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Chapter 1841 - Chapter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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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1화

누렁이가 멍멍 짖어댔다.소우연과 이육진, 그리고 용강한과 경문 두 사람이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 용강한은 손에 들고 있던 생선 먹이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소우연 부부에게 걸어갔다.경문은 이 광경을 보고 깊은 감회에 젖었다.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 주인님은 몇 달간의 먼 유람을 마치고 경성으로 돌아와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에 오래 머물고자 했다.그런데 그가 찾은 곳이 공교롭게도 이육진이 소우연을 위해 마련한 농장 바로 옆이었다.무엇보다 가장 예상치 못한 것은, 일 년은커녕 몇 년 동안 놀러 다닐 거라고 했던 이육진과 소우연이 상운국을 벗어나지도 않고 경성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었다.“오라버니.”소우연은 용강한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혔다. 경성에 돌아온 지 하루 만에 그토록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용강한은 잔잔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연아.”그리고는 이육진을 보며 가볍게 목례했다.이육진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형님”하고 불렀다.용강한은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솔직히 이육진이 자신을 형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웠다.하지만 그는 마지못해 “예.“라고 대답했다.경문은 이미 차를 끓여 내왔다. “폐하, 마마… 이것은 저희 어르신이 직접 달인 차입니다.”용강한은 경문을 힐끗 보았다. 찾아오는 사람마다 자신이 직접 달인 차라고 한 번씩 말하고 다니는 경문이었다.소우연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음, 맛이 아주 좋네요. 처음에는 쓰고 나중에는 달콤합니다.“ 그녀는 다시 한 모금 마시더니 말했다. “뒤로 갈수록 전부 달콤해지네요.”이육진도 맛을 보고 용강한이 이토록 질서 정연하게 가꾼 작은 정원을 살펴보았다.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솜씨였다. “맛이 정말 좋습니다.”용강한이 말했다. “저쪽 산에 이런 찻잎을 많이 심었습니다. 제가 연이에게 이 산 한 조각을 달라고 했더니 허락해 주더군요.““산 한 조각 정도야.”옛날에 그가 이 강산을 원했다면 줄 수도 있었다.간석과 함향은 마당에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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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2화

게다가 용강한이 기르는 저 누렁이는 왜 저렇게 사람을 잘 따르는지! 소우연에게 찰싹 달라붙어 땅에 내려올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이육진도 소우연을 따라 걸어갔다.용강한은 소우연에게 낮은 걸상 하나를 내주고, 그녀가 앉자 먹이 상자를 건네주며 말했다. “이 연못의 큰 잉어는 특히 사람을 잘 따른단다. 손에 턱을 기대고 잠시 쉴 수도 있지.”“그렇게 대담한가요?”“응.”“영화궁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비단잉어에게 먹이를 주었지만, 녀석들은 겨우 헤엄쳐 와서 제가 던져 준 먹이를 먹을 뿐, 감히 저를 만지게 하지는 않았습니다.”용강한은 인내심 있게 말했다. “소황이를 나에게 주고, 손을 넣어 한번 시험해 보거라.”“좋아요.”소우연은 완전히 신기함에 빠져 자신에게 잊힌 채 뒤에 서 있는 어떤 사람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그 누군가는 할 말 없이 하늘을 쳐다보았다. 용강한은 하루 종일 다투거나 빼앗을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그가 하는 일은 늘 소우연의 주의를 끌었다.그는 간석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간석은 원래 불을 피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독사에게 찍힌 것처럼 고개를 들었다가 이육진의 알 수 없는 표정을 마주했다.이것은?간석은 머리를 긁적였다. 이육진이 경성으로 돌아온 후, 아니, 용강한이 청계곡에 있다는 것을 안 후부터 성정이 또 달라졌다!간석은 고개를 숙였다. 선황을 보지 않으면, 마치 가시에 찔린 듯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폐하, 빨리 와보세요.”소우연의 목소리가 이육진을 일깨웠고, 그는 황급히 큰 걸음으로 다가갔다.보아하니 비단잉어들이 앞다투어 그녀의 희고 깨끗한 손을 빨아들이고 있었다.그녀의 손바닥에는 사실 아무것도 없었지만, 물고기들은 서로 다투며 그녀의 손 주위를 돌았다. 이삼십 근이나 되는 큰 비단잉어는 언제라도 소우연의 손가락을 먹어 치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이육진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용강한, 그는 과연 뛰어났다.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꽃을 심고, 물고기를 기르고, 개를 기르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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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3화

