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Chapter 1911 - Chapter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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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1화

심연희는 극도의 수치심을 느꼈다.“저, 저어... 어젯밤에 씻었거든요!”“나도 씻었다.”“그럼 안 씻어도 되겠죠.”심연희가 제안했다. 옷을 벗고 둘이 발가벗은 채라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이천을 똑바로 쳐다볼 자신이 없었다.이천은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세수하고 손 씻고 이를 닦자는 말이었다. 목욕이 아니라.”“아?”그 말을 하면서 이천은 수건을 적셔 물기를 짠 후, 심연희에게 건넸다. 심연희는 그제야 안심하며 말했다. “그런 건 진작 말씀해 주셨어야죠!”“혹시 내가 부인과 함께 목욕이라도 할 거라고 생각했느냐?”심연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이천은 정실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욕조와 뜨거운 물이 담긴 여러 개의 나무 통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건 우리가 밤일을 치른 후에 쓸 것이다.”심연희는 그를 밀어내고 혼자 세수하고 손을 씻으러 갔다. 이천은 뒤에서 소녀의 한 줌에 잡힐 듯 가는 허리를 끌어안고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이것은 그가 수없이 상상했던 장면이었다.심연희가 씻고 난 후, 이천도 세면을 마쳤다.“그럼, 이제 저희는...”“나도 모른다.”이천은 허리째 소녀를 안아 올려 곧바로 침상으로 향했다.안긴 채 심연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에는 그가 원하는 대로 하게 둘 작정이었다.그가 소녀를 침대에 내려놓고, 힘 있는 두 팔로 그녀 위를 지탱했다. 어두컴컴한 환경 속에서 둘의 시선이 교차했고, 서로의 숨결이 상대방의 얼굴에 닿았다.“서방님, 으읍…”심연희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이천은 몸을 숙여 소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입 맞추었다. 조금씩, 가볍고 얕게 이어졌다. 두 사람의 숨결이 뒤엉키고, 방 전체가 마치 온도가 상승한 듯했다. 마치 뜨거운 한여름처럼 말이다.“서방님…”“응.”“아직 좀 무서워요.”소녀의 어깨가 떨렸다. “너무 아파요.”“그래.”그는 소녀를 품에 안고 조용히 달랬다. “괜찮다. 더는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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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2화

주익선은 이진이 얼굴을 이렇게까지 붉히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응.”그러고는 문득 한 가지 이야기를 꺼냈다. “너, 작년에 폐하께서 형님에게 단향을 하사하신 일 기억해?”이진은 주익선이 갑자기 그 이야기를 할 줄은 몰랐다. “응, 그런데 왜?”“그 단향은 사실 정을 돋우는 향이었대.”“맞아, 정을 돋우는 향. 우리 모두 아는 사실 아니었어? 그때 너한테 효과가 있는지 물어봤을 때, 너는 '있을지도, 아마도...'라고 대답했잖아.”이진은 말을 하다가 주익선을 보았다. “그 이야기를 갑자기 왜 꺼내는 거야?”주익선이 말했다. “너는 그 단향이 나를 얼마나 괴롭게 했는지 알아?”이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왜, 왜 괴로웠는데?”주익선은 억울하고 원망스러운 표정이었다. 그 단향이 대체 그에게 무슨 짓을 했단 말인가?둘이 자리에 앉은 후, 주익선은 그 해의 일을 꺼냈다. “그날 밤, 내가 단향에 불을 붙인 후 바로 꿈을 꾸었어. 그리고 그 꿈에서 나는 너를 보았어.”“나를 봤다고?”“응, 너를 보았어, 진아.”이진은 웃었다. “그때 일이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꿈에서 나를 어떻게 보았는데?”“진아, 알고 싶어?”“응.”“그럼, 알려줄게.”주익선은 말하며 몇 개의 촛대를 껐고, 방은 순식간에 훨씬 어둑해졌다.그는 이진에게 돌아와 함께 앉았다. “진아.”“응.”그녀는 자신의 아름다운 눈으로 오랫동안 흠모해 온 젊은 장군을 응시하며, 그의 손을 끌어 올려 자신의 뺨에 대고 말했다. “몽글아.”주익선은 '푸훗'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하필이면 그 '몽글이'라는 별명은 태후 마마께서 지어주신 것이라 그는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부인.”이진은 맞춰주며 앙증맞게 외쳤다. “서방님~ 부군~”주익선은 그녀의 머리를 감싸 안고 이진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정념이 가득한 그의 눈은 소녀의 붉은 입술을 응시하더니 이내 입맞춤을 퍼부었다.이진은 눈을 감고 두 팔로 젊은 장군의 목을 감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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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3화

