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Kabanata 1341 - Kabanata 1350

1638 Kabanata

제1341화

불경을 읽건, 장공 사부의 가르침을 듣건, 모두가 입에 담는 것은 '평등'이었다. 다만 그 속에서도 남성 위주로 흘러온 관습 속에서 놓쳐온 작은 차별들을 깊이 돌아보지는 않았을 뿐이었다.오늘 이영이 입을 여니, 이천은 마치 깨달음을 얻은 듯 머릿속이 환히 트였다.“오라버니께서는 사해를 떠돌며 세상의 온갖 애증과 고통을 두루 보셨습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아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여인이란 권리를 잃은 쪽으로서, 어떤 지옥 같은 삶을 견뎌내야 하는지 말입니다.”“저도 압니다.”그러나 정작 이천은 왜 이영이 심연희의 일을 두고 남녀의 권리 문제로 화제를 돌리는지 알 수 없었다.이영은 곧바로 그를 바라보았다.“방금 오라버니께서는 심연희가 결국 행복할 것이라 하셨지요. 그 말씀은 설령 심연희의 남편이 다른 이와 먼저 장자를 두었더라도 심연희를 여전히 아낀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었습니까? 여인이기에, 그저 그런 인생도 실패가 아니라고요. 오라버니께서는 심연희가 그런 삶을 살아도 괜찮다 여기신 겁니다!”이천의 얼굴빛이 창백해졌다.“그런 뜻은 아니었습니다.”“하지만 오라버니께서 내뱉으신 말이 바로 그런 뜻이었습니다. 정녕 심연희가 오라버니의 인연이 아니라 해도, 외삼촌께서 오라버니께 복숭아꽃 비녀를 내리고 심연희에게도 복숭아꽃 비녀를 내리신 그때, 오라버니께서는 심연희가 갈림길에서 얼마나 망설이며 괴로워했는지 못 본 척해서는 안 되었던 겁니다.”“한때 심연희가 먼저 오라버니 곁에 다가섰지요.”이영이 다시 물었다.“그건 심연희의 첫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훗날 오라버니의 차가움이 그 아이를 물러서게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리 서둘러 좋지 못한 혼처를 택한 건 아닐까요?”이천은 말문이 막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이영도 더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오라버니께서 도를 닦고 불법을 익히며 천하의 중생을 위해 기도를 올리신다 하셨지요. 기도라...”그녀는 미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죽은 뒤의 세상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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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2화

“폐하 말이 옳습니다. 속세에 몸을 담그지 않고서는 속세의 고통을 알 수 없고, 속세의 고통을 모른다면 어찌 천하 백성을 구제할 수 있겠습니까!”해질녘이 되자 당안이 먼지떨이를 들고 와서 이영에게 보고했다.“천왕 전하께서 일찍이 식당에 와 계십니다.”“그리 일찍 왔단 말이냐? 뭐라고 하셨지?”당안이 고개를 저었다.“아직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정오 이후 나눈 대화를 떠올리니 이천도 이미 깊이 생각해본 듯했다.“저녁 식사를 준비하거라.”“예.”그녀가 몸을 일으키자 당안이 밖으로 나가 송이에게 전했다.“수라를 준비해라.”“알겠습니다.”송이가 곧바로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렸다.이영이 식당에 도착하니 이천은 이미 평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 책을 읽을 때면 깊은 인내심을 보이곤 했다.“천왕 전하께 문안드립니다.”당안이 예를 올리자 이천은 곧바로 손을 들어보였다. 그런 뒤, 이영을 향해 두 손을 모아 정중히 예를 올렸다.“이게 무슨 일입니까?”이영이 놀랐다. 오늘 이천이 어찌 이토록 격식을 차리는 것일까.이천이 말했다.“이전에 폐하께서 하신 말씀에서 제가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대로라면 제 수행은 그저 제자리걸음이었을 것입니다.”이영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이천이 이어 말했다.“하지만 폐하의 말씀은 결국 우리 백성들에게 남녀가 평등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오라버니께서는... 제가 너무 허황된 생각을 한다고 여기십니까?”“아닙니다. 이는 불가와 도가의 뜻에도 부합합니다. 제가 폐하를 도와드리겠습니다.”“오라버니, 사사로이 있을 때는 부디 '폐하'라 부르지 마십시오.”이영이 미소를 지었다. 심초운과도 그렇게까지 선을 긋지는 않았으니 말이다.“오라버니께서 함께해주신다면 이 일은 반드시 훨씬 더 잘될 것입니다.”“반드시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겠지요.”“아닙니다. 분명 배가될 것입니다!”적어도 이천이 나서준다면 그녀는 더욱 뜻을 펼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최소한 더는 흠천감에만 머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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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3화

