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Bab 1081 - Bab 1090

1094 Bab

제1081화

이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한참을 생각한 끝에 조용히 입을 열었다.“외삼촌께 도술을 배울거야.”“예…?”심초운은 당황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공주마마… 도사가 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응. 왜 그래? 내가 도사가 되면 안된는 거야?”이영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소, 소인은… 그게…”“그만 좀 ‘소인’ 거려. 혹시 너도 관심 있다면, 같이 배워보자. 도사의 삶도 꽤 괜찮지 않아?”심초운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답답한 무언가가 가슴을 눌러오는 듯했다. 입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공주마마, 혹시 다른 길은 생각해보신 적 없으십니까?”“다른 길?”이영은 그의 눈을 마주하며 되물었다.심초운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황자마마께서 태자로 책봉되신다면, 폐하께서도 분명 공주마마께 봉호를 내리실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장공주로 책봉되실 테고, 봉지도 따로 하사받으시겠지요.”이영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이천이 중책을 맡는다면, 자신도 이진처럼 봉호를 받아 봉지로 떠나게 되리라.하지만 만약 봉지를 받게 된다는 것은 언젠가 그 땅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렇게 되면 가족들을 자주 보지 못할 터였다. 그녀는 소우연과 이육진 그리고 이천을 자주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가장 걱정되었다.어쩌면 심초운도 자주 보지 못하게 되겠지.그때가 되면 심초운은 분명히 자신을 따라오지 않을 것이다.그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괜스레 저려왔다.“그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진이부터 찾으러 가자.”이영은 그렇게 말하며 앞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심초운은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 말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혔다.입술이 떨렸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당궁에 도착하자, 정 학사는 여전히 막내 공주에게 학업을 가르치고 있었다.이육진은 공주라 하여도 학문을 갖추어야 한다 여겼기 때문이다,어릴 적부터 이영은 정태부에게 글을 배웠고, 셋째 이진은 정태부의 아들, 정 학사에게 학문을 배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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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바로 그때였다.당안이 헐레벌떡 뛰어와 급히 허리를 굽혔다.“공주마마! 황자마마께서 돌아오셨습니다!”“뭐라고?”“황자마마께서 막 영화궁에 도착하셨습니다.”이진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숨을 들이켰다.“세상에…”이영은 대답하기 무섭게 영화궁을 향해 달려나갔다. 당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벌써 그녀는 저 멀리 사라지고 없었다.과연 이영은 용강한의 제자 다웠다.……두 시진 전, 영화궁.간석과 함향은 문가에 서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하여간, 오늘은 유독 더 조용한 듯합니다.”“그러게요. 괜히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군요.”그때였다. 누군가가 천천히 다가왔다.남루한 옷차림의 노인, 중년 사내, 그리고 푸른 옷을 입은 청년 한 명.“누구시죠? 누구시길래… 궁 안까지 어떻게 들어오셨습니까?”함향이 놀라며 물었다. 간석이 막 꾸짖으려던 찰나, 그 얼굴들을 보자 멍하니 굳었다.‘저 노인은… 혹시 정 도사?’‘그리고 저 중년 사내는… 진호범?’그러면… 푸른 옷의 저 청년은…?간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황, 황자마마…!”간석은 다리가 떨리는 걸 간신히 참으며 영화궁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그때 이육진과 소우연은 탁자에 나란히 앉아, 오래전 이천이 보냈던 편지들을 꺼내 읽고 있었다.탁자 위에는 이천이 보낸 서신에 대한 답장이 적힌 서신들도 여럿 있었으나, 보내지 못한 채 상자 안에 간직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이육진이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이냐?”간석의 안색이 심상치 않았다. 소우연도 눈썹을 모으며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간석은 말이 잘 나오지 않는 듯 혀를 몇 번이나 굴렸다.“황, 황, 황자마마와… 흠천감 정 도사, 그리고… 진호범이 지금 영화궁에 계십니다.”