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은 심국공부를 나와 정말 기쁨에 겨워 의기양양했다.낙풍이 골목에서 마차를 끌고 왔다.“전하.”이천이 낙풍을 보며 말했다. “오늘 네가 입은 이 감청색 옷이 참 보기 좋구나.”낙풍은 이상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아니, 그는 매일 검은색, 감청색, 회색 무명옷만 입어왔다. 전하께서는 그에게 옷이 보기 좋다는 말씀을 한 번도 하지 않으셨다.낙풍은 웃었다. 딱 보니 연희 아씨가 전하의 기분을 좋게 해드린 것이 분명했다. 전하의 기분이 좋으니, 미처 나눌 곳 없는 그 기쁨을 그에게 칭찬으로 돌린 것이리라.“전하, 혹시 아씨께서 혼인을 허락하신 것입니까?”낙풍이 물었다.이때, 거리에는 이미 통행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낙풍이 마차 등불을 켠 후 마차 계단을 놓자, 이천은 그 계단을 밟고 매우 즐거운 표정으로 마차에 올랐다. “그래, 드디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낙풍은 '역시 그렇군', '그럴 줄 알았어' 하는 표정을 지었다.전하의 기분이 좋고, 전하가 바라던 바를 이루었으니, 앞으로 그가 전하를 모시고 일하는 것은 점점 더 수월하고 편안해질 것이다. 아, 이 아름다운 날들이여…다음 날.소우연과 이육진은 비밀리에 경성으로 돌아왔다.비밀이라고는 했지만, 이영과 이천, 이진은 모두 알고 있었다.이영은 더욱 일찍 조회를 마치고는 곧장 영화궁으로 향했다. 이때, 영화궁의 수라간은 예전처럼 활기가 넘쳤다.이영이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서서,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를 보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간신히 감정을 억눌렀고, 옆에 있던 간석과 함향이 급히 절을 올렸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이영은 두 사람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을 보니 친근함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이육진과 소우연에게 달려갔다.“아바마마, 어마마마.”그녀는 성큼성큼 다가가 왼손으로는 이육진을, 오른손으로는 소우연을 붙잡았다. “드디어 돌아오셨어요.”소우연은 이영을 바라보았다. 딸은 용포를 입고 있었고, 황관 아래 그녀의 얼굴은 한층 굳건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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