소우연이 말했다. “오늘 재회하여 기쁘니, 저도 두 분과 함께 술을 두어 잔 마시겠습니다.”용강한은 이육진을 바라보았다.이육진은 소우연이 하고 싶은 일은 결코 막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이 있으니 소우연이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시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렇게 세 사람은 술잔을 부딪쳤다.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지난 거의 일 년 동안 각자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소우연은 약간 발끈하며 말했다. “저는 계속 도관을 찾아다녔는데, 오라버니께서는 도관에 계시지도 않으셨더군요.”그러면서 소우연은 웃었다. “주익선이 반란 평정 후 돌아와서 저희에게 알려줘서 알게 되었답니다. 그 후 저희는 도관에 가지 않고 강남의 경치 좋은 곳으로 갔지만, 오라버니 소식은 끝내 듣지 못했습니다.”용강한이 웃으며 말했다. “홀로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아 흥미가 없어졌었지. 그래서 경성으로 돌아올 생각이었다.”“잘 돌아오셨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천이와 진이 두 아이가 얼마나 더 돌아다녔을지 모르겠네요.”“참,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영이의 편지에는 분명 천이와 연희가 약혼했다고 했는데, 나중에 혼례 날짜를 미루었다더군요.”이 일에 대해 소우연은 이천에게도 물어보았지만, 그 아이는 자세히 말해주지 않고 모든 것이 다 지나갔으며 앞으로 잘될 거라고만 말했다.하지만 친어머니로서 이런 일에 대한 그녀의 호기심은 극에 달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듣고 싶었다.용강한은 술을 한 모금 마신 뒤에야 비로소 자초지종을 자세히 이야기했다.소우연과 이육진 역시 잠시 멍해졌다.전생을 이야기하자면, 소우연은 전생에 이미 비참하게 죽었다. 소씨 가문 사람들에게 이용당한 후, 눈밭에서 산 채로 얼어 생을 마감했었다!이육진이 말했다. “오히려 전생을 들여다보고 싶습니다.”용강한은 술잔을 든 손을 멈칫했다. “그것은 아니 될 일입니다.”이육진이 말했다. “전생으로 쳐들어가 이민수와 소우희의 심장을 꺼내 우연이의 복수를 해주고 싶습니다.“용강한이 말했다. “이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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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4화

금지된 술법이라는 말에 이육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저도 그 도사에 관한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그는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소문에 의하면 나중에야 도를 닦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맞습니다.”용강한은 채소 요리를 한 입 먹더니 소우연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이 금지된 술법을 쓰려 했던 것이 누구를 구하려 했던 것인지 아느냐?”소우연은 고개를 저었고, 이육진조차 이야기에 집중했다. “누구를 구하려 했던 거죠?”“임혜숙이다.”이육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임혜숙이 누굽니까?”이 이름이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소우연은 문득 깨달았다.“이아령의 어머니이자, 어머니께서 그때 고의로 버렸던 그 여동생이군요.”“설마 그 사람이라니.”이육진마저도 깜짝 놀랐다.소우연이 물었다. “이아령이 그 도사의 딸이었을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금지된 술법까지 써서 임혜숙을 구하려 했던 걸까요?”“그때, 스승님께서 나에게 말씀해주신 적이 있다. 사형은 목적을 가지고 도를 닦으러 온 것이라고. 그의 첫 번째 목적이 바로 흠천감에 있는 금지된 술법이었다는구나.”용강한은 희미하게 웃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흠천감에 들어서는 것이 불편했을 텐데도 굳이 스승님 곁에서 모시려 했다는 것이지.”“스승님께서는 원래 그를 감화시키려 하셨다. 모든 것은 티끌로 돌아가는 법이니,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말라고 깨닫게 해주고 싶어 하셨지만… 사형은 마음에 새기지 않았다.”소우연과 이육진은 잠시 침묵했다.훗날 흠천감이 용강한의 손에 넘어간 뒤, 용강한 역시 소우연을 위해 금지된 술법을 썼기 때문이었다.소우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용강한에게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보기에 그는 성공하지 못한 것 같네요.”“일정한 도법이 뒷받침되지 않고, 비술을 제대로 깨닫지도 못했으니, 당연히 성공할 수는 없었지.”그래서 그는 다소 정상이 아니었다. 용강한이 그를 찾아가면, 그는 잠시 용강한을 열렬하게 반기다가도, 이내 다시 도 닦는 일에 몰두하곤 했다.하지만 용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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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5화