“황자마마께서 돌아오셨습니다, 마마!”“뭐라고?”이육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소우연도 숨을 삼켰다.“지, 지금 천이가 어디에 있다고?”“바로 이곳 영화궁에 계십니다.”이육진은 주저 없이 밖으로 달려 나가려 했고, 소우연도 그 뒤를 따르려다 한순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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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이육진은 두 사람을 천천히 바라보다 이윽고 입을 열었다.“선택은 너희가 하여라. 어느 집이든 마음에 드는 곳으로 정하거라.”정 도사는 고개를 깊이 숙이며 아뢰었다.“폐하, 소신은 오랜 세월을 수행으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화려한 수레나 금전, 고운 집은 소신에게 무의미합니다. 바라옵건대, 흠천감에서 조용히 도를 닦게 하여 주시옵소서.”“허한다.”진호범은 단정히 손을 모아 절하며 말했다.“신은 그저 폐하의 성지를 받들어 황자마마를 지켰을 뿐입니다. 감히 공을 내세울 마음은 없습니다.”그러자 이육진이 그 말을 끊었다.“허나, 너는 수행자가 아니지 않느냐. 장안거리의 집을 골라 거처하거라. 진호범은 정이품으로 봉한다.”그 자리는 본디 주진우의 것이었지만, 주진우는 이미 대도독으로 올랐다.이천이 아직 황태자에 오르지 않았더라도, 그 직은 진호범에게 가장 알맞았다.“신, 폐하의 은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진호범은 곧장 무릎을 꿇고 깊이 절했다.이육진은 손을 가볍게 내저었다.“그만 쉬거라.”그는 눈물이 고인 소우연의 얼굴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소우연은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이육진이 이천을 지켜온 이들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았다.그날, 이천을 데려갔던 이는 장공 스님이었다.그러나 다시 데리고 돌아온 이는 정 도사와 진호범이었다.정 도사의 도복만 봐도, 도의 길을 택했음은 분명했다.하지만 지금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그 아이가 그녀를 너무도 닮았다는 사실이었다.키는 이육진을 닮아 컸고, 얼굴 어딘가는 참 많이도 닮아 있었다.18년하고도 7 개월.기어코 이천이 그들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소우연은 이천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천아, 어서 일어나거라.”그 손을 꼭 잡아 일으키며 참아오던 눈물이 와르르 쏟아졌다.“고생 많았겠구나. 너를 지키지 못한 건 나와 폐하의 죄다.”사실, 이천의 마음속에는 불안이 없지 않았다.하지만 눈앞의 부모는 생각보다 따뜻하고 정다웠고, 그것은 진호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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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화

그날, 그 자리에 있던 이들 모두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다행히도 모두 강물에 휩쓸려 어디론가 밀려나긴 했으나, 살아남은 것이 고작이었다.몸뚱이 하나 건졌을 뿐, 지니고 있던 돈이며 약재며 모조리 물에 떠내려가고 말았다.정 도사는 의술을 다룰 줄 알았으나, 약이 없으니 손을 쓸 도리가 없었다.그때였다. 그들이 구했던 그 소년의 부모가 은혜를 갚겠다며 아들을 지주의 집에 머슴으로 넘기고, 그 대가로 받은 돈으로 약을 사다 주었다.그 덕분에, 그들은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왜였을까?’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이 드러난 뒤, 이천은 줄곧 그 일을 곱씹었다.소년의 아버지는 말했다.“저희는 시골에서 밭일만 하며 사는 사람들이라 큰 지혜는 없지만, 이런 말 하나는 압니다. 제비도 은혜를 갚는다지요.”“저희 애가 지주집 머슴으로 들어가 지위가 낮아지긴 했지만, 굶지 않고 밥은 얻어먹습니다.”“그 돈으로 은인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으니, 그걸로 족한 것이지요.”그 말은, 이천이 태어나 처음 접한 삶의 가치관이었다.그렇다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신을 장공 스님께 맡기고 고된 수행의 길로 보냈던 것도, 힘들어도 살 수는 있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은인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기에 택한 길이었던 것인가.게다가 용강한이 지켜낸 이는 어머니만이 아니었다.자신과 쌍둥이 여동생, 이영까지. 그 셋 모두의 생명이었다.그들은 그 마을에 반년 넘게 머물며 약초를 캐고, 점을 치고, 진맥을 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그리고 마침내 돈을 모아, 지주에게 넘겨졌던 그 소년을 다시 데려올 수 있었다.그날 밤, 이천은 그 소년에게 물었다.“넌… 네 아버지 어머니가 너를 팔았던 것을 원망하지 않느냐?”소년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전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사하죠.”