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811 - Bab 820

844 Bab

제811화

범충은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사람들 틈에 숨어든 부하에게 성루로 올라가라는 눈빛을 보냈다.그의 원대한 계책을 망친 저 여인이 바로 복명성녀일 것이다.저 여자만 잡으면 북진연을 위협할 수 있었다.지시를 받은 부하는 신속히 사람들 틈을 벗어나 성루로 다가갔다. 지부의 마차를 둘러싸고 있던 백성들은 초조한 목소리로 범충에게 답을 촉구했다.“나으리, 왜 말씀이 없으십니까?”“그러니까요. 저들이 천하를 평정한 게 사실인가요?”“저는 한때 외적이 침입하여 전란이 일고 적국에서 우리 대명을 공격할 거라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지요. 그때 흑기군이 출전한 것입니까?”“나으리, 진실을 말씀해 주십시오!”“그게 사실이라면 흑기군은 우리 백성들의 안위를 지켜준 용맹한 군대 아닙니까?”“섭정왕 전하는 어떤 사람입니까?”“흑기군을 이끌고 전장에 뛰어드신 분이 맞나요?”“대체 어떤 게 진실이고 누가 잘못한 것입니까!”백성들은 그저 이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했다.하지만 의심과 동요로부터 이성은 깨어나는 법이다.범충에게 오랫동안 세뇌당한 그들이었지만 완전히 분별력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옳고 그름을 가리고자 하는 이유는 그들 역시 오해로 인해 자신들을 지켜주는 사람에게 반기를 들고 싶지 않아서였다.온사도 그런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 자발적으로 백성들을 위안하는 임무를 맡겠다고 나선 거였다.이 임무를 손쉽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은 그녀뿐이었다.“쓸데없는 고민은 하지 마세요. 오늘 일은 백성과 무관하니 당신들이 허튼 짓만 하지 않는다면 섭정왕 전하와 흑기군은 절대 아무에게도 해를 가하지 않을 겁니다. 범 지부를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당신들은 저 사람을 백성들을 자식처럼 아끼는 좋은 관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게 결백하다면 두려울 것이 있나요? 차라리 순순히 조사에 응하고 결백을 증명하여 백성들에게 진실을 알려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마지막 말은 범충에게 한 말이지만 백성들은 그 말에 담긴 의미를 알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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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복음과도 같은 축원은 모든 사람의 마음에 전해졌다.눈은 여전히 내리고 있고 뜨거운 태양도 뜨지 않았지만 기이하게도 그녀의 축원을 들은 모두는 몸에 기운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마치 수개월 동안 이 재난 속에서 배불리 먹지 못하고 추위에 떨었던 몸에서 질병과 고통이 씻겨 나가고 새로운 활력이 돌아온 것 같았다.이 기이한 느낌은 백성들을 하룻밤 사이에 성녀에게 무한한 신뢰와 기대를 가지게 만들었다.“저분은 성녀님이야! 진짜 성녀님이었어!” “내가 알아봤는데 저분은 하늘의 뜻을 받들어 스스로 출가하시어 나라를 위해 축원을 내리는 성녀가 되기로 결심하신 분이야. 그리고 황제 폐하께서도 그녀의 의지를 받아들여 복명성녀로 책봉하셨다지!”“그러니까 저 성녀님께서는 우리를 구하러 오신 분이라는 거지?”“그런데 왜 이제야 오셨을까?”누군가는 그 말을 믿었고 누군가는 여전히 의심을 품고 있었다.“범 지부 때문이지.”“그게 나으리랑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솔직히 말해서 난 나으리처럼 좋은 분이 백성을 도륙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이건 명백한 모함이란 말이다!”“허나 내 알기로 성녀 전하께서 이곳에 늦게 오신 이유는 범 지부가 재난 사실을 조정에 숨기고 보고를 올리지 않았기에 조정에서는 창주가 폭설의 재난을 겪고 있단 사실을 몰랐기 때문일세. 그래서 무수히 많은 사망자가 생겨나고 재난은 점점 넓게 확산되었지. 