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Kabanata 1111 - Kabanata 1120

1134 Kabanata

제1111화

초구는 심초운 앞에 무릎을 털썩 꿇었다.“공주 마마께서 혼인 상대를 선발한다는데 도련님도 선발에 참가하십시오.”“허허…”심초운은 씁쓸하게 웃으며 대꾸했다.“공주 마마는 날 동생으로만 생각한다고 하셨다. 나한테 단 한번도 남녀의 감정을 느낀 적이 없다고 하는데 날 선택할 리가 없지 않겠느냐? 공주 마마는 절대 날 선택할 리가 없다.”말을 하던 심초운은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이내 더욱 울적한 표정을 지었고 이에 초구도 울먹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이 세상에 도련님만큼 출신이 훌륭하고 나이도 적당한 분이 어디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도련님께서는 어렸을 때부터 공주 마마 곁을 지키지 않았습니까?”“초구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냐?”심초운은 초구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그의 입에서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싶었다.초구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다.심지어 초구는 어렸을 때 나중에 커서 도련님과 공주 마마가 혼인을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이영 공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줄은 몰랐으며 심지어 심초운을 동생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소인, 소인도 그렇게 생각합니다.”초구가 입을 꽉 깨문 채 말했다.“도련님과 공주 마마는 죽마고우이지 않습니까? 그 어떤 사내보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두 분 사이의 감정이 깊습니다.”죽마고우라… 허허…안타깝게도 이영 공주는 심초운에게 단 한번도 남다른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심초운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바로 궁을 떠나 이영 공주를 멀리했을 것이다.하지만 이영 공주의 마음을 진작 알 수가 없었다. 알았다고 해도 그에게는 선택의 권리가 없다. 모든 건 부모님과 황제 그리고 황후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이영을 사랑하게 된 건 심초운 혼자서 견디고 감당해야 할 아픔이다.“도련님, 그만 마셔야 합니다.”초구가 다가가 심초운 손에 든 술병을 빼앗으려 했지만 심초운이 재빨리 피했다.마음에 둔 여인이 자신이 아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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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같이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다고? 그럼 네 뜻은 공주 마마께서 그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게 내가 도와야 한다는 말이냐?”심초운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초구를 쳐다보며 묻자 초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다가 심초운이 살짝 흔들린 듯하자 초구는 말을 이어갔다.“그자가 심신을 다해 도술을 수련하지 않는다고 해도 공주 마마께서는 그자와 항렬 차이가 많이 납니다. 두 분은 절대 불가능한 사이입니다. 때문에 도련님께서는 그저 공주 마마 곁에서 공주 마마를 도와주고 공주 마마의 든든한 편이 되어주면 됩니다.”초구의 일침에 심초운은 더욱 씁쓸하게 웃었고 이에 초구가 미간을 찌푸렸다.“더군다나 나중에 공주 마마께서 황위에 오르시게 되고 곁에 더욱 많은 남자가 생긴다고 해도 도련님은 여황제의 유일한 국서입니다. 이건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실이지요.”심초운은 미간을 확 찌푸린 채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만약 공주 마마가 그저 보통 집안의 아가씨였다면, 혹은 그저 평범한 공주 마마였다면 심초운은 보다 쉽게 그와 혼인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그러니까 도련님,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공주 마마를 찾아가서 확실하게 대놓고 얘기를 하셔야 합니다. 성공하든 못하든 최소한 더 이상 미련은 남지 않을 것 아닙니까?”초구가 심초운을 격려했다. 그가 이유 없이 심초운을 응원하는 게 아니라 황제와 황후가 심초운을 좋게 보고 있고 심초운도 공주 마마를 많이 좋아하는데 쟁취해보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만약 공주 마마께서 도련님이 아닌 다른 사내를 선택한다면, 그땐 도련님께서 공주 마마와 죽마고우이든 아니든, 도련님께서 여전히 공주 마마를 마음에 품고 있든 아니든, 도련님은 공주 마마와 혼인한 남자에게 눈엣가시가 될 겁니다.”공주 마마와 혼인한 다른 남자… 눈엣가시…이 단어들에 자극을 크게 받은 심초운은 허리를 쭉 펴고 꼿꼿하게 서더니 주먹을 꽉 쥔 채 큰 결심을 내린 듯했다.“네 말이 맞다.”