“살아 있는 부처님 같은 분들이 제 목숨을 구해주셨는걸요.”“제가 조금 고생해서 은혜를 갚을 수 있다면, 그게 제 복이지 않겠습니까.”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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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수행길 위에서, 장공 스님은 세상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시주를 받아 생계를 이었으며, 모든 욕망을 내려놓고 살아갔다.세상 사람들은 고난 속에서 하늘의 자비를 바라고, 고통이 이 생에서 끝나기만을 빌었다.정 도사는 점술과 의술, 약초를 캐어 사람을 살렸고, 슬픔과 기쁨에 얽매이지 않은 채 세속을 자유롭게 오갔다.그를 만난 사람들은 신선이라도 만난 듯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표했고, 남은 삶이 부디 순탄하기를 기원했다.그렇게, 불가와 도가의 두 극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걷던 두 사람 사이에서 이천은 조금씩 ‘운유’라는 이름을 받아들이게 되었다.장공 스님은 여전히 다정하게 그를 ‘정견’이라 불렀지만 말이다.경성으로 돌아오는 길, 장공 스님은 운불사로 향했다.“장공 스님은 어찌 보이지 않는 것이냐?”이육진은 이천의 도복 차림을 바라보다가, 안도하듯 숨을 내쉬었다.도가란 율법도, 금기란 것도 그리 많지 않았다.그는 한참을 생각했었다.“아바마마, 사부님께서는 운불사로 돌아가셨습니다.”이천이 조심스레 대답하자, 이육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좋다. 운불사에 은을 내려 전반적으로 수리토록 하라.”소우연은 그 옆에서 말없이 아들을 바라보았다.이천은 이육진의 젊은 시절보다 훨씬 더 마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흔한 젊음의 오만함도, 훗날 피어날 분노의 기운도 보이지 않았다.그저 담담하고 고요한, 세상과 적당한 거리를 둔 듯한 아이였다.보면 볼수록 마음이 끌렸고, 당장이라도 품에 끌어안아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을 만큼… 그런 아이였다.잠시 침묵이 흘렀다.이천은 어머니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 보며,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어마마마, 제게 묻고 싶은 것이 있으십니까?”그녀는 거의 마흔에 가까운 나이였으나, 이십대 여인처럼 보였다.진호범과 정 도사는 늘 이천에게 이 말을 전해주곤 했다.“폐하와 마마께서 황자마마를 얼마나 아끼셨는지 모릅니다”그러나 소우연의 붉게 물든 눈가, 그 안에 서린 깊은 그리움은 진호범과 정 도사가 말하던, 그 말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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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천아, 네가 무사히 돌아온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는구나.”이육진이 흐뭇한 눈길로 말하며 이내 제안을 내놓았다.“머나먼 길을 마치고 돌아왔으니, 우리끼리 밥이라도 먹자구나!”이윽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간석아, 수라간에 전하여 음식을 마련케 하라.”“예, 폐하.”간석은 문턱을 넘지도 않은 채, 부리나케 명을 이행하러 달려 나갔다.이육진은 이천과 두 딸의 손을 일일이 잡아 일으킨 뒤, 소우연의 눈가를 손수건으로 조심스레 닦아주었다.“경사스러운 날에 기쁨이 북받친다 하나, 그 몸조차 잊으면 어찌 쓰겠느냐.”소우연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벅찬 감정이 가슴을 치밀어 올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겨우 진정을 가누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기뻐서… 감히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이천은 그 모습을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았다.세상 군왕의 자리에 앉은 이들이라 하기엔, 그들은 너무도 인간적이고 따스했다.그가 타국과 타향을 떠돌며 보아온 군주의 형상과는 전혀 달랐다.오히려 평범한 부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눈물이 하도 나와서 눈이 다 부었어요.”이영이 손등으로 눈가를 문지르며 툴툴거렸다.“저도요.”이진도 콧등이 발그레해진 얼굴로 덧붙였다.“이제 저도 오라버니가 생겼어요! 늘 주변 아이들이 부러웠는데… 이렇게 돌아오셔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이렇게 듬직한 오라버니가 있으니, 아주 든든해요!”이영은 이진을 돌아보며 웃었다.“내가 언니로서 너를 지켜주고 있잖니?”그러자 이진은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그렇지만… 오라버니가 저희 둘을 지켜준다니, 너무 든든해요! 늘 어마마마께서 오라버니가 돌아오시면 저희 둘을 지켜줄 거라고, 늘 그렇게 말씀하셨거든요.”“맞아, 그러셨지.”이영도 기억을 떠올렸다.소우연은 두 딸에게 자주 이천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가 우리 가족을 위해 기꺼이 수행의 길을 택했다고… 그리 설명하였다.