“뭐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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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온모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고작 이딴 걸 신물이라고 가져와? 충용 후작 가문에 보물이 이렇게도 없어?’온모는 부서진 옥비녀를 혐오스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최 세자!”옆에서 듣고 있던 온옥지도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며 사납게 으르렁거렸다.“이딴 것을 신물이라고… 정말… 죽고 싶어? 쿨럭….”하지만 너무 격분한 나머지 기침이 나며 얼굴이 뻘겋게 달아올랐다.그는 입을 틀어막으며 분노한 눈으로 최소택을 노려보았다.“너 같은 쓰레기가 감히 내 동생을 넘보다니… 다… 당장 꺼져!”“옥지 동생, 넌 네 몸이나 잘 챙겨. 나와 온모 사이의 일은 우리가 알아서 정할 것이니 넌 간섭할 자격도, 그럴 필요도 없어.”최소택은 온옥지의 어깨를 밀치며 짜증스럽게 말했다.아까부터 마음에 안 들었는데 지금 보니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난… 막내의 오라비야. 내 여동생의 평생이 달린 일인데… 당연히 간섭할 권리가 있지!”온옥지는 힘겹게 숨을 고르고는 이를 갈며 말했다.“너처럼 가식적이고 책임감도 없으면서 멍청하기까지 한 놈은… 후작가의 세자면서 예법도 모르고 내 동생의 결백을 더럽히려는 놈은… 내 동생의 짝이 될 자격이 없어!”“경고하는데 최소택, 헛된 꿈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최소택의 불쾌한 기분은 극에 달했다.“온옥지 너 뭐라도 된 것 같지? 약골 주제에 그 병약한 육신으로 날 막으려고? 내 한주먹이면 죽는 줄도 모르고!”“입만 열면 내 동생, 그런데 예전에는 또다른 여동생에게 정 같은 건 준 것 같지 않던데? 뭘 그렇게 흥분해? 누가 보면 내가 청혼한 상대가 네 정인인 줄 알겠어.”분노에 이성을 잃은 최소택은 막말을 퍼부었다.악담을 들은 온옥지는 분을 참지 못하고 피를 뿜더니 뒤로 쓰러졌다.“오라버니!”“아… 아니, 옥지야!” 혼비백산한 온모와 최소택은 다급히 달려가서 온옥지를 부축했다.그는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망했다! 얘 진짜 내 말에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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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그날 밤, 검은 인영이 진국공부의 시종들 모르게 조용히 온옥지의 방으로 진입했다.추월은 침상에 누워 꼼짝도 하지 못하는 온옥지의 목에 차가운 비수를 겨누었다.예리한 칼끝이 그의 목에 닿자 재빨리 피가 스며 나왔다.조금만 힘을 주면 바로 상대의 숨통을 베어버릴 수 있었다.하지만 추월은 거기서 멈추었다.“그들의 목숨을 취하는 일은 언제든 할 수 있어. 하지만 난 그들이 쉽게 죽는 것을 원치 않아. 살아서 죽기보다 힘든 고통을 겪게 하는 것,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복수야.”이건 온사가 전에 추월에게 했던 말이었다.추월은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주인이 하는 말은 무조건 따르기로 했다.비수를 거둔 그녀는 손바닥만한 거미를 꺼내 온옥지의 옆에 놓아두었다.거미는 그의 온몸을 기어다니다가 목덜미를 깨물었다.혼수상태인 온옥지는 고통을 느꼈는지 약간의 경련을 일으키다가 다시 잠들었다.상대가 독에 당한 것을 확인한 추월은 거미를 챙기고 방 안에서 사라졌다.잠시 후, 그녀는 온모의 처소로 왔다.안으로 들어가려던 추월은 뭔가를 발견하고 재빨리 몸을 숨겼다.곧이어 그녀가 섰던 자리에 검은 야행복을 입은 자가 나타났다.그는 경계 어린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온모의 처소로 돌아갔다.“온모의 처소에 그림자 호위가 지키고 있었다고?”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온사는 추월에게서 보고를 전해들었다.“진국공부의 호위였어?”추월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요. 진국공이 새로 육성한 그림자 호위의 실력은 아주 보잘것없었습니다. 그러나 어젯밤 그자는 엄청난 실력자로 보여요. 단기간에 육성해낼 수 있는 실력이 아닙니다.”“너와 비교하면 어때?”온사의 질문에 추월은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정면으로 부딪친 적은 없지만 어젯밤 놈의 반응으로 봤을 때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추월과 비슷한 실력을 가진 자가 온모의 곁에 있었다니, 놀랄 일이었다.