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Kabanata 541 - Kabanata 550

637 Kabanata

제541화

그 말을 들은 온권승의 얼굴이 순식간에 음침하게 굳었다.온자월은 주먹을 들어 벽을 힘껏 쥐여박고는 증오에 찬 눈으로 온사를 노려보며 말했다.“방금… 뭐라고 했어? 다시 말해봐!”표정도 똑 같은 부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온사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역시 핏줄이라는 건가?’그녀는 이런 역겨운 혈통이 자신에게도 있다고 생각하니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다.그녀는 담담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진국공께서 연세가 드셔서 귀가 잘 안 들리신다면 다시 말씀해 드리죠.”온사는 온자월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고 바로 온권승에게 공격적으로 말했다.마치 무시당한 느낌에 온자월은 분노에 사무쳤다.“온사! 너 죽고 싶어?”온자월이 비수를 꺼내려던 순간, 강렬한 살기가 상공에서 풍겨왔다.온권승 부자가 고개를 들자 언제 나타난 건지, 지붕 위에 검은 인영이 서 있었다.추월은 장검을 들고 매서운 눈빛으로 그들에게 무언의 경고를 날리고 있었다.이미 추월의 실력을 알고 있는 온권승과 온자월의 얼굴에는 경계가 서렸다.온권승은 시선을 거두고 온자월을 조용히 시킨 후, 무표정한 얼굴로 온사에게 말했다.“내 나이가 든 건 맞지만 귀가 먹진 않았어. 하지만 네 입에서 그토록 매정한 말이 나오는 걸 듣고 있기가 힘든 건 사실이구나. 차라리 못 들었으면 좋았을 것을.”온사는 피식 웃고는 싸늘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상한아가 다가와 그녀의 찻잔에 차를 따랐다.온권승은 온사를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출가한 이후로 오랜 시간이 흘렀다. 우리 부녀 사이에 조용히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는 것이냐?”“조용히 마주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요?”온사는 그의 말을 낮게 되뇌이며 비웃음을 지었다.“그 말… 참 우습게 들리지 않으십니까? 아버지?”“제가 진국공부의 사람들과 이 지경이 된 건 모두 아버지의 방관 때문이었죠. 조정의 권력을 쥐고 계신 진국공께서 설마 자식들 사이에 생긴 사소한 문제 정도 해결하지 못할 리 없잖아요.”“당신은 일부러 방관을 택하셨겠죠.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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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그녀는 싸늘한 눈으로 온권승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은 이미 그럴 자격을 잃었으니까요.”“온사, 말 조심하거라. 아무리 네가 지금 성녀가 되었다지만 아비와 딸의 관계는 영원히 변하지 않아. 네 몸에 흐르는 피가 누구의 것인지 잊지 말거라!”“왜 변하지 않죠?”온사는 냉소를 지었다.“그 관계는 곧 변할 겁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죠, 진국공 어르신. 아직 저에게 선택을 알려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누굴 선택하실 생각인가요?”감정으로 호소해도 안 통하고 위협도 먹히지 않자, 온권승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온사는 그러거나 말거나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재촉했다.“제가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요. 빨리 결정하는 게 좋으실 겁니다. 어쩌면 앞으로 기회가 다시 안 올지도 모르잖아요.”그녀는 생글생글 웃으며 말을 이었다.“큰 오라버니께선 시간이 많이 안 남으셨죠?”“퉤!”온자월은 바닥에 침을 뱉더니 소리를 질렀다.“형님한텐 너처럼 악독한 여동생 없어!”“예, 제가 악독한 거 인정하죠. 하지만 아무리 해도 온모만큼이나 하겠어요? 그 극악한 독을 탄 범인은 그 애 아니던가요?”온사는 온자월을 힐끗 보고는 피식 웃었다.“아, 당신에게도 독을 먹인 적이 있었죠. 그때 후유증으로 머리가 우둔해졌나요?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요?”“막내가 어떻든 네가 평가할 바는 아니야!”온자월은 씩씩거리다가 온사를 힘껏 노려보고는 고개를 돌려 온권승에게 말했다.“됐어요, 아버지. 쟤 그냥 저희를 우롱하고 있어요. 어쩜 손에 약재가 없을 수도 있다고요. 쟤한테 부탁하느니 차라리 밖에 나가서 찾아보는 게 낫겠어요.”말을 마친 온자월은 바로 뒤돌아섰다.하지만 따라와야 할 온권승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아버지?”온자월은 미간을 찌푸린 채, 온권승을 다시 불렀다.“온사, 설련화든 백년 자령지든 네 손에 쥐고 있는 게 뭐지? 내가 선택을 하기 전에 먼저 네가 가진 것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니?”온권승은 전혀 동요 없는 목소리로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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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온자월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온권승을 바라보며 물었다.“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온권승은 무덤덤한 어조로 말했다.