장소검은 웃었다. 그는 검오가 자신을 해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듯, 태연하게 물었다. "줄곧 나를 따라왔군.""맞소. 우리가 서로 정체를 털어놓은 그날부터, 나는 줄곧 자네를 비밀리에 감시해 왔소!"장소검은 미간을 살짝 찌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무슨 변명이라도 할 말이 없소?" 검오가 물었다.장소검은 그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나는 할 말이 없소!""그렇다면 나와 함께 폐하께 가지. 자네의 일을 폐하께 솔직하게 말씀드린다면, 자네 목숨을 살려주실 수도 있을 것이오!"자신의 목숨을 살려준다?장소검은 장혁과 우문월에게 얽히게 된 그날부터 이미 오늘의 결말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그 금서라는 것이 대체 어떤 존재인지 직접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검오에게 붙잡히게 된 것이었다...장소검은 검오를 바라보더니, 손을 들어 검오가 칼을 쥐고 자신을 겨누고 있는 팔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 흠천감의 특별한 은은한 빛 아래, 그 점이 선명하게 드러났다.그 점을 확인한 장소검은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원래 검오야말로 이명이었구나."무엇을 비웃는 것이오?" 검오가 물었다.장소검이 되물었다. "만약 자네가 폐하를 배신하였다면, 이 순간 나는 이미 검으로 자네 심장을 꿰뚫었을 것이오.""자네...""자네는 어째서 아직 움직이지 않소?" 장소검은 검오를 다그치듯 물었다."내게 말해 보시오, 왜지? 자네가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면, 폐하께서는 선처를 베푸실 것이오...""나는 이명이오!" 그가 무엇을 솔직히 털어놓아야 한다는 말인가?그와 검오, 둘 중 한 명은 이명의 운명을 짊어져야 했다. 이제 장혁과 우문월이 모두 자신을 이명으로 단정 지었으니, 그렇다면 자신이 이명이 될 터였다!이렇게만 된다면 장혁, 우문월, 그리고 그들의 사부라는 자가 검오를 더 이상 괴롭히지 않을 게 아닌가?황제의 곁에는 충성스러운 암위들이 많다.하지만, 그는 다른 암위들을 온전히 신뢰할 수 없었다. 그는 오직 자신과 검오만을 믿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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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4화

금융궁 어전.이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검오가 장소검을 압송해 오는 그 순간부터, 그녀는 장소검에게 극도의 실망감을 느꼈다!심초운 역시 옷을 단정하게 갖춰 입고 어전에 당도했다.장소검의 일은 정사로 다룰 수도, 아닐 수도 있었으므로, 그도 배석한 것이었다. 그는 이 대담무쌍한 자, 감히 이영을 탐하려 했던 장소검이 정말 이명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다!만약 그렇다면, 그의 진심은 도대체 무엇이었단 말인가? 그의 모든 행동은 이영을 유혹하고, 현혹하며, 결국 이영에게 해를 끼치고 조정과 더 나아가 천하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계략일 뿐이었으리라!“죄인 장소검은 폐하와 심 대인을 뵙습니다.”장소검이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검오도 팔짱을 끼고 몸을 숙여 예를 올렸다. “폐하, 심 대인.”이영은 길게 탄식하며 심초운을 바라보았다. “초운아, 그렇게 우뚝 서 있지 말고, 눈에 거슬리니 앉거라.”“……”그는 고개를 살짝 숙이더니 의자를 가져와 이영의 곁에 앉았다.검오는 오늘 밤 일어난 모든 일을 상세하게 보고했다.이영은 책상 위를 손바닥으로 '쾅' 하고 내리쳤다. “장소검, 무슨 변명거리가 있느냐? 너는 대체 누구냐?”“소인이 죄를 압니다. 소인은, 소인은 이제야 알게 되었는데, 죄인인 소인이… 이비의 아들입니다.”장소검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눈을 감고 검오 팔뚝의 그 점에 대한 생각을 애써 지워버렸다. 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자신이 이명이어야만 이 일이 매듭지어질 수 있었다. “죄인 이명입니다.”어전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차갑고 무겁게 가라앉았다.오랜 침묵 끝에 이영이 말했다. “꽤나 빠르게 인정하는구나. 그렇다면 말해보거라. 이번에 장혁과 우문월 두 사람이 너를 찾은 목적은 무엇이더냐?”장소검은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두 사람이 말했던 내용을 빠짐없이 상세하게 아뢰었다. “그들 배후의 사부에 관해서는, 두 사람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번 과거에서 합격한 많은 진사들이 그들의 사부 사람이라고 합니다. 만약 그 사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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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5화