황실에서 육성된 수많은 그림자 호위 중에 추월은 열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였다.추월이 그녀의 신변에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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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최근에 만약 누군가가 수월관에 정찰을 왔다면 그것은 분명 온모의 사람일 것이다.만약 오지 않는다면 아마 온권승이 외부에서 고용한 암살자로, 온모의 안전만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자일 것이다.온모는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에 잠겼다.그녀 역시 수월관 근처에 미리 함정을 파둔 상태였다.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진국공부 쪽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정말 그 인간이 고용한 자란 말인가?’한편, 추월이 진국공부에 다녀간 다음 날, 온옥지는 재차 위기에 빠졌다.모든 어의가 모여서 진료를 보았지만 다들 이제는 방법이 없다며 뒷일을 준비할 것을 권고했다.그렇게 며칠이 더 지났지만 진국공부 쪽에서는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고 외부에 소문만 무성했다.누군가는 진국공 가문의 넷째 공자가 이미 사망하였다고 했고 일부는 아직 죽지는 않았을 거라고 했다.그게 아니라면 진국공 가문이 이리 조용할 리가 없다고 그들은 말했다.대문에도 애도를 위한 흰 꽃이 걸리지 않았다.“누가 살려줬나 보네.”이제 온사는 기마세를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북진연이 그녀에게 물었다.“무슨 고민 있어?”“워낙 소식이 빠른 섭정왕 전하이신데 들리는 소문 못 들으셨나요?”북진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짐짓 모른 척 물었다.“예를 들자면?”“예를 들면 누가 온옥지를 살려줬는지 말이에요.”온사는 대체 어떤 대단한 인물이 독거미의 독을 해독했는지 너무 궁금했다.물론 온옥지가 바로 죽지 않은 건 예상했던 일이지만 진국공부가 이리도 조용한 것이 너무 이상했다.온옥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보낸 독거미였다. 독성을 해독하지 못한다면 죽기보다 못한 고통을 매일 견뎌야 할 것인데 그렇다고 하기에 온권승 쪽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그래서 온사는 누군가가 그 독성을 해독했다고 판단했다.“누가 살려준 건 맞아. 하지만 그걸 정말 살렸다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를 일이야.”북진연의 대답에 온사는 눈살을 찌푸렸다.“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죠?”“온옥지를 살린 사람은 다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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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그 시각, 진국공부.온모는 온옥지가 누워 있는 침상으로 살며시 다가가서 앉았다.“넷째 오라버니, 오늘은 좀 어떠세요?”침상 위 그의 얼굴은 창백했으나 온모를 보자마자 억지미소를 지었다.“오늘은 어제보다 많이 좋아졌어. 네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어. 네 약이 없었더라면 아마 난 지금쯤 저승강을 건너고 있었겠지.”“오라버니,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제 약이 좀 더 좋은 약이었다면 오라버니가 이런 모습이 되지 않았을 텐데, 다 제 잘못이에요….”말을 마친 온모는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온옥지가 다급히 말했다.“아니,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네 약 덕분에 내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어. 이 정도로 나는 만족해.”말을 마친 그는 억지미소를 지었다.말은 그렇게 해도 이 사건이 그에게 가져다준 충격은 엄청났다.그가 가장 혐오하는 것이 바로 타인이 자신을 폐인으로 생각하는 것이었다.그는 항상 자신은 병약할 뿐, 불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오늘 날에 와서 진짜 불구가 되어버린 것이다.