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 나는 외삼촌께 도술을 배우고 싶다.”이천의 목소리는 맑고도 또렷했다.“정 도사께서도 외삼촌이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여러 차례 말씀하셨고, 진 대인께서도 마찬가지셨어.”경성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용강한'이라는 이름은 사람들 입에 끊임없이 오르내렸다.이진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럼, 오라버니는 이미 마음을 정하신 거예요?”“그래.”“정말 너무하셔요. 저도, 언니도, 모두 오라버니께서 저희 곁에 머물러 주길 바랐는데... 누가 알았겠어요. 오라버니께서 외삼촌과 함께 지내시겠다고 하실 줄은...”이진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오라버니의 이 결정이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거란 예감을 어렴풋이 느꼈다.노을이 붉게 물든 저녁 하늘 아래, 세 사람은 흠천감을 나서 문덕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이번 가족 연회는 문덕전에 준비되었고, 이육진은 덕망 높은 대신 몇몇을 따로 초청해 함께 자리를 빛냈다.“황자마마와 공주마마, 용 대인께서 도착하셨습니다!”태감의 우렁찬 외침이 대전에 울려 퍼지자, 앞자리의 스무 명 남짓한 대신들이 일제히 일어섰다.한때 어사대부였던 경성세, 지금은 좌승상이 된 그는 수십 명의 관료를 이끌고 맨 먼저 일어났다.이천이 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그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도포를 입고 오다니... 황자마마께서 정말 도가에 뜻을 두신다면...’그렇다면 황태자 자리는 어떻게 될까.복잡한 생각이 교차했지만, 우선은 예를 다해야 했다. 그는 맨 앞에 나서 가장 정중히 무릎을 꿇었다.“신, 황자마마와 공주마마를 뵙습니다!”어차피 오늘은 황제가 자식들의 태도를 눈여겨보려 마련한 자리였다.이천이 도가에 뜻이 없다면, 자연스레 행동으로 드러날 터였다. 지금은 예를 갖춰두는 편이 나았다.경성세가 무릎을 꿇자, 뒤이어 모든 관료들도 일제히 무릎을 꿇고 외쳤다.“황자마마, 공주마마 만세!”잠시 후, 대전 안은 그 외침이 천장을 울리며 웅장하게 메아리쳤다.상석에는 이육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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