“도련님, 어디 가시려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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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심초운은 초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초구는 어떻게 아는 게 이렇게 많지?’이에 초구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소인은 궁 생활을 꽤 오래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보고 들은 비밀이 꽤 많습니다.”“그런 비밀도 있는 것이냐?”“도련님, 어디서 어떻게 들은 비밀인지, 누구한테서 들은 비밀인지는 일단 신경 쓰지 마시고 딱 한 가지만 생각하십시오. 도련님께서 공주 마마의 남자가 되고 싶다면 공주 마마의 보호욕을 자극하는 방법 외에 가끔 강인하고 든든한 모습도 보여주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다른 남자에게 빼앗길 수도 있습니다.”심초운은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 그는 돌아서서 술병을 들고 벌컥벌컥 마셨다. ‘그래, 공주 마마께 찾아가서 얘기하는 거야! 내가 공주 마마를 좋아한다고! 공주 마마의 남자가 되고 싶다고! 그런데 누이라고 부르는 건 좀 과하지 않을까? 그러다가 역효과를 일으키면 어떡하지?’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심초운은 일단 말을 타고 황태녀 저택으로 무작정 찾아갔다.말에서 내리자 초구가 큰소리로 원망했다.“아이고, 도련님, 술을 마시고 말을 타시니까 말이 막 여기저기 휘청거리지 않습니까? 소인 놀라서 죽을 뻔했습니다.”심초운은 초구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채 황태녀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저택 안에는 불빛이 환했다.심초운은 바로 서재로 향했고 도중에 이진을 만나게 되었다.“초운 오라버니…”몸이 안 좋아서 쉰다고 했던 사람 아닌가? 왜 갑자기 저택에 찾아왔지?한편, 심초운은 고개를 돌려 이진을 힐끔 쳐다보고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인사를 했다.“진녕공주.”“몸이 안 좋아서 쉰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몸은 이제 좀 괜찮아요?”말을 하던 이진은 심초운에게서 술냄새를 맡게 되었다.“초운 오라버니 술 마셨어요?”“네.”고개를 끄덕이던 심초운은 서재 쪽을 힐끔 쳐다보았다.이에 이진은 바로 깨달았다. 심초운이 왜 몸이 안 좋다고 했는지, 왜 집에서 혼자 술을 마셨는지 말이다. 어마마마께서 누이를 위해 혼인상대를 선발한다고 했기 때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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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끼익…서재 문이 열리고 이영이 서재 안에서 걸어 나왔다. 그러다가 마당에 서있는 심초운을 보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몸은 좀 괜찮은 거냐?”그런데 얼굴을 벌겋게 달아 있지?이에 심초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취기에 살짝 휘청거리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네, 마마, 소신 많이 나았습니다.”이영은 피식 웃었다. 심초운은 가끔 자신을 소신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렇게 호칭을 자주 바꾸는 게 힘들지도 않은가?“송이 이모는 어디 간 것이냐? 당 내관도 보이지 않네.”이영은 이마를 꾹꾹 누르며 물었다. 마당에는 심초운 외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조금 전에 진이 말소리도 들린 것 같은데.”이에 심초운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대꾸했다.“진녕공주 마마께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면서 당 내관과 송이 이모를 데리고 갔습니다.”심초운은 뜨끔한 마음에 이영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한편, 이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오늘따라 얼굴이 뻘건 심초운이 평소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영은 가까이 다가가자마자 심초운 몸에서 나는 술냄새를 맡게 되었다.“술을 마셨어? 몸도 안 좋다면서 술은 왜 마신 것이냐?”“저…”“왜? 할말 있으면 편하게 하거라.”심초운이 언제부터 이렇게 우물쭈물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지?“전, 전 몸이 건강합니다.”“참나, 그래. 나도 눈치챘어. 네놈이 술까지 마셨는데 몸이 안 좋을 리가 없지 않느냐?”이영은 엄숙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추궁했다.“어린 나이에 술에 중독되어서는 안 된다. 조심하여라.”말도 제대로 못하고 손마저 덜덜 떨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꽤 많이 취한 듯했다.이때, 심초운이 갑자기 고개를 홱 들더니 말했다.“전 어리지 않습니다. 전 공주 마마보다 겨우 몇 개월밖에 어리지 않습니다…”고집스럽게 말을 하는 심초운을 보며 이영은 피식 웃었다. “그래, 더 할말 없으면 이만 돌아가서 쉬거라.”