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 입을 뻥긋거리다가 물었다.“그럼 나한테 하려는 말이 뭐야?”이에 이진이 대답했다.“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는 다른 사람을 보내면 혹시 불필요한 오해와 문제를 일으킬까 봐 저한테 말을 전달하라고 보냈어요.”“그렇게 얘기하니까 더 궁금해지잖아. 도대체 뭔데?”이진이 손가락을 까닥이며 대꾸했다.“누이, 가까이 와보세요.”이영은 이진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얘기해봐.”“누이는 8월이면 열아홉이 되는 소녀잖아요. 어마마마께서는 누이 나이 때 누이를 임신했다고 해요. 어마마마께서는 열일곱 살에 아바마마와 혼인을 했어요. 상운국의 아가씨들은 거의 대부분 열다섯 살에 혼약을 정하고 혼인을 하거든요.”말을 마친 이진은 큰 짐을 내려놓은 듯 안도의 한숨을 살짝 내쉬며 이영을 빤히 쳐다보았다.“누이는 마음에 품고 있는 사내 없어요? 혹시 초운 오라버니는 어때요?”한편, 이진의 말에 이영은 머리가 하얘지는 기분이 들었다.이 나라의 황태녀로써 나중에 황위를 물려받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이영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전문적인 교육과 가르침을 받았기에 권력에 어느 정도 야망도 있었다.하지만 혼인이라…이영은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다. 그녀가 원하는 건, 그녀가 진정으로 바라는 건…“누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이진은 넋이 나간 이영을 쳐다보며 물었다.이영의 반응을 보면 전에 심초운이 이영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던 말이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누이는 황태녀잖아요. 그럼 당연히 혼인을 해서 자손을 낳아 대를 이어나가야지요. 안 그러면 나중에 누이는 황위를 누구에게 물려줄 생각이죠?”이진이 헤헤 웃으면서 묻자 이영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되물었다.“어린 계집애가, 이런 말들은 누가 가르친 것이야?”“제 스스로 생각한 겁니다.”“앞으로 그런 말은 함부로 하지 마.”이에 이진이 어깨를 들썩이며 대꾸했다.“어마마마께서는 평소에도 늘 저와 누이한테 말씀하셨잖아요. 언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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