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 자리에 있던 이들 모두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다행히도 모두 강물에 휩쓸려 어디론가 밀려나긴 했으나, 살아남은 것이 고작이었다.몸뚱이 하나 건졌을 뿐, 지니고 있던 돈이며 약재며 모조리 물에 떠내려가고 말았다.정 도사는 의술을 다룰 줄 알았으나, 약이 없으니 손을 쓸 도리가 없었다.그때였다. 그들이 구했던 그 소년의 부모가 은혜를 갚겠다며 아들을 지주의 집에 머슴으로 넘기고, 그 대가로 받은 돈으로 약을 사다 주었다.그 덕분에, 그들은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왜였을까?’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이 드러난 뒤, 이천은 줄곧 그 일을 곱씹었다.소년의 아버지는 말했다.“저희는 시골에서 밭일만 하며 사는 사람들이라 큰 지혜는 없지만, 이런 말 하나는 압니다. 제비도 은혜를 갚는다지요.”“저희 애가 지주집 머슴으로 들어가 지위가 낮아지긴 했지만, 굶지 않고 밥은 얻어먹습니다.”“그 돈으로 은인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으니, 그걸로 족한 것이지요.”그 말은, 이천이 태어나 처음 접한 삶의 가치관이었다.그렇다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신을 장공 스님께 맡기고 고된 수행의 길로 보냈던 것도, 힘들어도 살 수는 있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은인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기에 택한 길이었던 것인가.게다가 용강한이 지켜낸 이는 어머니만이 아니었다.자신과 쌍둥이 여동생, 이영까지. 그 셋 모두의 생명이었다.그들은 그 마을에 반년 넘게 머물며 약초를 캐고, 점을 치고, 진맥을 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그리고 마침내 돈을 모아, 지주에게 넘겨졌던 그 소년을 다시 데려올 수 있었다.그날 밤, 이천은 그 소년에게 물었다.“넌… 네 아버지 어머니가 너를 팔았던 것을 원망하지 않느냐?”소년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전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사하죠.”“살아 있는 부처님 같은 분들이 제 목숨을 구해주셨는걸요.”“제가 조금 고생해서 은혜를 갚을 수 있다면, 그게 제 복이지 않겠습니까.”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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