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서재 안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심초운이 한걸음에 달려가 서재 문을 두 손을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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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심초운은 이영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다가 이영이 탁자 끝에 부딪쳐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게 되자 심초운이 말했다.“전 누이가 혼인상대를 선발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그래, 어마마마께서 내리신 결정이다.”“누이, 저를 선택해주십시오.”“뭐?”허리를 숙인 심초운은 자신보다 훨씬 키가 작은 이영을 진정성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저를 누이의 남자로 선택해줄 수는 없습니까?”“네가 정녕 미친 거구나.”“전… 누이가 누구를 마음에 품고 있는지 저만 알고 있습니다. 전 누이를 도와 이 일을 영원히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게 잘 숨길 수 있습니다. 누이께서는 걱정 없이 그자를 마음껏 좋아해도 됩니다.”심초운은 두 손을 이영의 어깨에 올려 놓으며 말을 이어갔다.“누이는 어렸을 때부터 저를 제일 아껴주었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도 저를 아껴주십시오…”한편, 이영은 심초운의 말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네가 어찌 나한테, 네가 어찌 감히!”“사람 감정이라는 게 어찌 마음대로 되겠습니까? 누이는 심지어 그자에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습니까? 전, 전 누이와 죽마고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이보다 겨우 몇 개월밖에 어리지 않는데 왜 우리는 안 된다는 겁니까?”이영은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그녀는 심초운을 빤히 쳐다보았다. 이토록 수려한 청년이 평소의 활력을 잃고 이렇게 불쌍한 표정으로 눈시울까지 붉히고 있다니.심초운은 어렸을 때부터 차분하고 말수가 적은 아이였다. 이영은 심지어 지금의 심초운과 어렸을 때의 심초운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이영은 황급히 심초운의 손을 뿌리쳤다.“안 된다. 우리는 절대 안 된다.”“왜 안 되는 겁니까? 전하와 황후마마 그리고 진녕공주까지 우리 두 사람을 엮으려고 하는 게 보이지 않는 겁니까?”이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심초운은 애절한 모습으로 이영에게 관심과 사랑을 구걸하고 있었다.“누이, 저를 선택해주십시오.”“초운이 너와 난 좋은 벗이고 나아가 가족 같은 사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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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누이.”심초운은 여전히 망설이는 이영을 조심스럽게 불렀다. 이제 마음속에 있는 말을 전부 뱉었기에 도로 담을 수도 없었다.오늘 확실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심초운에게 두 번 다시 이런 기회가 없을 것이다.“누이, 전 영원히 누이 편입니다. 누이를 위해 어떤 일도 할 수 있습니다.”“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이영은 심초운을 살짝 밀어내며 대꾸했다.“누이, 전 누이를 단순히 누이로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이에게 여인으로 좋아합니다. 열 살 정도 됐을 때부터 누이를 마음에 품고 있었습니다.”“이만 가거라.”심초운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는 자신이 오늘 한 말 때문에 이영이 그에게 완전히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이러다가 남매로도 지낼 수 없게 될까 봐 너무 두려웠다.그래도 이영은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이는 낯선 남자와 심초운 사이에서 심초운의 승산이 더 크다는 뜻이다.심초운이 떠난 뒤, 이영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가 나중에 황위에 오르게 되면 후손을 이어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현재 황족이 점점 적어지고 있고 이천 오라버니는 도술을 수련하고 있기에 나중에 혼인을 하여 자식을 낳을지도 아직 모르는 일이다.그리고 이진은 아직 너무 어리다.이영 그녀는 지금 한창 혼인을 할 나이이며 특히 황태녀이기에 반드시 후손을 이어가야 할 의무가 있다. 그녀가 이기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나중에 나라에 크게 흔들리고 정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그때가 되면 결국 수많은 대신들과 백성들의 피와 살을 희생하여 나라를 살려야 할 것이다.똑똑똑…“누이, 저 들어가도 돼요?”서재 밖에서 이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이영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대답했다.“들어와.”