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중 그 누구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완연한 여름으로 접어든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송이만한 함박눈이 두 사람을 집어삼킬 듯 쏟아져 내렸다.불자를 손에 쥔 진 도사는 입술이 파랗게 질린 채, 눈, 코, 입, 귀만 간신히 내놓고는 용강한을 향해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구나. 너는 왜 나를 도와주지 않는 것이냐? 왜 너는 되고 나는 안 된단 말이냐!”“사형, 어찌 그리 집착하십니까.”“너는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살려냈지 않았느냐! 그런데 나는, 그 사람에게 해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막느냐!” 진 도사는 말을 뱉을수록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듯했다. “게다가 내가 과거로 돌아간다고 한들, 지금의 상운국에 무슨 영향이 있겠느냐? 너는 왜 이리 이기적이란 말이냐! 잊었느냐? 그 옛날, 내가 아니었다면 사부님께서 널 발견하지도 못했을 거다. 내가 아니었다면 네가 감히 금기된 주술을 써서 네 정인을 부활시킬 엄두나 냈겠느냐!”살을 에듯 몰아치는 눈보라가 몸에 부딪혀, 두 사람은 마치 거대한 얼음 기둥처럼 굳어갔다. 수인을 맺은 용강한의 미간이 깊게 패었다. 이대로 계속 기력을 소모하다가는 두 사람 모두 공멸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죽어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미친 듯이 머릿속을 채우는 것은 소우연의 모습이었다. 자신을 향해 환하게 웃던 얼굴, 단아한 미소, 눈물이 맺힌 눈망울, 그리고 굳게 다문 입술까지. 그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해 도저히 놓을 수가 없었다. 거기에 이영과 이진, 그리고 이천까지. 그 아이들 역시 자신을 조금은 걱정해주지 않겠는가. 가장 큰 걱정은 천벌의 반동을 겪은 뒤라, 진 사형과의 소모전에서 끝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사형, 일단 법술을 거둡시다. 제가 비밀 하나를 알려드리지요.”“사제, 설마 더는 버티기 힘든 게냐?”용강한이 차갑게 웃었다.“사형께서 못 버티시는 거라면 몰라도, 이 사제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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