장소검이 고개를 숙였다. “예, 죄인 명을 받들겠습니다.”이영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장소검이 이명이라 할지라도, 그가 이제껏 진심으로 충성해 왔다면, 그는 사실 그의 아버지나 어머니와는 달랐다. 그녀는 그를 악인으로 단정할 수 없었다!그녀는 검오를 바라보며 물었다. “네 본래 성은 기억하고 있느냐?”검오는 미간을 찌푸렸다. 자신이 원래 무슨 성이었더라? 그는 한참을 생각했지만, 마치 성이 이 씨였던 것 같기도 했다.이름은 무엇이었는지, 아주 먼 기억 속에서 누군가 자신을 이구단이라고 불렀던 것 같기도 했다.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그는 도저히 떠올릴 수 없었다.이영은 그의 표정을 읽고 말했다. “그렇다면, 너에게 소라는 성을 하사하겠다. 네 이름은 앞으로 소열이다.”검오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상태였지만, 즉시 무릎을 꿇었다. “소인, 폐하께서 이름을 하사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좋다, 물러가거라.”내일 좌승상에게 정식으로 임명장을 내리도록 하면 될 일이었다.“예, 소인 물러가겠습니다.”“죄인 물러가겠습니다.”소열과 장소검 두 사람이 물러난 후, 심초운이 말했다. “폐하, 장소검을 이토록 믿으십니까?”“그렇지 않으면 어찌하겠느냐?”심초운은 웃었다. 과연 그러했다.이영이 말했다. “외삼촌께서 이미 그 도사를 찾아 나서지 않았더냐. 그들 배후의 인물은 아마도 그 도사일 것이다.”“도사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장소검, 장혁 등을 그대로 두면, 혹시 그 자가 낚여 나타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심초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폐하께서 과연 현명하십니다.”이영이 심초운을 보며 말했다. “그들이 말한 대로, 그 도사가 구제하고 지원한 학자들이 적지 않다. 지금은 아무 단서도 없는 상황에 장혁, 우문월을 당장 잡아들인들, 다른 사람들에게 무슨 영향이 있겠느냐? 쓸데없이 뱀만 놀라게 할 뿐 아무 소용이 없다.”“폐하 말씀이 옳습니다. 하지만 만약 장소검이 이 상황을 이용해 또 다른 계책을 꾸미는 것이라면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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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6화

“맞아, 그럼 말해 봐. 혼례날 밤에 오라버니께서 계율을 어기신 거야?”주익선은 이진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형님 이야기는 그만해. 형님께서 진짜로 출가한 것도 아닌데 계율을 깼다고 볼 수 없지. 도문에서도 장가들 수 있거든.”“응, 네 말이 옳아. 내가 너무 고지식했어. 오라버니를 지나치게 군자답고 단정하게만 생각했네.”주익선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 좀 더 자자. 아버지랑 어머니는 절대 우리를 방해하지 않으실 거야…”“응, 네 말 들을게. 혹시 정연 이모가 뭐라고 하시면 네가 그랬다고 할게. 우리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자는 거야!”“그래.”대답을 들은 이진은 정말이지 몹시 피곤했기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주익선은 사랑하는 사람을 끌어안고 편안하게 꿈나라로 향했다.세 시간 후, 해가 중천에 떴다.정연과 진우는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뜰 안을 거닐면서 그 젊은 부부가 언제 일어날지 궁금해하고 있었다.정연이 말했다. “폐하께서는 정말 어질고 자애로우세요. 시부모 된 사람들에게도 연가를 주셨으니 말이죠.”진우가 대꾸했다. “이런 경사스러운 날에는 당연히 휴가를 줘야 하는 법이지.”“그러게 말이예요.”정연이 문득 진우를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 둘이 이렇게 함께한 지가 벌써 이렇게 되었네요. 벌써 익선이까지 장가를 가다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지 않나요?”“응, 내 생각도 같소.”“제 얼굴엔 주름도 한참 더 늘었어요.”진우가 정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어디 한번 보세.”“……”진우는 정연에게 바짝 다가가 아주 진지하게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이내 말했다. “아니오. 부인은 예전과 똑같이 단정하고 기품이 넘치오. 나는 이 생, 다음 생에서도 당신을 잊지 못할 거요.”정연이 그의 가슴을 주먹으로 툭 쳤다.진우가 정연의 손을 잡았다. “돌이켜보면, 그때는 정말 하늘에 감사하고 땅에 감사해야 했소. 게다가 경문 그 망나니에게도 감사해야 하고.”“……”“부인, 그때 경문이 그런 짓들을 하지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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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7화