“너도 알지 않니, 셋째야.”“아니요, 모릅니다!”온자월은 고함을 지르며 아비를 빤히 노려보았다.온권승은 재차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냥 혼약이었을 뿐이다. 억울한 네 마음은 알아. 하지만 네 형은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어. 지금 약을 가져가지 않으면 얼마 못가 죽게 될 거야. 셋째 너 형이 죽는 걸 지켜만 보고 있을 건 아니지 않니?”온자월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그래서 형님을 살리기 위해 제 혼약을 포기하라고요? 하지만 저희에겐 다른 방법도 있잖아요. 굳이 온사에게 사정해야 하나요?”“다른 방법?”온권승은 싸늘하게 식은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설련화든 백년 자령지든, 듣도보도 못한 서홍화든 어디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있어?”“네 형이 한 달이라도 더 버틸 수 있으면 내가 이렇게 서두르지도 않았어! 하지만 네 형은 언제든 죽을 수 있다고! 그리고 네 형을 위해 시간을 벌어다 줄 수 있는 약재가 바로 이것들이야! 지금 약을 못 가져가면 돌아가서 상을 치러야 한단 말이다!”그 말을 끝으로 두 부자 사이에는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온자월은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온권승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온권승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방법이 없었고 그는 장남을 포기할 수 없었다.“셋째야, 연주와 파혼하거라. 어차피 그 애가 먼저 꺼낸 얘기 아니더냐?”온자월은 당장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그런 거 아니에요. 연주 그 애는 그저 저에게 조금 토라졌을 뿐이에요. 잘 달래면 되돌릴 수 있었다고요!”“하지만 이대로 혼약을 파기해 버리면 그 애는 영원히 저를 용서해 주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아버지, 제발… 혼약을 파기하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말을 마친 온자월은 온권승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하지만 온권승의 표정에는 아무런 동요가 없었다.“아버지….”온자월은 애원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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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그는 입가에서 피가 흐를 정도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임연주 어딨어?”온자월이 물었다.“그 애를 만나야겠어.”“그 애는 당신과 만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온사가 담담히 답했다.“내가 만나야겠다잖아!”온자월은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상한아의 손을 뿌리쳤다.놀란 상한아가 다시 손을 뻗었지만 파혼서 한 장밖에 손에 잡히지 않았다.옥패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더니 두 동강이 났다.분노에 휩싸였던 온자월은 그 소리를 듣고 고개를 숙였다.그는 재빨리 옥패를 주워들었지만 이미 깨진 옥패를 붙일 방법은 없었다. 분노에 사무친 그는 그 화를 상한아에게 풀었다.“누가 내 물건을 감히 깨뜨리랬어! 죽고 싶어?”“예? 저 아니에요. 공자께서 제 손을 쳐서 그만….”“천한 종 주제에 감히 궤변을 늘어놔?”온자월은 손을 번쩍 들더니 그대로 상한아를 향해 휘둘렀다.“셋째야!”온권승은 나서서 말리려 나섰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짝!온자월의 분노를 담은 거친 손길은 사정없이 상한아의 머리를 쳤다.곧이어 누군가의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살갗이 마찰하는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짝!온자월의 얼굴은 한쪽으로 기울었고 그의 뺨에 순식간에 뻘건 손자국이 났다.온사는 분노한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온자월, 너 따위가 뭔데 감히 내 사람에게 손을 대!”그녀는 상한아를 뒤로 숨긴 후, 파혼서를 손에 쥐었다.“지장을 찍기 싫은 모양이네? 하지만 넌 어떻게든 찍게 될 거야!”온자월은 얼얼한 뺨을 잡고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그래? 어디 해봐! 난 절대 너한테 굴복할 일 없어!”“그럼 두고 보자, 온자월.”온사는 싸늘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조금 전 네 행동을 후회하게 해주지.”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축객령을 내렸다.“추월아, 손님 배웅해 드려.”“아니, 잠시만!”온권승은 상황이 이렇게까지 최악으로 치달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온사를 붙잡아 두려고 했지만 그 순간 예리한 검날이 그의 목을 겨누었다.조금만 더 앞으로 나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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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한아야, 어디 얼굴 좀 봐.”온권승 부자를 쫓아낸 이후, 온사는 다급히 상한아를 살폈다.