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 태감이 돌아간 후, 북진연은 온사에게 물었다.“경성에서 쉬고 갈 거야? 아니면 일단 수월관으로 돌아갈래?”란씨 가문 저택은 이미 수리가 되었으니 너무 피로하면 그곳에 가서 쉴 수도 있었다.그러나 북진연은 그 저택을 두고 한 말은 아니었다.그는 이번 기회에 그녀의 마음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온사는 그 말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오래 수월관을 비웠으니 사부님께서 분명 걱정하고 계실 겁니다. 빨리 수월관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그래, 그럼 사람을 보내 수월관까지 호송하도록 하지.”북진연은 그녀와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그도 왕부를 비운 시간이 꽤 오래 지나서 돌아가봐야 했다.온사는 그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이때, 신경 쓰이는 인물이 다가왔다.“누님, 어디로 가시려고요? 저도 따라가도 될까요?”범숙취가 고개를 내밀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온사는 눈을 흘기며 그의 머리를 탁 쳤다.“넌 당연히 따라가면 안 되지.”출가한 여승들만 있는 수월관에 사내인 범숙취를 데려갈 수는 없었다. 온사가 그를 란 집사에게 맡길까 고민하던 사이, 북진연이 소년의 덜미를 잡더니 담담히 말했다.“넌 나와 가자. 내 네가 살만한 거처를 안배해 주지.”범숙취는 거절하고 싶었다. 그러나 거절의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의 속마음을 눈치챈 북진연이 싸늘하게 말했다.“거절은 사양할게. 비록 성녀가 네 신원을 보장해 주었다지만 네가 위험인물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으니. 그러니 네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범숙취는 침을 꿀꺽 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그… 그게 뭔가요?”“나와 같이 왕부로 가서 내 밑에서 얌전히 있든지, 아니면 지금 내 손에 죽든지.”둘 다 끔찍한 선택지였다. 온사와 함께 가고 싶은 범숙취는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그러나 무력으로는 북진연을 꺾을 수도 없으니 싫지만 그를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온사는 오히려 그게 안심이 되었다. 북진연의 말처럼 범숙취가 위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