“그대도 헛된 생각은 마십시오. 이곳이라고 해서 그 뿌리 깊은 사상을 순순히 몰아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추구하는 이상에 도달하려면, 백 년은 지나고 같은 뜻을 품은 황제가 두세 명은 더 나와 그 법도를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태에서 죽고 말 테니깐요.”이천은 밥그릇과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이미 식사를 마친 상태였다. 당안이 즉시 입 헹굴 물을 내어왔고, 곁에 있던 어린 내시가 깨끗한 물수건을 건네며 이천이 손을 씻을 수 있도록 했다.“도사께서도 말리셨으니, 폐하, 조급해하지 마십시오.”이천은 물수건을 당안에게 던져주고 나서 말을 이었다. “다만 폐하께서 그 뜻을 잃지 않고 이어가기만 하면 됩니다. 당장 성과가 있든 없든, 우리 한 세대 한 세대가 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여인들에게 승리의 빛이 찾아올 것입니다.”이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여인의 처지를 이제야 알게 된 것도 아니었다. 다만 정사와 조정의 명령 아래, 여인은 한 번도 전조에 나서지 못했고, 그녀는 날마다 산더미 같은 상소문을 처리하는 데 힘을 쏟아야 했을 뿐이었다.“오라버니의 말씀이 옳습니다. 이 일이 더디다 하나, 우리가 멈출 수는 없지요.”“음.”“오라버니, 문득 생각해보니, 어쩌면 어릴 적부터 밖으로 떠돌며 지내신 것도 오늘의 이 결심을 위한 길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이 가장 알맞게 흘러온 듯합니다.”이천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아바마마께서 제게 남기신 것은 부강한 상운국, 넉넉한 국고, 그리고 함께 쓸 만한 인재들이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다 마련해 두셨지요.”이영도 밥그릇을 내려놓았다. 이어 송이가 입 헹굴 물을 받쳐들자 입을 헹구고 손을 씻은 뒤 다시 말을 이었다. “이 길을 제가 걷지 않는다면, 그 누가 천천만 내원에 갇히고 억눌린 저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겠습니까.”이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온돌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이영은 당안에게 이육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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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4화

이영이 정신을 가다듬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모두 평신하라.”“폐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신하들이 일제히 일어서자, 이영은 이천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잠시 시선을 교환한 뒤, 이영은 다시 주서양과 심소균에게 시선을 돌렸다.주서양이 조심스럽게 홀을 끌어안고 앞으로 나아갔다.“아룁니다, 폐하. 진주 운수서원의 도문군 사건이 지금까지 진척이 더딘 상황입니다. 신은 그곳에 사람을 파견하여 심풍군과 협조하는 편이 낫다고 사료됩니다.”이영은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과거 시험에서 장원급제한 도문군은, 선황께서 여인도 입학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지 십여 년 만에 유일하게 두각을 나타낸 여인이다. 여인들이 학문에 입문하는 것이 본래 쉽지 않은 만큼,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 않겠느냐?”잠시 말을 멈춘 뒤 물었다.“좌상은 어떤 이를 파견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는가?”주서양이 다시 홀을 감싸 안으며 아뢰었다.“아룁니다, 폐하. 신은 어사대부 장조경이 적임자라 사료됩니다.”이영은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리며 심소균을 보았다.“신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신 또한 동의합니다.”대부분의 신하들이 일제히 따랐다. 이영은 즉위한 이후, 정무에 있어 주서양과 대다수 대신들의 의견이 대부분 일치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영은 그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글만 번드르르한 인물에 불과하면서, 심지어 제 딸이 입학을 원했을 때도 몰래 끌어내린 자가 과연 도문군 사건을 진심으로 도울 수 있겠는가?'장조경이 앞으로 나서더니 전각 한가운데 꿇어앉았다.“신 장조경, 기꺼이 진주로 가서 심풍군을 도우겠습니다.”“장 대인은 도문군 사건의 전말을 분명히 알고 있는가?”“오늘 아침, 좌상께서 몇 마디 전해주셨습니다. 폐하의 말씀대로 도문군은 십여 년 만에 처음으로 장원에 오른 여인이온즉, 공평하고 공정한 판결이 반드시 필요합니다.”이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옳다. 하지만 그 자가 두 번 시집을 갔다는 소문, 또 학당의 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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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화

