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씨 관저의 마차가 장안 길거리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일품루를 지나칠 때, 경장명이 갑자기 큰소리로 말했다.“아달아, 잠깐 멈추거라.”아달은 이내 길가에 마차를 세웠다. 마차에서 내린 경장명은 고개를 들어 일품루를 힐끔 쳐다보고는 표정이 매우 심각했다.“손님, 안으로 들어오십시오.”가게 심부름꾼이 큰소리로 반기며 경장명에게 가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아달은 마차를 다른 한 심부름꾼에게 건네고 고개를 돌렸을 때, 경장명은 이미 가게로 들어가 위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이에 숨을 크게 들이마신 아달은 마차를 건네 받은 심부름꾼에게 말했다.“말에게 물 좀 주시오.”“네, 걱정하지 마십시오.”옅은 미소를 지은 아달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일품루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바로 이때, 눈앞에 익숙한 그림자 하나가 쓱 스쳐 지나갔다.‘저 사람… 몽춘 아닌가?’고개를 갸우뚱거린 아달은 바로 쫓아갔지만 거리에 지나가는 행인들이 너무 많았기에 결국 눈 깜빡할 사이에 놓치고 말았다.‘내가 잘못 본 건가? 내가 사람을 시켜 몽춘을 경성 밖으로 내보내라고 했는데? 그리고 몽춘이 성문을 나가는 걸 내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아무래도 잘못 본 것 같네!’조금 뒤, 일품루 위층으로 올라간 아달은 심부름꾼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겨우 경장명이 있는 방을 찾을 수가 있었다.“도련님.”아달이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다가 품에 술병을 안고 있는 경장명을 보게 되었다.이미 몇 잔이나 따라 마신 듯했다.“빈속에 술을 마시지 말고 이따가 음식이 나오면 조금이라도 드시고 술을 마시는 게 좋겠어요.”‘이 가게 심부름꾼은 어떻게 된 거야! 음식이 올라오기도 전에 술부터 내오면 어쩌자는 거야!’“말이 많다!”경장명의 반응에 아달은 입을 뻥긋할 뿐, 더 이상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심부름꾼이 음식을 들고 위층으로 올라오자 아달은 재빨리 음식을 경장명 앞에 건넸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한편, 경장명은 어느새 술병을 전부 비웠다.“가서 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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