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 간악하기 그지없구나!”몇 사람이 다가오는 틈을 타, 주익선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몸을 날려 김태주의 가슴팍을 거세게 걷어찼다.“아악! 도련님, 괜찮으십니까?”김태주는 입에서 선혈을 토하며 가슴이 크게 진동해 숨조차 제대로 고르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기절할 듯 쓰러지는 그를 본 은장이 즉시 외쳤다.“저 여자를 잡아라! 산 채로 잡아라!”'산 채로 잡으라니... 사람 목숨을 우습게 아는 자들이로구나.'두 명의 호위가 검을 뽑아들며 말했다.“우리 도련님께서 눈여겨 보셨다는 사실에 감사하거라. 어서 순순히 따라오너라!”“내가 곧 지옥으로 보내주마!”주익선은 곁에 걸려 있던 빨랫대용 대나무를 낚아채더니, 날렵하게 한쪽 끝을 뾰족하게 깎아 좌우에 서 있던 호위의 가슴을 단숨에 꿰뚫었다.“으아악!!!”은장은 혼이 빠져나가듯 뒤로 물러났고, 김태주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아, 아니… 낭자, 목숨만은 살려주시오, 제발!”‘진주 태수도 못된 자인데, 그 자식이야 오죽하겠느냐!’주익선은 대나무에 힘을 주어 흔들어 부러뜨린 뒤, 날카롭게 꺾인 끝을 그대로 김태주의 아랫도리에 꽂아버렸다.“끄아아악!!!”비명이 천지를 뒤흔들었고, 김태주는 얼굴이 핏발 서며 눈에서 피눈물이 터져 나오듯 말도 잇지 못하고 그 자리에 웅크린 채 몸을 떨었다.은장이 황급히 달려와 외쳤다.“우리 도련님이 누구신지 아느냐! 진주 태수 나으리의 아드님이시란 말이다! 이 광포한 자식아!”“흥, 그리 안다면 어서 고하러 가거라!”주익선은 부러진 대나무를 던져버리고 고개를 들었는데, 그 순간 이진과 염이가 보였다.염이는 놀라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이진은 충격에 멍하니 서 있었다. 이런 참상을 처음 본 것이었다.주익선은 몸에 피가 튀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급히 날아가듯 다가왔다.“진아, 보지 말아라.”이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잘... 잘했다!”“죽이지는 않았다. 더러운 마음을 품었으니, 화근을 잘라낸 것일 뿐이다.”염이가 중얼거렸다.“그럼,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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