그리고 언젠가 그가 돌아오거든, 가족 모두가 따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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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어머마마는 정말 너무하셔요. 겉모습만 보면 이제 막 스무 살 넘으신 것 같단 말이에요.”“어머마마를 모시고 궁 밖에 나가면, 제가 아무리 성숙하게 입어도 사람들이 꼭 우리 자매냐고 묻는다니까요.”이육진은 문득 이영을 흘끗 바라보았다.‘천이를 내 곁에 머물게 하려는 걸 보니, 정사를 천이에게 넘기려고 하는구나. 이리도 억지로 상소를 보는 자가 있었더냐.’이영은 부친의 시선을 감지하자 속으로 외쳤다.‘어서 오라버니를 태자로 봉하시라니까요!’이육진이 태연히 눈짓을 했다.‘그건 다 천이 뜻이 어떠냐에 달린 일이다. 천이가 원치 않는다면 강요할 수 없지. 천이가 원치 않는다면, 네가 이 나라를 짊어져야 할 것이다.’이영은 억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왜 원하지 않겠어요? 그저 아바마마께서 오라버니를 태자로 봉하시면 될 일입니다!’이육진은 코웃음을 쳤다.‘네 오라비가 막 돌아왔거늘. 그 험한 길을 비바람에 눈보라까지 맞으며 왔는데, 돌아오자마자 짐을 얹으라니. 영아, 넌 인정이란 것이 있기는 하냐.’이육진의 말에 이영은 말문이 막혀 버렸다.“…….”이진은 좌우를 번갈아 살펴보다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왜 아바마마랑 언니가 저렇게 서로를 노려보시는 거지? 내가 잘못 본 건가?’어머니에게 시선을 옮기니,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이번엔 오라버니 쪽을 바라보니, 이천은 도무지 사정을 모르는 듯한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그럼… 그냥 오라버니가 직접 궁을 둘러보시고 고르시면 어떨까요? 오라버니, 제가 그냥 드리는 말씀이니, 너무 부담갖지 말고 들으세요. 태극궁은 경치도 좋고, 풍수도 좋답니다. 외삼촌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정말이에요!”이영은 장난기 가득한 미소로 말했다.“황성이 풍수가 나쁠 리가 있겠어요? 황궁을 짓는데 풍수를 안 따졌을 리가 없잖아요?”“게다가 외삼촌께서 그러셨잖아요. 정 도사님께서 늘 오라버니 곁에 계셨다면서요? 이미 모든 진법과 문장을 전수받으셨을 거예요. 어쩌면 저희보다 경지가 높으실지도 몰라요.”그녀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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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이진이 나가자, 전각 안은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소우연은 이마에 맺힌 땀을 손바닥으로 닦으며, 조용히 읊조렸다.“꿈이 아니었습니다. 천이가… 정말 돌아왔습니다.”이육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정말 천이가 돌아왔구나.”“오라버니가 돌아왔으니… 폐하, 상소문 보는 건 이제 어찌할까요?”“우선 당분간은 영이 네가 살펴보거라. 천이 뜻이 가장 중요하겠지. 그 아이 역시, 시험을 거쳐야 한다. 나라의 생사는 노름이 아니니 말이다.”이영은 말문을 열려다, 곧 고개를 푹 숙였다.“예, 아바마마. 분부 따르겠습니다.”고개를 들자, 소우연이 따사로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 시선에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져, '효도'라는 명목으로 스스로를 다독였다.‘어쩌겠어, 일단은 내가 짊어져야지…’그때 이육진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네 오라비가 흠천감에서 돌아오면,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할 것이다. 그전에 어전에 들러 상소 문부터 정리하거라. 진이 앞에서 뒤처질 셈이냐. 그 아이는 사람 마음을 얻는 데 능한 아이다.”‘사람 마음을 얻는다는 건… 오라버니의 마음을 얻는다는 뜻일까…’이영은 입술을 실룩이며 힘겹게 대답했다.“예, 아바마마. 소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그리고는 허둥지둥 예를 올리고는, 거의 도망치듯 전각을 빠져나갔다.전각 안은 다시금 고요해졌다.소우연은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만약… 천이가 그 자리를 원한다면, 영이가 실망하진 않을까요? 그 아이를 태자처럼 여기며 키워오신 세월이 적지 않지 않으니 말입니다.”“혹여라도 자칫 잘못되면, 둘 사이가 틀어질 수도 있습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면, 형제 사이에 등 돌릴 수도 있겠지요.”이육진은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다.“영이는 겉모습만 나를 닮았지, 속은 너를 닮았다.”소우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고개를 갸웃했다.“절 말입니까?”“그래. 원하는 것도, 바라보는 것도 너와 매우 흡사하지. 내가 괜한 야심을 부추긴 셈이구나.”