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관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이, 폭풍 전야의 긴장감이 돌고 있었다.안비각의 서재.안비각은 무표정한 얼굴로 부하가 보낸 밀서를 읽고 있었다.잠시 후, 그는 싸늘한 얼굴로 밀서를 조각조각 찢고는 다시 그것을 타고 있는 화로에 던져버렸다.“여보라.”지시를 들은 검은 인영이 안비각의 등 뒤에 나타나더니 공손히 무릎을 꿇었다.“그 아이는 어떻게 되었지?”검은 복장을 입은 사내가 조심스레 말했다.“나리, 둘째 아씨는… 살아 계십니다.”안란심이 살았다는 것은 그가 보낸 자들이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했다.안비각의 초췌한 얼굴에는 음산한 미소가 피어났다.“쓸모없는 것들, 그래도 그년은 꽤 쓸만하겠군.”안비각은 안란심이 살아남았다는 것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예상하고 있던 결과라서가 아니라 그에게 서녀의 목숨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어떤 결과든 화를 낼 필요가 없었다.오히려 그는 딸이 그 자객들 틈에서 살아남았다는 얘기를 듣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마차를 준비하고 셋째 아씨를 집으로 모셔올 준비를 하거라.”시종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안비각을 바라보았다.‘셋째 아씨라니….’그가 주저하고 있을 때, 안비각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 잃어버린 적녀를 찾았으니 이제 집으로 데려와야 하지 않겠느냐.”시종은 그제야 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공손히 답했다.“예, 나리. 소인 바로 가서 준비하겠습니다.”검은 옷을 입은 시종이 나간 후, 안비각은 집사를 불렀다.밖에서 상시 대기하고 있던 늙은 집사가 안으로 들어왔다.“나리, 소인을 찾으셨습니까?”“내일 장례식을 할 것이니 준비하거라.”집사는 아까 나간 시종보다 눈치가 빨랐다.“나리, 혹시 누구의 초상인지요….”“지병을 앓던 안란심이… 오늘 밤에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사망하였다.”“예, 알겠습니다.”집사가 밖으로 나간 후, 안비각은 서재 안쪽에 있는 책장으로 향했다.그가 서책 하나를 빼자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책장이 돌아가더니 뒤쪽에 통로가 나왔다.잠시 후, 안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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