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연은 고개를 숙인 채 제 발 끝만 바라보며, 이육진이 이끄는 대로 묵묵히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이 점점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어 보니, 어느새 마족들의 저잣거리에 다다라 있었다.분위기는 인간 세상의 장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건을 파는 외침과 웃음소리가 뒤섞여 흘러나왔고, 거리엔 활기가 넘쳤다.단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오가는 이들 가운데 사람의 얼굴에 짐승의 몸을 한 자도 있었고, 반대로 짐승의 얼굴에 사람의 몸을 한 자도 보인다는 것이었다. 물론 오랜 수련을 통해 완전히 인간의 형상을 갖춘 마족들도 적지 않았다.소우연과 이육진을 향한 시선은 점점 늘어났다. 마족 백성들은 선남선녀처럼 나란히 선 두 사람을 보며 앞다투어 축복을 건넸다. 어떤 이는 백년해로를 빌었고, 어떤 이는 백자천손을 기원했으며, 또 어떤 이는 두 사람의 마음이 영원히 하나로 이어지길 바랐다.부부의 연을 축복하는 말들이 쏟아질수록, 소우연의 가슴에는 알 수 없는 부끄러움과 죄책감이 뒤섞여 차올랐다. 오늘 이렇게 저잣거리를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유명계 전역에 자신이 이육진의 부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질 터였다.소우연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오라버니께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그 순간, 용강한이 늘 그랬듯 담담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다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모습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나는 개의치 않는다.’마치 정말 그렇게 말해 줄 것만 같은 환영이었다.이육진은 그녀를 위해 국수 한 그릇을 주문했다.“부군은 안드시나요?”소우연의 물음에, 이육진은 그녀 곁으로 바짝 다가앉으며 고개를 저었다.“연아 너와 한 그릇을 나누어 먹을 것이다.”“저는…”그녀가 말을 잇기도 전에 이육진이 낮게 웃으며 말을 받았다.“모든 이에게 보여주고 싶구나. 나와 네가 이토록 금슬이 좋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야 훗날, 연이 네가 유명계를 인간 세상처럼 바꿀 방법을 찾기 위해 사부와 함께 이곳을 떠나더라도, 백성들이 네 깊은 뜻을 이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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