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나인은 말문이 막혔다. 장모님께서 준비해주신 술이라는데, 감히 도로 거두어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녀는 이천을 바라보았다.이천은 살짝 멍하니 있다가 잠시 생각한 후 물었다. “장모님께서 주신 것이냐?”“네.”심연희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이천이 손을 휘저었다. “그럼 너희들은 물러가거라.”“예.”도 나인은 쟁반을 내려놓았고, 술병과 술잔도 하나하나 가지런히 탁상 위에 올려두었다.도 나인과 명주가 물러나자마자 방문이 닫혔다.심연희는 깊은 숨을 들이쉬고 이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서방님도 조금 마실래요?”이천은 그 술을 두 사람이 함께 마시면 훨씬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그는 심연희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것을 보았고, 입가에는 참을 수 없는 미소가 번졌다.심연희의 하얀 손이 술병을 들어 두 잔을 채웠다.“서방님, 우리 한 잔 같이 마셔요.”심연희가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술잔을 들어 부딪쳤다. “합환주로 마시는 게 어떻겠느냐?”“네.”두 사람이 합환주를 마시니, 마치 이번이야말로 진정한 첫날밤인 듯했다.심연희는 한 잔을 마신 후, 혀가 조금 알싸한 것 말고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그래서 두 잔을 더 따라 마셨다.이렇게 마시다 보니, 그녀는 조금 어지럽고, 점점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한, 한 잔 더 마실래요.”심연희가 비틀거리며 일어서더니, 제대로 서지 못할 것 같았다. 이천이 서둘러 그녀를 부축했다. “연희야, 그만 마시거라.”“안 돼요, 마셔야, 마셔야 해요.”‘마셔야 해, 그래야 이따가 어떻게 할지 알 수 있잖아?’이천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한 잔 더 마실 테니, 너는 그만 마시는 게 좋겠구나.”심연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발걸음이 가벼워진 것을 보니, 더 마셨다가는 취해서 잠들어 버릴 것 같았다.“그럼, 좋아요.”그녀가 혀가 꼬여 말하는 모습을 보며 이천은 더욱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그녀를 번쩍 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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