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오는 깊게 심호흡을 한 뒤, 방금 심초운이 앉았던 자리에 일어나 앉았다. 그는 자신의 오른편을 응시했다. 방금 전까지 이영이 앉아 있던 자리였다.장소검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으나, 다만 이렇게 물었다.“정말 그리한다면, 마음속에 티끌만 한 고통도 남지 않겠소?”검오가 고개를 저었다.“나와 그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오. 그자가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거늘, 내가 왜 괴로워해야 하오?”“그렇다면 다행이오.”장소검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맹세하듯 말했다.“이번생에 자네와 나는 형제로서, 생사를 함께하겠소.”검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가에 감동이 차올랐다.……어화원.이천, 이영, 이진, 심초운, 주익선 등이 정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이영이 입을 열었다.“나는 검오를 믿는다.”이천이 말했다.“방금 네 표정을 지켜보았으니, 나도 이미 알고 있다.”심초운과 다른 이들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이진이 우려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언니, 하지만 만약, 만에 하나라도 검오의 충심이 진심이 아니라면 큰 사단이 나지 않을까요?”이천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렇다면 검오를 흠천감으로 데려가는 것이 어떻겠느냐? 첫째는 정 대인의 감시를 도울 수 있을 테고, 둘째는 만약 진 도사가 다시 나타난다 해도 흠천감이라면 어느 정도 그자를 제압할 수 있을 테니…”이영이 미간을 찌푸렸다.“외삼촌께서 진 도사가 이미 흠천감의 진법을 깨뜨렸다고 하지 않았나요?”“외숙부께서 이미 일부를 복구해 두었으니, 꽤 쓸모가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더할 나위 없겠네요.”이영은 비바람이 몰아칠 듯 잔뜩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렇게 해요, 오라버니. 그리고 진아, 모두 조심해.”“알겠어요, 언니.”이영이 두어 걸음 걷다가 문득 이진을 향해 손짓했다.“진아.”이영이 이천과 주익선을 바라보며 말했다.“먼저들 돌아가 있거라. 아니면 궁문에서 진이를 기다리든가. 진이에게 할 말이 있다.”“알겠다.”“예, 폐하.”이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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