도 나인이 웃으며 말했다. “아이쿠, 부인. 월왕 전하 곁을 지키는 염이가 직접 저에게 와서 말했답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순 없습니다.”“그래, 알겠다. 바로 가서 준비하마.”정연은 서둘러 대답했다. 도 나인은 정연에게 바싹 붙어 눈짓을 하였고, 그제야 정연은 진우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도 나인이 소곤거렸다. “바꿔낸 침상보를 보니, 월왕 전하와 도련님께서 합방하신 듯합니다.”정연은 입을 벌렸다가 얼굴을 붉혔다. “또 무슨 말을 하려나 했네. 이 일은 밖에 절대 말하면 안 돼.”도 나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러겠습니다.”정연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태후 마마를 따라 의술을 배울 때부터, 여인의 정절은 결코 낙혈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낙혈은 여인이 어릴 때 찢어지는 등의 원인으로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인의 나이가 들수록 낙혈은 더욱 드물어진다. 요컨대, 이런 구습은 황제 폐하께서 오래전에 폐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그래서 주익선과 이진의 합방 침실에는 낙혈포 같은 것이 없었다. 따라서 도 나인이 말한 것은 '침상보'였다.“가자, 아이들이 기다리게 하면 안 되지.” 정연은 웃으며 진우와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향 한 자루가 타들어 갈 시간이 지난 후, 이진과 주익선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식당으로 들어섰다.도 나인과 염이는 이미 폐백에 필요한 물품들을 모두 준비해 놓았다.염이가 찻물을 올리자, 도 나인이 말했다. “전하, 시부모님께 폐백 차를 올리십시오.”이진은 고개를 숙이고 막 무릎을 꿇으려는데, 정연이 서둘러 말했다. “무릎 꿇을 필요는 없단다, 진아.”“안 됩니다. 그래도 예절은 갖춰야지요.”이내 젊은 부부는 함께 어른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도 나인이 찻물을 받쳤다.이진은 찻잔을 들어 올렸다. “며느리가 아버님께 차 한 잔 올립니다.”진우는 너무 긴장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찻잔을 받아 쟁반 위에 은표 두 장을 놓았다.“아버님, 감사합니다.”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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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8화

“그만하세요…”심연희의 얼굴이 사과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이천은 그녀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었다.“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굳이 사람을 보내 이런 일을 확인하실 리 없다. 그리고 연희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느냐. 모든 여인에게 낙혈이 있는 건 아니다. 나는 오직 너만을 소중히 여긴다. 너 말고는 다른 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심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자신이 너무 고지식하게 생각했다.두 사람은 씻고 옷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후 침전 밖으로 나왔다.이 나인이 말했다.“전하, 왕비 마마. 방금 함 상궁께서 오셔서 먼저 식사를 하시라 전하셨습니다.”“응?”“요 며칠 전하와 월왕 전하의 혼례로 선황 폐하와 태후 마마께서 양쪽을 오가시느라 몹시 피곤하셨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늦잠을 주무시는 듯합니다.”심연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천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좋다. 그럼 우리 먼저 식사하러 가자.”이내 이 나인에게 물러가라는 손짓을 했다.뜰 안에는 이천과 심연희 둘만 남았다.그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이 내기는 내가 이겼다.”심연희는 그를 올려다보며 눈살을 찌푸리더니 이내 기억이 난 듯 말했다.“맞아요, 전하께서 이기셨네요.”“그렇다면 내기에서 진 사람이 줄 건…”“무엇을 원하시는데요?”이천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너도 알고 있지 않느냐.”심연희는 고개를 흔들며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천은 그녀가 발뺌하려 한다는 걸 알고 그녀를 붙잡아 가지 못하게 했다. 어젯밤에 끝내지 못한 '그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심연희는 얼굴이 붉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 일은 수치심은 둘째치고, 막상 할 때는 정말 아팠기 때문이다. 비록 그녀도 그 속에 흠뻑 빠져들고 싶었지만, 실제로 하려고 하면 정말 고통스러웠다.그녀는 눈을 들어 이천을 올려다보며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다.이천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입을 열었다.“그래, 알았다.”그녀가 준비되는 그날까지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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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9화