어제 황제가 그들을 불러들이신 것은 바로 이 일을 미리 말씀하시려는 뜻이었구나. 경성세는 고개를 숙였다. 그는 막지 않을 것이다. 황제 스스로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리고, 세상의 질서가 어지러워진 뒤에야 스스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누구 이의 있느냐!”이영의 준엄한 꾸짖음이 전각을 가득 메웠다. 전대미문의 위엄이었다.“신, 이의 없습니다.”“신, 이의 없습니다.”심소균과 주서양이 깊숙이 절하며 큰 소리로 답했다. 그들과 뜻을 같이하는 조정 신하들도 잇따라 절하며 말했다.“신도 이의 없습니다”경성세 일행도 서둘러 뒤를 따랐다.“신도 이의 없습니다.”이영은 꿇어 엎드린 신하들을 내려다보며 쉽게 일어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정태부가 남긴 수많은 가르침이 스쳐갔다. 저들이야말로 자신을 그저 고분고분한 고양이로만 여겨왔던 것이 아니겠는가.그녀는 용좌 앞을 천천히 오가며 걸었다. 그 사이 전각 아래 조정의 대신들은 여전히 무릎 꿇은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당안은 처음으로 숨조차 크게 쉴 수 없음을 느꼈다. 슬쩍 황제를 바라보니, 검은빛이 감도는 그 얼굴과 눈빛이 사람을 집어삼킬 기세였다. 그는 예전에 간석을 도와 선황의 조정을 모신 적이 있기에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천왕 전하.”“신, 여기 있습니다.”이천은 응답하며 고개를 들었으나 여동생인 황제를 정면으로 보지는 않았다.“경은 어찌 생각하느냐?”이천이 아뢰었다.“불법에 이르기를 중생은 평등하다 합니다. 보살께서는 남녀를 가리지 않으시며, 도가에서는 음양의 조화를 중히 여기지요. 서왕모, 두무원군과 같은 여성 신선들 또한 신반에 오르셨습니다. 불문이든 도문이든, 여인이 배우고 벼슬에 오르고 상업에 나아가는 것 또한 천도의 이치에 따르는 것이라 사료됩니다.”“과연 옳다!”이영이 크게 칭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하들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꿇은 무릎은 이미 저려오기 시작했다.“폐하, 신의 생각으로는 여인이 글을 배우고 이치를 깨닫는 것이 어느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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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6화

경성세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주서양의 날카로운 시선이 그를 꿰뚫었다.그는 즉시 입을 다물어버렸다.주서양, 심소균, 심지어 천왕까지도 크게 지지하고 있는데, 어찌 감히 황제와 맞서려 들 수 있을까?상운국은 풍년이 이어지고 나라 또한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었다.아쉬운 것은 현재 조정에 위진규, 주진우 같은 절대 충신들이 조정에 없다는 점이었다. 만약 그들이 있었다면 아마 그 둘의 차가운 눈빛만으로도 그를 얼어붙게 만들었을 것이다.게다가 변방에는 임세안 같은 선황의 옛 장수들이 여전히 버티고 있으니, 아무나 한 명만 나서도 그를 제압하기엔 충분했다.하물며 주서양이 복귀한 지금, 이영의 황위는 더없이 굳건했다.경성세가 공사에 이르러 하루 정무를 처리할 준비를 하던 중에야 문득 떠올랐다.'그러고 보니 오늘 위 장군과 주 대인이 왜 조회에 나타나지 않았을까?'그는 붓을 내려놓고 한참 수소문한 끝에 점명을 맡은 태감을 찾아냈다.“오늘 궁문에서 이름을 부르며 점명할 때, 위 장군과 주 대인이 있었느냐?”태감이 고개를 저었다. “없었습니다. 다만 어젯밤…”“음?”태감이 잠시 망설이다가, 별로 숨길 만한 일도 아니라는 듯 말을 이었다. “어젯밤 위 장군과 주 대인 두 분이 병가를 올리셨습니다.”“병가?”“그런 것 같습니다.”둘이 동시에 아프다니, 우연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기묘한 상황이었다.결국 오늘 조회에서 황제 폐하께서 행하려는 일과 분명히 관련이 있다는 뜻이리라.'폐하의 결심이 참으로 크시구나.'경성세는 헛기침을 하며 태감에게 은전을 쥐여주었다. “수고했다.”“과분하십니다.”이영이 어전에 들어가자, 곧 이어 이천이 따라 들어왔다.“이번에 다녀오는 길에, 긴히 따로 전하실 말씀이 있습니까?”이영이 고개를 저었다. “없습니다. 다만 부디 몸조심하십시오.”“겨우 한 주의 태수일 뿐입니다.”심초운이 처리하기엔 충분한 일인데, 오늘 이렇게 요란하게 만든 건 이영이 이번 일을 얼마나 중히 여기는지 조정 백관들에게 똑똑히 보여주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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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7화