다른 성의 지부가 창주로부터 도망친 이재민을 통해 사실을 듣고 조정에 고해서 저분들이 오시게 된 거라고!”“그럴 리 없어! 절대 그럴 리 없어! 나으리께서 왜 재난을 숨겼단 말이냐? 그분은 그렇게 하실 이유가 없지 않느냐!”“그래! 이건 명백한 모함이다!”“범 지부는 좋은 관료가 확실하다!”“됐네. 못 믿겠으면 관둬. 참, 성녀 전하께서는 내일도 성루에서 우리 창주 백성들을 위해 축원을 드릴 예정이라고 하는데 자네들은….”“당연히 가야지!”조금 전까지 의심을 제기하던 사람들은 바로 태도를 바꾸었다.그들은 섭정왕을 의심하지만 성녀를 의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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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이제 그는 묘청의 실력을 믿을 수 없으니 그 사람을 전면에 내세울 때가 왔다.어차피 범씨 일족 중에 약충 소환사가 묘청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물론 북진연을 상대하려면 그 소환사 한 명 해치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성녀를 잡아야 해!’그녀만 잡으면 북진연을 상대로 협박도 가능할 것이다.범충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자신이 잡아야 할 상대가 사실상 한명이라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그는 온사를 인질로 잡고 북진연과의 협상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올 생각이었으나, 북진연이 이미 그보다 몇 수는 더 앞서고 있었다.“끌고 오거라.”북진연이 싸늘한 목소리로 명을 내렸다. 그는 밀실에서 사라진 증거 따위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다만 주변을 둘러본 후에 범충을 앞으로 끌고 와서 그를 빤히 노려보다가 말을 이었다.“되었다. 죄인 범충을 옆 방으로 끌고 가서 가두고 생각할 시간을 주도록 하거라.”‘생각할 시간이라니?’범충은 그의 속내를 알 수 없어 불안했다.잠시 후, 흑기군이 다가와 그의 입을 틀어막더니 옆 방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거 놓지 못해? 감히 지부의 딸인 내게 이토록 무례를 범하다니! 너희들 정말 죽고 싶은 게냐!”범수란은 이렇게 아름다운 자신에게 흉포하게 대하는 흑기군을 이해할 수 없었다.‘흑기군은 무슨! 섭정왕이나 이 녀석들이나 우매한 백정에 불과한 것들 같으니라고! 어찌 아릿다운 여인에게!’“너희들 두고 봐! 내가 절대 너희들을 용서치….”범수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처참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흑기군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향해 주저없이 채찍을 휘둘렀다.범수란의 옷은 채찍에 의해 찢어진 상태였고 피가 낭자한 어깨가 드러났다. 그녀의 주변으로 뻘건 핏물이 고여 있었다.“악! 아파! 아버지, 대체 어디에 계신 건가요? 어서 저를 구하러 와주셔야죠!”범충은 순간 눈을 휘둥그레 뜨고 증오에 찬 두 눈으로 북진연을 노려보았다.‘이 망할 자식이 감히 내 딸을!’“읍!”입이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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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뭐… 뭐?”여기로 끌려올 때 범수란은 눈을 가리고 있었고 등불은 꺼져 있고 촛불 하나만 밝혀져 있었기에 이곳이 어딘지 알아보지 못했다.그 말을 듣고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는 대신, 멀리 떨어진 여인에게 시선을 빼앗겼다.“넌… 누구지?”온사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범수란을 잠깐 바라보다가 눈매를 가늘게 뜨며 말했다.“내 이름은 온사. 네가 찾고 있는 복명성녀야.”“네가 복명성녀라고?”잔뜩 기어들어가던 범수란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커졌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온사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럴 리가 없어… 넌 그 초상화랑 전혀 닮지 않았잖아!”