“아니, 혹여 오라버니를 못 찾더라도 오히려 그분의 행방만 노출시키는 격이 될 수 있으니,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알 수가 없네요…”“모두 연이 네 뜻대로 따를 것이다.”방 안에서 대화하는 소리를 들은 간석과 함향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선황 폐하, 태후 마마, 세숫물을 준비했습니다.”“음, 물러가거라.”“예.”간석과 함향은 황급히 물러났다.이육진은 평소처럼 소우연이 스스로 세수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가 말하기로는, 지금 공무를 처리할 일이 별로 없으니 남은 생 동안 온 마음을 다해 아내만을 사랑하고 싶다고 했다.이렇게 해야 이번 생뿐 아니라 다음 생에서도 소우연이 다른 사내의 자잘한 애정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 했다.소우연은 이육진을 바라보며 잠시 멍하니 있다가, 그의 시선과 마주치자 입을 열었다.“질리지도 않으세요?”“무엇이 질린다는 말이냐? 나에게 질렸단 말이냐?”소우연은 살짝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이육진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 그가 감히 질려 했다가는 용강한이 당장 나서서 그를 죽일 게 뻔했다!세수를 마친 두 사람이 방에서 나왔다.밖에는 나무 그림자가 흔들리고 바람 소리가 몹시 커서 마치 비가 내릴 것 같았다.“점심 식사 후 우리는 바로 떠날 것이다.”이육진이 단호하게 말했다. 만약 내일까지 기다렸다가는 분명 비가 내릴 터였다.소우연이 '네' 하고 대답했다.함향이 다가와 말했다.“기 나인이 말씀하기를, 전하와 왕비마마께서 점심 식사 후 물고기를 구경하러 가셨다고 합니다. 제가 가서 알려드려야 할까요?”“그럴 필요 없다. 다른 이들을 짐짓 불편하게 할 것 없지 않느냐. 게다가 오늘 이후 그 두 사람이 잘 지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녀는 예전에 시어머니에게 시집살이를 당하지 않았으니, 지금 시어머니 노릇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어떤 일도 아이들이 기쁘고 행복한 것보다 중요하지 않았다.“예.”두 사람이 식당에 도착하자 음식이 상에 올랐고, 절반쯤 먹었을 때 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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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0화

금슬 좋은 아름다운 한 쌍을 바라보며, 이육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천에게 말했다.“몇 년 전, 천이 너는 바깥을 운유하였지 않느냐. 이 아비가 네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없었으나, 이번에 네가 연희를 아내로 맞았으니 이 아비가 하고픈 말이 몇 마디 있다.”이천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마주 잡으며 아뢰었다.“바라건데, 제게 가르침을 내려주십시오.”심연희는 이천이 무릎 꿇는 것을 보자 그 뒤를 따라 함께 꿇어앉았다. 두 젊은 부부는 소우연과 이육진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이육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일으켜 이천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고, 소우연 역시 심연희를 부축해 일으켰다.“부부의 도리는 서로에게 더욱 마음을 쓰는 것이다. 상대방이 겪는 어려움을 가여이 여기고, 서로 함께하는 것에 만족한다면 이 세상에 여한이 없을 것이다.”이육진이 말했다.“명심하겠습니다.”심연희가 답했다.“그렇다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잠시 후 청계곡으로 돌아갈 것이다.”이천은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물었다.“외삼촌께서는 돌아오셨습니까?”“아직이다. 소식이 없구나.”“예.”이천은 속으로도 짐작했다. 용강한은 분명 환영 속에서 경장안에게 도술을 가르쳤던 진 도사를 찾아 나섰을 터였다.……일품루.장소검은 장혁, 우문월과 일품루에서 차를 마시기로 약속했다.점원이 물러난 후, 장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자네, 결국 실패했다는 말이오?”장소검은 웃으며 답했다.“나는 이미 검 대인에게 주시당하고 있었소. 그러니 단기간에 그 금서를 훔칠 방도는 영영 찾지 못할 것이오.”이어서 장소검은 황제의 뜻에 따라 장혁, 우문월에게 상황을 설명했다.게다가 오늘 아침 조회에서는 새로운 이름을 하사받은 검오가 금의위 부도독이 되었고, 장소검 손에 있던 권력은 이미 허수아비 신세가 되었다.황제가 장소검을 남겨둔 것은 다만 장소검을 통해 소위 '사부’라는 자의 문하생들을 더 많이 캐낼 수 있을지 보고 싶었던 것뿐이었다.장혁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우문월과 눈빛을 교환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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