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오가 큰 나무에서 뛰어내리자, 명주가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나으리, 제발, 제발 전하께 우리 아씨를 구해 달라고 해주세요!”말을 잇던 명주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검오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진정하고 천천히 말해 보거라.”그때, 방 안에 있던 이천은 이미 소리를 듣고 몇 걸음 만에 달려 나왔다.“아씨에게 무슨 일이 생겼느냐?”명주는 이천을 보자마자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아침에 저희가 서원에 가는데, 갑자기 자객들이 들이닥쳤습니다. 큰 도련님은 궁에 안 계시고, 대감 마님과 부인께서도 부중에 안 계셔서, 이 종이 어쩔 수 없이 전하께 달려왔습니다.”“큰도련님과 국공부를 봐서라도 저희 아씨를 구해 주시고, 지켜 주십시오!”이천은 머릿속이 터질 듯 어지러웠다. 그는 성큼성큼 걸으며 외쳤다.“길을 어서 안내하거라!”명주는 벌떡 일어나 앞서 달렸고, 검오도 따라붙으며 말했다.“제가 말을 끌어오겠습니다!”이천이 명주에게 물었다.“연희는 어디에 있느냐?”“장안거리에 있는 임씨 약방에 있습니다!”말이 끝나자마자, 명주는 눈앞에 번개처럼 스친 잔영을 보았다. 이천의 모습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전하께서 방금 그게…”검오는 입을 벙긋거리다가 명주에게 말했다.“데려다 주마.”명주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목소리는 떨렸다.“저, 제 다리에 힘이 풀려서…”검오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결국 한쪽 팔을 내밀어 그녀가 부축할 수 있게 했다. 두 사람은 서둘러 국녀학을 빠져나와, 소구자가 모는 마차에 올라 임씨 약방으로 향했다.,,,,,,이천이 약방에 도착했을 때, 심연희는 아직 깨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곧장 그녀의 맥을 짚고 상처를 살펴보았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겨우 숨을 돌렸다.곧이어 심정에게 사건의 전말을 듣고, 범인들이 남긴 쪽지를 받아 들었다. 그것은 그저 평범한 쪽지였다.원수를 잘못 찾았다니!이토록 큰일을 저질러 놓고, ‘미안하다, 원수를 잘못 찾았다’는 말로 끝낼 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