당시의 처절했던 그 다툼들이 눈앞에 선한데, 겪었던 고통과 위험을 자신의 아이들에게까지 미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어찌하겠는가?더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이육진이 명이라는 아이를 놓아준 것이 순전히 아이가 아직 어리다는 점 때문이었음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용강한이 말했다. “연아, 걱정할 것 없다. 자식은 제 복이 있는 법이니, 오래된 묵은 일이 반드시 큰 풍파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네.”자리를 떠나기 전, 소우연은 용강한의 집 안뜰을 둘러보았다. “오라버니, 저 방은 무엇에 쓰이는 방인가요?”“조각하는 방이란다.”“그럼 저 방은요?”“경문이 방이란다.”소우연이 미간을 찌푸리자, 용강한은 웃으며 다른 곳을 가리켰다. “저 방은 객방인데, 얼마 전 정 대인이 와서 머물던 방이다.”“정 대인이요?”정 대인조차 방이 있단 말인가.소우연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더니 이육진을 팔꿈치로 툭 쳤다. “저 땅은 어떠세요?”이육진은 말없이 그녀를 보았다.용강한이 말했다. “사람을 불러 객방 하나를 더 짓게 하마.”소우연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 없지요. 방 한 칸으로는 부족합니다. 오라버니의 그 과실수들을 좀 옮겨 심어야겠어요. 나중에 영이, 진이, 천이까지 모두 와서 지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심지어 손주들까지 와서 잠시 머물 수도 있을 텐데, 어찌 아이들을 차별하실 수 있나요?”용강한은 소우연의 그 말에 그만 할 말을 잃었다.“오라버니, 걱정 마세요. 제가 이번에 돈을 가져왔답니다.” 소우연은 말하며 간석과 함향을 불렀다. “가져왔던 상자들을 모두 들고 내려오렴.”그중 한 상자는 유람하면서 산 재미있는 물건들로 용강한에게 줄 선물이었고, 다른 두 상자는 순금, 혹은 황금 장신구들이었다.용강한은 그 세 상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것들이 모두?”“자잘한 물건들입니다.”소우연은 말하며 그중 두 상자를 가리켰다.“이것들은 금붙이와 장신구 같은 것들입니다. 천이는 입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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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6화

“평탄한 날이 스무 해를 채 가지 못했으니, 아마 풍파가 일어날 게다.”경문이 그를 보며 물었다. “또 무슨 풍파 말씀이십니까?”용강한은 생각에 잠겼다가 경문에게 말했다.“내가 정말 모든 것을 훤히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냐?”경문이 되물었다. “아니십니까?”용강한은 빙긋 웃으며 경문에게 더는 말하지 않고 그저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만사만물에는 모두 그 나름의 이치와 법칙이 있는 법이다.”사람이 어찌 계속 천도를 엿볼 수 있겠는가!그는 아직 살 만큼 살지 못했다. “오는 병사는 막고, 밀려드는 물은 흙으로 덮어야지.”경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게 좋겠군요, 그게 좋겠습니다.” 용강한이 괜히 나섰다가 부작용을 겪거나 도력이 깎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터였다.소우연과 이육진은 곧장 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대신 산 너머에 있는 청계 농장에 머물렀다.농장 구석구석은 질서정연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방은 더욱이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었다. 선황과 태후가 경성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이불과 침구류는 이미 깨끗이 세탁해 잘 말려 대기 중이었다.농장의 침실을 본 소우연은 감회에 젖어 중얼거렸다. “설마 이곳에 다시 돌아오게 될 줄은 몰랐어요.”이육진이 그녀에게 차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 “약속대로, 이후에는 여기서 같이 노년을 보낼 것이다.”차를 받던 소우연의 손이 멈칫했다. 용강한의 집으로 가기로 약속했는데… 하지만 조금 거리가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네.”곰곰이 생각하던 소우연이 이육진에게 말했다. “농장에 오라버니가 지낼 별채도 하나 마련해 드리면 좋겠어요.”“워낙 별채가 많으니,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르라 하자구나.”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이곤, 나중에 아이들도 잠시 와서 머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이육진은 마치 그녀의 뱃속에 있는 회충이라도 되는 양 말했다. “그때가 되면 진이와 천이도 농장에 와서 잠시 머물고 싶어 할지 모르지.”“네, 저도 그렇게 생각했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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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7화

