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연은 가까스로 가라앉힌 감정이 간석의 말에 다시 치밀어 올랐다.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가슴은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이천이 돌아온다니. 그게 다음 달일까, 여름일까, 가을일까, 겨울일까? 기대와 설렘이 뒤섞인 마음이 분주하게 흔들렸다.이영이 열여덟이 되던 해, 소우연은 이천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오지 않았다. 이제 어느덧 봄, 가을이 되면 이영도, 이천도 열아홉이 된다. 그럼에도 그녀는 아직 단 한 번도 이천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용상 위. 소우연의 눈물이 흐르는 것을 본 이육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오늘은 이쯤에서 파하겠다. 다들 물러가거라.”“폐하…”방금 전까지 이육진을 칭송하던 신하들은 당황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하지만 이육진은 지체 없이 용상 아래로 내려섰다.간석이 재빠르게 앞으로 나서며 외쳤다. “폐하!”신하들은 서로 눈을 주고받았지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 없었다.이육진은 곧장 소우연의 손을 붙잡았다. “무슨 일이냐, 연아.”그의 이마는 깊게 주름이 졌다.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소우연은 그의 미간을 조심스레 쓸어내리며 말했다. “천이가… 돌아온다고 합니다.”그리고 손에 든 서신을 그의 손에 꼭 쥐여주었다.서신을 받아든 이육진의 손끝이 떨렸다.“정말이냐… 정말 천이가 돌아오는 것이냐…”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눈빛엔 믿기 힘든 감격이 어려 있었다.“이제야 모든 것을 정할 수 있겠구나.”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언제 오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내일일지, 모레일지, 아니면 다음 달일지도 모릅니다.”“그저 확실한 돌아온다는 소식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그동안의 서신은 늘 이천이 일방적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유랑하는 중이라 정착지도 없었고, 제대로 된 답장을 주고받을 수 없었다.그때, 궁문이 열리며 단정한 흰옷차림의 이영이 들어섰다. 그녀는 단정한 이목구비에 단단한 눈빛을 지녔고, 이육진의 기백과 소우연의 우아함이 공존했다.“아바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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