“괜찮아요. 얼굴엔 맞지 않았습니다. 머리를 맞았을 뿐이에요.”그렇다고 해도 온자월이 힘을 실은 일격이었기에 상한아는 머릿속이 울리고 어지러웠다.“걱정 마. 네가 당한만큼 내가 그 놈에게 갚아줄 테니까.”온사가 음침한 얼굴로 말했다.상한아는 다급히 그녀를 말렸다.“아닙니다, 성녀 전하. 방금 저를 대신해 한대 치셨잖아요. 그거로 됐습니다. 저 때문에 그러지 마세요.”상한아는 경성에 아는 사람이 얼마 없었지만 조금 전 그들의 대화를 통해 두 사람이 온사의 가족이라는 것은 유추할 수 있었다.안 그래도 사이가 안 좋다고 들었는데 자신 때문에 온사가 또 그들과 분쟁을 벌이는 것은 원치 않았다.상한아는 온사의 과거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그녀의 가족은 늘 그녀에게 다정하게 대해줬기에 성녀가 한때 가족이었던 사람들과 아무리 사이가 안 좋더라도 서로 원수지간이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온사는 상한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걱정 마. 너를 위한 일만은 아니야. 넌 내 사람이니 너를 때린 건 날 때린 것과 같아. 그러니 이 일은 그냥 넘길 수는 없어.”상한아는 내 사람이라는 말에 감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예, 그럼 부디 조심하십시오.”“어떻게 된 거야? 온자월이 또 행패를 부렸어?”뒷산으로 피신해 있었던 임연주가 안으로 들어오며 그들에게 물었다.“그 인간이 한아를 때렸다고? 왜?”온사는 조금 전 있었던 일을 임연주에게 말해주었고 임연주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내가 나서서 해결할걸. 온자월 그 자식 나한테도 손찌검을 하는지 두고 봤을 텐데!”“당연히 너한텐 안 그러겠지. 하지만 네가 나서면 그 인간 절대 파혼에 동의하지 않을 거야.”온사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괜찮아. 나한테 다 방법이 있으니까.”이번에는 어떻게든 그에게서 파혼서를 받아낼 것이다.아니나다를까, 온권승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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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하지만 섭정왕이 나선다고 해도 그는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온권승은 아들의 말을 듣고 싸늘한 눈초리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어떻게 네 형을 살릴지부터 생각해. 네 형이 죽으면 혼약이고 뭐고 너부터 집안에서 내쫓을 테니까. 난 너처럼 배은망덕한 아들은 필요 없어.”온자월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아버지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 자신이 아니고 어릴 때부터 후계자로 공들여 육성한 큰 형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 상황에서 아버지가 혼약을 가지고 자신을 협박할 줄은 몰랐다.온자월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리고 이때, 집사가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나리, 이번에 흑기군을 이끌고 온 사람은 섭정왕이 아닙니다.”온권승은 고개를 돌려 집사를 바라보며 물었다.“북진연이 아니면 이번엔 또 누구지?”황제와 북진연을 제외하고 흑기군을 동원하여 진국공부를 포위할 사람이 또 있단 말인가!온권승이 누군지 몰라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집사가 착잡한 얼굴로 고했다.“그게… 성녀 전하이옵니다.”“온사가?”“그럴 리 없어!”온권승과 온자월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렸다.“온사 그것은 허울뿐인 성녀일 뿐인데 병사를 동원할 권한이 어디 있다고!”경악한 표정으로 부르짖던 온권승은 뭔가 떠오른 듯 절규했다.“북진연 그 자식이에요! 한 나라의 섭정왕이 자신의 영패를 일개 아녀자에게 넘기다니! 어찌 이럴 수가 있죠?”온권승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북진연이 직접 나서서 온사의 편을 드는 것과 그가 온사의 손에 흑기군을 호령할 권한을 쥐여준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나가 보자. 온사 그것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겠어!”말을 마친 온권승은 곧장 밖으로 향했다.조급한 발걸음이 그의 심정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집사도 다급히 그의 뒤를 따랐다.“잠시만요, 아버지! 저는 어찌 하라고요!”온자월은 온권승의 명을 받고 서재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그는 다급히 떠나는 온권승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일어나서 그를 따라갔다.온권승 부자가 대문을 나와 보니 근엄한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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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허튼소리!”온권승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났다.그는 온사의 마차를 매섭게 노려보며 호통쳤다.“온사,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느냐? 너는 지금 조정의 대신을 모함하고 있다! 