소우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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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소우연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노부부라더니, 참…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그러곤 고개를 들어 이육진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더니, 그의 가슴께에 조용히 기대어 안겼다.“오늘은 제가 직접 수라간에 가 요리를 해보겠습니다. 천이는 아직, 제 손으로 차린 밥상을 받아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이육진은 말을 잇지 못한 채 조용히 시선을 떨궜다.사실… 자신도 소우연이 차려준 밥상을 몇 번 받아보지 못했다.이영도, 이진도 마찬가지였다.그런데 막 돌아온 천이에게 직접 밥을 지어주겠다니… 왠지 모르게 사랑을 빼앗기는 것만 같아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내가 함께 가마.”소우연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그를 흘겨보았다.세상에, 하루 종일 정사를 내팽개친 채 아내와 딸들 곁에서만 노는 황제가 또 어디 있으랴.이육진은 그 희귀한 첫 번째 황제였다.용좌에 앉자마자 태상황으로 물러났고, 정사는 몽땅 이영에게 넘겼다.이영은 정무가 까다로울 때만 간혹 자신을 찾았고, 대부분은 용강한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결국 이육진이란 사내는, 참으로 너무도 한가로운 황제였다.……한 시진 전, 흠천감.등에 먼지와 바람을 안은 채, 정 도사는 오랜만에 흠천감 대문을 넘었다.낯익은 마당을 바라보며 천천히, 몇 차례 숨을 깊게 들이켰다.고개를 드니, 멀리서 익숙한 얼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정 도사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경문은 이제 수염이 어른거릴 만큼 세월을 먹은 중년 사내가 되어 있었다.그럼에도 정 도사를 본 순간, 두 눈가가 금세 붉어졌다.정 도사는 잠깐 의아해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용강한이 죽지 않았다면, 도술이 사라졌다 한들 점괘 정도는 여전히 볼 수 있을 터.’‘오늘 우리가 이곳에 다시 오리라는 걸 예감하고, 그 자식을 흠천감에 대기시켜 뒀겠지.’“오랜만이로구나, 경문아. 제법 의젓해졌구나.”등을 펴고 손을 등 뒤로 돌린 정 도사는 허리가 굽은 모습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경문은 공손히 웃으며 인사했다.“도사님께서는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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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이번에 돌아왔으니, 이제야 제대로 도를 깨달았나 보군.”용강한이 담담하게 말했다.정 도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용강한을 바라보다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자네의 그 인연의 재앙은 이미 지나간 줄 알았는데, 어찌... 읏...”“그게 무슨 말인가?”정 도사는 눈살을 찌푸린 채 손을 흔들었다.“그만두지. 별일 아니네.”도를 닦는 자에게 있어 마음이 불안정하면 도법 또한 성취할 수 없는 법이다.“자네가 이렇게 무사히 살아있는 것을 보니 기쁘군. 자네가 장공 스님과 헤어진 지도 벌써 19년이 지났군. 평생 잊지 못할 여정이었지.”용강한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정 학사는 흠천감에서 수십 년간 도술을 닦았으나 성과가 미미했다. 하지만 이번 유람을 다녀온 후, 그의 도술은 예전 전성기에 거의 육박할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그 후 두 사람은 수련과 도에 관해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가운데의 위험들, 세속의 감정들, 세상사의 이모저모까지... 마치 한 편의 파란만장한 전기를 듣는 것 같았다.이윽고 정 도사가 화제를 돌렸다.“그 사랑 때문에 자네도 오랜 세월 이곳에 얽매여 있었지 않나. 이제 한 번 세상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텐데. 그러고 나면 이 세상의 애증이란 것도 그저 그런 것임을 깨닫게 될 테니 말이야.”용강한이 가볍게 미소 지었다.“지금의 나는 더 이상 사랑에 얽매이지 않네.”얽매이지 않는다고?정 도사는 손가락으로 간단히 계산을 하고는, 다시 용강한을 바라보며 눈살을 더욱 깊게 찌푸렸다.“이상하군.”“무엇이 이상하다는 거지? 혹, 내가 아직도 인연의 재앙에 걸려 있다는 말인가?”용강한도 스스로 점을 쳐봤으나 뚜렷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정 도사는 고개를 저으며 혼란스러운 듯 용강한을 바라보았다.“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네.”그렇다면 이제 없는 셈이리라.두 사람은 차를 마시며 한가롭게 담소를 나누었다.그때 발소리가 들려왔다.서로 눈을 마주보며 미소를 짓자, 정 도사가 말했다.“자네 제자가 왔군.”용강한이 그를 힐끔 바라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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