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로 문오는 짐을 쌌다.가지고 갈 것은 두꺼운 옷과 식량뿐이었다.날이 좀 어두워지기 시작할 무렵, 그는 철산으로 향했다. 힘들게 정상에 올라 용골련을 마주한 순간, 그는 왜 아이들이 이 꽃을 꼭 성녀에게 주겠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인생 처음으로 본 용골련은 마치 화염처럼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성녀에게 드리는 선물로 이보다 적당한 것은 없었다.“비록 만금의 가치를 가진 물건이지만 너희가 먼저 발견한 것이니 어쩔 수 없지.”그는 마음속 작은 탐욕을 깊게 묻어두고 조심스럽게 절벽으로 다가갔다. 그가 꽃을 향해 손을 뻗는데 등 뒤에서 갑자기 분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디서 온 천민 따위가! 당장 그 꽃을 내려놓지 못할까!”절벽 끝에 서 있던 문오는 화들짝 놀라며 발이 미끄러졌다. 하마터면 절벽에서 굴러 떨어질 뻔했지만, 그는 재빨리 손을 뻗어 한손에는 용골련을, 한손은 절벽 끝을 잡았다.‘이래서 일부러 날이 어두울 때에 나온 건데!’그런데 하필 이때에 사람과 마주칠 줄이야!“형님, 좋게 좋게 해결하시죠? 일단 저부터 끌어올려 주시면 용골련은 형님에게 바치겠습니다. 어떤가요?”절벽 끝으로 건장한 사내들이 다가왔다. 그들의 뒤에는 다리가 불편한 건지, 바퀴가 달린 의자를 탄 사내도 있었다.문오를 꾸짖은 사내는 그의 말에는 답도 않고 뒤돌아서 의자에 앉은 사내에게 공손히 말했다.“공자님, 꽃의 형태나 특징으로 보면 공자께서 찾고 계신 용골련이 틀림없습니다.”부하의 얘기를 들은 온옥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이번 일정이 이토록 순조로울 줄이야. 며칠 더 헤매야 할 줄 알았는데.”“축하드립니다, 공자님!”옆에 있던 한 호위가 공손히 말했다.“일이 이리도 쉽게 풀렸으니 앞으로도 순풍에 돛 단 것처럼 순조로울 것입니다. 아무도 공자님을 함부로 무시하지 못할 테지요.”그 말을 들은 온옥지는 냉소를 터뜨렸다.모든 불행의 시작이 온사라는 생각이 들자 그의 눈에 살기가 일렁였다.물론 지금은 복수가 급한 게 아니었다.“됐어. 어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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