이는 엄벌에 처해야 할 중죄야!”“네가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아무리 내 딸이라고 해도 절대 용서 못해!”“진국공, 그리 서둘러 속단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말을 마친 온사는 가림막을 열고 사뿐히 마차에서 내렸다.바닥에 착지한 그녀는 흑기군의 뒤에 서 있는 온권승을 바라보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증거가 없었더라면 이리 많은 사람을 이끌고 진국공부로 친히 걸음할 일도 없었겠지요.”온사가 손짓하자 흑기군 한 명이 황제의 첩지를 그녀에게 건넸다.“진국공은 이족과 내통한 혐의를 받고 있으니 속히 진국공부 저택을 수색하라는 폐하의 명이 있으셨습니다. 항명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처단할 것입니다.”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말을 들은 온권승과 온자월은 가슴이 철렁했다.이는 그들에게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었다.“진국공 어르신, 이제 성녀인 내가 안으로 들어가 수색할 수 있게 비켜주시겠습니까?”온사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온권승은 그녀의 그 미소가 소름이 끼쳤다.“폐하의 첩지까지 있으니 마음대로 하거라. 하지만 넌 네가 무슨 증거를 갖고 있는지 대답하지 않았어.”온사는 첩지를 흑기군에게 맡기고 앞으로 다가가 온권승의 옆에 섰다.“걱정 마세요. 곧 알게 될 테니.”온권승은 고개를 돌리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폐하께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오늘 여길 들어가서 단서를 찾지 못한다면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를 성녀의 자리에서 끌어내릴 것이다.”“그럼… 어디 한번 해보세요, 아버지.”진국공부로 진입한 흑기군은 여러 갈래로 흩어져 수색을 시작했다.그들 중 일부는 온사의 뒤를 따랐다. 그녀는 익숙한 저택을 가로질러 한 처소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아버지….”온권승의 등 뒤에 선 온자월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그는 금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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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아니!”온모는 그 말을 듣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녀는 치미는 분노를 참으며 말했다.“성녀 전하는 흑기군도 아니니 당신이 수색을 하는 건 법도에 어긋나지 않나요?”온모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게다가 언니와 제가 사이가 안 좋은 건 다 아는 사실인데 혹여….”그녀는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알았다.온사가 들어가서 증거를 조작이라도 하면 어쩌냐는 말이었다.온사는 예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난 너처럼 비열하고 뻔뻔하지 않아.”온모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온사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하지만 그게 문제가 될 수는 있겠네. 널 안심시키기 위해서 문 앞에서 수색을 진행하지.”온모 일행이 어리둥절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때, 온사는 옷섶에서 병 하나를 꺼냈다.상한아는 그것을 건네받은 후 바닥에 쭈그려 앉아 병 안에 있는 것들을 바닥에 부었다. 곧이어 손톱 크기의 흰 거미들이 안에서 기어나왔다.적어도 수십 마리는 되어 보였다.거미들이 뿔뿔이 흩어져 온모의 방으로 들어가자 사람들은 그제야 온사가 뭘 하려는지 알았다.온권승의 표정은 음침하게 굳었다.그는 연회에서 벌어졌던 일이 떠올랐다.이족의 계획을 파괴한 사람도 그녀이고 독충을 그와 온모의 몸에 묻혀 형부에 끌려가게 한 장본인도 그녀라고 생각하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그때는 왜 몰랐을까!’지금으로서는 그 이족 놈들이 꼬리를 밟히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온사의 거미는 반 시진 동안 온모의 방을 샅샅이 뒤져서야 드디어 뭔가를 찾아냈다.“아무런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네.”온사는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온모를 바라보았다.바짝 긴장하고 있던 온모는 검은색 독충을 끌고 오는 거미들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분명 어딘가에 잘 숨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독충이었다.게다가 고옥산에게 들은 바로 그 독충들은 아주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아무런 전투력이 없는 거미들 상대로는 잡히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던 온모였다.그녀는 이 상황이 이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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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물론 독충 몇 마리로 진국공 가문을 완전히 쓰러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그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진국공 가문과 임씨 가문의 혼약이 바로 그러했다.