외모며 자태며 풍기는 분위기를 봐도 온사와 초상화 속 여인은 전혀 다른 두 사람이었다.온사는 피식 웃으며 답을 주었다.“어쩌면 네가 본 초상화의 주인이 내가 아닐 수도.”범수란은 음침한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물었다.“좀 더 가까이 와줄래?”온사는 그녀에게 한걸음 다가섰다.“더 가까이, 잘 안 보이잖아!”온사는 또 앞으로 한걸음 다가섰다. 그리고 이때, 쇠사슬이 짤랑거리더니 범수란이 갑자기 몸을 비틀며 이빨을 드러내고 온사의 얼굴을 물어뜯으려고 달려들었다.“성녀 전하!”놀란 흑기군이 검을 빼들었다.온사는 그 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범수란의 추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범수란이 갑자기 달려들었을 때도 그녀는 전혀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이미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렸기에 일부러 한걸음 남겨두고 다가갔던 것이다.간발의 차이로 범수란은 온사에게 닿을 수 없었다.자신이 헛수고를 했다는 것을 깨달은 범수란은 처형대에 쓰러져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꽤 예리하네. 내가 네 얼굴을 물어뜯을 것을 미리 알았다니.”그랬다. 이 미친 여자는 자신보다 아름다운 온사의 용모를 시기해 그 얼굴을 사정없이 물어뜯을 계획이었다.“굳이 추측까지 해야 하나?”온사는 제자리에 서서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아까부터 네게서 느껴지는 살기가 무시하려 해도 무시 못할 수준으로 끓고 있던데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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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죽을 죄? 하, 웃기는군.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단 거지? 그 요망한 입으로 어디 말해 보아라!”범수란은 박장대소를 터뜨리며 끝까지 죄가 없음을 주장했다.온사는 석대 앞으로 다가가서 위에 놓인 공구들을 훑어보다가 말했다.“내가 여길 잘 둘러보라고 말했는데 넌 내 얼굴에 정신이 팔려 제대로 보지 못했지. 이제 한번 주변을 둘러봐. 비록 많은 것이 사라져서 텅 빈 상태지만 네가 이곳을 못 알아보진 않을 텐데?”“여긴….”범수란은 인상을 찌푸리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너희 설마 지부의 관저에 침입한 거야?”‘그럴 리 없어! 이곳에는 강력한 소환사가 지키고 있는데 어찌….’‘설마….’“존귀하신 섭정왕 전하께서 신변에 약충 소환사를 두었나 보네?”“아니, 틀렸어.”온사는 형벌 도구를 집어들고 범수란의 앞으로 다가서며 말했다.“소환사가 강력하긴 하지만 난 그 족속들을 혐오해. 이족인들 주제에 우리 대명의 국토에 잠입하여 악행을 일삼고 다니는 무리잖아? 허락도 없이 대명의 영토를 침범하고 사고만 치고 도망가 버리니, 악당 중의 악당이라고 할 수도 있지. 허나 대명의 관료라는 것들이 이족과 결탁하여 자신의 이익을 위해 백성을 도륙하고 있으니 이게 죽을 죄가 아니면 뭐란 말이냐!”말을 마친 온사는 단도를 들어 범수란의 얼굴을 그었다.얼굴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통증에 범수란의 얼굴이 표독스럽게 굳었다.“악! 내 얼굴! 이 죽어 마땅한 년! 감히 내 얼굴을!”그녀는 악에 받친 비명을 질러댔다.참을 수 없는 분노에 그녀의 얼굴은 흉하게 일그러졌고 공포와 증오가 뒤얽혀 더 이상의 아름다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온사는 그런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며 말했다.“역시 네 얼굴은 뭔가 이상했어.”범수란의 얼굴에 난 상처에서는 이상한 액체가 흐르고 있었다.그것을 유지라고 해야 할까?온사의 머리 위에 앉아 있던 유성이 날개를 파닥였다.