“이 강산의 제위는 어마마마께서 억울한 일을 당하실까 두려워서, 또 불안정한 세상에서 안전을 지키고자 빼앗아 온 것일 뿐입니다.”이천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허나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히 보여주셨지요.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얼마나 깊이 사랑하셨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 사랑 속에서 태어난 자식들이라는 사실을요.”그 말은 옳았다.이영이 가볍게 웃으며 덧붙였다.“오라버니는 모르실 겁니다. 저와 진이는 수없이 지켜보아 왔지요.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진정으로 사랑하신다는 것을요. 때로는 오히려 저희가 우연히 태어난 존재처럼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그녀는 문득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 때문에 용강한 곁에서 울음을 터뜨리며 매달렸던 기억이 아련히 스쳤다.“아바마마께서 어마마마를 향한 연정은 세상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것이지요. 심지어 초운이와의 정과도 달랐습니다.”그것은 결코 심초운의 마음이 모자라서가 아니었다. 다만 이육진이 소우연을 대하는 마음은, 마치 어린아이를 다루듯 한없이 소중히 감싸 안는 듯한 사랑이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이영은 언제나 심초운의 누이로 굴어야 했다. 그가 아무리 다정히 달래주고 웃게 해도, 그들의 관계는 이육진과 소우연의 관계와는 결이 달랐다.그런 생각에 잠기다가, 그녀는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초운이도 참 애교가 많습니다. 하긴, 아바마마께서도 밖에서는 강단 있고 냉혹하셨으면서 어마마마 앞에서는 한없이 귀여움을 팔며 어리광을 부리셨으니…”“그만하십시오.”이천이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는 감히 헤아릴 수 없는 감정이었다.“더 별다른 분부가 없으시면, 저는 슬슬 떠날 준비를 하겠습니다.”그의 진지한 태도에 이영도 더는 농을 섞지 않았다. 두 사람은 도문군 사건에 대하여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었다.“오라버니, 사내들이 청루에 드나드는 일은 흔한 일입니까?”“아닙니다.”“첩을 두거나 외실을 거느려도 탓하는 자가 있습니까?”“없습니다.”이영은 정색하며 말했다.“이번 사건은 조정의 모든 신료들이 주목하고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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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8화

이천이 검오를 돌아보며 말했다.“반 시진 안에 나머지 인원을 데리고 천왕부로 모여라.”검오가 두 손을 모아 절하며 대답했다.“예, 다만…”이천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하고 싶은 말을 하거라.”“황제 폐하께서 저희더러 전하를 은밀히 호위하라 하셨습니다. 모두가 함께 천왕부에서 출발한다면 지나치게 눈에 띄지 않겠습니까?”“그 말도 옳구나.”이천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그렇다면 넷이나 다섯만 나와 함께 말을 타고, 나머지는 뒤에서 조용히 따르도록 하라.”“예. 곧바로 준비시키겠습니다.”검오가 다시 절하며 말했다. 이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검오의 체격은 크고 당당했으나 물러나는 걸음은 가볍고 민첩했다. 보기 드문 고수임이 분명했다. 이영이 검오를 그에게 붙여준 것도 진심을 다한 배려였다.천왕부로 돌아온 이천은 문지기에게 물었다.“다 와 계시느냐?”“전하, 두 분 모두 와 계십니다. 이미 안에서 전하를 오래 기다리고 계십니다.”이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젯밤 그는 궁에서 나온 뒤 곧장 위 장군부와 주 대인의 저택을 찾아가 이영의 결심을 알리고, 그들에게 밤새 경성의 여학자들을 전부 조사해달라 부탁했었다. 이제쯤이면 답을 얻었을 터였다.하인 한 명이 이천을 보자 다가왔다. 이천은 그에게 명했다.“말 다섯 필과 약간의 가벼운 짐, 마른 식량을 준비하거라. 한 시진 후에 내가 출발할 것이다.”하인은 놀랐으나 함부로 묻지는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예, 곧 준비하겠습니다.”정당 안에서는 위진규와 주진우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은 문 밖의 소리를 듣고 이천이 돌아왔구나 생각하였다. 그들 또한 기뻤다. 이천이 마침내 이육진과 소우연의 뜻을 따라 흠천감에서 벗어나셨으니 말이다. 그뿐 아니라 이제는 조정의 일에도 발을 들이기 시작하셨다. 이 일이 두 사람 귀에 들어가면 충분히 기뻐할 일이었다.위진규와 주진우가 일제히 절하며 인사했다.“천왕 전하를 뵙습니다.”“어서 앉으십시오.”이천은 허례허식을 중시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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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9화