그는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 자신의 두 다리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처음 의식을 회복했을 때 느꼈던 두려운 감정이 다시 떠올랐다.하지만 아끼는 막냇동생 앞에서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그랬다가는 진짜 폐인이 될 것 같았다.온옥지는 사람들이 자신을 혐오스런 눈빛으로 쳐다보는 게 가장 두려웠다. 그래서 막내도 혹시나 그런 눈으로 자신을 볼까 봐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동시에 매일같이 찾아오며 그를 위로하고 응원해 주는 막내의 모습에 큰 감동을 느꼈다.온모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온옥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오라버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어떻게든 오라버니의 다리를 낫게 해드릴 방법을 찾아볼게요. 대명왕조에는 의성과 귀의독왕이 계신다고 하잖아요. 그 두 사람을 다 불러오면 어떻게든 오라버니가 다시 걸을 수 있게 치료해 드릴 거예요!”온옥지는 감격 어린 눈으로 온모를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막내야… 역시… 너밖에 없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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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온모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온옥지는 그런 그녀를 빤히 응시했다.온모는 그 눈길이 괜히 불편했다.‘왜 저런 눈으로 나를 보는 거지? 설마 뭔가 눈치라도 챘나?’온모는 가슴이 철렁해서 마른침을 삼켰다.온옥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막내야, 사실 그렇게 긴장할 것 없어. 난 다 알아. 그러니 내 앞에서는 가면을 쓸 필요 없이 진실한 모습으로 있어도 좋아.”온모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뭘 안다는 거지?’그녀가 굳은 표정으로 말이 없자 온옥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됐어. 그러고 싶지 않으면 계속 그 모습으로 있어도 돼. 나는 괜찮아.”온모는 더 이상 이 화제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기에 어색한 얼굴로 말을 돌렸다.“참, 오라버니. 전에 제가 선물한 화분은 잘 있죠?”온옥지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지. 밀실에 놓아두었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어제 알게 된 사실인데 사실 그 꽃도 일종의 약재더라고요. 어쩌면 오라버니의 다리 치료에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좀 더 연구를 해볼 생각이었는데 남은 모종이 없지 뭐예요. 제가 다른 화분으로 바꿔드릴 테니 그 화분은 제가 가져가도 될까요?”온모의 당당한 요구에 온옥지는 별다른 의심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밀실로 가서 가져가. 어차피 네가 준 거고 네가 준 것이면 난 뭐든 좋아.”독이 든 화분이 제 효과를 내려면 최소 두 달의 시간이 필요했었는데 온옥지가 갑자기 중독으로 쓰러지면서 대놓고 독약을 먹일 기회가 생긴 것이다. 게다가 그 일로 생명의 은인이 되었으니 온모로서는 일거양득이었다.비록 버린 장기말이긴 하지만 온옥지는 진국공부 일가족 중에서 가장 다루기 쉬운 상대였다.물론 온자월도 다루기 쉽기로 따지면 마찬가지였지만 지난번에 독을 먹였다가 들통난 이후로 그 방법은 통하지 않게 되었다.그녀가 갖고 있는 독초는 그리 많지 않았다. 생존율도 낮아서 지금 갖고 있는 모종은 고작 두 개였다.온장온에게 하나 줬고 온옥지에게도 줬었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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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한해의 마무리가 다가오고 있었다.진국공부에게는 파란만장한 한해인 반면에 온사는 느긋한 나날을 즐기고 있었다.“내일 저녁에 등불 연회나 보러 갈까?”북진연이 조심스레 의견을 물었다.“등불 연회요?”온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북진연이 말했다.“내일 그믐날이라 경성에서 왕년처럼 등불 연회가 있다더군.”