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하던 심연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자 경장명이 급하게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정말 나한테 고맙다면 나랑 자식이나 많이 낳아주오. 나와 평생 행복하게 살아주오.”“그렇게 하겠습니다.”경장명은 손바닥으로 심연희의 부드러운 볼을 어루만졌다.“약속해주오. 이번 생에도 그리고 다음 생에도 내 곁에서 나랑 함께 행복하게 살겠다고 말이오.”“부군, 약속합니다.”“몇 번만 더 불러주오.”“부군, 부군…”그렇게 두 달이 지난 뒤.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왔다. 경장명은 한 개인 저택에 찾아왔다.그리고 이 저택의 방 안에서 여자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아이가 아직 뱃속에서 나오지도 않았는데 날 왜 부른 것이냐?”미간을 찌푸린 경장명이 언짢은 표정으로 아달을 쳐다보았다.이에 아달이 대답했다.“산파가 첫 아이를 출산할 때 많이 어려울 거라고 했습니다. 꼬박 이틀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아이가 뱃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감님께서 양기가 넘쳐 흐르시기 때문에 대감님께서 오시면 아이를 순조롭게 출산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아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이내 산파가 천에 싼 아이를 안고 나와 좋은 소식을 전했다.“대감님, 사내아이가 태어났습니다…”산파의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린 경장명은 아달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저자에게 절대 부인 앞에 나타나서는 안 된다고 확실하게 전하거라.”“네, 대감님.”“그리고 저자를 금주에 있는 마을로 보내서 평생 다시는 경성에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조치하거라.”“네, 대감님.”명을 내린 경장명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는 자신이 마음이 약해져서 몽춘에게 이 아이를 낳게 한 결정이 맞는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일은 이미 벌어졌다.그는 영원히 심연희만 사랑할 것이다. 몽춘은 그저 한순간의 실수였고 이제 평생 만날 리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아이도 그저 몽춘의 아이일 뿐, 경장명은 아이와 몽춘이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만 책임을 지면 그만이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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