서재에 들어선 이진은 담담한 표정으로 창가에 서있는 이영을 보게 되었으며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러다가 머릿속에 조금 전에 넋이 나간 표정으로 서재를 떠나던 심초운이 떠오른 이진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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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함부로 추측하지 마. 그런 거 아니야.”이영은 진지하게 분석하는 이진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뜨끔했다. 이에 이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대꾸했다.“됐습니다. 누이가 얘기하기 싫다면 저도 더 이상 물어보지 않겠어요.”이영은 재빨리 차를 한 잔 따랐다.“할말 없으면 이만 돌아가거라. 난 남은 상주서를 처리해야겠다.”“그래요. 누이는 이제 혼자서도 많은 걸 해결할 수 있어서 아바마마와 어마마마 그리고 숙부도 더 이상 걱정할 일 없겠네요.”이진의 말에 이영은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물었다.“그럼 나중에 숙부도 우리 가족과 함께 경성을 떠나는 것이냐?”이에 이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숙부도 우리 가족과 함께 다니면 불편하실 텐데 굳이 우리와 함께 강남에 가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더군다나 숙부는 수련을 위해 경성을 떠나는 겁니다. 반대로 아바마마는 어마마마에게 각 지역의 풍습을 보여주기 위해 구경을 다니는 것이니 목적부터 다르지요.”“그래?”하지만 용강한이 경성을 떠나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이런 생각에 이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이영과 이진은 다른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경성을 떠나 여기저기 놀러 다니시면 앞으로 우리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 넌 이천 오라버니도 못 만나게 되겠지. 그러니 진이 너는 궁으로 돌아가 오라버니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내야 한다. 우리가 이천 오라버니를 좋아한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냐?”잠시 생각하던 이진은 누이의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는 누이가 걱정돼서 절 이곳에 보냈어요.”“이제는 걱정할 것 없다. 난 내가 마음에 드는 사내를 선택할 것이다.”“맞아요. 꼭 누이 마음에 드는 사내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럼 전 내일 바로 궁으로 돌아가겠습니다.”이진이 웃으면서 말하자 이영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나중에 시간되면 나도 이당궁에 널 보러 자주 갈게. 우리 둘이 같이 이천 오라버니에게 찾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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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특히 숙부는 그때 당시 아바마마를 살리기 위해 도술을 완전히 잃었는데 요 몇 년 사이에 수련을 통해 도술을 다시 얻게 되었습니다. 숙부는 참 대단하신 분입니다.”이영은 존경스러운 표정으로 말했고 이에 이천이 대꾸했다.“나도 숙부와 아바마마 그리고 어마마마 사이의 일을 전해 들었다. 숙부는 우리 가족의 큰 은인이야.”말을 하던 이천은 이영을 쳐다보며 물었다.“정 사부께서 숙부의 머리카락은 당시 열기로 고통받는 어마마마를 치료해주느라 하룻밤 사이에 백발이 되어버렸다고 들었다.”“그건 저한테 얘기해준 사람이 없어서 몰랐습니다.”이영이 솔직하게 대답했다.“하지만 저도 소문으로 들은 적은 있습니다. 숙부께서 한창 젊은 나이에 백발이 되었다고 했습니다.”미간을 살짝 찌푸린 이천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고 이영은 그리 신경이 쓰이지 않는 듯했다.“무방합니다. 숙부의 백발이 신선 마냥 예쁘게 휘날리지 않습니까? 숙부는 산꼭대기에 우뚝 솟은 신명 같습니다.”이에 이천이 이영을 쳐다보며 대꾸했다.“네가 그렇게 얘기하니 숙부의 기품이 참 남다른 것 같긴 하구나. 속세에 전혀 때묻지 않은 신선이 다름없다. 숙부의 조예는 내 평생 따라갈 수 없는 경지이니라.”이천이 열등감에 찬 표정으로 말하자 이영은 바로 고개를 저으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숙부는 지금까지 제자를 들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라버니께서 경성으로 돌아오자마자 숙부의 제자가 되지 않았습니까? 오라버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품은 숙부와 매우 흡사합니다.”“내가? 내 기품이?”“네, 차분하고 당당하면서도 고지식하지 않은 사상까지 말입니다.”이영이 진심으로 칭찬하자 이천이 허허 웃으며 대꾸했다.“사부께서 가르쳐준 게 있었거든. 모든 건 자연의 흐름에 맡겨라. 뭔가를 억지로 얻으려면 결국 다른 뭔가를 대가로 잃게 된다…”잠시 머뭇거리던 이천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오라버니는 말하는 모습도 숙부와 참 많이 닮았습니다.”이천은 이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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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이런 생각은 몇 번이나 이영의 머릿속을 꽉 채웠다. 