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짐이 늙어 쓸모없으니 너를 봐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이육진은 검을 던져두며 눈썹을 찌푸렸다.주익선은 방금 자신의 속마음을 들킨 것이라 여기고는 말했다.“소자가 경솔했습니다. 다시 폐하를 모시고 검술을 연마하겠습니다.”이육진이 손을 내저었다.“앞으로 이십 년쯤 지나면, 아마 난 너를 이기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주익선은 할 말을 잃었다.'과연 폐하의 체력과 검술은 정말 최고 경지이시구나. 아마 용 대인처럼 현묘한 도술이라야 폐하를 이길 수 있을 거야!'주익선이 이육진을 따라 걸었고, 두 사람은 나란히 걸으며 이육진이 말했다.“진이는 어려서부터 황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자랐으나, 심성이 나쁘지 않으니 너는 진이를 지극히 아껴주어야 할 것이다.”“폐하, 염려 놓으십시오. 소자, 명심하겠습니다.”이육진은 '음' 하고 답했다.“나는 천이에게도 이처럼 당부했다. 그러니 너를 일부러 나무란다고 생각하지 말거라.”“소자, 감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주익선이 조심스럽게 두 손을 모아 인사하는 모습을 보며, 이육진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그리 조심스러워할 필요 없다. 우린 모두 한 가족이니.”이진을 저버리지 않는 한, 그는 주익선을 어떻게든 좋게 봐줄 수 있을 터였다.주익선이 고개를 숙였다.“예, 소자, 폐하의 분부를 명심하겠습니다.”이육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맑으면서도 구름이 조금 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입을 열었다가 다시 말했다.“너의 아버지도 어머니를 지극히 사랑하셨으니, 너도 많이 배우도록 하여라.”“예.”간석이 와서 점심 식사가 준비되었다고 알리자, 이육진은 주익선에게 말했다.“밥 먹으러 가자구나.”“예.”이육진이 앞서 걷고 주익선이 뒤따랐다.그는 생각에 잠겼다.'폐하께서 아버지도 어머니를 지극히 사랑하셨다고 하셨는데, 도대체 무슨 의미이실까?''이것은 중요한 부분이니, 돌아가서 꼼꼼히 생각해 봐야겠다.'……심국공부이천과 심연희가 마차에서 내리자, 심국공 부부와 심초운, 심교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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