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상은 심소균을 가리키며 말했다.“폐하께서 아직 젊으시긴 하나, 감히 뜻을 세우고 행동하실 줄 아는 분이십니다. 더구나 선황께서 남겨주신 가문이 든든히 버티고 있으니, 설령 일이 그르친다 하더라도 뒷받침이 될 것입니다.”주서양이 심소균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허면… 해보십시오. 끝내 어디까지 이룰 수 있을지, 그저 지켜보면 될 일일 테니.”심소균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그 역시 주서양의 말뜻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아무리 황제가 주서양에게 은혜를 베푼다 해도, 이번처럼 남자들의 권세와 다투는 일에 있어서는 끝까지 힘을 보태주기 어려울 것이었다.그만큼 황제가 하고자 하는 일은 아직 길고 먼 여정이 남아 있었다.“사람이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그 뒤는 하늘에 맡길 뿐입니다.”여인들이 어디까지 힘을 낼 수 있을지, 황제가 얼마나 오래 재위하며 또 얼마나 많은 권익을 쟁취할 수 있을지는, 모두 앞으로의 일에 달려 있었다.주서양이 고개를 끄덕였다.“심국공, 잘 부탁드립니다.”심소균이 웃으며 대답했다.“우리 상운국이 예로부터 어질고 착한 것을 가르침으로 여겨 왔으나, 유독 여인들에게만은 혹독했습니다. 이번 일은 다소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여인들을 위해 권리를 찾아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천하가 하나 되는 길일지도 모르겠습니다.”주서양은 가볍게 웃었다. 황제가 여인들의 권익을 위해 무언가 하려 한다는 말을 직접 듣기 전까지는, 그 역시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여인의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곰곰이 되짚어 보니, 여인의 처지란 참으로 말하기 어려울 만큼 고단한 것이었다.……어전.이영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 당안이 곧 따라붙었다.“폐하, 천왕 전하께서 흠천감으로 돌아가셨습니다.”“오?”며칠째 궁에 들지 않던 이천이 떠올라 하늘을 보니, 잔뜩 흐려 있는 것이 시각상 아마 저녁 공양 때가 된 듯했다.“혹시 지금 편전에 계신 건 아니냐?”“폐하, 천왕 전하께서는 흠천감에 계십니다.”“아, 그렇지.”방금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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