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Chapter 681 - Chapter 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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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1화

“어머니 잘못이 아니에요. 다 제가 못나서 그래요. 어머니 말씀을 들었어야 했는데….”최소택도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통곡했다.온권승은 하루 종일 두 모자의 곡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머리가 어지러웠다.온모도 이 상황이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온자월과 온옥지가 하필 자신이 친정으로 돌아오는 날에 최소택에게 폭행을 가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다리가 부러진 건 그렇다 쳐도 독까지 먹이려 했으니 앞으로 충용 후작가에서 자신의 처지는 더 힘들어질 게 뻔했다.‘멍청한 자식들.’온모는 괜히 돌아왔다는 생각에 후회가 사무쳤다.온자월과 온옥지가 최소택에게 이렇게 잔인한 짓을 할 걸 미리 알았더라면 절대 최소택과 함께 오자고 부추기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일은 이미 벌어졌으니 시어머니와 부군의 분노를 위로하고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노부인, 바닥이 차요. 거기 그러고 있지 말고 일단 일어나셔서….”“닥쳐!”온모가 입을 열자마자 온아려는 그녀가 내민 손길을 매몰차게 쳐내며 소리쳤다.“네가 뭐라고 감히 끼어들어? 당장 저리 안 꺼져?”그 말을 들은 온자월의 표정에 불쾌감이 가득 서렸다.“고모님, 저와 넷째가 한 일을 막내까지 끼워들여서 싸잡아 욕할 필요는 없잖아요.”바닥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있던 온자월이 입을 열었다.온옥지도 꿇고 있어야 마땅했지만 어젯밤에 집안이 워낙 어수선하다 보니 그는 지병이 도졌다는 핑계로 혼자만 처소로 돌아간 상황이었다.물론 온권승이 순순히 그를 돌려보낸 것도 문제였다.온권승 입장에서는 체벌을 줄 수도 없고 무릎을 꿇게 할 수도 없으니 돌아가서 결과를 기다리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충용 후작가 입장에서는 그의 이런 일처리 방식이 굉장히 불쾌하고 분노가 치솟았다.충용 후작은 가만히 침묵만 지키고 있었으나, 온아려는 이 수모를 참을 수 없었다.“너도 닥쳐! 짐승 같지도 않은 것, 내가 모를 줄 알아? 너와 온옥지가 이 일을 벌인 건 다 저년 때문이잖아!”“내 아들이 이렇게 된 건 모두 저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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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온사? 그 애가 여긴 어쩐 일이지?”그 말을 들은 온자월이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온권승은 고개를 돌려 충용 후작을 바라보며 물었다.“자네가 불렀어?”질문이 아닌 확신에 찬 어투였다.충용 후작은 그 말을 무시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처자식을 이끌고 밖으로 향했다.이때 그들보다 더 급하게 문밖을 향해 달리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온장온이었다.그 모습을 본 충용 후작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어쩐지 온장온은 그들보다 더 온사의 등장을 반기는 눈치였다.옆에서 보면 온장온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온사가 진국공부에 다시 오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그녀가 이곳에 온 이유가 궁금하긴 했지만 이유야 어찌됐건 그는 그저 온사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다급히 달려가는 그의 뒤를 안성이 쫓고 있었다.“아이고, 공자님! 좀 천천히 가세요! 아직 회복도 채 되지 않은 몸으로 어딜 그렇게 뛰어가세요?”잠시 후, 두 사람은 진국공부 대문 앞에 당도했다.곧 동생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온장온은 잔뜩 기대에 찬 얼굴로 안성에게 물었다.“안성아, 옷이 흐트러진데는 없는지, 머리는 괜찮은지, 어디 한번 봐보거라.”힘들게 그를 따라잡은 안성은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저었다.“머리나 의복이 흐트러진 곳은 없습니다. 아주 보기 좋아요, 공자님.”“그럼 됐어.”온장온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밖으로 향했다.그러나 아쉽게도 온사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대문 앞에 세워진 마차만 보였다.안성의 그의 뒤로 다가와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공자님, 성녀 전하의 마차입니다.”온장온의 두 눈이 순간 반짝였다.“온….”습관처럼 온사라 부르려던 그는 뭔가 떠오른 듯, 입술을 꾹 깨물고 천천히 예를 행했다.“소인 온장온, 성녀 전하를 뵙습니다.”