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이지.”심소균은 자리에서 일어나 우옥명의 어깨를 손으로 꼭 잡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한편, 우옥명은 그저 가만히 앉아 떠나는 부자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서재에 들어선 뒤, 심소균이 물었다.“아들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심초운은 오늘 평소와 많이 달랐다.이에 심초운이 대답했다.“아버지, 이 아들은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심초운의 말에 심소균은 꽤 놀란 표정이었다.“마,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그게 누구더냐? 어느 가문 아가씨가 마음에 든 것이냐?”“아버지,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 여인은 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들이 어떻게 해야 그 여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이에 심소균이 연신 손을 내둘렀다.“안 된다. 그건 아니된다. 네 혼사는 폐하께 하사 받아야 하는 것이다. 네가 함부로 상대를 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네 아비의 혼인도 전하께서 하사하신 것이니라.”“아버지, 예전에 어머니께서 아버지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셨지요?”“그래, 맞아.”“그럼 아버지께서는 나중에 어떻게 어머니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겁니까?”“그건…”심소균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와 우옥명은 애초에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 그러다가 심초운을 낳은 뒤로부터 서로 도와가면서 살다가 깊은 정이 쌓이게 된 것이다.심소균은 이내 심초운에게 이를 구구절절 얘기해주었다.“어쩌면 그 사이에 서로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르지.”한편, 심초운은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한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아들아, 너도 이제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니다. 혼인을 해야 하는데 어느 집안 아가씨가 마음에 든 것이냐? 이 아비한테 얘기하면 아비가 내일 전하께 네 혼인을 하사해 달라고 부탁을 드려보겠다.”심소균의 장남이 마음에 품고 있는 여인이 있다고 하는데 심소균은 당연히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상대방 아가씨가 순결의 몸이고 심초운과 혼인을 하고 싶다고 하면 심소균은 염치를 무릅쓰고 황제에게 혼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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