진국공 가문에서 이족 무리와 내통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온권승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죄를 벗을 것이다.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이 물귀신 작전이었다.진국공부와 임씨 가문은 혼약으로 얽혀 있으니 그 제거 대상은 첫 번째로 임씨 가문이 될 수 있었다. 하물며 임연주와 온사는 절친이니 온권승은 스스럼없이 그들의 등에 칼을 꽂을 것이다.그러니 임연주와 온자월의 혼약을 파기하기 전에 온사는 함부로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온모를 끌고 가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었다.“호… 혼약이요?”이때 온모의 당황한 목소리가 온자월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오라버니, 약혼을 언제 하셨나요?”온모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녀가 진국공부로 오기 전에 임연주는 가족들을 따라 경성을 떠났기에 그녀는 온자월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온모는 갑자기 배신감이 들어 온자월을 빤히 노려보았다.‘감히 이런 일을 나한테 숨기다니! 혼약이라… 대체 언제부터 있었던 거지?’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속한 것을 넘본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빴다.“오라버니, 왜 저는 전혀 모르고 있었죠?”온모는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온자월에게 물었다.그녀의 질문에 온자월은 그제야 자신이 이 일을 온모에게 말한 적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오라비가 깜빡했네. 내게는 어릴 때부터 자란 죽마고우가 있었어. 임연주라고 임씨 가문의 딸이지.”임연주 얘기를 할 때 온자월은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그 모습을 본 온모는 더욱 속이 뒤틀려서 주먹을 꽉 쥐었다.그녀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그… 그런가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친구가 있었네요.”임연주라는 이름은 당연히 들어본 적 있었다.안란심에게서 그녀에 대한 얘기를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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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절친을 앞세워 온자월에게 선택을 강요하다니! 하지만 아직 혼인도 안 한 년이 집안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지!’온모는 이를 갈며 표독스러운 표정을 숨기려 고개를 숙였다.“이간질?”온사는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속내가 시커먼 자들은 뭐든 추하게 보이는 법이지.”그녀는 담담한 눈빛으로 온모를 힐끗 보고는 혐오스럽다는 듯이 말했다.“내가 너희들 같은 것 때문에 잘 살고 있는 친구를 번거롭게 여기까지 불러들였을까 봐? 꿈 깨! 너희는 그럴 가치도 없는 인간들이야.”“하, 말은 잘하지. 네가 서신을 보내 이간질하지 않았으면 오주에 있을 연주가 왜 갑자기 경성으로 돌아와서 파혼을 하겠다고 난리를 피우겠어?”온자월은 여전히 온사가 임연주에게 안 좋은 얘기를 해서 그녀가 파혼을 고집한다고 생각했다.“넌 발 없는 소문이 천리를 간다는 얘기도 못 들어봤어? 진국공부 사람들이 한 짓이 하도 많아서 경성에 소문이 다 퍼졌는데 지방이라고 다를까?”온사는 담담하게 그를 쳐다보고는 짜증스럽게 말했다.“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자고.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으니. 온모가 감옥에 가는 걸 눈 뜨고 지켜보든가, 순순히 혼약을 파기하든가 알아서 선택해.”말을 마친 온사는 곁눈질로 온권승의 표정을 살폈다.그는 아까부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이미 그녀의 목적을 꿰뚫어본 듯했다.그리고 온사가 독충으로 진국공부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가문의 안위가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여전히 방관을 택했다.어차피 선택을 해야 하는 사람은 그가 아닌 후레자식이었으니까.셋째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그가 조금만 철이 들었다면 진작에 온사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형님을 구했을 것이다. 그랬으면 상황이 이렇게 최악으로 번지지 않고 오히려 반격을 꾀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온사에게 도리여 약점을 잡힌 온모도 있으니 온자월은 더 이상 선택지가 없었다.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장남만 살릴 수 있다면 셋째가 고생하는 것쯤은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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