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된다, 가지 마라.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다.”이영은 심초운의 허리를 와락 껴안으며 만류했다. “제발 진정해라. 소열은 지금 옥새국의 황제다. 네가 만약 그를 죽인다면, 앞으로의 일들이 꼬여버릴지도 몰라. 이곳을 떠나려면 우리는 반드시 장소검을 찾아야 한다. 소열과 장소검, 그리고 진 도사는 한패였지 않느냐. 장소검의 피로 진안을 열었다면, 돌아갈 때도 그의 피가 필요할 것이야.”“맞습니다. 용 대인께서도 이 세계를 열기 위해서는 장소검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지요. 하지만 용 대인께서도 장소검의 위치만큼은 추산해내지 못하고 계십니다.”“하지만 진 도사는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소열을 통해서 장소검이 있는 곳을 알아낼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심초운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님… 지금 그자의 죄를 덮어주려는 것입니까? 그 자를 지키고 싶어서입니까, 아니면 정말 그저 상운국으로 돌아갈 방법이 필요해서입니까?”시간이 멈춘 듯 정적이 흘렀다. 그녀의 양팔을 붙잡은 심초운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이영이 다른 남자에게, 그것도 저 소열에게 마음을 준 것이란 말인가? 그는 자신의 추측을 믿고 싶지 않았다. “그게 아니라면, 대체 왜 그러시는 겁니까?”이영은 깊게 숨을 들이켜고 심초운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 역시 강요받은 처지였다.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미 자결했거나, 혹은 다른 이에게 치욕을 당했을 것이다. 소열과 다른 자들의 차이가 있다면, 나는 소열은 죽이지 않겠지만 다른 자였다면 반드시 죽였을 것이라는 사실뿐이다.”이영이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 “만약 네가 이 일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너를 자유롭게 놓아주마.”심초운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기는 더 이상 갈무리되지 않았고, 소열을 당장이라도 찢어 죽이러 튀어 나가려던 찰나 구석에 놓인 구리거울 속 마기에 찌든 흉측한 자신의 모습이 비쳤다. 이영이 그의 손을 지그시 맞잡았다. “초운아, 나 역시 이런 일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