그녀는 녀석의 뜻을 알아듣고 왜 북진연이 범수란의 몸에서 시신의 썩은 내가 난다고 했는지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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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내 얼굴을 갖고 싶어? 하지만 넌 그럴 자격이 없어!”말을 마친 온사는 가차없이 단도를 휘둘렀다.예리한 단도의 칼날이 범수란의 얼굴을 스쳤다.범수란의 처참한 비명소리와 저주가 밀실 안에 울려퍼졌다.뻘건 피와 뒤섞여 흐르는 유지를 보고 있자니 참으로 혐오스럽고 흉측했다.만약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범수란의 하얗고 생기 넘치는 피부를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만약 저 하얗고 고운 피부가 누군가의 피와 시신에서 짜낸 유지로 유지되는 거라면 누가 감히 이 얼굴을 아름답다 할 수 있을까?이 얼굴은 무수히 많은 여자들의 목숨과 시신으로 쌓아 올린 것이었다.범수란은 미인이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흉포한 악귀에 불과했다.“포로가 된 주제에 감히 나를 협박하다니. 범씨 일족이 숨겨둔 패라도 있는 건가?”온사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범수란이 고개를 들자 얼굴에 흐르던 피가 섞인 유지가 입안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녀는 역겨움에 참지 못하고 헛구역질을 했다.온사의 저 요망한 얼굴에 토하고 싶었지만 온사가 들고 있는 서슬퍼런 단도가 두려웠다.정말 그렇게 한다면 온사는 주저없이 그녀의 얼굴에 대고 단도를 휘두를 것 같았다.‘선량하고 인자한 성녀? 눈먼 자식들이나 그 따위 소리를 하지!’조금 전에 예리한 칼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긋는 온사는 악녀와 다를 바가 없었다.‘이년, 분명히 사람을 죽여봤어!’“네가 뭐라고 내 앞에서 건방을 떨어? 고작 성녀 따위가 날 어떻게 하려고? 잊지 마, 여긴 창주고 내 아버지께서는 분명히….”“네 아비는 죽었어.”온사는 싸늘한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잘랐다.범수란은 잠시 당황하는 듯싶더니 피식 비웃음을 터뜨렸다.“웃기는 소리, 그 간사한 거짓말로 나를 속이려고? 내 아버지는 창주의 지부야. 정말 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경성까지 압송하여 폐하께서 처벌의 여부를 결정하셔야 하지! 너희들은 그분을 죽일 수 없어!”범수란이 이렇게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버지가 무조건 살아 있을 거라는 확신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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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그렇다고 하더라도 범충은 이 상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어쩌면 성녀가 한 말이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진실을 털어놓고 안비각을 지목한 순간 그들 모두가 죽은 목숨일 것을 그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그는 일단 시간을 끌기로 했다.‘아직은 때가 아니야!’범씨 일족은 아직 건재하고 어머니가 계시니 어떻게든 그들을 구원할 것이다!범수란이 똑똑하다면 평소의 그의 가르침을 떠올리고 입을 다물 것이다.범충은 지금 가장 걱정인 것이 이성을 잃은 범수란이 모든 것을 털어놓을까 두려웠다.범수란은 음침한 눈으로 온사를 한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좋아, 그렇게 궁금하다면 사실을 말해주지. 우리 가문과 결탁하여 음모를 꾸민 사람은….”그녀는 일부러 뜸을 들이다가 앙칼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그 사람은 바로, 네 아버지 진국공이야!”‘잘하고 있어, 딸아!’범충은 범수란의 말을 듣고 박수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이보다 더 완벽한 답은 없었다.이 답으로 온사를 흔들 수 있을 뿐더러 창주에는 진국공의 넷째 아들인 온옥지가 있었다.