처음에는 용강한에게 보상한다는 심정이었는데 나중에는 자신의 속마음을 직시할 수밖에 없었다.이영은 용강한을 보상하려는 게 아니라 용강한의 담담하고 냉정하고 차분하면서도 따스한 매력에 푹 빠져버린 것이다.이제는 절대 빠져나올 수가 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누이?”이천은 이영을 몇 번이나 불렀지만 이영은 대꾸를 하지 않았다. ‘누이가 무슨 생각을 이렇게 골똘히 하고 있는 거지?’한편, 정신을 번쩍 차린 이영은 이천을 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조금 전에, 잠깐 머릿속에 뭔가 떠올라서 정신이 팔렸습니다.”“누이도 숙부의 가르침을 받았을 줄은 몰랐네. 그래서 그런지 말투나 행동이 참 소탈하고 대범한 것 같네.”“전 대범하지 못합니다.”이에 이영이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인생의 수련은 이제 막 시작되었고 매일이 새로운 시작인 것 같습니다.”“누이는 참 고견이 있어.”이천의 말에 이영이 대꾸했다.“전 그저 말만 이렇게 번지르르하게 할 뿐입니다. 예전에 숙부께 부탁했는데 절 제자로 받아주지 않았거든요. 오라버니는 참 운이 좋으신 것 같습니다.”용강한의 제자가 되면 용강한 곁에 평생 붙어 있을 이유와 핑계가 생기는 거니까.이때, 이영이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자리에 앉아 이천을 쳐다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세상 사람들이 평생 쫓고 있는 게 참 다양합니다. 그럼 오라버니께서는 뭘 쫓고 싶으신 겁니까?”이천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누이가 조금 전에 언급했던 권력과 부, 명예 그리고 남녀 간의 애정까지 난 하나도 바라지 않네. 최소한 지금까지는 도술에 전념하고 싶어.”이에 이영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오라버니께서 도술을 수련하는 건 저도 말리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라버니께서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우리 상운국은 현재 후손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직계 후손은 물론이고 방계 황족도 꽤 많이 몰락했습니다. 몇 명 남지 않았다는 뜻입니다.”이천도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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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한 시간 뒤, 이영은 상주서를 들고 용강한에게 다가갔다.“숙부, 변경 지역에서 보낸 상주서인데 사막에서 또다시 슬쩍슬쩍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용강한은 이내 서책을 내려놓고는 상주서를 힐끔 쳐다보았다.“변경 지역의 요구 사항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면 공주 마마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잘 알고 있으실 겁니다.”이영은 앞으로 한걸음 다가갔다.“그럼 변경 지역에서 만약 군사를 모집하여 힘을 키운다면요?”고개를 살짝 든 용강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꾸했다.“현재 변경 지역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진위 장군입니다. 진위 장군은 전하께서 직접 등용한 장군이기도 하지요.”간단하게 얘기하자면 큰문제는 없을 거라는 뜻이다. 합리적인 요구라면 적당하게 들어줘야 한다.한편, 이영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용강한을 힐끔 쳐다보았다.백옥 같이 하얀 얼굴에 긴 백발까지, 속세에 때묻지 않은 신선의 모습이었다. 용강한의 나이는 마치 스무 살 중반에 멈춰버린 것 같았다.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정하고 차분하고 태연한 기품만 아니면 아무도 그를 중년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이영이 어렸을 때 용강한은 지금과 똑같은 모습에 몸이 비실비실했다. 하지만 이영이 이렇게 훌쩍 자라고 나서도 용강한은 생김새가 전혀 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더욱 건강한 모습이었다.한편, 용강한은 대답이 없는 이영을 힐끔 쳐다보았다. 눈앞에 서서 자신을 더할 나위 없이 다정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이영을 보며 왠지 마음이 움찔했다.그러다가 요 며칠동안 소우연이 이영을 위해 혼인상대를 선발하고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이 일로 소우연은 용강한에게 고민을 얘기한 적도 있었다. 이영이 누군가를 마음에 품고 있는데 상대방은 이영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이다.이영이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용강한은 지금까지 이영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되짚어보았지만 이영이 오해할만한 행동을 한 적은 없는 것 같았으며 선을 넘는 행동도 한 적이 없었다.“공주 마마.”냉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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