성녀의 앞에서 그는 한탄 어사대의 관원이었기에 공손히 예를 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다른 사람들은 어디에 있나요?”온사의 질문이 끝나기 바쁘게 사람들이 밖으로 걸어나왔다.맨 앞에 선 사람은 충용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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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참으로 무뢰하구나! 어찌 감히 황실의 상징인 금구름 문양이 수놓인 옷을 입고….”“닥쳐!”온자월은 약점이라도 잡은 것처럼 큰소리로 외쳤지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온권승이 싸늘한 목소리로 호통쳤다.‘멍청한 자식.’모두가 아는 사실을 온사가 몰라서 저런 의복을 입고 온 게 아닐 것이다.그럼에도 이렇게 당당하게 옷을 차려입고 등장했다는 것은 황제가 하사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이를 눈치챈 온모는 또다시 불타는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온사 네가 뭔데 이런 걸 다 누리지? 이런 영광은 내가 누렸어야 하는 건데!’그녀는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속으로 생각했다.온사가 그녀의 속생각까지 읽었더라면 참 주제넘은 생각이라고 비웃었을 노릇이었다.객관적으로 보면 온모는 한낱 사생아에 불과하고 심지어 목숨마저 온사의 손에 쥐여진 상황이었다. 그녀의 신분과 악랄한 인간성을 가지고 적녀가 되는 것도 힘든데 하물며 황제와 태후의 인정을 받는 성녀가 된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온사가 입고 있는 이 화려한 의복은 황제가 태후와 상의를 거친 후에 그녀에게 단독으로 하사한 영광이었다.황실을 대표하여 고통받는 백성들을 구한 성녀에게 당연히 내리는 포상이었다.온모와 온자월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지만 온권승과 온장온은 예상했던 일이었다.온장온은 진심으로 여동생이 이룬 업적에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그 외에도 온아려와 최소택 모자는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애초에 온사를 박대한 사람을 꼽자면 온아려도 온권승에게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최소택은 더욱 후회막급이었다.그는 눈이 멀어 온사와의 혼약을 포기하고 온갖 술수와 음모로 가득찬 온모를 선택한 것을 후회했다.용모로 따지면 온사가 더 아름답고 성격이나 인품도 온사가 더 나으며 교양은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었다.그런 여인이 한때 그의 약혼녀였다니, 억장이 무너졌다.‘만약에… 온모가 날 홀리지만 않았어도… 내가 약혼녀 버리고 사생아와 혼인하진 않았을 텐데!’그는 생각할수록 모든 게 온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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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더 협상할 것도 없습니다. 난 저 자식들만 죽으면 돼요!”가장 먼저 일어난 온아려가 온자월과 온옥지를 가리키며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쾅!온권승은 탁자를 치며 싸늘한 시선으로 온아려를 노려보았다.“네 아들은 죽지 않았어.”만약 예전이었다면 오라버니의 싸늘한 시선 한번이면 겁에 질려 말도 못했을 온아려였다.그러나 처참한 몰골로 돌아온 아들을 보고 이미 분노에 이성을 잃어버린 그녀는 더 이상 그런 걸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그녀는 이를 갈며 반박했다.“목숨만 간당간당 붙여 놓고도 그게 할 소리인가요?”“오라버니! 당신의 두 아들이 하마터면 우리 소택이를 독살할 뻔했어요! 이런 간악한 죄를 저지른 놈들이면 당연히 처형을 받아 마땅한 거 아닌가요?”“그동안 내가 너에게 너무 관대했던 모양이구나. 그러니 시집을 가서도 이렇게 분수를 모르지!”온권승이 싸늘한 목소리로 호통쳤다.조용히 침묵을 지키던 충용 후작이 입을 열었다.“진국공께서도 아려가 이미 출가 외인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시는 모양이군요. 그럼 친정에서 함부로 내 부인에게 훈수를 둘 자격이 없는 것 아닙니까. 제가 이리 버젓이 옆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말입니다.”“하물며 내 부인의 말이 잘못되었나요? 충용 후작가의 외동아들이 당신의 딸과 함께 당신의 집에 왔다가 사촌형제들의 혹독한 매질을 당하고 독살까지 당할 뻔했는데 얼마나 우리 소택이를 무시했으면 그런 행동을 했을까요? 아, 이집 사람들은 내 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충용 후작인 나를 무시할 수도 있겠네요.”온권승은 멈칫하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사고뭉치 두 아들을 노려보다가 말했다.“저 후레자식들이 저지른 잘못이니 내 필히 엄하게 다스리고 충용 후작가에 적절한 보상을 하겠네.”“그러나 내 아들이 소택이를 독살하려 했다는 부분은 인정할 수 없군.”“뭘 인정을 못해요? 온옥지 저 자식 손에 독약이 있었고 저 자식이 제 입으로 직접 말했는데! 이게 사실이 아니면 뭔가요? 