“???”“혼인 나이가 늦어지면 자손 문제도 자연스레 뒤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상운국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지 않습니까? 임세안이 사막을 단숨에 평정했다고는 하나, 뒤를 이을 장수가 없다면 군세가 부족해질 것이고, 그러면 외적들이 반드시 다시 늑대 같은 야심을 드러낼 것입니다!”이천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이영이 하려는 일이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열다섯에서 서른까지, 그 나이면 되지 않습니까.”위진규와 주진우는 더 이상 언쟁하지 않았다. 황제가 여인들에게도 평등한 권리를 누리게 하려 한다면, 반드시 수많은 걸림돌을 넘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일생에 단 한 사람의 반려만을 마음에 두었기에, 아버지의 권세나 남편의 권세, 자식의 권세, 형제의 권세 따위는 아예 개의치 않았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자기 아내의 행복뿐이었다.특히 정연은 황제가 여인을 위해 힘써 권리를 찾아주려 한다는 소식에 흥분하여 밤새 잠도 이루지 못한 채 끊임없이 말했다.“태후마마께서도 여인을 위해 여러 차례 애쓰신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발, 황제 폐하께서 순조롭게 뜻을 이루셔서 천하의 모든 여인들에게 올바른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셨으면 합니다.”이천이 다시 물었다.“아까 위 장군께서 입학한 인원이 고작 열몇 명이라 하지 않았습니까?”“그렇습니다.”이천이 주진우를 바라보았다.“그럼 주 대인 쪽에서는 여학당의 남편들과 모두 대면을 마치셨습니까?”주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예, 모두 대면은 했습니다만, 그 남편들은 여인의 입학이나 입사를 전혀 진지하게 여기지 않더군요. 그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는 여인이 벼슬길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이천이 주먹을 가볍게 쥐었다.“그렇다면 여인을 가장으로 세워야겠군요.”주진우가 나섰다.“여인을 가장으로 세우다니,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상운국을 둘러봐도 여인이 가장으로 나설 만한 학식을 지닌 여인은 많지 않습니다. 설령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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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화

위진규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예, 제가 부인의 뜻을 먼저 여쭈어보겠습니다.”더구나 후희진은 황실에서 교육받아온 터라, 그 학식이 정연에 못지않았다.“좋다. 도문군의 사건이 마무리되거든, 이제는 경성에서 그대들이 어떻게 여인들의 굳은 의지를 이끌어내는지 지켜보겠다!”이영의 말이 옳았다. 주서양은 충성스럽기는 하나 지나치게 진부했다.주서양이나 경성세 같은 옛 사고방식의 인물들만으로는 이 일을 결코 해낼 수 없을 터, 결국 각자 다른 길을 택해 힘을 모아야 할 때였다.위진규와 주진우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검오가 검소한 차림의 암위 네 명을 데리고 와서 명을 받들었다. 간단히 정돈을 마치고 곧바로 길에 올랐다.백의를 입고 백마에 오른 청년이 검오와 몇몇 호위들을 거느리고 장안거리를 가로질러 성문 밖을 향해 달려나갔다.“저분은 천왕 전하시다!”“정말 천왕 전하야!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보다도 잘생기셨어!”사람들이 일제히 길을 비켜 서며 감탄사를 터뜨렸다. 어디로 향하는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옥 같은 얼굴과 성스러운 자태에 더해 속세와 동떨어진 고결한 기품까지 풍겨 나오니, 감히 황실 예법도 잊고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그 길가로 경씨 가문의 마차가 지나고 있었다. 마차 창문을 젖히자, 바로 그의 자태를 볼 수 있었다.심연희는 놀란 기색이 역력하였다. 저런 차림으로, 행낭을 지고 떠나다니. 어디로 가는 것일까?“아씨...”명주가 난처한 기색으로 속삭였다. 이천은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는데도, 심연희가 아직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는 경 대인의 마차 안이 아닌가. 체면을 전혀 살피지 않은 꼴이었다.“아씨...”명주가 다시 불러보며 슬쩍 소매를 끌었다.심연희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자신이 무례했다는 걸 깨달았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경장명이 나서서 말했다.“낭자, 앞에 일품루가 있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은 뒤 바래다 드리겠습니다. 괜찮으십니까?”심연희는 마음이 뒤엉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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