그러니 진국공은 죄를 뒤집어씌우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범충은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온옥지의 존재를 잊고 있었는데 일이 이런 식으로 잘 풀릴 줄은 예상치도 못했다.이제 바락바락 우겨서 이것을 진실로 만든다면 섭정왕도 성녀를 멀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그들에게는 모든 걸 되돌릴 기회가 생길 것이다.한편, 온사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미친 년처럼 웃고 있는 범수란을 덤덤히 바라보고 있었다.“하하! 온사 너는 꿈에도 몰랐겠지! 우리 범씨 일족과 결탁하여 악행을 저지른 자가 네 아비라니! 넌 어떤 선택을 할 거지? 그 인간의 목을 벨 거니? 진국공 가문이 죄인이라면 성녀인 너도 처벌을 피해갈 수 없어!”범수란은 이렇게 하면 온사의 얼굴에서 또다른 표정을 볼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예를 들면 두려움이라거나 당황함, 그리고 분노와 같은 것이었다.그러나 온사는 여전히 아무런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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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성설성.가냘픈 인영들이 골목을 누비며 거리를 걷다가 한 집 앞에서 멈추더니 안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문오 형님, 형님!”“어서 나오세요, 좋은 소식입니다!”“소식이 아니라 저희가 좋은 걸 가져왔어요!”“어서 나와보세요, 형님!”아이들은 재잘재잘 떠들며 청년을 불렀다. 청년은 잔뜩 성가신 얼굴로 밖으로 나왔다.“나왔으니까 이제 그만 떠들어. 왜 이렇게 시끄러워?”“형님, 어서 와보세요! 저희가 정말 좋은 걸 가져왔다니깐요?”문오는 못 말린다는 듯이 아이들에게 다가갔다.“그래, 그래. 일단 진정들 하고 어서 말해봐. 무슨 좋은 물건이길래 이리도 호들갑이냐?”문오가 가까이 다가오자 아이는 목소리를 낮추며 그에게 말했다.“형님, 어제 저희가 철산에 놀러 나갔었는데요. 글쎄 거기서 굉장한 걸 발견했지 뭐예요? 신이 내린 꽃처럼 정말 신비로운 꽃이었어요.”“정말이에요! 정말 아름다웠어요!”“화염처럼 붉은 꽃이었답니다!”아이들은 손까지 저어가며 설명을 이어갔다.문오는 이 장난꾸러기들이 산간 곳곳을 돌아다니며 갖가지 희귀 약초들을 본 것을 알고 있었다. 일반적인 약초라면 이들이 이렇게까지 흥분할 이유가 없었다.“희귀 약초인가?”이점은 문오의 흥미를 샀다.“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말해보렴.”“불꽃을 닮은 붉은색이었어요!”“설련처럼 생겼어요!”“붉은색 설련이었어요!”“설련이 붉은색이 어디 있어? 그건 화련이겠지!”“화련이란 꽃이 어디 있어? 네가 지어낸 거잖아?”아이들은 앞다투어 의견을 내며 서로 다투기까지 했다.문오는 못 말린다는 듯이 아이들을 달랬다.“그만. 그만들 싸워. 붉은색의 설련도 없고 화련이라는 종도 없어. 그러니 너희가 말한 꽃은 연꽃 종류가 아닐 거야. 더 자세한 특징을 말해줄 수 없어?”한 소녀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줄기가 아주 크고 굵었고… 마디가 여러 개였어요.”“커다란 줄기에 붉은색의 연꽃이라… 어딘가 익숙한데… 잠깐!”잠시 생각에 잠겼던 문오는 갑자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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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다만 아이들은 단지 그것을 팔기 위해 문오를 찾은 것은 아니었다.“문오 형님, 만약 그것을 팔면 저희는 그보다 더 예쁜 꽃을 성녀 전하께 드릴 수 없잖아요….”소녀는 갑자기 흐느끼더니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산은 너무 높고 꽃은 너무 멀리 있어요. 저희는 키가 너무 작아서 꽃에 닿을 수 없어서 오라버니를 찾아온 거예요.”아이들은 단지 그 꽃을 꺾기 위해 문오를 찾아온 거였다.그 꽃은 무척 아름다웠고 온통 흰색으로 뒤덮인 설산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은 그날의 성녀 전하와 매우 흡사했다.