증인도 있고 증거도 있는데 이래도 고집을 부리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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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온장온만 제외하고 그들은 모두 피에 굶주린 늑대처럼 온사가 실수라도 하길 바라는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온아려도 이 상황이 당황스러웠다.‘내가 뭐 틀린 말을 했나?’그녀는 당황한 눈빛으로 부군을 바라보았다.충용 후작은 말없이 부인의 손을 다독이고는 고개를 돌려 상석을 바라보았다.“전하, 차가 식었습니다.”온사의 등 뒤에 서 있던 호위가 침묵을 깼다.‘이 목소리는….’온사는 순간 멈칫했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로 담담히 말했다.“그럼 차를 새로 내오거라.”호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답했다.“예, 성녀 전하.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그는 그녀의 찻잔에 따뜻한 차를 새로 따라주었다.온사는 그 뒤로 조용히 차만 음미하고 있을 뿐이었다.그녀의 답을 기다리던 치들이 짜증이 치밀무렵, 그녀는 찻잔을 내려놓고 의아한 얼굴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왜 이렇게 조용하죠? 벌써 협상이 끝난 건가요?”그녀는 온아려의 질문에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고 담담한 어투로 그들에게 물었다.“내가 이런 일은 처음이지만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쨌거나 성녀로서 공평하고 공정한 결론을 내릴 거니까요.”뼈 있는 말을 마친 그녀는 온권승을 비롯한 사람들을 찬찬히 훑어보다가 맨 마지막으로 온아려에게 시선을 주었다.온아려는 그 눈빛을 보고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다.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온사는 한심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온아려의 언행은 참으로 한심하고 어리석은 것이었다.이미 증거가 확실한 언쟁인데 굳이 온사에게 편을 들어달라는 듯이 말을 했으니 온사가 만약 그녀의 질문에 응답한다면 그녀가 일부러 충용 후작가를 감싸는 것처럼 비춰줄 수 있었다.어차피 충용 후작은 이 논쟁의 판에 온사를 초대했을 뿐, 자신들을 도와달라는 말은 일절 하지 않았다.온사는 성녀의 신분으로 이 자리에 왔고 만약 이 시점에서 누군가의 편을 든다면 구설수에 휘말릴 수도 있었다.온권승이 아무런 말없이 그녀의 답을 기다린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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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온옥지는 당연히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최소택이 온모를 측실로 들인 이후에 분노가 사무쳐 최소택을 죽이고자 만든 맹독이었기 때문이다.최소택처럼 건장한 사내도 한 시진을 버티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게 될 텐데 병약한 그는 먹자마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안 그래도 지병으로 창백하던 온옥지의 얼굴이 더 하얗게 질렸다.잠시 후,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고모부, 그 말씀은… 지당하지 않습니다.”“지당하지 않은 게 아니라, 두려운 거겠지.”충용 후작이 싸늘히 말했다.온옥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애써 침착한 목소리로 답했다.“두려운 게 아닙니다. 하지만 고모부께서도 아시다시피, 저는 어릴 때부터 지병을 알아오면서 몸 상태가 많이 좋지 못합니다. 지난번에 소택 형님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겪은 이후로 제 몸은 더 심각하게 망가졌지요. 일반 수면제를 자칫 잘못 먹어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저인데, 어찌 이 약의 독성을 증명할 수 있겠습니까?”온옥지는 병약한 자신의 몸상태를 이용해 조목조목 충용 후작의 말을 반박했다.만약 충용 후작이 여기서 멈춘다면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이고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그에게 독약을 먹으라 한다면 충용 후작가의 잘못이 되는 것이다.고개를 숙인 그의 입가에 야비한 미소가 지어졌다.그런데 이때, 가만히 있던 온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네가 안 된다고 해도 당사자가 한 명 더 있지.”온옥지를 제외하고 최소택에게 직접 폭행을 휘두른 온자월도 있었다.특히나 온자월은 또래들 중에서도 신체가 아주 건장한 편이었다.갑자기 지목을 당한 온자월은 고개를 들고 분노에 찬 눈빛으로 온사를 노려보았다.충용 후작이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말했다.“지당한 말씀이십니다, 성녀 전하. 온옥지가 못 한다고 하면 온자월에게 먹이면 되지요. 온자월도 안 된다고 하면 며칠 전에 측실로 들어온 온모에게 먹이면 되겠군요. 그 아이도 이 집안 사람들과 같은 핏줄이니까요.”“진국공, 어찌 생각하십니까?”