온사는 그제야 자신이 명을 받들고 출가한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믐만 지나면 새로운 한해가 펼쳐질 것이다.그녀는 얼어붙은 손을 비비며 미소를 지었다.“좋죠. 그런데 먼저 사부님께 허락을 구해야 해요.”북진연의 시선은 얼어서 빨갛게 된 그녀의 손에 잠깐 머물렀다.다음 날, 일과를 마친 온사는 막수를 찾아갔다.“물론 되지.”막수는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가서 잘 놀다가 오렴. 긴장도 좀 풀고.”온사뿐이 아니었다. 막수는 오늘 일과를 마친 다른 사람들에게도 휴식을 주었다.한해가 시작되는 내일은 수월관이 가장 바쁜 날이었다. 각종 기도 의식도 진행해야 하고 적지 않은 손님들이 방문할 것이다. 기도 의식을 장관할 사람은 막수와 온사뿐이라 남은 사람들은 두 사람 몫까지 해야 해서 더욱 바빠질 것이다.얘기를 전해들은 온사는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관내에서 그녀는 외출 횟수가 가장 많은 편이었다. 신분이 특별하다고는 하지만 너무 특혜만 받는 것도 오히려 마음이 불편했다.그래서 곧 바빠질 거라고 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다.오후에 막수와 함께 반년 동안 준비한 기도 의식의 준비를 마친 후, 그녀는 옷을 갈아입었다.그녀와 북진연 두 사람 다 유명인사였기에 등불 연회에 가려면 위장하고 갈 수밖에 없었다.온사는 그리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의복으로 갈아입었다.그리고 승려모를 벗고 긴 머리를 비녀로 간단하게 틀어 올렸다.거기에 진녹색의 의복까지 입으니 평소와는 다른 신비롭고 우아한 분위기가 넘쳤다.밖에서 그녀를 기다리던 북진연은 그 모습을 보고 눈을 반짝였다.출가인이 된 후로 그녀가 법복이 아닌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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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오히려 며칠 온사를 못 본 날에는 괜히 기분이 울적했다.그래서 오늘은 말을 타고 친히 온사를 데리러 온 것이다.올 때는 급급히 달려왔지만 갈 때는 시간이 느리게 흘렀으면 하는 마음에 느긋하게 걸었다.고개를 돌리자 상한아와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북진연은 한참 그녀를 홀린 듯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차 안에 난로를 두었어. 추위에 고뿔이라도 걸리지 않게 따뜻하게 하고 있어.”온사는 바로 차 안에 고이 놓아둔 난로를 찾아냈다. 하나는 정교한 모양에 손 크기의 난로였는데 딱 봐도 온사를 위해 준비한 것으로 보였다.다른 하나는 한아가 앉은 자리 뒤쪽에 있었는데 비록 온사의 것에 비해 정교하진 않지만 아주 따뜻했다.상한아는 섭정왕이 온사를 챙기는 김에 자신까지 챙겨주었다는 것에 감사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섭정왕께선 참으로 성녀 전하를 아끼시나 봐요. 그러니 시종인 저까지도 챙겨주시는 거죠.”말을 마친 상한아는 뒤늦게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입을 틀어막았다.‘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야!’한편, 온사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당황했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북진연의 자상함은 곳곳에 녹아 있었다.솔직히 그가 다른 마음을 품은 건 아닌지 의심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럴 리는 없다고 판단했다.그녀는 어차피 출가인이지 않은가.게다가 친히 그녀를 수월관까지 호송한 사람이 섭정왕이었다.비록 삭발 수행은 아니지만 황명을 받고 출가인이 되었으니 쉽게 속세로 돌아올 수 없는 몸이었다.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섭정왕이니 괜한 마음을 품었을 것 같지 않았다.그녀는 출가인이 된 이후로 성녀로 책봉되었고 어렵게 진국공부를 벗어났다. 성녀의 신분은 그녀가 진국공부에 복수할 수 있는 가장 예리한 무기였다.그녀는 이 신분이 필요하고 되돌아갈 생각도 없으니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복수를 위해서는 성녀의 입지를 단단히 해야 하고 그들을 모두 짓밟을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만 전생에 그녀가 겪었던 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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