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초운은 이육진이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것을 보고 얼른 끼어들었다. “폐하, 장모님과의 문제는 일단 좀 천천히 생각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육진이 심초운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천천히? 여기서 더 지체했다가는 소우연이 용강한과 침소까지 같이 쓸 판국인데, 지금 천천히라는 말이 나오느냐는 기세였다. 이육진의 그 울화 섞인 표정을 보고 용강한이 그 속내를 모를 리 없었다. ‘좁쌀 같은 녀석, 어디를 가든 그 질투심은 여전하구나!’ 용강한이 막 입을 열려던 찰나, 소우연이 심초운을 매섭게 몰아세웠다. “지, 지금 대체 누구더러 장모라는 거죠?” 심초운은 멍하니 소우연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장모님...” 소우연이 헛웃음을 터뜨리며 심초운을 가리켰다가 다시 자신을 가리켰다. “그쪽이 보기엔 제가 그쪽 장모로 보이나요? 그쪽이 저보다 나이가 더 많아 보이는데!” “……”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아니, 일리가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지금의 소우연은 기껏해야 열여섯, 일곱 살의 풋풋한 소녀 모습이었고, 심초운은 이미 번듯한 스무 살 청년의 모습이었으니까. 하지만 마족인 그들에게 있어 이육진은 이미 수천 살이었고, 심초운 본인도 삼백 살이 넘은 처지였다. 이육진이 다급히 해명했다. “연아, 내 지금 신분은 마존이고 초운이는 내…” 이육진은 하마터면 혀를 깨물 뻔했다. “초운이도 이미 삼백 살이 넘었다. 상운국에서의 나이와는 전혀 맞지가 않아.” 소우연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이육진의 외모가 전설 속의 흉악한 괴물 같지는 않았지만, 그를 향한 감정은 오직 낯섦뿐이었다.“어쨌든, 저와 오라버니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세요.” 소우연의 단호한 말에 이육진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했다. 소우연은 심초운을 향해서도 못을 박았다. “그쪽이 저자를 폐하라 부르든 아바마마라 부르든 상관없다만, 저를 그렇게 부르는 건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저는 아직 혼약도 하지 않은 처녀란 말입니다.” 심초운이 입을 벌린 채 어버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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