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질문에 심초운은 흠칫했고 이영은 피식 웃으며 그를 쳐다보았다.“네가 나한테 시집오는 거니까 난 최선을 다해야지. 그래서 어떤 예물을 갖고 싶은데?”이영이 다시 한번 묻자 이번에는 제대로 들은 심초운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리고는 이영을 자리에 둔 채 혼자 앞으로 빠르게 걸어갔다.이영은 그런 심초운을 쫓아가며 물었다.“심초운, 너 나한테 시집올 거야 말 거야? 싫다고 하면 지금 당장 어마마마한테 가서…”“공주 마마!”홱 돌아선 심초운은 분하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했다. 당안과 함향 그리고 송이 등 내관들 외에 영화궁에 다른 내관들도 많은데 그들까지 이영의 말을 다 들었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심초운은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공주 마마, 제발 목소리를 낮추십시오.”“쑥스러운 게냐?”이영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묻자 심초운은 말문이 턱 막혔다. 그리고는 빠르게 다가가 이영을 덥석 잡았다. 이영이 다시 큰소리로 외치려고 하자 심초운은 급하게 그녀의 입을 꽉 막았다.한편, 옥신각신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있는 당안과 송이 등 내관들은 입이 찢어지도록 웃고 있었다. 선남선녀가 저렇게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한편, 함향과 소우연은 영화궁 대문 앞에 서서 이영과 심초운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마마, 공주 마마와 심초운 도령은 참 잘 어울리십니다.”함향이 감개무량한 듯 말했다.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죽마고우가 저렇게 함께 할 수 있으니 보는 사람도 너무 흐뭇했다.이에 소우연도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나도 마음이 놓이는 구나.”소우연뿐만 아니라 이육진 그리고 용강한도 이제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되었다.이영이 영화궁을 떠난 뒤, 소우연은 바로 함향을 데리고 밖으로 나섰다.“마마, 어디로 가시려는 겁니까?”“어전으로 가자.”소우연이 대답했다.한편, 어전에서.이육진과 경성세 승상, 이 상서 그리고 임세안, 진규와 진우까지 열 명이 넘는 대신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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