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Chapter 1671 - Chapter 1673

1673 Chapters

제1671화

한동안 누구도 말을 잇지 못했다. 공기마저 무겁게 가라앉아,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웠다.심초운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전하, 설마 농담이시죠?”심연희가 처음 혼인을 정할 때는 집안 어른들의 뜻에 밀려 정혼했던 일이었다.간신히 그 혼사를 파기하고, 이번 두 번째 혼인은 심연희가 스스로 간청해 얻어낸 소중한 인연이었다.그런데 또다시 혼인을 취소한다면, 요즘 세상이 예전보다 관대하다 한들, 그 말이 밖으로 새나가면 어떤 소리가 나올지 뻔했다.이천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가 미묘하게 굳은 표정을 짓자, 이영과 심초운은 그가 정말 진심이라는 걸 직감했다.“그럴 리가 있겠느냐?”심초운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고, 이영도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덧붙였다.“오라버니, 혹시… 둘 사이에 무슨 오해라도 있으신가요?”무슨 오해일까.이천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찾지 못했다.이미 심연희의 하녀에게도, 심연희 본인에게도 직접 모든 것을 설명했으니까.그럼에도 마음 한켠에서 떠나지 않는 장면이 있었다.그녀가 꿈속에서 불렀던 그 말.‘부군’.그 꿈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이영이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혹시 연희가 오라버니를 오래도록 쫓아다녔는데, 오라버니께서 아무 반응이 없으시니 화가 나서 일부러 오해할 만한 말을 한 건 아닐까요?”이천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그럴 수도 있겠지.”그럴 가능성은 분명 있었다.하지만 이상했다.그는 확실히 느꼈다.지금의 연희는, 과거의 연희가 아니었다.“그럼 제가 직접 가보겠습니다.”심초운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어찌 됐든 우리 집안의 일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억울한 일은 없게 해야죠. 상대가 누구든 간에요. 설령 전하시라 해도 말입니다.”이영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다만 그 자객 사건 말이다… 난 의심되는 사람이 하나 있다.”“누군죠?”“경장명.”“그 자가 설마요?”“아무래도 의심스럽구나. 그 자의 부하 아달이 심하게 다쳤다. 그런데 그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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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2화

이천이 낮게 말했다.“연희에게 물었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않더구나.”“부끄러워서 그런 걸 거예요.”이영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이곳에 오기 전 흠천감에 들렀다. 정 대인께 여쭤봤는데…”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그분이 무심코 이러시더구나. 그 꿈속의 부군이 어찌 전하일 수 있겠느냐고.”이영의 눈이 크게 떠졌다.“정 대인께서요?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나요?”“그래. 곧바로 말을 고치셨지만… 결국에는 날 부른 거라며 말을 고치시더구나.”이영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대체 왜 그러셨을까요.”이천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그의 표정엔 알 수 없는 피로와 혼란이 섞여 있었다.이영이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그저 꿈일 뿐이에요, 오라버니. 너무 깊이 새기지 마세요. 이미 오라버니와 연희의 혼인을 제가 주선했어요. 두 사람은 이제 정혼한 사이지 않나요? 이제 하셔야 할 일은 단 하나예요.”그녀가 입꼬리를 올렸다.“연희가 오라버니를 더 사랑하게 만드는 거죠.”혼례는 내년 봄에 치러질 예정이었다.그러나 이천은 막막했다.어떻게 해야 그녀의 마음을 더 끌어안을 수 있을지 감이 오질 않았다.만약 언젠가 심연희가 더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정말 그렇게 말한다면, 그 말을 어떻게 견뎌야 할까.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왔다.“오라버니.”이영이 그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연희가 먼저 오라버니를 쫓아왔잖아요. 그러니까 이젠 오라버니 차례예요. 버티세요. 연희의 마음을 사로잡는 거예요. 아시겠죠?”이천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웃지 마세요.”이영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제 말 들으신 거죠? 제 방식대로 하세요. 낯이 두껍게, 그리고 피렴치하게. 연희 옆에 찰싹 붙어 있으시라고요.”“그래.”“그럼 됐어요.”이영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침묵이 흘렀다.이천이 낮게 물었다.“하지만… 경장명도 그렇게 했잖느냐. 나라고 그 자와 다를 게 있겠느냐?”이영은 단호히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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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3화

심초운은 잔잔히 웃으며 사람을 불러 차를 준비하게 했다.잠시 뒤, 두 남매는 정자에 마주 앉아 달빛을 받으며 찻잔을 나누었다.명주가 모기풀을 태워두고, 모기향을 조심스레 옆에 두었다.밤바람이 향을 흩날리자, 은근한 풀내음이 정자 안을 채웠다.“오라버니, 오늘은 궁에 안 가셨어요?”심연희는 찻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폐하 곁에 계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시간은 많지.”심초운이 부드럽게 웃었다.“폐하께서 요즘 워낙 바쁘셔서 말이다. 저녁 수라를 드시고도 한참은 상소문을 보시곤 한단다.”심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황제든 백성이든, 각자 감당해야 할 몫이 있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연희야.”심초운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날 자객들에게 습격당했을 때, 혹시 수상한 사람이나 이상한 낌새는 없었느냐?”심연희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조심스레 대답했다.“명주를 쫓아가다가, 뒤에서 누가 덮쳤어요.”“그 뒤로는 기억이 잘 안 나요. 정신이 아득해져서 쓰러졌고, 쓰러질 때 돌에 머리를 부딪쳤죠.”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며 덧붙였다.“하지만 그 사람들, 저나 명주를 다치게 하진 않았어요.”남매의 시선이 마주쳤다.심초운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럼, 정말로 다른 사람을 착각한 걸까?”심연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아뇨. 저희 집 마차에는 ‘심국공부’ 네 글자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잖아요.”“그걸 보고도 착각했다면, 그건 말이 안 돼요.”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고, 낮게 말했다.“제 생각엔… 그 사람들, 처음부터 저를 해칠 생각은 없었던 것 같아요.”하지만 왜 그랬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그들이 무엇을 노린 건지, 그 이유가 도무지 짐작되지 않았다.심초운이 다시 물었다.“혹시 기억나는 게 없느냐? 들은 목소리라든가, 낯익은 사람의 모습 같은 거 말이다.”심연희는 고개를 저었다.“전부 가면을 쓰고 있었어요.”“옷도 죄다 검은색 밤행복이었고요.”“설령 말을 했다 해도… 그 목소리엔 익숙한 느낌이 전혀 없었어요.”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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