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에 돌아왔을 때, 야시장은 예전처럼 그리 활기가 넘치지 않았다.이진이 고개를 돌려 이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라버니, 연희 언니는 오라버니께서 데려다주세요.”새언니라는 호칭은 앞으로 마음속으로만 불러야겠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아직 혼례를 올리지 않았기에, 심연희는 조금 신경 쓰는 눈치였다.“당연하지.”이천이 담담하게 대답하며 심연희를 흘끗 보았다.이진은 다시 심연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연희 언니, 또 만나요.”“네, 공주마마.”주익선도 이천, 심연희에게 읍하며 작별 인사를 고했고, 이어서 두 사람은 말을 타고 월왕부로 향했다.이천이 심연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가자, 국공부까지 데려다주마.”“사실 혼자 돌아갈 수도 있어요. 말로 10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인걸요.”“아니, 사실 오늘 밤 연희 너에게 할 말이 좀 있다.”“……”오늘 밤이라니…그는 정말 부끄러움도 없이 또다시 그녀의 창문으로 넘어오려 하는 모양이었다.준수한 미남과 미녀는 말을 타고 떠났고, 곧 심국공부에 도착했다.심연희가 말했다. “감사합니다.”이천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음.”문지기가 심연희의 말을 끌고 갈 때, 이천 역시 말에서 내려 문지기에게 일렀다. “내일 이 말을 잊지 말고 궁궐로 돌려보내거라.”“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천왕 전하.”문지기가 허리를 굽혀 대답했다. ‘어쩐지 말이 낯설다 했더니, 궁궐의 말이었구나.’심연희는 몸을 돌려 심국공부를 향해 걸어갔다.이천은 손을 흔들었지만, 심연희는 아쉽게도 뒤돌아보지 않았다.그녀는 한 번 뒤돌아 웃고는 몸을 돌려 걸어갔다.이천은 근처에서 한동안 달빛을 감상하며, 그녀가 씻었을 것이라 짐작한 후에야 경공술을 펼쳤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그의 모습은 잠시 후 소녀의 규방 밖에서 나타났다.창가에는 밝은 달빛이 환하게 비치고 있었다.창문도 열려 있었고, 소녀는 창가에 서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서로 눈이 마주치자, 심연희가 물었다. “벌써 이렇게 늦었는데, 안 주무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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