이진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익선이 월왕부 앞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달려가더니, 하마터면 주익선의 몸에 그대로 매달릴 뻔했다.이천은 무의식중에 심연희를 곁눈질했다. 그 역시 저런 열렬한 환영을 느끼고 싶었으리라.심연희는 못 본 척했다.“오랜만에 뵙습니다.” 주익선은 완전히 어른의 모습으로 성장해 있었다. 그는 갑옷을 입고 있었는데, 임무를 마치고 본가에도 들르지 않고 바로 이진을 기다리러 온 듯했다.그들의 모습을 본 이천과 심연희는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낙풍에게 마차를 몰아 떠나라고 일렀다.이진은 먼지투성이인 주익선을 바라보았다. “이틀이나 너를 생각했어.”“나도.”그리고 두 사람은 손을 잡았다. 이진이 말했다.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청계곡에 사합원을 짓고 계셔. 일찍 가서 방을 골라야 해. 나중에 우리가 원하는 모양으로 지어야 하니까.”주익선은 깜짝 놀랐다. ‘선황 폐하와 태후마마께서 청계곡에 집을 짓는다니? 그것도 용 대인 옆에?’이진은 믿지 못하는 그의 표정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야.”이육진, 소우연 그리고 용강한 사이의 삼각관계는 이미 다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주익선의 표정을 보자마자 이진은 그가 믿지 못할 거라 짐작했다.주익선은 정말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이진이 말했다. “좀 쉬고 나면, 같이 가서 방 고르자.”“나 안 피곤해.”“그럼 씻고 바로 갈까?”“좋아.” 주익선은 손을 놓고 관저로 돌아가려 했다.이진이 그를 붙잡았다. “여기 네가 입을 옷이 있어. 객방에 가서 씻고 갈아입기만 하면 돼.”주익선은 망설이는 듯했다. “우리 정말 이래도 될까? 이렇게 대담하게, 공공연히 월왕부에서 씻고 옷을 갈아입다니… 만약…”“누가 감히 헛소문을 퍼뜨리겠어?” 이진이 눈을 부릅떴다. 그녀는 상운국의 월왕이었다. 누가 감히 곰의 쓸개라도 먹었단 말인가?게다가 지금 왕부에 남아 일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충성심이 강하고, 이 일에 대해 특별히 만족하는 사람들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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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8화

심책운은 심교은의 머리 위를 가볍게 때렸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게냐?”심교은은 입을 다물었다. “……”“이것들은 모두 우리가 각 군에서 가져온 선물들이다. 이따가 경성의 친구들에게도 모두 돌려야지.”가족의 만남은 언제나 정이 넘치는 법이었다.천왕부.이천은 심 국공 부부가 돌아왔다는 생각에 기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긴장되었다. 낙풍의 말대로 못난 사위라도 결국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뵈어야 하는 법이었으니. 하여간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었다.“전하, 오늘 국공부에 안 가십니까? 심 국공 부부가 경성에 돌아오셨는데, 예비 사위로서 문후를 여쭙는 것이 마땅하지 않습니까?” 낙풍은 입을 열자마자 이천을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전하, 저를 그렇게 쳐다보지 마십시오. 소인, 무섭습니다.” 낙풍이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이천은 말했다. “내가 보기엔 너는 조금도 안 무서워하는 것 같구나. 설마 천왕부의 이 품삯이 필요 없다는 뜻이냐?”“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그는 지금 이 품삯을 모으고 모아서 장가들어 아이를 낳을 생각으로 살고 있었다.말을 마친 낙풍은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어쨌든, 전하를 위해 준비한 선물은 이미 다 마련했습니다. 가실지 안 가실지는 직접 결정하십시오.”이천은 말을 잇지 못했다. “……”낙풍이 멀리 걸어가는 것을 본 이천이 말했다. “잠깐 멈춰라.”“전하.”낙풍은 순식간에 원래 자리로 돌아와 진지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훌륭하고 매우 유용한 호위였다. “마음을 편히 가지십시오. 전하께서는 상운국의 천왕 전하이시고, 만인 위에 계신 분이십니다. 무엇이 두려우십니까? 그분들이 전하를 보시면 아마 엎드려 맞이하려 할 것입니다. 그때 전하께서 동작을 빨리하셔서 엎드리지만 않으시면 됩니다.”이천은 심호흡을 했다. 낙풍의 입이 방정맞기는 하지만, 상황 파악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했다!이천은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고 창고에서 한참을 골랐지만, 낙풍이 골라놓은 천년 산삼 같은 물건보다 더 적합한 선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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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9화