너무 아름다워서 시선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그래서 아이들은 그 꽃을 꺾어 성녀 전하에게 드리고 싶었다.문오는 그 말을 듣고 멍하니 아이들을 바라보았다.그는 상심한듯 우는 소녀와 옆에서 애원에 찬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소년들을 보고 잠시 할 말을 잃었다.“어제 철산으로 갔던 게 성녀 전하께 꽃을 선물해 드리기 위해서였니?”아이들은 분분히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성녀 전하는 이미 여기를 떠났어. 성설성에 계시지 않는다고.”“알아요!”통통한 사내아이가 손을 높이 들며 말했다.“성녀 전하는 다른 지역의 아이들을 구원하러 가셨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어요. 그러나 언젠가 꼭 성설성으로 돌아오실 거라고도 하셨죠. 그분께서 돌아오시는 날에 꽃을 드리고 싶어요!”“아버지께서는 목숨을 구해준 은혜는… 꼭 갚으라고 말씀하셨어요.”“성녀 전하께서는 창주성으로 떠나셨다고 했어요. 오라버니께 들었어요!”“참 대단한 오라버니를 두었구나?”문오의 칭찬에 소녀는 수줍게 웃더니 그에게 다시 물었다.“문오 오라버니, 창주성은 아주 멀리 있나요?”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곳이 창주성이었다.잠시 고민 끝에 문오가 물었다.“멀지 않다고 하면 너희는 어쩔 생각이니?”어린 소년은 기대에 찬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멀지 않다면 창주성으로 가서 성녀 전하를 알현할 거예요. 그러면 저희가 직접 꽃을 전해드릴 수 있겠죠!”“허튼 짓이야!”문오는 다급히 아이들을 꾸짖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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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그날로 문오는 짐을 쌌다.가지고 갈 것은 두꺼운 옷과 식량뿐이었다.날이 좀 어두워지기 시작할 무렵, 그는 철산으로 향했다. 힘들게 정상에 올라 용골련을 마주한 순간, 그는 왜 아이들이 이 꽃을 꼭 성녀에게 주겠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인생 처음으로 본 용골련은 마치 화염처럼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성녀에게 드리는 선물로 이보다 적당한 것은 없었다.“비록 만금의 가치를 가진 물건이지만 너희가 먼저 발견한 것이니 어쩔 수 없지.”그는 마음속 작은 탐욕을 깊게 묻어두고 조심스럽게 절벽으로 다가갔다. 그가 꽃을 향해 손을 뻗는데 등 뒤에서 갑자기 분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디서 온 천민 따위가! 당장 그 꽃을 내려놓지 못할까!”절벽 끝에 서 있던 문오는 화들짝 놀라며 발이 미끄러졌다. 하마터면 절벽에서 굴러 떨어질 뻔했지만, 그는 재빨리 손을 뻗어 한손에는 용골련을, 한손은 절벽 끝을 잡았다.‘이래서 일부러 날이 어두울 때에 나온 건데!’그런데 하필 이때에 사람과 마주칠 줄이야!“형님, 좋게 좋게 해결하시죠? 일단 저부터 끌어올려 주시면 용골련은 형님에게 바치겠습니다. 어떤가요?”절벽 끝으로 건장한 사내들이 다가왔다. 그들의 뒤에는 다리가 불편한 건지, 바퀴가 달린 의자를 탄 사내도 있었다.문오를 꾸짖은 사내는 그의 말에는 답도 않고 뒤돌아서 의자에 앉은 사내에게 공손히 말했다.“공자님, 꽃의 형태나 특징으로 보면 공자께서 찾고 계신 용골련이 틀림없습니다.”부하의 얘기를 들은 온옥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이번 일정이 이토록 순조로울 줄이야. 며칠 더 헤매야 할 줄 알았는데.”“축하드립니다, 공자님!”옆에 있던 한 호위가 공손히 말했다.“일이 이리도 쉽게 풀렸으니 앞으로도 순풍에 돛 단 것처럼 순조로울 것입니다. 아무도 공자님을 함부로 무시하지 못할 테지요.”그 말을 들은 온옥지는 냉소를 터뜨렸다.모든 불행의 시작이 온사라는 생각이 들자 그의 눈에 살기가 일렁였다.물론 지금은 복수가 급한 게 아니었다.“됐어. 어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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