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소우연은 용강한을 바라보았다.저토록 고결한 그가, 다시 예전처럼 홀로 고독과 적막 속으로 돌아가는 것을… 그녀의 마음이 차마 허락하지 않았다.그녀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그가 몇 번이나 자신을 밀어냈는지...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자신이 한 걸음씩 다가가 기어이 그를 속세의 붉은 먼지 속으로 끌어내렸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용강한을 바라보며, 소우연은 진심으로 그가 영원히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로 남기를 바랐다.“나를 보며 아무 말이 없으니… 속으로 내게 빚이라도 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냐?”용강한이 웃으며 물었다.그가 농담을 하고 있다는 걸, 소우연은 알고 있었다.“그렇습니다.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용강한은 잠시 입을 굳게 다물었다. 문득 상운국에 있을 때 그녀에게 던졌던 질문이 떠올랐다. 다음 생, 그다음 생이 있다면 어찌하겠느냐고 물었던 그날. 그때 그녀의 대답은 단호했다.자신은 그저 영원한 ‘오라버니’일 뿐이라고…그 영원한 오라버니가 이제는 곁을 지키는 정인이 되었으니, 소우연에게 이 상황이 어색하지 않을 리 없었다.그러나 그는 이미 체면 따위는 오래전에 버렸다.다시는 그녀에게 버려지고 싶지 않았다.그가 그녀의 손을 잡는 동작은 자연스럽고도 망설임이 없었다.“초운이가 이미 영이에게 우리 일을 말했을 게다.”소우연의 얼굴이 눈에 띄게 붉어졌다.부끄러움을 쉽게 타는 그녀의 모습이, 용강한의 눈에는 그저 사랑스러웠다. 그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앉았다.“남부끄럽고… 수치스럽게 느껴지느냐?”그야 당연한 일 아닌가.자식들이 이미 저만치 자라 있는데, 이제 와 또 다른 정인이 생겼다니. 누가 선뜻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영이가… 영이가 혹여…”소우연은 차마 말을 끝내지 못했다.이영, 이천, 이진… 아이들이 이곳에서 벌어진 모든 일을 이해해 줄 수 있을까.그녀의 미간이 깊게 구겨지자, 용강한의 큰 손이 부드럽게 그 주름을 펴주었다. 마치 그녀의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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