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수란은 그 말은 무시하고 멀리 있는 북진연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섭정왕 전하, 소녀를 내쫓으시려는 건가요? 소녀는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 전하를 찾아왔사온데, 어찌 말 한마디도 안 나누시고 이리 문전박대 하시나요?”말투와 눈빛, 그리고 청아한 목소리까지 한때 북진연을 홀리려던 온모에 비하면 완전히 고단수였다.온모는 속내를 얼굴에 다 드러내고 다녔고 행동거지도 유치했지만 범수란의 일거수일투족은 너무도 단아하고 자연스러웠다.그녀는 자신의 미모에 절대적인 자신이 있었다.그녀는 섭정왕이 자신의 얼굴을 보고도 자신을 거절할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아니나다를까, 북진연이 막사 쪽에서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범수란은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어서 다가오세요. 다가와서 제 얼굴을 보고 제게 빠지십시오. 세상에 저보다 더 아름다운 여인은 없을 테니깐요.’“이리 친히 소녀를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녀….”범수란은 부채로 반쪽 얼굴을 가린 채, 단아한 미소를 지으며 북진연에게 예를 행했다.그런데 이때, 그는 갑자기 영지 입구에 있는 수비군에게 다가가더니 손을 뻗어 그의 머리 위에 있는 뭔가를 떼어냈다.아무것도 모르는 수비병은 멍한 표정으로 눈을 휘둥그레 떴다.북진연이 손을 내린 후에야 그는 섭정왕이 자신의 머리에서 무엇을 떼어냈는지 보려고 시선을 내렸다.그러나 북진연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멀리서 그의 손끝만 바라보던 범수란만 그것을 보았다.‘저건… 벌레?’그녀는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눈살을 찌푸렸다.‘어떻게 된 거지? 갑자기 웬 벌레를 잡아?’‘섭정왕은 원래 자기 병사에게 이렇게 자상한 사람이었을까? 머리에 벌레가 묻어서 떼어줄 정도로?’범수란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 사이, 북진연은 뒤돌아서 막사 쪽으로 향했다.‘이대로 간다고? 나 보러 나온 게 아니었어?’범수란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다급히 목소리를 냈다.“잠시만요, 섭정왕 전하! 소녀 여기 있어요!”‘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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