온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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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그 말을 들은 온사는 눈을 질끈 감았다.‘멍청한 줄은 알았지만….’정곡을 찔린 최소택의 표정이 굳어버렸다.그 표정이 그의 마음상태를 여실히 표현해 주고 있었다.입을 다물고 있던 온자월과 온옥지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그래요! 저 자식이 온사의 처소로 가다가 넷째한테 딱 걸렸어요!”“막내와 혼인한지 얼마되지도 않은 놈이 딴마음을 품었으니까 넷째가 화가 나서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한 겁니다!”“예, 소택 형님이 제 입으로 인정했습니다. 저는 좋게 말리려고 했는데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오히려 제게 욕설까지 퍼부었죠.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저는 이런 언행이 진국공부와 충용 후작가의 명성에 누가 될까 봐 입단속을 하려고 독을 먹이려 한 겁니다.”온옥지는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모습은 마치 최소택에게 독을 먹이려고 한 결정이 어쩔 수 없는 부득이한 결정이라고 말하는 듯했다.그 말을 들은 최소택은 부아가 치밀어 고함을 질렀다.“허… 허튼소리! 네가 언제 나한테 좋은 말로 말렸어? 내가 언제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했어? 온모가 나랑 혼인했다고 불만을 품고 날 죽이려 한 거잖아!”온옥지의 표정은 무서우리만치 침착했다. 어제의 그 광기 어린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그는 미친 사람처럼 고함을 지르는 최소택을 한참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소택 형님, 왜 인정을 안 하세요? 저는 양가의 체면 때문에 줄곧 얘기를 안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나눴던 대화를 굳이 제가 사람들 다 있는 곳에서 해야겠어요?”최소택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충용 후작은 온옥지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나도 좀 알고 싶구나. 내 아들이 대체 무슨 소리를 지껄였기에 진국공가와 충용 후작가의 명성을 추락시키는지 말이다.”온자월은 몰래 온옥지에게 눈빛을 보냈다.온옥지는 조용히 고개를 돌리고 상석에 있는 온사를 바라보았다.진국공가 사람들보다 훨씬 존귀한 위치로 올라간 온사를 바라보며 그는 속으로 냉소를 짓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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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온옥지는 무방비 상태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고개를 든 그는 감히 자신의 몸에 발길질을 한 호위를 분노한 눈빛으로 노려보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호위는 다시 다리를 들어 온옥지의 이마를 걷어찼고 온옥지는 그대로 중심을 잃고 바닥에 대자로 나자빠지게 되었다.분풀이를 마친 호위는 온옥지의 앞에 가서 서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감히 너 따위가 성녀 전하께 그런 모욕스러운 말을 하다니!”“너….”온옥지는 노발대발하며 그건 자신이 한 말이 아니라고 말하려다가 얼음장처럼 싸늘한 그의 눈빛을 마주했다.경멸과 혐오를 담은 그 눈빛은 마치 그를 벌레처럼 바라보고 있었다.순간 온옥지는 괜히 거짓말이 들통날 것 같아서 입을 다물었다.“무례하다!”뒤늦게 정신을 차린 온권승은 그제야 벌떡 일어서며 분노한 얼굴로 호위에게 호통쳤다.“일게 호위 따위가 감히 진국공부에서 소란을 부리다니! 당장 저놈을 잡아서 끌어내!”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대청 밖에 대기하고 있던 진국공가의 호위들이 우루루 몰려왔다.위기일발의 순간, 탕 하는 소리가 대청 중앙에서 울려퍼졌다.고개를 돌리자 깨진 찻잔 파편이 진국공의 발치에 떨어져 있었다. 찻물이 튀어 진국공의 신발과 옷자락을 적셨다.온권승은 음침한 얼굴로 고개를 들고 상석에 앉은 온사를 노려보았다.온사는 느긋하게 손을 내리고는 피식 웃으며 온권승을 바라보았다.조금만 빗나갔더라면 찻잔은 온권승의 머리에 맞았을 것이다.“성녀,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진국공께선 정말 몰라서 묻습니까?”온권승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에게 물었다.“이 호위가 성녀의 사람입니까?”상대가 충용 후작가 호위들과 똑 같은 의복을 입고 있었기에 온권승이 주저없이 사람을 시켜 끌어내라고 했던 것이다.충용 후작의 호위가 진국공 가문의 넷째 공자에게 부상을 입혔다는 약점만 잡으면 그는 전세를 역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나서서 온옥지를 응징한 자가 충용 후작이 아니라 아까부터 따분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온사의 사람이라니!