물론 심소균과 우옥명 부부는 민간을 돌아다니며 선전하는 동안 경성에서 일어난 몇 가지 일들을 전해 들었지만, 심교은과 심연희의 입을 통해 직접 듣고 나니 더욱 어이가 없었다.심연희는 정말이지 담이 컸다. 경장명과의 혼사를 물리친 것도 모자라, 감히 천왕과의 혼례 날짜까지 미루다니.정연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저희는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두 분이 돌아오셨다는 소식에 저도 정말 기쁩니다.”우옥명은 정연을 보며 웃었다. “전 주 부인께서 유능한 인재이실 줄 알았습니다. 이제는 벼슬까지 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심 부인께서도 만만치 않으시지요. 한 번 시험해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스승이 되어 후세에 이름을 남길 수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정연은 반쯤 농담으로 말했다.우옥명은 그 말에 순간 멍해졌다. 그녀는 정말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이천이 거들었다. “주 부인 말이 맞습니다. 폐하께서 학당을 크게 열고 계시니, 확실히 시험을 통과하면 능히 사람들을 가르치고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경성의 하늘이, 확실히 가장 많이 변했군요.” 우옥명이 말했다.다른 군현들에는 관학이 적고 족학은 개방되지 않으니, 여성 스승은 더더욱 있을 수 없었다.잠시 동안 안부를 묻는 인사말을 나눈 후, 정연, 진우, 진규 등은 모두 물러났다.이천 역시 이곳에 있는 것이 조금 불편했다.심연희는 몰래 즐거워했다. 평소 천왕부에 올 때는 마치 자기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해하던 그가, 지금은 마치 겁먹은 바보처럼 쭈뼛거리고 있었다.바로 그때, 심소균이 이천에게 몇 가지 일들을 물어보았고, 심책운이 바둑을 두자고 제안하는 바람에 이천은 긴장을 좀 풀 수 있었다.그렇게 반 시진 후, 이천은 심 국공부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한 후에야 작별 인사를 고했다.우옥명이 말했다. “연희야, 전하를 배웅해 드리렴.”“예, 어머니.”심연희는 가볍게 절한 후 이천을 바라보았다.이천은 심소균, 우옥명 두 사람에게 인사를 올리고, 다시 심책운 남매에게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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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0화

이천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하늘이 어두워지지만 않았다면, 그는 정말 심연희에게 천왕부에 같이 가자고 권하고 싶었다. 그녀를 바라보며 이천은 웃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연희 너에게도 이렇게 짓궂은 면이 있을 줄이야.”심연희는 입술을 오므리며 코웃음을 쳤다.누가 짓궂다는 말인가? 이천이 더 지독했지 않은가?이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으로 수긍했다.바로 그때, 진유가 큰 말을 타고 쏜살같이 달려왔다. 그는 먼저 이천과 심연희에게 인사를 건넨 후 물었다. “심 대인께서는 아직도 댁에 계십니까?”“계신다.”“심 대인을 뵈러 왔습니다.”“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이냐?” 심연희가 물었다.진유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 그게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말하기 어렵다니 무슨 뜻일까?심연희가 더 물어보려 할 때, 이천이 그녀를 붙잡았다. 그리고 진유가 심초운을 찾아 들어갈 때까지 기다렸다.진유는 과거 심초운과 함께 이영의 곁을 지키던 호위무사라, 줄곧 관계가 좋았다. 그가 저토록 다급해하는 것을 보니, 필시 심초운에게 아주 중요한 일임이 틀림없었다.두 사람은 진유가 국공부에 들어가는 것을 본 후에야 심연희가 이천을 돌아보았다. “전하, 아직 안 가십니까?”조금 전까지는 눈에 꿀이 떨어지던 그녀였는데, 이젠 ‘전하’라며 선을 긋는다니.이천은 팔짱을 끼고 국공부 안을 바라보았다. “아마 잠시 후 내가 그 분을 도울 일이 생길 수도 있겠구나.”이 ‘그분’이 누구인지 심연희는 당연히 알았다. 바로 그녀의 큰오라버니였다.“만약 정말 그렇다면, 제 오라버니를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심연희가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연하지.” 그들은 서로 처남과 매제가 될 사이이니, 당연히 서로 돕고 도와야 했다.잠시 후, 아니나 다를까… 심초운이 검은 얼굴로 나오더니 이천을 보았을 때의 그 눈빛은, 이천이 한참 후에도 그 의미를 되새기지 못할 정도였다.“오라버니.” 심연희가 불렀다.심초운이 말했다. “잠시 나갔다 오마.”심연희는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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