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나는 이걸 배워야겠어.”이진이 분가루를 바라보며 손에 들어 올려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눈빛이 잔뜩 들떠 있었다.소우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앞으로 차근차근 가르쳐 주마. 다만, 이건 자주 쓰면 안 된단다.”“알고 있어요. 독이잖아요.”화장을 마치고 거울을 들여다본 이진은 자신이 배운 솜씨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음을 깨닫고는 감탄사를 터뜨렸다.“어마마마, 어마마마는 실로 대단하세요.”“많이 연습하면 너도 잘하게 될 게다.”“네, 꼭 열심히 할게요.”그때 소우연이 곁에 있던 주익선을 불러 손짓했다. 주익선은 다가와 먼저 예를 올린 뒤 소우연 앞에 앉았다.“태후 마마, 수고 많으셨습니다.”소우연이 막 손을 들려는 순간, 이진이 급히 말했다.“어마마마, 제가 할게요.”그러고는 곧바로 주익선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어마마마, 안녕히 계세요.”주익선은 당황하여 얼떨결에 답했다.“…태후 마마, 이만 물러가겠습니다.”그리고는 이진에게 옷자락을 잡힌 채 그녀의 방으로 끌려갔다.그는 바깥방 탁상에 앉았고, 이진은 안쪽 방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진은 자신의 백보상자를 들고 나왔다.“주익선, 너도 여장 한 번 해보지 않을래?”“응?”주익선은 벌떡 일어섰다. 지난번에도 억지로 시켰는데, 또다시?“왜, 하기 싫어?”“진아…”“흥, 늘 나를 기쁘게 해주겠다더니, 다 거짓말이었구나?”주익선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알겠어.”지난번 그녀가 화장을 해준 뒤 은근히 괜찮았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이번에는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만들어 놓을 게 뻔했다.“역시 네가 최고야!”이진은 환호성을 지르며 물을 길어와 그의 얼굴을 정성스럽게 씻겨주었다.얼굴 위로 닿는 차가운 작은 손길에 주익선의 볼이 금세 불타오르듯 달아올랐다. 그가 고개를 들자 눈앞에 선 소녀의 고운 얼굴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홍색 치마가 눈부시게 어울렸고, 미소 머금은 입술과 맑은 눈빛은 마치 비단결 같은 빛을 띠고 있었다.그 모습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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