“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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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온권승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지난번에 이런 식으로 그를 도발했던 자는 섭정왕 북진연이었다.두 사람이 가깝게 지내더니 온사의 몸짓, 표정, 말하는 어투 하나하나 점점 북진연을 닮아가고 있었다.온권승이 뭐라고 하려는데 온자월이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온사! 건방도 정도껏 떨어야지!”온옥지를 부축해서 일으킨 온자월은 치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온사의 앞으로 달려가서 으르렁거렸다.“너도 한때는 진국공가의 딸이었다는 것을 잊지 마. 감히 그런 말로 우릴 협박하다니, 나중에 벌받을까 두렵지도 않니?”“무례하다!”옆에 있던 충용 후작이 고성을 지르며 다가와서 온자월과 온사 사이를 가로막았다.그는 싸늘한 시선으로 온자월을 바라보며 말했다.“감히 성녀 전하의 존함을 입에 담다니! 이는 성녀 전하에 대한 불경이다. 진국공부는 성녀 전하와 폐하, 그리고 황실은 안중에도 없구나!”“맞습니다! 온자월, 온옥지는 관직도 없는 것들이 감히 성녀 전하 앞에서 그런 불경한 발언을 하다니! 참으로 무례합니다!”용기를 얻은 최소택도 고개를 번쩍 들고 온자월 형제를 비난하기 시작했다.“닥쳐!”온자월은 매섭게 그를 쏘아보고는 온사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내가 방금 한 말이 틀렸어? 너도 온씨 성을 가졌잖아? 네 몸에도 우리 가문 피가 흐르고 있잖아!”그 말을 들은 온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는 계단을 내려가 온자월의 앞으로 다가갔다.그 순간 늘 온사를 무시하던 온자월이라도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위압감을 무시할 수 없었다.‘어린 계집 주제에 뭐가 두렵다고… 내 착각일 거야….’짝!온사는 주저없이 손을 들어 온자월의 따귀를 때렸다.살갗이 부딪치는 아찔한 소리가 대청에 울렸다.온자월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가고 뺨에 뻘건 손자국이 났다. 그가 씩씩거리며 고개를 돌렸을 때, 이미 그의 뺨은 뻘겋게 부어 있었다.“이게 죽으려고!”그러나 그의 주먹이 온사에게 닿기도 전에 거대한 힘이 그의 등 뒤에서 전해지더니 그는 그대로 의자에 몸을 부딪치며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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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온사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답했다.“잘됐구나. 마침 혼내주고 싶은 인간이 더 있었거든.”사내는 진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전하.”말을 마친 그는 온사의 옆을 떠나 성큼성큼 사람들에게로 다가갔다.사람들은 그가 걸어오는 모습을 보자 지레 가슴이 철렁했다.온사의 코앞까지 다가와 윽박지르던 온자월, 그리고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충용 후작, 진국공부의 호위들, 온옥지와 온모 일행까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분분히 뒤로 물러섰다.그러자 바닥에 엎드려 꼼짝도 못하고 있는 온옥지는 무방비 상태로 사내에게 노출되었다.사내는 그의 앞으로 다가가서 걸음을 멈추었다.“뭐… 뭐 하려는 거야?”온옥지는 이를 악물고 눈앞에 있는 호위를 바라보며 말했다.“난 진국공의 넷째 아들… 악!”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내는 그의 멱살을 잡고 들어올리더니 그대로 질질 끌고 온사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이거 놔, 이거 안 놔?”“아버지… 저 좀 살려주세요! 큰 형님! 셋째 형님… 저 좀 살려주세요!”온옥지는 질질 끌려가며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비명을 질렀다.“멈춰! 당장 멈춰!”놀란 온권승이 황급히 소리쳤다. 그는 자신의 저택에서 이렇게까지 대놓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자가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게다가 폭력을 휘두른 상대가 그의 두 아들이라니,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비록 사고만 쳐대는 아들들이 괘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들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장남인 온장온은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온사가 준 설련화를 먹고 조금 나아지긴 했어도 그건 일시적인 구급 처방이지 근본을 치료할 수는 없었다.해독제를 찾지 못한다면 온장온은 두 달을 못 넘길 수도 있었다.그러니 그는 미리 대비책을 생각해 두어야 했다.예전의 진국공가라면 후계자 걱정을 할 필요 없겠지만 지금은 장남이 중독되고 차남은 행방불명이 되었다.남은 두 아들이 비록 어리석고 한심하기는 해도 한명은 건강하고 한명은 비록 반신불수가 되었지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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